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08_이름 프레임,
지혜로운 소비의 훼방꾼
2002년 노벨경제학상은 경제학자들 사이에서는 하나의 이변으로 통한다. 그 이유는 수상자 중 한 명이 경제학자가 아닌 대니얼 카너먼이라는 심리학자였기 때문이다.
전통적인 경제학은 사람들이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알고 있다고 가정하는 데서 출발한다. 따라서 무엇을 좋아하는지, 싫어하는지 물어보는 방법(프레임)에 상관없이 언제나 동일한 선호를 보일 것이라고 가정한다.
예를 들면, 잡지 구독료가 1년에 12만원이라고 하든 한 달에 1만원이라고 하든 사람들은 구복 여주에 대해 동일한 결정을 내린다고 가정한다. 그러나 카너먼 교수는 이런 기대가 틀렸음을 보여주었다. 그는 사람들의 경제적 선택이 프레임에 따라서 완전히 달라진다는 점을 실험을 통해 증명했고, 그 공로를 인정받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하게 되었다.
[1] 프레임이 노벨상을 가능하게 만든 셈이다.
프레임을 좌우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이름’이다. 낙태에 찬성하는 사람들은 낙태를 ‘선택의 권리’라고 이름붙이지만, 반대하는 사람은 ‘생명의 권리’라고 이름 붙인다.
여러 영역 중에서 이름의 영향을 가장 심각하게 받는 영역은 무엇일까? 바로 돈이다.
1. 공돈
시장경제에서 가장 중요한 사실은 ‘돈에는 이름이 없다’는 점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돈의 출처에 따라 돈에다 갖가지 이름을 붙이고는 마치 서로 다른 돈인 양 차별해서 쓰는 습관이 있다. 특히 공돈이라는 이름이 붙게 되면 그 돈은 어차피 없었던 돈이라는 프레임이 작용해서 결국 돈을 쉽게 써버리고 만다.
다음의 전설 같은 이야기는 공돈이라는 이름이 붙는 순간 돈이 어떻게 보이는지를 보여준다.
[2] 한 신혼부부가 카지노에 들어갔다. 몇 시간 즐기다 보니 가지고 있던 돈을 모두 잃고 말았다. 신혼부부는 게임을 더 하고 싶었지만 유혹을 뿌리치고 호텔 방으로 돌아왔다. 자신들의 절제력이 뿌듯해하면서 말이다.
신부가 샤워를 하는 동안, 신랑은 아무 생각 없이 침대에 앉아 있는데 화장대 위에 놓인 5달러짜리 카지노 칩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기념품으로 가져온 칩이었다. 그런데 칩 위에 ‘17’이라는 숫자가 홀로그램처럼 비치는 것 아닌가? 신랑은 좋은 징조로 보고 신부 몰래 카지노에 향했고, 5달러를 17에 걸었다. 놀랍게도 공은 17에 들어갔고 신랑은 35배 배당을 받아 175달러를 챙겼다. 그는 또다시 17에 걸었고 이번에는 6,125달러를 땄다. 이러다보니 마침내 750만 달러라는 어마어마한 돈을 따게 되었다. 그는 다시 한번 17에 걸었다. 그때 카지노 매니저가 다가와 정중히 그만둬달라고 부탁했다. 신랑은 거기서 멈췄어야 했다.
그러나 순간, 신랑은 행운의 여신이 자기편인지 시험해보고 싶은 충동을 억누를 수 없었다. 그는 택시를 타고 더 큰 카지노로 향했다. 거기서 17에 모든 돈을 걸었다. 놀랍게도 공은 17을 향했고 그는 2억 6,200만 달러를 거머쥐게 되었다. 그는 한번 더 시도했다. 운명의 장난이었는지 공은 18에 떨어졌고, 그는 지금까지 딴 돈은 모두 잃고 말았다.
호텔로 돌아온 신랑에게 신부는 어딜다녀왔는지 물었고, 신랑은 카지노에 다녀왔다고 했다. 결과를 묻는 신부의 질문에 신랑은 심드렁한 표정으로 “어, 괜찮았어 겨우 5달러밖에 잃지 않았어”라고 말했다.
