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소와 미래
사회 관계망 서비스(SNS, Social Network Service)를 통해 자신의 일상을 온라인에 공개하는 현대인을 발견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그 중에서도 자신의 스마트폰을 사용해 자신을 찍는 셀피(selfie)는 자신의 일상을 공개하는 대표적인 방법 중 하나이다. 그리고 사람들은 셀피를 찍으면서 미소를 짓곤 한다.
그런데 어쩔 때는 그 사람의 미소가 정말 행복해보이는 반면, 다른 때는 인위적인 느낌을 주거나 위화감을 느끼게 하는 미소도 있다. 어디서 이러한 차이가 오는 것일까? 아래 그림-1을 보면 어느 정도 답을 알 수 있다.
그림 1. 진짜 미소와 가짜 미소 비교. 진짜 미소는 “1a, 2a, 3b, 4b, 5a”이다.
여기 총 5명의 사람이 미소를 짓고 있는데, 왼쪽과 오른쪽이 약간 다르다. 당신은 어느 쪽이 진짜 미소이고, 어느 쪽이 가까 미소인지 금방 발견할 수 있겠는가? 정상적인 인지능력을 가진 사람이라면, 대부분 보자마자 왼쪽과 오른쪽 중 어느 쪽이 진짜 미소인지 발견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진짜 미소의 특징도 발견하였는가? 진짜 미소는 입 끝은 올라가고, 눈 끝은 내려간다. 즉 입 끝과 눈 끝을 연결하여 얼굴 전체가 둥그런 원을 형성해야 진짜 미소이다. 그런데, 가짜 미소는 입 끝만 올라가고 눈 끝은 평평하다. 이렇게 입 끝은 올라가고, 눈 끝은 내려가는 진짜 미소를 가리켜 뒤센 미소(Duchenne smile)이라고 부르고, 입 끝만 올라가고, 눈은 평평한 가짜 미소를 가리켜 비뒤센 미소(non-Duchenne)이라고 부른다(Duchenne, 1990).
여기까지만 봐도 흥미 있는데, 더 재미있는 이야기는 지금부터 시작된다. 바로 평소 진짜 미소를 짓는지 아니면 가까 미소를 짓는지가 당신의 미래를 예측하는 훌륭한 도구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이다. 2000년대 초반 이것에 관심을 가진 심리학자 Harker와 Keltner (2001)는 1958년 ~ 1960년 사이에 밀즈대학(Mills College)을 졸업한 여성 중 추적이 가능한 141명의 졸업사진에 나타난 미소(뒤센 vs. 비뒤센)와 그 후의 삶 사이의 상관관계에 대해 추적 조사를 실시했다(그림-2 참고).
그림 2. 카메라를 향해 미소 짓고 있는 여성들. 진짜 미소와 가짜 미소를 구분할 수 있겠는가?(눈 끝은 내려가고, 입 끝은 올라가고)
이 여성들의 당시 나이는 21 ~ 22세였고, 각각 27세, 43세, 52세였을 때 연구자들과 다시 연락이 되었다. 추적 연구 기간에 연구에 참여한 여성들은 자신의 성격, 사회적 관계의 질, 혼인이력(결혼, 이혼, 재혼, 별거, 독신, 사별 등), 그리고 주관적 안녕감, 긍정-부정 정서, 신체적/심리적 문제 등에 대한 다양한 설문에 응답하였다. 세 번의 추적조사 결과에서 뒤센 미소를 지은 사람이 더 행복했을까? 아니면 비뒤센 미소였을까? 그것도 아니면 서로 간에 차이가 없었을까?
결과는 명백했다. 세 번의 조사결과 모두 뒤센 미소를 지었던 여성들이 비뒤센 미소를 지었던 여성들보다 부정적 감정이 더 낮았고, 사회적 관계의 측면에서도 더 원만하고 우호적이었으며 안정적인 유대관계를 보였다. 특히 뒤센 미소를 지었던 여성들은 그렇지 않았던 여성들보다 주관적 안녕감이 더 높았고, 신체적/심리적 문제에 있어서는 더 낮은 수준을 보였다. 더하여 뒤센 미소의 여성들은 27세의 조사때 결혼한 상태일 가능성이 높았고, 졸업 후 30년 동안 안정적이고 만족스러운 결혼생활을 유지할 가능성도 높았다.
물론 뒤센 미소 하나가 그들의 행복을 결정했다고 결론지을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런데, 졸업식이라는 인생의 가장 행복하고 좋은 순간 중 하나에서 까지 억지로 웃음을 지었던 사람들이 평소에 얼마나 웃지 않았을까를 생각해본다면 조금 이해가 간다. 뒤센 미소를 지은 여성들은 졸업식때 특별히 더 행복했을 수도 있지만, 평소에서 진정한 미소를 자주 짓는 사람들이었고, 그렇지 않은 여성은 평소에도 진정한 미소에 인색했을 수 있다.
진정한 미소를 평소 지어왔고, 졸업식 이후에도 그럴 가능성이 높았던 뒤센 미소의 여성들은 갈등 해소와 해결, 지속적인 관계 유지에서 그렇지 않은 여성들보다 나았을 것을 예상할 수 있다. 뒤센 미소의 여성들이 가지고 있는 긍정 정서는 어려운 문제에 직면했을 때 상황을 넓게 보면서 차분하게 대처하는 능력을 향상시켰을 것이라는 것도 중요하다. 또한 이러한 부분들이 이들의 신체적 건강도 지켜주었을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모든 것이 합쳐져서 뒤센 미소의 여성들은 그렇지 않은 여성들보다 더 만족스러운 관계와 더 행복한 삶을 유지하는데 기여했을 것이다(그림-3).
그림 3. 뒤센 미소의 좋은 예.
*더 알고 싶다면,
Duchenne, G. B. (1990). The mechanism of human facial expression. Edited by R. Andrew Cuthbertson. New York, NY: Cambridge university press.
https://goo.gl/qR8Srm
Harker, L., & Keltner, D. (2001). Expressions of positive emotion in women’s college yearbook pictures and their relationship to personality and life outcomes across adulthood. 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80(1), 112-124.
http://cat.inist.fr/?aModele=afficheN&cpsidt=8860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