CHAPTER 8_삶을 즐기는 놀이와 창조의 비밀
사람들은 은퇴를 실제보다 더 심각한 삶의 문제로 받아들인다. 예를들어, 한 설물조사에서 인생사 중 스트레스를 주는 사건 34가지를 견디기 힘든 순서대로 나열해보라고 한 결과, 은퇴는 겨우 28번째를 차지했다.
[1] 또 다른 연구 결과에서는 은퇴가 스트레스를 유발시키는 31가지 사건 가운데 31번째였다.
[2] 한편 어떤 연구에서는 은퇴를 하고 나면 운동할 여유가 생겨 오히려 스트레스가 줄어들며, 그 결과 우울증이나 흡연, 알코올 섭취량이 줄어든다고 밝히기도 했다.
성인발달 연구에 참가한 사람들의 경우, 60세에 인생의 여러 요소 중 일을 가장 좋아한 사람들은 75세에 이르러 자기 삶에서 은퇴한 것을 가장 좋아했다. 다시말해, 일을 좋아한 사람들은 은퇴도 즐겁게 맞이했다.
은퇴가 스트레스를 주는 요인으로 작용하는 경우는 네 가지 정도다.
첫째,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갑작스럽게 퇴직하게 되었을 때, 둘째는 봉급 이외에 따로 수입이 나올 곳이 없을때다. 셋째는 가정에서 행복을 찾지 못하고 일터를 도피처로 삼았던 경우다. 넷째는 건강이 악화되어 본의 아니게 퇴직한 경우다. 그러나 이때 퇴직은 스트레스를 유발시키는 원인이 아니라 결과일 뿐이며, 이런 경우는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므로 은퇴가 심각한 삶의 문제로 과대평가되고 있다는 나의 주장은 여전히 유효하다.
[3] 객관적인 자료들을 살펴봐도 은퇴가 건강을 더욱 악화시킨다는 내용은 찾아볼 수 없었다.
[4] 실제로 은퇴해서 건강이 더 나빠졌다는 대다수 사람들을 향해 은퇴하고 나서 오히려 건강상태가 좋아졌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4명 있었다.1
[5] 은퇴 뒤에 오히려 더 건강해졌다고 느끼는 사람은 더 이상 업무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므로 마음이 편해진 것일지도 모른다.
역으로 은퇴 뒤 건강이 더 나빠졌다고 느끼는 사람은 전부터 병을 앓아왔거나 악화되어 퇴직할 수 밖에 없었던 이들일 수도 있다.
[6] 실제로 전체 퇴직자 중에 25퍼센트 정도는 질병이나 신체적 무능 때문에 퇴직을 당한 경우였다.
은퇴는 성인의 발달과정에서 또 하나의 이정표라고 볼 수 있다. 일에 대한 미련을 버리고 편안한 마음으로 은퇴를 맞이할 수 있다면 그 역시 축복할 만한 일이다.
은퇴가 심각한 인생 문제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은퇴와 연관된 문제들이 점점 더 중요해진다는 것은 가볍게 지나칠 수 없는 사실이다.
[7] 육체노동의 강도가 높았던 1796년, 미국의 작가이자 국제적 혁명이론가인 토머스 페인은 노동자들이 50세부터 연금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8] 1890년의 통계를 살펴보면, 70세를 넘긴 미국인 중 70퍼센트가 여전이 노동인구에 포함되어있었다. 1920년의 경우, 살아있는 모든 하버드 졸업생 중 은퇴한 사람은 겨우 1퍼센트밖에 되지 않았다. 그러나 노동생산성과 사회보장제도가 발달하면서 많은 변화가 생겨나기 시작했다. 1970년에는 65세 된 성인 남성 중 50퍼센트만이 노동인구에 포함되었고, 1986년에는 이 비율이 31퍼센트까지 낮아졌다.
[9] 그리고 2000년을 기준으로 살아 있는 모든 하버드 졸업생 중에서 은퇴한 사람은 15퍼센트를 차지한다.