이 신랑은 분명 2억 6200만 달러를 잃은 것이지, 자신의 말처럼 5달러만 잃은 것이 결코 아니다.
오래전에 빌려주고 까맣게 잊다가 돌려받은 돈, 옷장을 정리하다가 발견한 돈 등등 이런 돈들은 횡재라도 한 듯 짜릿함을 안겨주지만 그 기쁨이 오래가지 못한다. 이들에게 공돈이라는 이름이 붙기 때문이다.
지혜로운 경제생활의 출발은 돈에다 이름을 붙이지 않는 데서 시작된다. 특히 공돈이라는 이름은 피하는 것이 좋다. 사회심리학자 토머스 길로비치(Thomas Gilovich)의 조언대로 해보라.
“공돈을 은행에다 2주간만 저축해놓아라.”
은행에 예치되어 있는 동안 그 돈은 공돈에서 예금이라는 이름으로 심리적 돈세탁이 이루어질 것이고 노력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그 돈을 아끼게 될 것이다.
2. 푼돈
공돈 못지않게 지혜롭지 않은 이름이 푼돈이다. 액수가 적은 돈에 습관적으로 붙는데, 이 이름이 붙는 순간 쉽게 소비될 운명에 처하게 된다.
1년에 3만 6천원이라는 것과 한달에 3천원이라는 것은 결국 같은 뜻이지만 느낌이 전혀 다르다. 한 달로 프레임하게 되면 그 돈을 소소한 돈, 즉 푼돈으로 바라보게 한다.
실제로 연간 구록료로 가격을 제시하는 것보다는 권당 구독료로 제시하는 것이 잡지 구독률을 10~40%까지 올려준다는 보고가 있다.
[3] 하버드 대학교의 존 거빌(John Gourville) 교수가 수행한 연구를 보면 이러한 푼돈 프레임(마케팅에서는 ‘Pennies-A-Day’ 기법이라고 함)의 위력을 실감할 수 있다.
연구팀은 참여자들에게 회사에서 한 구호단체에 기부하는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사원들에게 1년간 기부할 의사를 물었다. 한 조건에서는 연간 기부액 30만원, 다른 조건에서는 일일 기부액 850원을 제시했다.
과연 어느 조건에서 기부 참여자가 더 많았을까? 분석 결과, 연간 총액 프레임 조건에서는 30%만이, 일일 기부액 프레임 조건에서는 52%가 기부 의사를 밝혔다. 일일 기부액 조건의 사람들이 더 선한 사람이라서가 아니라 푼돈 프레임이 제시되어 선한 일을 더 쉽게 하도록 유도외었을 뿐이다.
위 같은 이유로 푼돈 프레임은 우리를 선한 길로 인도하기도 하지만, 때로는 원치 않는 소비로 이끌 수도 있다. 한 잡지에서 출간 기념으로 독자들이 원하는 가격에 잡지를 구독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제의를 했다고 했다. 이때 당신에게 한 부당(매주) 구독료가 얼마면 구독할 용의가 있는지 물었다고 하자. 만일 이 질문 대신에 연간 구독료가 얼마면 구독할 용의가 있는지 물었다고도 해보자. 얼마를 적어내겠는가?
만일 프레임이 중요하지 않다면 어떤 프레임으로 묻는 동일한 총액을 적어낼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행동은 전혀 이와 다르다.
실제 연구 결과를 보면, 연간 구독료를 물어본 조건보다 권당 구독료를 물어본 조건에서 연간 총액 기준으로 거의 두 배 이상 높은 가격을 적어냈다. 권당 프레임 조건에서 푼돈 심리를 유발했기 때문에 액수가 높아진 것이다.
푼돈이라고 이름 붙이는 것이 항상 나쁜 건 아니다. 지혜롭게 잘만 이용하면 만족할 만한 일을 할 수 있다.
