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에 대한 세 가지 인식: 돈벌이, 경력, 소명
[요약]
일에 대해 소명의식을 가진 사람은 일을 경력이나 돈벌이로 인식한 사람보다 소득이 많고, 사회경제적 지위가 높으며 직장에서의 직위가 높지만, 일에 대한 스트레스 자체를 받지 않는 것은 아니다. 일을 돈벌이로 인식한 사람들도 소명의식을 가진 사람들만큼 신체적/정신적으로 건강할 수 있다. 일을 돈벌이로 본다고 하여 근속연수가 짧은 것이 아니며, 돈벌이로 보는 사람들 중에도 소명의식을 가진 사람만큼 오래 일하는 사람이 존재한다.
아래 A, B, C 세 사람의 스토리가 있다. 스토리를 읽고, 자신과 얼마나 유사한지 0점부터 3점 사이로 평가해보자. 0점은 전혀 내가 아니다, 1점은 나와 다르다, 2점 나와 비슷하다, 3점 나와 매우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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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주로 그의 직장 밖에서의 삶을 지원하기 위해 충분한 돈을 벌기 위해 일한다. 만약 그가 재정적으로 안전하다면, 그는 더 이상 자신의 일을 계속하지 않고 대신에 차라리 무언가 다른 것을 할 것이다. A씨의 직업은 기본적으로 숨쉬기나 잠자기와 같은 삶의 필수품이다. 그는 종종 직장에서 시간이 더 빨리 가길 바라며, 주말과 휴가를 매우 기대한다. 만약 A씨가 자신의 삶을 다시 살게 된다면, 그는 아마 지금과 같은 일을 하지 않을 것이다. 그는 친구들과 자녀들이 자신의 일을 시작하도록 격려하지 않을 것이며, 그는 은퇴하기를 아주 열망한다.
Q. A씨는 당신과 얼마나 비슷한가요?
0-전혀 내가 아니다 ( ), 1-나와 다르다 ( ), 2-나와 비슷하다 ( ), 3점-나와 매우 비슷하다 ( )
B씨는 기본적으로 자신의 일을 좋아하지만, 지금으로부터 5년 후 현재 직장에 있을 것으로 예상하진 않는다. 대신에, 그는 더 나은, 더 높은 수준의 직업으로 이직할 계획이다. 그는 그가 결국 갖고 싶어하는 지위와 관련된 미래에 대한 몇 가지 목표를 가지고 있다. 때로는 그의 일이 시간낭비처럼 보일 수 있으나, 계속 나아가기 위해서 그는 자신의 현위치에서 충분히 잘 해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B씨는 승진을 기다릴 수 없다. 그에게 승진이란, 잘한 일에 대한 인정이며, 동료들과의 경쟁에서 성공의 표시이다.
Q. B씨는 당신과 얼마나 비슷한가요?
0-전혀 내가 아니다 ( ), 1-나와 다르다 ( ), 2-나와 비슷하다 ( ), 3점-나와 매우 비슷하다 ( )
C씨의 일은 그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로, 그는 이 일에 매우 만족하고 있다. 그에게 일이란 ‘자신이 누구인지’에 대한 중요한 부분이기에, 그가 자신에 대해 사람들에게 말하는 첫 번째 중 하나이다. 그는 일을 집에서도 하고, 심지어 휴가에도 하는 경향이 있다. 그의 친구들의 대다수는 직장에서 왔으며, 그는 일과 관련된 여러 가지 단체와 클럽에 소속되어있다. 그는 자신의 일을 좋아하고, 그 일이 더 나은 세상을 만든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일에 대해 좋게 생각한다. 그는 친구들과 아이들이 자신의 일을 시작할 수 있도록 격려할 것이며, 이 일을 그만두게 된다면 매우 화가 날 것이고, 은퇴를 기다리지 않고 있다.