이너시티 집단의 은퇴시기가 하버드 집단에 비해 평균 5년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그 주요 원인은 건강이 나빠졌기 때문이다. 건강이 나빠져서 퇴직한 경우를 제외한다면, 두 집단 모두 조기에 은퇴했다고 해서 성공적인 노화에 이르지 못한 것은 아니었다. 다시 말해 행복하고 건강하게 삶을 살아온 사람이나 불행하고 병약하게 살아온 사람이나 조기 은퇴한 비율은 비슷했다.
한 세기가 지나는 사이, 은퇴 후 사망하기 까지의 기간이 평균 3년에서 15년으로 늘어났다. 그 기간을 건설적으로 보내려면 어떻게 하면 될까? 먼저 자기 스스로 은퇴를 선택해야한다. 일에서 즐거움을 찾는 사람이라면 계속 일할 수 있어야 한다.
보람있게 은퇴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활동으로 다음 네 가지를 꼽을 수 있다.
첫째, 부모님이나 삶의 동반자가 사망한 뒤 새로운 친구를 사귀는 것처럼, 은퇴한 사람들에게는 직장 동료들을 대신할 수 있는 새로운 사회적 만남이 필요하다
둘째, 놀이 활동이다. 놀이를 하다 보면 자만심은 버리되 자기 자신에 대한 자부심은 고스란히 간직할 수 있다. 덤으로 재미까지 누릴 수 있다
셋째, 창조성을 발휘할 수 있는 활동이 필요하다. 창조성을 위해서는 자기만의 시간이 필요하다.
넷째, 은퇴 뒤에도 평생 공부를 계속해 나가야 한다. 이를 통해 성숙한 삶의 결실을 얻는 동시에 천진난만한 호기심을 되살릴 수 있다.
1. 새로운 사회적 관계를 만들라
2. CASE STUDY: 메리 엘더 – 터먼 여성 집단
– 새로운 관계로써 은퇴 후의 삶을 충만케 하다
은퇴 후 가장 먼저 해야하는 것이 바로 새로운 관계를 만들어나가는 일이다. 메리 엘더는 그 일을 아주 훌륭하게 해냈다. 그녀는 슬프고 우울한 생각을 떨쳐버리기 위해 여러 가지 활동을 해왔다.
처음 면담을 시작할 때, 엘더는 사람들과 함께 지내는 것을 별로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다고 말했으나, 그녀의 얘기를 들어보니 그녀 주변에는 여러 활동을 통해 마음을 터놓고 만나는 사람들이 많았다. 메리 엘더가 사용하는 ‘게으르다’라는 말은 사전에 나오는 의미와 전혀 다른 뜻을 가지고 있었다. 엘더는 게으르다라는 말을 배우고 놀고 창조하고 새로운 친구를 사귀를 화롱으로 정의하고 있는게 틀림없었다.
3. 놀이활동을 즐겨라
은퇴하고 나서 두 번째 임무는 자만심은 버리되 자존심을 지키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다. 놀이는 창조 활동과 비슷한 점이 있긴 하지만, 창조 활동처럼 뚜렷한 목적이 있는 활동은 아니다.
안타깝게도 성인들은 놀이와 일이 별개라고 생각한다. 그러므로 노인들이 하는 놀이 활동이 하찮게 여겨질 때가 많다. 그러나 우리 모두는 세월과 함께 변해 가게 마련이며, 자신의 나이를 당당하게 받아들일 수 있게끔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되어야 한다.
[10] 프로이트는 “사람들은 나이가 들면서 놀이를 그만두게 되며, 놀이에서 얻을 수 있는 즐거움을 포기해 버리는 것처럼 보인다.” 라고 썻다.
직업을 가진 성인이라면 냉철한 태도로 일하는 것이 자기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는 것이다. 그러나 어린아이나 은퇴한 노인이라면 즐겁게 놀이를 즐기는 것이 더 잘 어울리고 자연스럽다.
나이가 들어서도 계속 직장에 다니고자 한다면, 자신의 현재 능력을 있는 그대로 인정해야 한다. 은퇴 이후의 삶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충만하게 사는 일이다. 놀이 활동을 통해, 그게 아니면 보수는 적지만 창조성을 발휘할 수 있는 활동을 통해 충만하게 살 수 있다.