살다 보면 형편이 여의치 않아 계속 미루게 되거나 못 하게 되는 일들이 많다. 단기적 프레임으로 보면, 한 달 살기도 힘든데 무슨 호사냐고 하며 미루게 되는 일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일이라는 확신이 들면, 경제적으로 부담스러운 큰 돈을 푼돈처럼 만들어주는 ‘평생 한 번인데’라는 장기적인 프레임을 가져보는 지혜가 필요하다. 프레임을 바꿔보는 것도 지혜로운 삶의 한 방편이다.
3. 원래 가격
푼돈이 절대적으로 적은 액수의 돈에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푼돈’으로 여겨지는 100원도 상황에 따라서 ‘귀한 돈’이 될 수 있다.
[4] 카너먼 교수와 그의 동료인 아모스 트버스키(Amos Tversky) 교수가 1981년에 발표한 연구가 이러한 점을 잘 보여준다.
<상황 A>
당신이 TV를 사기 위해 매장에 들렀다. 마음에 드는 제품은 100만원이었다. 생각보다 비싸서 고민하고 있는데, 매장 직원이 말하길 한 시간 거리에 있는 다른 매장에서 특별 세일을 하고 있는데 그 곳에 가면 3만원 더 싸게 살 수 있다고 한다. 당신이라면 한 시간 운전을 해서 3만원 더 싼 TV를 사러 갈 것인가?
<상황 B>
당신이 전자계산기를 사기 위해 매장에 들렀다. 마음에 드는 계산기가 있는데 5만원이었다. 생각보다 비싸서 고민하고 있는데, 매장 직원이 말하길 한 시간 거리에 있는 다른 매장에서 특별 세일을 하고 있는데 그 곳에 가면 3만원 더 싸게 살 수 있다고 한다. 당신이라면 한 시간 운전을 해서 3만원 더 싼 계산기를 사러 갈 것인가?
이 질문을 받은 대다수의 사람들은 100만원짜리 TV를 3만원 더 싸게 사기 위해서 한 시간씩 운전하지 않겠지만, 5만원짜리 전자계산기를 3만원 더 싸게 사기 위해서는 기꺼이 그렇게 하겠다고 답했다.
두 상황 모두 절약할 수 있는 절대 액수는 3만원으로 동일하다. 당신이 경제적으로 합리적인 사람이라면 모두 싼 매장 또는 모두 싼 매장으로 가지 않는 일관된 반응을 보여야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이 위와 같이 행동한다. ‘원래 가격’이라고 붙은 이름에 현혹되어 돈을 상대적 가치로 파악하기 때문이다.
세일 기간에 이뤄지는 충동구매의 대부분은 ‘원래 가격’이라는 이름의 함정에 넘어간 결과다.
4. 문화비
아이들은 데리고 놀이공원에 갔다가 아들 녀석이 기념품 인형을 사달라기에 5천원을 주고 사준 적이 있다. 아이가 좋아하는 모습에 뿌듯했는데, 그만 잃어버리게 되었다. 같은 인형을 또 사달라고 조르는 아이에게 단번에 거절했고, 아이를 달래기 위해 즐거운 마음으로 더 비싼 피자를 사주었다.
누구나 경험해봤을 상황이다. 왜 저자는 그 상황에서 인형 값으로 5천원 추가 지불은 거부하면서, 그보다 더 비싼 피자는 쉽게 사주었을까? 그 답 역시 ‘이름’에 있다.
<상황 A>
평소 보고 싶던 뮤지컬 공연 티켓을 5만원에 구입했다. 극장 매표소에서 확인해보니 오는 도중 티켓을 분실했음을 알게 되었다. 현재 극장에는 잔여 티켓이 남아 있고, 지갑을 확인하니 티켓을 살만큼의 돈이 들어 있다. 5만원을 주고 다시 티켓을 구입하겠는가?
<상황 B>
평소 보고 싶던 뮤지컬 공연을 보기 위해 극장으로 향했다. 극장에 도착해보니 오는 도중에 현금 5만원을 분실했음을 알게 되었다. 현재 극장에는 잔여 티켓이 남아 있고, 지갑에는 표 살 만큼의 돈이 남아 있다. 5만원을 주고 티켓을 구입하겠는가?
