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감사의 행복
시인: 이해인
내 하루의 처음과 마지막 기도,
한 해의 처음과 마지막 기도
그리고 내 생애의 처음과 마지막 기도는
“감사합니다!” 라는 말이 되도록
감사를 하나의 숨결 같은 노래로 부르고 싶습니다.
감사하면 아름다우리라.
감사하면 행복하리라.
감사하면 따뜻하리라.
감사하면 웃게 되리라.
감사하기 힘들 적에도
주문을 외우듯이 시를 읊듯이 항상 이렇게 노래해 봅니다.
오늘 하루도 이렇게 살아서
하늘과 바다와 산을 바라볼 수 있음을 감사합니다.
하늘의 높음과
바다의 넓음과
산의 깊음을 통해
오래오래 사랑하는 마음을 배울 수 있어 행복합니다.
마음만 먹으면
언제나 사계절이 아름다운 정원으로 산책을 나갈 수 있고,
새들이 지저귀는 숲길에서 고요히 기도할 수 있어 행복합니다.
마음만 먹으면
언제나 좋은 책을 골라 읽을 수 있고 벗들에게 편지를 쓸 수 있는
조그만 사색의 공간이 있는 것도 행복합니다.
모든 것을
은총의 선물로 받아 안을 수 있는 신앙 안에서
절망보다는 희망과 용기를
더 자주 선택할 수 있음을 감사합니다.
열심히 가꾸지 않으면
신앙의 나무도 이내 시들어 버리기에 조금은 긴장하며 살고 있고
이 긴장이
나의 삶을 더욱 탄력 있게 만들어 줌을 믿기에 행복합니다.
나와 특별한 인연을 맺은 가족 친지 이웃…
얼굴과 목소리와 성격이 다른 많은 사람들을 통해
삶의 다양함을 배우고
나 자신을 다시 볼 수 있게 해 주어 감사합니다.
그들이 나에게 준 웃음, 칭찬, 격려, 그리고 눈물, 비난, 충고 모두
삶의 양식이 되고,
나의 성숙에 보탬이 되었음을 새롭게 깨달아 행복합니다.
지구촌에서 일어나는
아프고 슬픈 일들에 눈물 흘릴 줄 알고
멀리 있는 이웃의 고통과 불행에
함께 괴로워할 수 있는 따뜻한 연민의 마음과
구체적으로 도우려는 의지와 열정이 있음을 감사합니다.
선과 악을 분별하는 차가운 지혜,
자신을 객관화 할 수 있는 서늘한 지성을
필요할 때마다 적절하게 활용할 수 있어 행복합니다.
*시가 길어서 나누어 업로드합니다. 감사의 행복2를 읽어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