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가짐의 문제 : 운동과 위약 효과
‘모든 것이 마음먹기에 달렸다’는 것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중요한 삶의 지침으로 여겨져 왔다. 이것은 유명한 심리학적 현상인 ‘플라시보 효과(위약 효과)’와도 맥을 함께 한다. 플라시보 효과는 환자들에게 가짜 약을 진짜 약이라 여기게 하고 처방하자, 약물의 효과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병세에 차도를 보인 것에서 기인한 용어이다. 즉 개인의 믿음이 신체증상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본 연구는 이것이 ‘운동’에도 적용될지에 대한 궁금증에서 시작되었다. 플라시보 효과가 운동에도 적용된다면, 실제적인 운동량에는 변화가 없으면서도 몸무게와 같은 여러 신체 지표들에 차이가 생겨야 한다.
실험을 위해, 7개의 호텔에서 총 84명의 참가자들을 모집했다. 참가자들은 모두 여성으로, 객실을 청소하고 정리하는 일을 하고 있었으며, 연구의 목적이 호텔 작업 현장에서 여성의 건강과 행복을 높이는 방법을 찾는 것이라고 알고 있었다.
마음가짐과 믿음의 변화를 위해서는 참가자들이 인지하는 ‘운동량’의 차이가 있어야 했다. 따라서 연구자들은 참가자들을 정보 집단에 44명, 대조 집단에 40명으로 분류하고, 전자의 집단에만 운동 정보를 제공했다. 여기서 정보란 운동의 이로운 점에 대해 논하는 글과 일상 속에서의 작업이 얼마나 칼로리를 소모하는 운동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한 글들을 말한다. 예를 들어, ‘15분 동안 욕실을 청소하면 60칼로리를 소모한다’는 식의 정보 말이다. 정보에 의거하면 호텔 객실 직원인 참가자들은 일을 하는 것만으로 의사들이 권하는 하루 운동량을 충분히 충족시킬 수 있었다. 해당 정보들은 참가자들이 시시때때로 확인할 수 있는 곳에 부착되었다.
참가자들은 여러 가지 신체 지표들을 검사한 뒤, 4주의 시간이 흐른 후 재검사를 받았고, 운동에 대한 인식을 측정하는 설문에 응답하였다.
표 1과 그림 1을 보면, 호텔 객실 직원들이 스스로의 운동량에 대해 어떤 마음가짐을 하게 되었는지 알 수 있다. 정보를 받은 집단의 참가자들은 총 운동량, 규칙적인 운동정도, 운동으로 인지된 작업정도에서 모두 실험 전에 비해 높게 인지했다. 즉, 운동 정보를 받은 직원들이 실험 전에 비해 자신들의 운동량이 매우 많다고 생각한 것이다. 반면 운동 정보를 받지 못한 참가들의 인식에는 실험 전후로 크게 변화가 없었다. 중요한 점은, 참가자들이 보고한 실제 운동량에는 차이가 없었다는 것이다. 실험을 통해, 정보를 받은 참가자들은 일을 마치고 나서 따로 헬스클럽을 가거나 조깅을 한 것이 아닌데도, 내가 전보다 운동을 더 하고 있다고 생각하게 된 것이다.
표 2의 하단부와 그림 2는 이렇게 변화한 마음가짐이 실제적으로 참가자들의 몸에 어떤 변화를 일으켰는지를 보여준다. 몸무게, 체지방률, BMI, 허리-엉덩이의 비율(WHR), 혈압에서, 정보를 받은 참가자들은 다른 참가자들에 비해 주요한 변화를 보였다. 실험 전에 비해 실험 후에 해당 지표 지수들이 낮아진 것이다. 이것은 ‘내가 충분한 운동을 하고 있다’는 마음가짐이 그들의 신체에 실제적으로 영향을 준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즉 마음가짐의 효과가 운동과 건강의 영역에서도 나타난 것이다.
본 연구는 위약 효과가 운동과 건강 영역에도 충분히 영향을 미침을 확인한 것에 의의가 있다. 또한 우리의 건강이 마음가짐과 직접적, 간접적으로 연관되어 있으므로 스스로의 마음가짐을 면밀하게 살필 필요가 있음을 알려준다.
표 1. 시간과 조건에 따른 자기보고식 운동과 주요 독립변수들
Time 1은 실험 전 측정한 결과이며, Time 2는 4주 간의 실험 후 측정한 결과
informed는 정보를 받은 집단, control은 정보를 받지 못한 집단
그림1. 자기보고식 운동 정도의 변화
Time 1은 실험 전 측정한 결과이며, Time 2는 4주 간의 실험 후 측정한 결과
infomed는 정보를 받은 집단, control은 정보를 받지 못한 집단
그림 2. 생리적 종속변수들의 변화
Time 1은 실험 전 측정한 결과이며, Time 2는 4주 간의 실험 후 측정한 결과
infomed는 정보를 받은 집단, control은 정보를 받지 못한 집단
*더 알고 싶다면,
Crum, A. J., & Langer, E. J. (2007). Mind-set matters: Exercise and the placebo effect. Psychological Science, 18(2), 165-1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