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속감의 범위와 도움행동
한 영국의 심리학자 팀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영국 1부 리그-프리미어 리그- 축구팀) 팬들을 대상으로 실험을 했다(Levine et al., 2005). 첫 번째 실험에서 맨유 팬들은 어떤 사람이 강둑을 따라 조깅을 하다가 접질러서 넘어진 후, 발목을 붙잡고 신음하는 것을 목격하였다. 그러나 넘어진 사람은 사실 연기자(실험 조력자)다. 이 시점에서 조건이 두 가지로 구분된다.
한 조건은 평범한 T셔츠를 입은 사람이 넘어지는 것이고, 다른 조건은 맨유 T셔츠 입은 사람이 넘어지는 것이다. 맨유 팬들은 평범한 T셔츠를 입은 사람이 넘어졌을 때는 33%만 도와주러 갔지만, 맨유 T셔츠를 입은 사람이(동료로 추정되는 사람이) 넘어졌을 때는 92%가 즉각적으로 달려가서 도와주었다.
다른 실험에서 연구자는 조건에 따라 맨유 팬들의 소속성의 범위를 다르게 지각하도록 점화하였다. 좁은 소속성 범위 점화 조건 팬들에게는 얼마나 오랫동안 응원했는지, 얼마나 자주 경기글 관전하는지, 팀이 이기거나 졌을 때 어떤 기분인지 등의 설문에 답변하게 하였다. 이는 소속성을 맨유 팬 집단내로 한정하는 사고의 틀 유도하기 위한 것이었다.
그리고 앞선 실험과 동일하게 진행하되 이번에는 맨유 팬들 앞에 그들의 라이벌인 리버풀 T셔츠를 입은 사람이 부상을 당하는 상황을 연출했다. 그러나 소속성을 집단내로 한정한 맨유 팬들은 오직 30%만 라이벌인 리버풀 T셔츠 입은 사람을 도와주었다.
넓은 소속성 범위 점화 조건 팬들에게는 소속성을 축구팬 공동체 전체로 인식할 수 있는 질문들인 축구를 왜 좋아하는지, 축구가 자신에게 어떤 의미인지, 다른 팀 팬들과 평소 어떻게 지내는지 등에 답변하게 하였다. 즉 보다 상위의 범주로 인식할 수 있는 틀을 제공(재범주화, recategorization)하면서 유사성의 범위를 확장한 것이다(Dovidio et al., 1997).
이렇게 소속감을 보다 넓은 범위로 확장한 맨유 팬들은 맨유 T셔츠를 입은 부상자는 80% 도와주었고, 리버풀 T셔츠 입은 사람이 넘어졌을 때도 70%나 도와주었다. 그러나 평범한 T셔츠를 입은 사람은 이전 실험의 33%보다 감소한 20%만 도와주었다. 이는 소속감의 범위를 어디까지로 설정하는지에 따라 지각된 동질감과 동질감의 일반화 대상이 달라짐을 시사한다.
*더 알고 싶다면,
Levine, M., Prosser, A., Evans, D., & Reicher, S. (2005). Identity and emergency intervention: How social group membership and inclusiveness of group boundaries shape helping behavior.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Bulletin, 31(4), 443-453.
Dovidio, J. F., Gaertner, S. L., Validzic, A., Matoka, K., Johnson, B., & Frazier, S. (1997). Extending the benefits of recategorization: Evaluations, self-disclosure, and helping. Journal of Experimental Social Psychology, 33(4), 401-4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