Q. C씨는 당신과 얼마나 비슷한가요?
0-전혀 내가 아니다 ( ), 1-나와 다르다 ( ), 2-나와 비슷하다 ( ), 3점-나와 매우 비슷하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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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해보았는가? 만약 당신이 A씨의 스토리에 가장 높은 점수를 부여했다면, 당신은 당신의 일(work)을 먹고 살기 위한 수단, 즉 돈벌이(job)로 인식할 가능성이 높다. 혹 B씨의 스토리에 가장 높은 점수를 부여했다면, 당신은 당신의 일을 더 높은 사회-경제적 지위로 가기 위한 과정, 즉 경력(career)으로 인식할 가능성이 높다. 끝으로 C씨의 스토리에 가장 높은 점수를 부여했다면, 당신은 일을 그 자체에서 의미와 보람과 행복을 느끼는 사람, 즉 일을 소명(calling)으로 인식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자신의 일을 돈벌이로 보는 사람과 경력으로 보는 사람과 소명으로 보는 사람은 무엇이 다를까? 브제스니에프스키(Wrzesniewski) 등이 1997년 수행한 연구에 따르면, 이 세 가지 유형 사이에는 먼저 마음가짐에서 차이가 난다.
1) 자신의 일을 돈벌이로 보는 사람은 자신의 일에서 의미와 보람을 찾지 못하지만, 소명으로 보는 사람은 자신의 일에서 의미와 보람을 발견한다.
2) 자신의 일을 돈벌이로 보는 사람은 은퇴할 날을 학수고대하지만, 소명의식을 가진 사람은 은퇴할 날이 다가오지 않길 바란다.
3) 자신의 일을 돈벌이로 보는 사람은 하루하루가 무슨 요일인지에 대해 명확히 인식하면서 금요일만 되면 (평소에는 찾지도 않던) 신을 찬양하지만, 소명의식을 가진 사람은 요일에 대한 의식이 낮다.
4) 일을 돈벌이로 인식한 사람들은 금전적 이득에 집착하지만, 소명의식을 가진 사람들은 어느 정도 먹고 사는데 지장이 없다면, 금전적 이득이 집착하지 않는다.
5) 일을 돈벌이로 인식한 사람들은 집이나 휴가지에서 일을 생각하거나, 일과 관련된 행동을 전혀 하지 않지만, 소명의식을 가진 사람들은 필요하다면 집이나 휴가지에서도 일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6) 일을 돈벌이로 인식한 사람들은 일을 부담이자 짐으로 여기지만, 소명을 의식을 가진 사람들은 일을 호흡과 같이 여긴다.
7) 일을 돈벌이로 인식한 사람들은 자신의 일을 젊은 사람이나 자녀에게 추천할 마음이 전혀 없지만, 소명의식을 가진 사람들은 젊은 사람들이나 자녀에게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을 추천하고 싶어 한다.
8) 일을 돈벌이로 인식한 사람들은 자신의 일이 공동체에 어떤 영향력을 가지는지에 대해 관심이 없지만, 소명의식을 가진 사람들은 자신의 일이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데 기여하고 있다고 믿는다.
9) 일을 돈벌이로 인식한 사람은 자신의 일을 자신이 통제할 수 없다고 느끼지만, 소명의식을 가진 사람들은 자신의 일을 자신이 통제하고 있다고 느낀다.
지금까지 확인했듯이 일단 돈벌이라는 인식과 소명의식 사이에는 마음가짐에서 분명한 차이가 존재한다. 그렇다면, 경력으로 인식하는 사람은 어떤 마음가짐을 가질까?
10) 자신의 일을 경력으로 보는 사람은 5년 안에 더 높은 연봉이나 직위의 직업으로 옮기고 싶어한다.
11) 자신의 일을 경력으로 보는 사람은 현재의 일을 징검다리와 같이 여긴다.
12) 자신의 일을 경력으로 보는 사람은 현재의 일을 계속할 마음이 적다.
