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층의 자원봉사와 심리적 웰빙 : 어느 정도가 지나친 것인가?
인생의 황혼기에 다른 사람을 위해 자원 봉사하는 노인들은 사회적, 경제적으로 많은 이득을 준다. 봉사자들 개인도 육체적, 정신적으로 더 건강해지며, 주관적 웰빙도 높아지고, 사망률이 줄어든다. 그러나 과연 이들의 자원 봉사가 무한정으로 긍정적인 결과를 낼까? 본 연구는 이 의문에 답을 구하고자 연구를 실시하였다.
연구는 호주의 성인들을 대상으로 실시된 the PATH Through Life Project의 데이터를 활용하였다. 참가자는 64세에서 68세 사이의 총 2136명이며, 설문을 통해 자원봉사자의 신분과 육체적 건강, 사회인구학적 특성, 심리적 웰빙 등을 조사하였다.
그림 1. 남성과 여성의 자원봉사 시간과 심리적 웰빙 지표들 간 관계에 대한 lowess line들.
위가 남성, 아래가 여성이다.
가로축은 연간 자원봉사 시간, 세로축은 지표의 점수를 의미한다.
ZPAS는 긍정적 정서, ZNAS는 부정적 정서, Zlifesat은 삶의 만족도를 의미한다.
그림 1을 보면, 자원봉사 시간과 심리적 웰빙 사이의 비선형적인 관계를 확인할 수 있다. 남성의 경우 긍정적 지수를 나타내는 ZPAS와 Zlifesat이 200시간까지 꾸준히 증가한다. 이후 기복이 나타나다가 800시간 이후에는 감소한다. 반대로, 부정 정서를 나타내는 ZNAS는 800시간 전후를 기준으로 급격하게 증가한다. 1000시간에서는 삶의 만족도를, 1500시간에서는 긍정적 정서를 부정 정서가 추월하는 모습까지 나타난다. 여성 또한 남성의 경우와 비슷한 패턴을 보인다. 다만, 봉사 시간이 증가하는 초기에 삶의 만족도가 급격한 높아진다는 점과 부정적인 정서가 급격하게 낮아진다는 점에서 남성과 차이난다.
표 1. 자원봉사 시간 그룹별 봉사활동 유형과 사회인구학적 특성, 유형, 봉사활동의 범위, 웰빙 지표들
연구진들은 그림 1을 참고하여 참가자들을 연간 자원봉사 시간에 따라 총 5개의 그룹으로 나눈다. 표 1의 없음(0시간), 적은(1-99시간), 적당한(100-199시간), 보통보다 많은(200-799시간), 매우 많은(800시간 이상)이 그것이다.
표 1을 보면, 긍정적 지수(긍정 정서와 삶의 만족도)가 뒤집어진 U자 패턴을 보임을 알 수 있다. 즉, 연간 자원봉사 시간이 100-199시간인 ‘적당한’ 그룹에 속하는 사람들이 가장 높은 수준의 웰빙을 즐기고 있으며, 시간이 지나치게 적거나 많아질수록 웰빙 수준이 낮아진다. 부정 정서의 경우, ‘매우 많은’ 그룹에 속하는 사람들이 자원봉사를 하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부정 정서를 보인다.
표 2에서도 표 1과 유사한 패턴을 확인할 수 있다. 자원봉사 시간이 ‘적당한’ 수준의 그룹의 경우 가장 높은 삶의 만족도와 긍정 정서를 보였으며, 자원봉사를 하지 않는 사람들과 유의미한 차이를 보였다. 부정 정서의 경우 교육 수준과 파트너의 유무에 따라 변화하는데, 이를 그림 2를 통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표 2. 자원봉사 시간에 따른 심리적 웰빙 지수들의 추정된 한계 평균(표준오차)
그림 2. 파트너의 존재와 교육수준에 따른 상호작용. 위가 파트너의 존재 여부, 아래가 교육수준이다.
가로축은 연간 자원봉사 시간, 세로축은 부정 정서 정도.
그림 2를 보면, 연간 자원봉사 시간이 800시간 이상인 ‘매우 높은’ 수준의 그룹의 부정 정서는 파트너가 있을 때에 비해 없을 때 월등하게 높음을 알 수 있다. 또한 교육수준이 낮은 사람들(13년 이하의 교육기간)은 ‘적은’ 수준의 자원봉사를 수행했을 때 가장 부정적인 감정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대조적으로 교육수준이 보통인 사람들(13년에서 15년의 교육기간)은 봉사시간이 ‘매우 많은’ 수준일 때 가장 부정적인 감정을 느꼈다.
본 연구는 자원봉사는 심리적 웰빙을 증가시키지만, 적정 수준을 넘기면 오히려 삶의 질을 감소시킴을 알려준다. 따라서 노년층의 자원봉사에 대한 지나친 사회적 의존은 봉사자들에게 나쁜 영향을 끼칠 수 있으므로 지양해야 함을 시사한다. 충분한 보상 및 자금 지원과 적절한 수준의 자원봉사가 함께 이루어질 때 봉사자들의 삶과 사회에 긍정적인 결과가 도출되는 것이다.
*더 알고 싶다면,
Windsor, T. D., Anstey, K. J., & Rodgers, B. (2008). Volunteering and psychological well-being among young-old adults: How much is too much? The Gerontologist, 48(1), 59-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