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15기 교사행복대학 선생님 67분, 새로운 감성을 위한 랜선여행 떠나
| 최종안 교수님, “돈을 바라보는 가치관이 중요하다”
| 송동훈 작가, “여행은 배움이자, 영감이자, 동기부여다”
가끔 현실에서 벗어나 훌쩍 여행을 떠나고 싶을 때가 있다. 여행자의 시선에서 세상을 바라보면 사소한 풍경도 새롭게 다가오기 때문이다. 2022년 5월 14일 토요일 오전 9시, 서울대학교 행복연구센터와 사범대학교육연수원이 공동으로 주관하는 제15기 교사행복대학의 4차 교육이 진행됐다. 이번 교육에서는 강원대학교 심리학과 최종안 교수님의 굿라이프 심리학 강의와 더불어, 송동훈 작가님의 랜선여행 강연과 랜선여행 팀빌딩 프로젝트가 열렸다. 총 6회로 구성된 교사행복대학 교육과정 중 랜선여행 강연이 처음이었던 만큼, 선생님들의 표정에서는 여행을 앞둔 생생한 두근거림이 엿보였다.
“행복한 사람과 부유한 사람, 어떻게 다른 것일까요?” 본격적인 굿라이프 심리학 강의가 시작되기 전, 최종안 교수님께서는 질문을 던지셨다. ‘행복의 조건: 돈과 행복’이라는 이번 강의의 핵심을 찌르는 문구였다. 최 교수님께서는 “학생들에게 이를 질문했을 때, 행복한 사람과 부유한 사람의 차이를 모르겠다는 대답이 돌아온 적 있습니다. 돈과 행복의 연결 관계가 매우 깊어 보인다는 것이죠. 하지만 사람들의 내면적 바람 때문인지, 심리학에서는 줄곧 연봉과 행복이 무관하다는 연구가 인기를 끌었습니다.”
최 교수님께서는 그 예시로 경제학자 리처드 이스털린(Richard Easterlin)의 1974년 연구 결과를 설명하셨다. “미국의 GDP는 꾸준히 우상향하고 있습니다. 갈수록 부유해지는 것이죠. 사치재라고 불릴 수 있는 요트를 소유한 사람의 수가 매년 증가한다는 점도 그를 방증합니다. 그러나 주관적 행복을 말하는 사람의 비중은 고정되어있었습니다. 경제적으로 풍요로워진다고 해도 그 국가의 행복은 별 관련이 없다는 결과였죠.” 최종안 교수님에 따르면, 실제로 리처드 이스털린(Richard Easterlin)의 연구가 행복 관련 도서에서 자주 언급되어왔다.
“그러나 다른 연구들을 종합해보면, 돈과 행복은 유의미한 관계를 지닙니다.” 최종안 교수님께서는 돈과 행복이 우상향하는 국가별 지표를 보여주시며, 지표의 방향성과 기울기로부터 소득이 높을수록 행복이 증가한다는 점을 짚어주셨다. 행복에 대한 소득의 개인별, 국가별, 시간별 영향력도 마찬가지였다. 결국 행복의 정도를 결정할 때, 소득이 한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이다.
교수님께서는 소득은 그저 행복의 정도를 결정 짓는 한 요인일 뿐이라는 점을 강조하셨다. “돈을 바라보는 가치관이 중요합니다. 돈이 행복에 미치는 영향은 모든 사람에게 동일하지 않으며, 각자가 느끼는 돈의 중요성에 따라 행복의 정도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즉, 돈에 대해서 지나치게 중시하는 것이 행복에는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 것입니다. 소득이 일정 정도에 도달한다면 행복 수준에 영향을 미치는 돈의 영향력은 줄어듭니다.” 돈의 중요성을 부정하지도, 과하게 긍정하지도 않는 최종안 교수님의 현실적인 설명은 선생님들이 가감 없이 행복할 방법을 인식할 수 있도록 이끌었다.
