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으로 행복을 살 수 있을까?”
어떤 연구자는 소득이 행복에 큰 영향력을 끼치지 못한다고 말한다. 실제로, 최근 몇 십년동안 사람들의 실질적인 소득은 급등했음에도 불구하고, 행복 수준은 그대로 유지된 정도에 그쳤다. 이러한 발견에 대한 가장 흥미로운 설명 중 하나는 사람들이 종종 비싼 물건을 구매하는 것과 같이 “지속적인 행복을 제공하지 못하는 것”에 그들의 재산을 다 쏟아 붓는다는 것이다. 이처럼, 최근 연구자들의 관심은 ‘어떻게 돈을 쓰는 것이 행복을 증진시킬 수 있을지’를 알아보는 것이었다.
갑자기 많은 돈이 손에 들어온다고 상상해보자. 우리는 그 돈을 어떻게 쓰려고 할까?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은 돈을 많이 갖게 된다는 생각 자체만으로도 행복과 관련된 행동들인 친사회적인 행동을 덜 하려는 습성을 보인다고 한다. 즉, 돈을 갖게 되는 생각만으로도 지인들을 도우는 일, 자선 단체에 기부하는 일, 타인과 시간을 보내는 일들을 덜 하려고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동시에 돈은 그러한 친사회적인 행동을 달성하기 위한 강력한 수단이기도 하다.
본 연구에서는 행복하게 돈을 쓸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고자 했다.
연구자들은 자신을 위해 돈을 쓰는 것보다 타인을 위해 돈을 쓰는 것이 행복을 더욱 증진시킬 것이라고 예상하며, 돈과 친사회적인 행동 사이의 관계에 대해 파악했다.
STUDY 1) 사전 검증
먼저 사전 테스트로, 미국 전역에 흩어져있는 632명의 미국인(55% 여성)에게 자신의 일반적인 행복을 평가하고, 자신의 연간 소득을 보고하고, 그들이 (i) 요금과 비용, (ii) 자신을 위한 선물, (iii) 타인을 위한 선물, (iv) 자선단체에 기부에 한 달 동안 얼마나 지출하였는지를 추정해서 보고하도록 요청했다. 앞의 두 범주(i, ii)는 합산하여 개인소비지표로 만들고(평균 $1713.91), 후자의 두 범주(iii, iv)는 합산하여 친사회적 소비지표(평균 $145.96)로 만들었다. 전반적인 행복을 예측하는 회귀분석에 개인소비지표와 친사회적 소비지표를 동시에 입력하면, 개인 소비는 행복과 관련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높은 친사회적 소비는 높은 행복과 유의미하게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회귀분석에 소득을 포함하였을 때, 본 연구에서는 소득과 친사회적 소비의 영향력이 서로 독립적이며, 그 영향력이 비슷한 반면, 개인적 소비는 행복과 무관하다는 것을 알아냈다. 이러한 설계의 상관관계는 인과적 추론을 배제함에도 불구하고, 이 연구는 사람들이 ‘돈을 어떻게 쓰는지’가 ‘얼마나 많은 돈을 버는가’ 만큼이나 행복에 중요할 수 있다는 초기 증거를 제공한다. 이는 자신에게 돈을 쓰는 것 보다 타인에게 돈을 쓰는 것이 행복에 이르는 더 효과적인 길임을 의미한다.
STUDY 2) 실험검증 (보너스 전후 행복)
앞선 초기 테스트의 해석이 맞다면, 횡재를 경험하기 이전의 행복감을 통제한 후에도, 자신이 아닌 타인을 위해 돈을 쓸 때 더 큰 행복을 경험해야 할 것이다. 이를 검증하기 위해 두 번째 실험을 진행하였다. 두 번째 실험에서는 16명의 직원들이 회사로부터 보너스를 받기 전과 후의 행복도를 조사했다. 이 보너스를 받기 한 달 전에, 직원들은 그들의 일반적인 행복과 연간 소득을 보고했다(평균= $4918.64, 표준편차= 1816.98). 보너스를 받은 지 약 6주에서 8주 후에, 참가자들은 그들의 일반적인 행복을 다시 보고하였고 그러고 나서 ‘(i) 요금과 비용, (ii) 임대료 혹은 대출금 (iii) 자신을 위해 구매한 무언가 (iv) 누군가를 위해 구매한 무언가 (v) 자선단체에 기부 (vi) 기타 항목’에 자신의 보너스 중 몇 퍼센트를 사용했는지를 보고하였다. 앞의 세 범주는 개인소비지표를 만들기 위해 합산되었으며(평균= 63.44, 표준편차= 38.20), 네 번째와 다섯 번째 범주는 친사회적 소비지표를 만들기 위해 합산되었다(평균= 12.19, 표준편차= 18.35).