[5] A와 B, 어느 상황일 때 당신은 표를 구입하겠는가? 행동경제학 연구에 따르면, 다수의 사람들이 A의 경우에는 표를 사는 데 주저하지만 B의 경우에는 흔쾌히 표를 산다. 독자들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
A의 경우 사람들은 ‘문화비’라는 항목에서 10만원이 지출되는 것으로 받아들인다. 따라서 티켓 한 장에 10만원이나 쓰다니라고 스스로를 나무라면서 다시 구입하기를 주저한다.
B의 경우는 처음 분실한 5만원이 ‘문화비’가 아닌 ‘생활비’라는 항목에서 나간 돈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에 ‘표 한 장에 10만원을 지출했다’는 생각을 하지 않으며, 티켓은 5만원에 구입한 것으로 받아들인다. 심리적으로 두 사건을 분리시켜버리는 것이다.
공연을 보는 것이 자신에게 정말로 의미 있고 행복하게 해주는 일이라면, 티켓을 잃어버렸어도 티켓이 아닌 현금을 잃어버렸다고 생각하는 것이 지혜로운 프레임 방법이다.
5. 일일 이용권과 시즌 이용권
H군와 S군은 3박 4일 연휴동안 스키장을 찾았다. H군은 나흘치 리프트 이용권을 하나의 패스로 구입했고, S군은 1일 리프트 이용권 4장을 낱개로 구입했다. 두 사람이 지불한 총 가격은 동일했다.
열심히 즐기는데, 3일째 되던 날 밤에 날이 갑자기 풀리며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더욱이 연휴 마지막날이기에 둘은 늦게까지 술을 마시게 되었다. 다음 날 스키장 상태는 그럭저럭 탈 정도였지만 즐기기에 최적의 조건은 아니었다. 함께 간 N군이 제안하길 조금 일찍 서울로 떠나자고 했다.
둘 다 스키를 무척 좋아했고, 둘 다 과음을 해 몸 상태도 비슷했다. 그런 상황에서 H군과 S군 중 누가 더 스키를 타는 데 집착할까? 누가 지불한 돈을 더 아까워했을까?
[6] 이 주제를 연구했던 소먼(Soman)과 거빌(Gourville) 교수의 해석을 들여다보자.
S군은 마지막 날 스키를 타지 않으면 티켓 1장이 그대로 남게되고, 결국 하루치가 낭비된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러나 H군은 나흘치 패스를 구입했기 때문에 하루 리프트 이용에 정확하게 매치되는 물리적 단서가 없다. 마지막 날 스키를 타지 않으면 무엇이 얼마만큼 낭비되는지 상대적으로 분명하지 않다. 따라서 사흘동안 충분히 잘 즐겼다고 쉽게 자기합리화를 하게 된다.
스포츠센터 이용권을 끊어놓고도 자주 이용하지 않는다면, 지금 당장 센터로 가 낱장으로 만들어달라고 요청하라. 당신이 자주 못가는 이유는 의지부족일 수도 있지만, 이용권이 패스로 되어 있어 몇 번씩 빠지는 것이 대수롭지 않게 여겨지기 때문이다.
6. 원화와 달러화
돈에는 실제 가치가 있고 명목 가치가 있다. 예를 들어, 미화 1달러는 원화로 1,000원(편의상)에 해당한다. 겉으로 사용되는 수치는 1과 1,000으로 차이가 많이 나지만 실제 가치는 동일하다. 따라서 원화로 구입할 때 1만원짜리 물건을 비싸다고 생각하면서 달러로 구입할 때 10달러는 싸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면세점에서 고급 넥타이를 사려 하는데, 한곳에는 200달러, 다른 곳에는 20달러로 가격표가 붙어있다고 하자. 어느 면세점에서 넥타이를 사는 데 더 주저하게 될까?