4. CASE STUDY: 프랜시스 플레이어 & 새미 그림 – 이너시티 집단
– 놀이 활동의 차이는 곧 행복과 건강의 차이다
이너시티 출신인 둘은 놀이 활동에서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주었다. 두 사람 모두 평탄한 유년기를 보내지 못했지만, 엄밀히 말하면 플레이어의 유년기가 더 불우했다고 볼 수 있다. 어쨌든 두 사람의 유년기와 그 뒤의 삶에는 뚜렷한 차이점이 하나 있었다.
프랜시스 플레이어는 전문 기술을 익혔다. 덕분에 그는 하층 생활에서 벗어나 중상층으로 뛰어올랐다. 대학에도 진학했으며 중년에는 매우 성숙한 방어기제를 갖출 수 있었다. 그는 56세가 되자 더 이상 미련을 버리고 자기가 계획했던 대로 은퇴했다. 그는 은퇴 뒤에도 보람있는 시간을 보냈다. 은퇴 후 10년이 지난 뒤에도 건강 상태가 매우 양호했으며, 당연히 행복하고 건강하게 살고 있었다.
이와 대조적으로 새미 그림은 젊은 시절 별다른 기술을 익히지 못했고, 은퇴하기를 꺼렸다. 그는 퇴직 전 모든 시간을 일에 바쳤다. 그는 사교 생활을 즐기지도 않았고 특별한 취미도 없었으며, 휴가를 제대로 보내본 적이 없다. 당연히 그의 은퇴 생활은 지루하기 짝이 없었다. 그는 은퇴 생활을 싫어했다. 그의 퇴직 사유는 바로 건강 악화였으며, 객관적인 상태로 보더라도 신체적 무능 상태에 이른 지경이었다.
5. CASE STUDY: 프랭크 라이트 – 하버드 졸업생 집단
– 삶의 구석구석을 놀이로 변화시키는 열정적 인생
프랭크 라이트 역시 인생을 어떻게 즐겨야 하는지 잘 아는 사람이었다. 라이트는 어린 나이에 누이, 어머니까지 잃었지만 특유의 밝은 성격으로 슬픔을 잘 극복해냈다. 그는 대학 풍자지 <하버드 램푼>에서 활동하던 시절, 라이트는 일과 놀이를 조화시키는 방법을 배웠다. 그는 사람들을 대할 때 그 사람들의 긍정적인 측면을 볼 줄 알았으며, 저마다의 개성을 존중할 줄 알았다.
라이트의 건강상태는 매우 양호한 수준이었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병이라고는 모르고 살아왔다. 79세가 되어서도 특별이 따로 먹는 약도 없었다. 물론 나이는 속일 수가 없었다. 그는 감기 치료마저도 즐거운 놀이로 변화시킬 줄 알았다.
6. 창조성을 발휘할 기회를 찾아라
놀이와 마찬가지로 창조성도 노년에 이른 사람들에게 젊음을 가져다준다. 놀이와 조금 다른 점이 있다면, 창조성이 승화와 좀 더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는 점이다.
승화와 창조성은 가슴 깊은 곳에서 본능적으로 우러나오는 것이다. 그러나 놀이는 어디까지나 의식 안에서만 존재하며, 창조성이 지니는 깊이를 따라갈 수 없다. 창조성과 재능이 성공적인 노화에 필수적인 요소는 아니지만 노년을 더 풍요롭게 하는 것만은 틀림없다.
노년에 이르면 창조성이 약화되는가? 노년의 창조적인 성과물과 명성은 과거에 쌓아둔 업적의 후광을 업고 빛을 발할 수 있다. 다른 한편, 노년에 이르면 뇌질환에 걸릴 위험이 높아질 수도 있다. 이 둘을 각각 ‘후광효과’와 ‘코르크’에 빗대어 설명할 수 있다. 피카소의 만년 작품들 중에는 어린아이의 장난처럼 조잡해 보이는 작품들이 많지만 그런 작품들도 피카소라는 서명이 붙으면 뭔가 달라 보이는게 사실이다. 창조성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아인슈타인과 피카소가 한창 젊은 시절에 그들 생애에서 가장 훌륭한 성과물들을 내놓았을 당시에는 그 천재성을 제대로 인정해주는 사람이 드물었다. 한편 명품 와인이더라도 코르크마개가 헐거워진 상태로 보관되었다면 맛이 형편없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유진 오닐이 55세 이후로 창조성이 떨어진 것은 55세가 넘은 사람은 희곡을 쓸 수 없어서가 아니다. 소포클레스가 그 증거다.
