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청소년들은 자신의 삶을 행복하다고 평가하고 있을까? 아니면, 불행하다고 평가하고 있을까?
이러한 주관적 행복 점수는 오르는 추세일까? 내려가는 추세일까?
2019 청소년 행복 보고서 연구진은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만 10세-17세 청소년들의 행복을 크게 3가지 관점에서 측정하였다. 모든 측정은 10점 만점으로 이루어졌는데, 0점은 ‘전혀 그렇지 않다’를 의미하였고, 10점은 ‘매우 그렇다’를 의미하였다.
먼저 참가자들은 인지적 행복(cognitive well-being) 관련 질문에 10점 만점으로 응답하였다. 인지적 행복이란 삶에 대한 종합적 평가를 의미한다. 보통 ‘나는 내 삶 전반에 만족한다’는 문장에 얼마나 동의하는지를 물어보는 방식으로 진행된다(satisfied with life as a whole). 응답자가 볼 때, 내 삶을 전반적으로 좋게 평가할 수 있다면, 10점에 가깝게, 전반적으로 나쁘게 평가한다면 0점에 가깝게 평가하면 된다.
다음으로 참가자들은 감정적 행복(emotional well-being) 관련 질문에 10점 만점으로 응답하였다. 감정적 행복이란 비교적 최근에 기분이 좋았는지 나빴는지를 의미한다. 보통 ‘나는 어제 행복했다’는 문장에 얼마나 동의하는지를 물어보는 방식으로 진행된다(happy yesterday). 응답자가 생각하기에 어제 기분이 좋았다면, 10점에 가깝게, 어제 기분이 나빴다면 0점에 가깝게 평가하면 된다.
끝으로 참가자들은 의미적 행복(Eudaimonia) 관련 질문에 10점 만점으로 응답하였다. 의미적 행복이란 자신의 삶이 의미 있고 가치 있는지에 대한 평가를 말한다. 보통 ‘나는 내 삶이 가치 있다고 느낀다’는 문장에 얼마나 동의하는지 물어보는 방식으로 진행된다(feel life is worthwhie). 응답자가 생각하기에 자신의 삶이 가치 있다면, 10점에 가깝게, 가치가 없다고 느낀다면 0점에 가깝게 평가하면 된다.
위 그림은 청소년들의 인지적, 감정적, 의미적 행복 측정 결과를 요약한 것이다. 이 점수만 가지고 보면, 청소년들은 전반적으로 자신의 삶에 만족하고, 기분이 좋으며, 자신의 삶을 가치 있다고 평가하고 있는 것 같다. 4점 이하의 점수대를 나타내는 (% with low scores)의 비율도 5% 내외 임을 볼 때, 7.5점 내외라는 높은 수준의 평균 점수가 가지는 편차도 크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이런 식의 단편적인 결과를 통해 청소년들은 모두 행복하다는 식의 결론을 내리는 것은 한 가지 위험 요소가 있다. 이러한 전반적인 행복이 내려가는 추세에서의 행복인지, 올라가는 추세에서의 행복인지를 알 수 없다는 것이다. 모든 측정이 그렇지만, 단 한 번의 측정을 통해 확인된 절대적인 평균은 변화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알려주지 않는다.
심지어 올라가는 추세에서 절대적인 행복 평균값이 높은 것과 내려가는 추세에서 절대적인 행복 평균값이 높은 것은 전혀 다른 의미를 가질 수 있다. 쉽게 말해 올라가는 추세에서의 7.5점과 내려가는 추세에서의 7.5점이 주는 의미는 다르다. 이전 시기에 7점이었던 것이 7.5점이 되었다면, 청소년들이 행복하다고 볼 수 있겠지만, 이전 시기에 8점이었던 것이 7.5점이 된 것이라면, 이 점수를 행복하다고 해석할 수 있을까? 아마 어려울 것이다.
2019 청소년 행복 보고서 연구진도 이 사실을 잘 알고 있으며, 2019년의 단편적인 결과를 그 이전 10년과 비교해볼 수 있는 자료를 제시하였다. 소위 말하는 종단적 데이터이다.
녹색선은 변화 추이를 녹색점은 각 조사 시기의 평균값을, 녹색선과 녹색점 위-아래의 회색 영역은 99% 신뢰구간을 보여준다.
그림에 나타나 있듯이, 청소년들의 행복은 전반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2016년까지 8점 대 평균을 보이던 값이 2017년부터 7점 대가 되었고, 2019년에는 7점 대 중반까지 떨어졌다. 이는 2019년 조사에서 나타난 7.5점의 의미를 ‘청소년들이 전반적으로 행복하다’는 식으로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럼 올바른 해석은 뭘까?
1) 청소년들은 행복 관련 질문에 대한 점수를 부여할 때, 전반적으로 높은 쪽으로 점수를 주는 경향이 있다.
2) 청소년들이 8점 정도 점수를 부여했던 2016년 이전 결과는 청소년들이 행복하다고 평가하기보다 청소년들이 점수를 부여하는 기준선으로 봐야 할 것이다.
3) 그리고 이러한 기준선에서 하락하고 있는 추세는 청소년들이 자신의 삶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그럼 왜 청소년들은 점점 더 자신의 삶에 만족하지 못하게 되는 걸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다음 편에서 살펴보도록 하자.
*출처: The Children’s Society. (2019). The Good Childhood Report 2019. London, UK: The Children’s Societ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