최종안 교수님의 강의가 끝난 이후, 강의 내용에 대한 선생님들의 질문이 이어졌다. 한 선생님께서는 “저희가 가르치는 청소년의 경우 용돈이 행복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있을까요?”라며 돈과 행복의 관계를 학생에게 적용하는 모습을 보였다. “청소년의 경우, 용돈과 행복의 관계성이 잘 나타나지 않습니다. 청소년의 용돈은 그들의 경제적 풍요를 대변하지 못하는 지표기 때문입니다. 성인의 경우 연 소득이 총자산과 연관이 높지만, 청소년은 대개 경제권이 부모에게 있는 것이 그 이유입니다.” 최종안 교수님께서는 청소년의 입장에서 돈과 행복의 관계를 생각하기 위해, 용돈 이외의 가정환경에 집중해야 한다고 설명해주셨다.
돈과 행복의 관계를 말할 때의 ‘돈’이 구체적으로 어떤 소득을 의미하는 것인지를 묻는 질문도 제기됐다. 강의를 더 구체적으로 이해하고 싶은 목적에서였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가처분소득이 행복과 관련이 높습니다. 부동산은 소유하게 된 직후의 행복에만 영향을 미칩니다. 집을 소유하는 것이 매슬로우의 욕구 이론 중 안전의 욕구를 보장하는 것은 사실이나, 실제로는 사회 비교의 대상으로만 사용될 뿐입니다.” 교수님께서는 ‘돈’의 개념을 구체적으로 구분하시며, 강연 내용을 효과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도모했다.
이어서 조선일보 기자로 재직하시다가 책을 통해 세계 문명을 소개하시고 계신 문명 탐험가, 송동훈 작가님의 랜선여행 강연이 진행되었다. ‘Grand Tour: 배움, 상상, 영혼이 있는 여행’이라는 제목의 이번 강연은 삶의 계기로서의 여행을 중점으로 다뤘다.
“마르셀 프루스트(Marcel Proust)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진정 무엇인가를 발견하는 여행은 새로운 풍경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눈을 가지는 데 있다’는 것입니다. 여행은 그저 즐거운 것으로 경시될 때가 있지만, 분명 새로운 안목과 관점을 가지도록 이끕니다.” 송동훈 작가님은 새로운 관점을 위한 여행의 중요성을 강조하시며, 17-19세기 동안 유럽 귀족사회에서 유행한 교육방법인 그랜드 투어(Grand Tour)를 설명하셨다.
“애덤 스미스(Adam Smith), 존 로크(John Locke), 토마스 홉스(Thomas Hobbes) 모두 여행을 통해 삶을 바라보고, 배울 수 있었습니다. 현장에서 직접 보고 배울 수 있도록 한 체험학습을 진행한 것이죠. 한국 사회에서는 학교가 여행사나 가이드가 아니라는 비판이 존재하지만, 이는 여행의 가치를 절하한 태도입니다.” 송 작가님은 “여행은 배움, 영감, 동기부여입니다. 그것이 바로 선생님들께서 가장 잘 활용할 수 있는 교육 방안이죠”라며 강연을 마무리하셨다. 선생님들의 표정에서는 사회에 숨통을 트이기 위해 학생들에게 어떤 기회를 제공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과 다짐이 섞여보였다.
총 6회차로 구성된 제15기 교사행복대학은 어느덧 두 차례만을 남겨놓고 있다. “굿라이프란 무엇인가? 어떻게 굿라이프를 살 것인가? 우리는 왜 굿라이프를 원할까?”라는 질문을 위해 시작된 교사행복대학 속에서 선생님들은 비슷한 고민을 가진 동료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직접 행복에 대해 알아보면서 학생과 자신의 행복을 고취할 방안을 공부하고 있다. 4차 교육의 굿라이프 심리학 강의 속 돈과 행복의 관계, 랜선여행 강연을 통해 선생님들이 학생과 자신의 행복에 한 걸음 더 가까워질 수 있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