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나 약점은 호감을 낮추는가?
약점이나 실수는 그것을 저지른 사람에 대한 호감 혹은 사회적 평판을 저하시킬 수 있기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약점이나 실수가 드러나는 것을 꺼려한다. 그러나 약점이나 실수가 언제나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까?
앨리엇 애런슨(Elliot Aronson)의 고전적인 연구는 지식의 전문성 정도에 따라 약점이나 실수가 호감 혹은 평판에 미치는 효과가 다름을 검증하였다(Aronson, Willerman, & Floyd, 1966). 연구진은 48명의 미네소타 대학생들에게 퀴즈대회 참가자들의 예선전 테이프를 들려주었다.
예선전 테이프의 종류는 지식수준 2(높음: 92% 정답률 vs. 낮음: 30% 정답률) × 실수 2(없음 vs. 있음)의 총 4종류였고, 학생들은 네 조건 중 하나에 무선적으로 할당되었다. 구체적으로 높은 지식 조건은 오디션 참가자가 50문제 중 46문제를 맞추는 스토리였고, 낮은 지식 조건은 오디션 참가자가 50문제 중 15문제를 맞추는 스토리였다. 그리고 실수 있음 조건은 녹음 테이프 중간에 유리잔이 깨지는 소리와 함께 오디션 참가자가 ‘아이고, 이런! 양복에 커피를 쏟았네’라고 말하는 내용이 들어갔고, 실수 없음 조건은 해당 내용이 없었다. 표-1은 4가지 조건이 어떻게 구분되었는지와 연구의 결과를 보여준다.
조건에 따른 호감도 |
지식의 수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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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지식 수준 (92% 정답률) |
낮은 지식 수준 (30% 정답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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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수여부 |
실수 없음 |
20.8 |
17.8 |
실수 있음 |
30.2 |
-2.5 |
표에서 확인할 수 있듯 전반적으로 높은 지식수준을 가진 사람에 대한 호감도가 낮은 지식의 수준의 사람보다 높아지는 지식수준의 주효과가 나타났다. 또한 높은 지식수준을 가진 사람의 경우에는 실수가 없을 때보다 실수가 있을 때 오히려 호감이 상승한 반면, 낮은 지식수준을 가진 사람의 경우에는 실수가 있을 때 오히려 호감이 낮아지는 지식수준과 실수여부의 이원상호작용 효과를 관찰할 수 있었다.
대중들은 뛰어난 사람을 좋아하지만 친밀하게 대하기에는 어딘지 모르게 어려운 벽이 존재하기 마련이다(see also, Helmreich, Aronson, & LeFan, 1970). 그런데 그 뛰어난 사람이 실수를 하거나 약점을 드러내게 되면, ‘저 사람 역시 우리와 비슷한 점이 있구나’라고 생각하게 되면서 그 사람에 친숙성이 증가한다. 이러한 정보처리의 결과가 바로 높은 지식수준의 사람에게 나타난 일이다. 즉 지식수준이 높은 사람은 실수가 없을 때보다 실수가 있을 때 오히려 호감 혹은 매력도가 상승한다.
그러나 실력을 검증받지 못한 사람의 실수는 그 사람을 좋아하지 않을 이유를 추가하는 효과가 있다. 이것이 바로 지식수준이 낮은 사람에게 나타난 일이다. 지식수준이 낮은 사람의 실수는 실수하기 전에 가졌던 평판이나 호감, 매력도를 낮춘다.
‘동료나 대중들로부터 실력을 검증받은 전문가’는 약점과 실수가 그의 인간적인 측면을 돋보이게 하고, 친숙하게 보이게 하여 호감을 증가시키기에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줄 정도의) 실수가 아니라면, 실수를 저지른 것에 대해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그렇지 않은 비전문가는 (그 정도가 심각하던 아니던) 약점과 실수가 그가 비호감일 수밖에 없는 이유를 제공하기에 실수하지 않도록 매사 주의할 필요가 있다.
*더 알고 싶다면,
Aronson, E., Willerman, B., & Floyd, J. (1966). The effect of a pratfall on increasing interpersonal attractiveness. Psychonomic Science, 4(6), 227-228.
https://link.springer.com/article/10.3758/bf03342263
Helmreich, R., Aronson, E., & LeFan, J. (1970). To err is humanizing-sometimes: effects of self-esteem, competence, and a pratfall on interpersonal attraction. 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16(2), 259-2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