‘보너스를 받기 전(TIME1)의 행복과 개인소비지표, 친사회적 소비지표’를 보너스를 받은 후(TIME2)의 행복을 예측하는 회귀분석에 입력한 결과, 친사회적 소비가 보너스를 받은 후(TIME2) 행복의 유일한 예측 변수임이 드러났다. 이 회귀분석에서 추가적인 예측변수로 소득을 포함시켜본 결과, 소득을 포함시켜도 친사회적 소비 효과는 유의미하게 유지되었다. 마찬가지로, 보너스 액수를 통제했을 때도 친사회적 소비 효과는 유의했다. 따라서, 친사회적 소비에 더 많은 보너스를 쓴 직원들은 보너스를 받은 후에도 더 큰 행복을 경험했다. 이는 보너스를 어떻게 사용하느냐가 보너스를 얼마나 받았냐보다 더 중요한 행복의 예측변수임을 의미한다.
STUDY 3)
그리고 본 연구에서는 세 번째 실험을 통해 친사회적 소비와 행복감 간의 인과관계를 입증했다. 참가자(N=46)로 하여금, 아침에 느낀 행복을 우선 측정하게 한 다음, 5달러 또는 20달러가 들어있는 봉투를 주고, 오후 5시까지 그 돈을 쓰도록 요청받았다. 무작위로 개인적 소비조건에 배정된 참가자는 요금, 지출, 자신을 위한 선물 등을 위해 돈을 쓰도록 지시받은 반면, 친사회적 소비조건에 배정된 참가자는 타인을 위한 선물 또는 자선 기부 등을 위해 돈을 쓰도록 지시받았다. 참가자들은 당일 오후 5시에 전화를 받고, 자신의 행복에 대해 보고하도록 요청받았다.
그 결과, 개인적 소비 조건의 참가자들보다 친사회적 소비조건의 참가자들이 오후 5시의 행복도가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돈의 액수는 유의한 영향이 없었으며, 상호작용효과도 유의하지 않았다. 이는 개인을 위한 소비보다 친사회적인 소비가 행복을 더욱 촉진한다는 인과적 주장에 직접적인 증거를 제공했다.
이러한 결과들을 종합해보면, 본 연구의 관점은 최근 Lyubomirsky, Sheldon, Schkade가 지속가능한 행복의 변화 구조에 대해 이론화한 것과 일치한다. Lyubomirsky 외 연구진에 따르면, 행복의 예측변인으로서 흔히들 말하는 소득, 성별, 종교 등의 생활환경으로는 행복을 예측하는 데 한계가 있다. 왜냐하면, 사람들은 삶의 안정된 환경에 쉽게 적응하기 때문에 앞에서 언급한 생활환경으로는 장기적인 행복을 예측하기 어렵다. 따라서, 행복을 위해 사람들이 적극적으로 친사회적인 소비활동에 참여하는 것이야말로, 지속적으로 행복할 수 있는 더 좋은 길일 수 있다.
본 연구에서는 ‘사람들이 돈을 어떻게 쓰는지’가 ‘얼마나 돈을 버는지’만큼 중요하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친사회적 소비의 효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친사회적 소비를 많이 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한 전국적인 설문조사 결과, 사람들은 매월 개인적 소비에 친사회적 소비의 약 10배 이상의 돈을 쓴다고 나타났다. 비록 대부분의 미국인들은 필연적으로 개인적 지출이 친사회적 소비를 초과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본 연구에 따르면, 매우 작은 친사회적 소비(ex. 5 달러)를 행하는 것 만으로도 행복의 큰 증가를 만들어내기엔 충분하다.
STUDY 4)
네 번째 실험에서는 사람들이 친사회적 소비를 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알아보았다. 대학생 109명에게 네 가지 조건(20달러로 개인소비, 20달러로 친사회적 소비, 5달러로 개인소비, 5달러로 친사회적소비)을 주고, 본인이 가장 행복해질 수 있는 조건을 선택하라고 했다. 그 결과, 상당수의 참가자들은 개인적 소비(n=69)가 친사회적 소비(n=40)보다 자신을 더 행복하게 할 것이며, 20달러(n=94)가 5달러(n=15)보다 자신을 더 행복하게 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즉, 사람들은 소비가 행복에 미치는 영향력에 대해 전혀 잘못 알고 있었다. 즉, 사람들은 친사회적 소비의 엄청난 효과를 간과하고 있었다.
본 연구 결과를 토대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은 제언을 할 수 있다.
국가를 더욱 부유하게 만드는 정책적 개입보다는, 국민들로 하여금 친사회적 소비를 더욱 많이 할 수 있도록 권장하는 정책적 개입이, 국민의 ‘행복’을 위해 더욱 가치있을지도 모른다.
“얼마나 돈을 버느냐”보다, “어떻게 돈을 쓰느냐”가 행복에 더 큰 영향을 줄 지도 모른다.
*더 알고 싶다면,
Dunn, E. W., Aknin, L. B., &Norton, M. I. (2008). Spending money on others promotes happiness. Science, 319(5870), 1687-16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