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사람의 의미연상 범위 확장
: 긍정 정서와 의미연상
유연한 사고는 관점 전환을 용이하게 함으로써 창의적 사고와 복잡한 문제해결에 유익하다. 유연한 사고는 특별한 사람만 할 수 있는 능력이 아니라, 인간이라면 누구나 가능한 보편적인 인지능력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왜 우리는 유연한 사고가 마치 특수한 사람들만 가능한 것처럼 오해하고 있을까? 보편적인 인지능력인 유연한 사고를 시의 적절하게 발휘하여 문제를 해결할 뿐 아니라 자신의 인생에 필요한 자원들을 구축하는 사람들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어떤 점이 다른 걸까?
Isen과 동료들(1985)은 이 비밀을 풀어줄 요인 중 하나로 정서에 주목하였다. 그리고 긍정 정서와 부정 정서 중 어느 쪽이 유연한 사고에 도움이 되는지를 실험을 통해 검증하였다. 첫 번째 실험을 위해 40명의 학부생이 참가하였다. 참가자들은 3가지 정서 조건(긍정 정서 vs. 중립 정서 vs. 부정 정서) 조건에 무작위로 할당되었다. 참가자들은 총 20개의 단어 연상 문제를 수행하였는데, 20문제 중 첫 10개에 긍정적인 명사나 형용사가 등장하는 조건이 긍정 정서 조건, 첫 10개가 중립적인 명사나 형용사인 조건이 중립정서 조건, 첫 10개가 부정적인 명사가 형용사인 조건이 부정정서 조건이었다.
측정은 20문제 중 첫 10문제를 통해 정서가 점화된 참가자들이 다음 10문제에 등장한 단어에 참가자들을 누구나 쉽게 떠올린 평범한 단어를 연상하였는지, 아니면 일반적인 사람들의 2.5%만이 연상한 매우 드문 단어를 연상하였는지를 확인함으로써 이루어졌다(일반적인 사람들이 연상하는 단어가 드문지 아닌지는 240명의 별도의 참가자를 통해 조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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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정서 |
중립정서 |
부정정서 |
드문 단어 연상한 수 평균 |
5.40 |
3.86 |
4.09 |
표 1. Isen 등(1985)의 첫 번째 실험 결과
표-1은 Isen 등(1985)의 첫 번째 실험 결과를 보여준다. 먼저 긍정정서 조건에서는 10개 중 5.4개를 드문 단어들을 연상한 반면, 중립정서에서는 3.86개, 부정정서 조건에서는 4.09개의 드문 단어만 연상하면서 긍정정서 조건의 참가자들이 드문 단어를 더 많이 연상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 구체적으로 house라는 단어가 등장했을 때, 긍정정서 조건 참가자들은 security, residence, apartment와 같이 일반적인 사람들이 드물게 연상했던 단어를 연상한 반면, 중립정서와 부정정서 조건의 참가자들은 home, family, brick과 같은 평범한 단어를 연상하였다. carpet이라는 단어에 대해서도 긍정정서 조건 참가자들의 연상은 plush, fresh, green, texture과 같이 일반적인 사람들이 드물게 연상했던 단어를 연상한 반면, 중립정서와 부정정서 조건 참가자들은 soft, floor, rug와 같은 평범한 단어를 연상하였다.
이중 점화 기법(double priming)을 사용한 두 번째 실험에서도 유사한 결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두 번째 실험을 위해서는 190명의 학부생이 참가하였고, 참가자 간 피험자 설계에 따라 정서 4조건(긍정 정서 비디오 vs. 통제 조건 비디오 vs. 사탕 선물 vs. 처치 없음) × 단어 3조건(긍정적 단어 vs. 중립적 단어 vs. 부정적 단어) 총 12조건에 무작위로 할당되었다.
긍정 정서 비디오 조건에서는 5분짜리 코미디 영화 비디오 클립을 시청하였고, 중립 조건에서는 수학적 증명에 관한 5분짜리 비디오 클립을 보았으며, 사탕 선물 조건에서는 실험자가 참가자에게 15개의 사탕이 든 상자를 주었다. 처치 없음 조건은 말 그대로 아무런 처치를 하지 않았다.
조건에 따라 정서에 점화를 받은 참가자들은 첫 번째 실험과 같은 방법으로 단어 연상과제를 20개 수행하면서, 첫 10개 단어를 통해 다시 한 번 정서 점화를 받았고, 다음 10개의 단어에서 얼마나 드문 단어를 연상하는지 측정하였다.
(드문 단어 연상한 수 평균) |
긍정정서1: 코미디 비디오 |
중립조건1: 수학적 증명 비디오 |
긍정정서2: 사탕선물 |
중립조건2: 처치 없음 |
긍정 단어 |
5.79 |
4.88 |
5.00 |
5.37 |
중립 단어 |
5.41 |
3.80 |
4.40 |
2.93 |
부정 단어 |
3.50 |
4.46 |
3.53 |
3.14 |
표 2. Isen 등(1985)의 두 번째 실험 결과
표-2는 두 번째 실험의 결과를 보여준다. 먼저 긍정정서 유발 비디오 시청과 긍정 단어 유발을 통해 긍정정서를 이중으로 점화받은 조건이 다른 조건에 비해 드문 단어를 많이 연상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두 번째 점화를 긍정 단어로 받은 사람들이 중립단어나 부정 단어 조건 참가자들보다 드문 단어를 많이 연상했다는 것도 추가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첫 10개의 단어가 중립적 단어일 경우, 단어보다 앞선 점화가 긍정 정서를 유발하는 것일 때가 중립적일 때보다 드문 단어를 많이 연상하는 경향성을 보여주었다. 아울러 긍정정서가 먼저 점화된 후 중립적인 단어에 2차로 점화되는 조건이 긍정 정서 점화 후, 부정 단어에 2차로 점화되는 조건에 비해 더 드문 단어를 더 많이 연상하는 경향성도 확인할 수 있었다.
본 연구는 긍정적인 정서가 의미의 연상범위를 확장한다는 것을 단어 연상 과제를 통해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또한 이중 점화 기법을 통해 사람들인 두 번째 점화가 첫 번째와 동일하게 긍정적이거나 중립적이었을 때는 첫 번째의 긍정 정서 점화의 효력이 이어지지만, 두 번째 점화가 부정적이었을 때는 부정적 점화의 효력이 나타남을 확인하면서 사람들은 가장 최근 경험에 대한 감정적 반응에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는 의미의 연상범위를 확장하는 유연하고 창의적인 사고를 필요한 순간에 발휘하기 위해서는 평소 긍정 정서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함을 시사한다.
*더 알고 싶다면,
Isen, A. M., Johnson, M. M., Mertz, E., & Robinson, G. F. (1985). The influence of positive affect on the unusualness of word associations. 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48(6), 1413-1426.
http://dx.doi.org/10.1037/0022-3514.48.6.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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