연구에 따르면 원화로 계산하는 경우에 주저할 가능성이 높다. 기본 단위의 가치가 높다 액수 자체가 줄어들면, 즉 달러는 겨우 200달러라고 생각하기 쉽다. 명목상의 숫자 200에 영향을 받은 것이다. 그러나 기본 단위가 작아 겉으로 드러나는 액수가 큰 경우, 즉 원화는 무려 20만원이나 한다고 느끼게 된다
[7] 돈의 실질적인 가치는 같지만 돈의 가치를 나타내는 프레임, 즉 기본 단위가 다르기 때문에 같은 돈에 대해서도 심리적으로 차이를 경험하게 된다.
7. 신용카드와 포인트
돈에 대한 프레임은 돈의 물리적 형태에 따라서도 달라진다. 신용카드는 플라스틱일 뿐 현금과 동일한 통화 수단이다. 현금과 달리 지출 시기가 일정 기간 늦춰진다는 특징이 있지만, 신용카드도 엄연히 돈이다.
[8] 미국의 한 식당에서 일주일 동안 135명의 손님들을 무작위로 추출하여 그들이 신용카드로 음식 값을 계산하는지 현금으로 계산하는지를 기록하고, 종원원들에게 주는 팁의 액수를 조사했다.
뿐만 아니라 함께 식사한 손님의 수와 식사비 총액을 계산했다.
후에 식사비 총액이 비슷한 테이블을 구분하여 팁 액수를 비교했더니, 현금으로 식사비를 계산한 손님보다 신용카드로 계산한 손님들이 팁을 더 많이 준 것으로 나타났다. 현금은 총 식사비용의 14.95%가 팁으로 주어졌지만, 신용카드의 경우 16.95%가 팁으로 주어졌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참여자들에게 몇 상품을 보여주고 각 물건을 얼마에 살 용의가 있는지 물었다. 한 조건에는 상품 목록이 제시된 책상 한켠에 신용카드 로고가 그려진 상징물을, 다른 조건에는 이 상징물을 비치하지 않았다. 그 결과, 신용카드 로고를 본 참여자들이 제시된 상품에 더 많은 돈을 지불하겠다고 응답했다.
한마디로 돈의 형태가 바뀌자 지출의 규모가 달라진 것이다. ‘신용카드=소비’라는 공식이 의식에 강하게 자리하고 있기 때문에 신용카드를 보기만 해도 소비 행동이 유발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놀라운 연구 결과라 할 수 있다.
신용카드가 돈의 물리적 형태를 바꿔놓은 것이라면, 각종 포인트와 마일리지는 돈의 물리적 형태 자체를 없애버린 경우다. 개념으로만 존재할 뿐 구체적인 형태를 띠고 있지 않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포인트를 사용할 때 더 쉽게 사용한다. 마치 포인트 점수는 현금보다 가치가 덜한 것처럼 취급하는 것이다. 그래서 총 자산을 계산할 때 포인트까지 포함시키는 사람은 매우 드물다. 뿐만 아니라 친구와의 식사에서 식사 값을 더 내라고 하면 주저하면서도 포인트 점수는 흔쾌히 사용한다. 쓰는 사람과 주변인 모두 포인트는 돈이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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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08을 나가며
요즘 유행처럼 번지는 트렌드 중 안타까운 하나는 바로 재테크에 대한 지나친 강조다. 물론 관심이나 지식도 필요하지만, 그에 앞서 우리는 돈 씀씀이를 결정하는 마음의 습관에 대한 공부가 더 절실하다.
이 장에서는 그런 습관 중에서도 돈에 이름 붙이는 ‘이름 프레임’의 위험성에 대해 알아봤다. 돈에 붙여지는 이름에 따라 돈을 다르게 쓰게 된다는 이 단순한 원리 하나만 잊지 않고 살아도 큰 부자는 못 되더라도 지혜로운 부자는 되고도 남을 것이다.
경제적 합리성의 기본은 돈에 이름 붙이지 않는 데서 출발한다. 이것만 충실히 지켜도 경제적으로 지혜로운 사람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