[11] 오닐은 오늘날까지도 원인을 정확히 알 수 없는 뇌질환을 겪으면서 작가로서의 길을 접게 되었을 뿐이다.
뇌질환을 앓지 않으면서도 나이가 들면서 창조성을 포기하는 이들이있다. 창조성 대신 생산성을 택하는 경우다. 한때 번뜩이는 재능을 발휘하던 과학자들이 젊은 과학자 양성을 위해 실험실을 떠나 강단을 선택하곤 한다. 이들은 한창 일할 시기에 있는 젊은 연구자들이 새로운 성과를 세상에 내놓는데 도움이 된다.
물론 나이에 따라 창조적 능력이 조금씩 변해가는 것은 인정할 수 밖에 없다. 심리학자들은 이를 유동성 지능이라고 하며 이는 특히 수하을 이해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한편, 결정성 지능은 비교 구분하고 논리적으로 추론하는 능력과 어휘력 등을 말한다. 이는 60세까지 꾸준히 발전된다.
“노년에 이르러서도 이르러서도 창조성을 발휘할 수 있는가?” 이 문제에 대한 내 대답은 “당연하지”다. 모네는 76세 이후부터 수련을 그리기 시작했으며, 벤저민 프랭클린은 78세에 2초점 안경을 발명했다. 등..
[12] 레만과
딘 키이스 시몬턴은 연령에 따른 창조성이라는 주제로 심도 깊게 연구를 했다. 두 사람은 대부분의 분야에서 창조성을 가장 풍부하게 발휘하는 시기가 35세에서 55세라는 동일한 결론에 이르렀다. 그러나 시몬턴은 최근에 다음과 같은 결론을 제시했다.
[13] “60세와 70세에 이르더라도 20대 때와 똑같은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다. … 80세에도 속도가 조금 느리기는 하지만, 여전히 중요한 일들을 훌륭하게 해낼 수 있다.
시간이 흐르면서 활동력이 떨어지는 것은 무시할 수 없다. 활동력은 20세부터 급속도로 저하되기 시작한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인생도 마찬가지다. 여행이 다 끝나갈 무렵, 피로에 지쳐 발걸음은 점점 더 느려지겠지만 시작점에서 서있을 때보다는 목적지에 훨씬 더 가까이 다가가 있을 것이다.
심리학자인 미하이 칙센트미하이는 젊은 시절 뛰어난 창조성을 발휘했던 수많은 70대들을 대상으로 면담을 나누었다. 그는 창조성을 유지하는 것이 성공적인 노화와 어떤 연관이 있는지 정확하게 설명해 주었다.
[14] 칙센트미하이는 “그들의 관심사는 좀 더 폭넓은 문제로 심화되었다. 그들은 정치, 인류 복지, 환경, 때로는 우주의 미래에 대해서까지 깊은 관심을 보였다”고 썻다.
중년에 마음껏 창의력을 발휘한 사람들은 노년에 이르러서도 정신사회적인 면이나 신체 활력 면에서 훌륭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었다. 하버드 집단과 터먼 여성 집단 경우에도 창조성이 뛰어난 사람들이 더 만족스러운 노년을 맞이했으며 독특한점이라면, 터먼 집단 여성들이 하버드 집단의 남성들에 비해 행복하고 거낭한 노년에 이르는 비율이 두 배 더 높게 나왔다는 사실이다.
창조성이 뛰어난 남성과 여성은 생산적인 성취도 역시 높았다. 그러나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활동이 곧 다음 세대를 돌보는 활동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었다. 피카소는 창조성이 뛰어나긴 했으나 지나칠 정도로 자기중심적일 때가 많았다.
[15] 하버드 출신 남성들에 비해 터먼 여성들은 나이가 들면서 더 창의력이 높아지는 경우가 많았다. 정확하게 검증된 바 아니지만, 70세 전후로 남성들의 창의력은 점차 저하되는데 비해 여성들의 창의력은 꾸준히 상승하는 경향을 보인다.
[16] 게다가 앞서 언급했듯이, 남성들과 달리 여성들은 남성호르몬이 증가한다.
7. CASE STUDY: 존 보트라이트 – 하버드 졸업생 집단
– 꽉 막힌 공학도에서 예술과 놀이의 전문가로
버지니아 울프가 여성들에게 ‘자기만의 방과 독자적인 수입’이 있어야 한다고 역설했듯이, 창조성을 위해서는 경제적인 여건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존 보트라이트는 열악한 환경을 딛고 마침내 하버드대학교에서 박사학위까지 받았지만, 그 위치에 도달하기까지 몇십 년 동안 경제적 부담감 때문에 힘겨운 시간을 보내야만 했다. 보트라이트는 메인 주에 있는 작은 예술 대학의 수학교수가 되었으나 47세에 벌써 은퇴할 생각을 품었다.
1975년에 다시 만난 보트라이트는 64세였고, 은퇴 뒤 일년 소득은 1만달러였다. 65세가 되자 그의 연금은 2만 5천달러로 많아졌다. 그의 방어기제는 서서히 성숙되어갔다.
그에게 생긴 변화 중에 가장 두드러진 것이 바로 창조성을 발휘하게 된 것이었다. 그에게는 젊은이처럼 생동감과 활력이 넘쳤고, 면면에 창조성이 베어있었다. 그 덕분에 그에게 글쓰기는 일이 아니라 놀이가 되었다. 20년 전과 사뭇 다른 모습에 나는 그를 통해 또 한번 성인의 발달과 성숙이 이룬 놀라운 기적을 볼 수 있었다.
8. 평생토록 배워라
마지막으로, 은퇴 이후의 윤택한 노년을 위해 꼭 필요한 것이 교육이다. 배움을 통해 맛보는 즐거움은 노년의 심리적인건강에 중요한 영향을 끼친다. 사물을 새롭게 인식하는 능력은 노년에 이른 이들에게 젊음을 선사해 준다.
9. CASE STUDY: 메리 파사노 – 비연구 대상자
– 89세 최고령으로 하버드대학교를 졸업하다
평생 교육과 관련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인물로 메리 파사노를 들 수 있다. 그는 대상자는 아니었지만 어린시절 형편이 좋지 못했고 뛰어난 두뇌를 가졌으며 하버드 대학교 출신이라는 점에서 제 집단의 요건을 고루 갖춘 인물이라고 볼 수 있다. 그는 89세에 최고령으로 하버드대학교를 졸업했다. 여기에 <하버드대학교 신문> 1997년 6월 12일자에 실린 메리파사노의 졸업 연설을 인용해 보겠다.
인용 요약 – 몇 년 전 딸이 나 때문에 걱정을 했던 어느 날 밤이 기억납니다. — 늘 딸이 마중나와 기다렸는데, 그날은 아무리 기다려도 내가 오지 않더라는 것이었습니다. 딸은 수소문 끝에 과학관 옥상에서 망원경으로 별을 보고 있더라는 말을 전해 들을 수 있었습니다. 나는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도 잊은 채 새로운 내용에 정신이 팔려있었습니다. 그리고 지난 몇 년 동안, 새로운 내용을 배울 때마다 그런 일들이 습관처럼 반복되곤 했습니다.
…나는 비록 교육을 많이 받지는 못했지만 대학 졸업자들만큼 명석하다고 자부하고 있었고, 내게 맡겨진 일들도 잘 해내고 있다고 믿고 있었습닏. 그러나 거기서 만족할 수 없었어요. 나는 자신감 있게 사람들 앞에 나서고 싶었고, 사람들에게 존중받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여러분처럼 나도 이 자리에 서게 되었습니다. 사회적 지위나 나이에 관계없이 누구든 세계를 인식하고 이해할 수 있는 힘을 지닐 수 있다고 믿었고, 그 믿음 덕분에 나는 75년 만에 내 꿈을 실현할 수 있었습니다.
더 이상 사회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내지 못하고 관절염으로 고생하고 있더라도 놀이에 참여하고 창조성을 발휘하며 새로운 것을 배우고 새로운 친구를 사귄다면, 아침마다 잠자리에서 일어나는 일이 즐거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