돈벌이, 경력, 소명이라는 직업에 대한 세 가지 인식이 마음가짐을 다르게 함을 알았다. 그렇다면, 이러한 마음가짐은 또 무엇과 관련이 있을까? 브제스니에프스키(Wrzesniewski) 등(1997)은 일에 대한 세 가지 인식의 차이가 다양한 인구통계학적 변수뿐 아니라, 웰빙과 관련된 변수들과 일정한 관련성을 가짐을 확인하였다.
먼저 일을 경력으로 인식하고 있는 사람은 평균연령이 37.1세였던 반면, 일을 소명으로 인식한 사람은 44.9세, 돈벌이로 인식한 사람은 43세였다. 이는 나이가 어릴수록 일을 경력으로 인식할 가능성이 높음을 보여준다. 또한 40대가 되면 경력을 쌓는 것이 중단되고, 돈벌이 아니면 소명으로 인식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또한 일을 소명으로 인식한 사람은 경력이나, 돈벌이로 인식한 사람보다 학업을 수행하기 기간이 길었다. 소명의식을 가진 사람은 16.6년 학업을 했으나, 경력으로 인식한 사람은 15.1년, 돈벌이로 인식한 사람은 14.8년 학업을 수행했다. 이는 소명의식이 강할수록 자기개발과 배움에 대한 열망도 강해질 가능성이 있음을 보여준다. 소명의식이 강할수록 사회적 지위와 직장에서의 직위가 높고, 소득도 많아지는 현상도 관찰되었는데, 소명의식을 가진 사람들의 꾸준한 자기개발이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 그러나 이 연구 하나만으로는 결론을 내릴 수 없기에 다른 연구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소명의식이 있는 사람은 평균 8.1년을 근속했지만, 일을 경력으로 보는 사람은 4.8년, 일을 돈벌이로 보는 사람은 6.7년을 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소명의식이 있는 사람들의 근속연수와 돈벌이로 보는 사람의 근속연수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이는 근속연수라는 지표만으로 소명의식 있는 사람과 돈벌이로 인식하고 있는 사람을 구별하기 힘들다는 것을 시사한다. 근속연수가 오래된 사람들 중에는 그 일이 소명이라고 오래하는 사람도 있지만, 먹고 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계속 지속하는 사람도 있음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웰빙의 측면에서도 집단에 차이를 관찰할 수 있었다. 소명의식이 강한 집단은 돈벌이나 경력으로 인식한 집단보다 삶의 만족도가 강했고, 직업 만족도도 강했다. 특별히 일을 경력으로 인식한 사람들과 돈벌이로 인식한 사람들은 휴가를 제외한 연간 결근일(돈벌이 3.2일, 경력 4.3일)이 많았지만, 소명의식을 가진 사람들은 휴가를 제외하고 연간 2일만 결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을 경력으로 본 사람들은 다른 회사에 면접을 보러 다니기 때문에 결근이 많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일을 돈벌이로 보는 사람들과 경력으로 보는 사람들 간의 결근일수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는 것을 고려할 때 면접 보러 다니는 것만으로는 설명이 부족해 보인다. 향후에 추가적인 조사가 가능하다면, 일을 돈벌이로 보는 사람과 경력으로 보는 사람이 감기몸살 등의 사유로 빠지는 경우와 소명의식을 가진 사람이 감기몸살 등의 사유로 빠지는 경우 등을 살펴보는 것이 좋겠다.
일을 돈벌이로 보거나, 경력으로 보거나, 소명의식을 가지는지가 건강에 대한 주관적 평가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즉 건강에 대한 주관적 평가는 세 가지 유형의 인식 사이에 차이가 없었다. 또한 신체적 증상이 나타나는 측면(객관적 건강)에서도 세 가지 유형의 인식 사이에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즉 돈벌이로 보는 사람과 경력으로 보는 사람도 소명의식을 가진 사람만큼 건강했다. 이는 일을 돈벌이로 본다고 하여 경력으로 보는 사람과 소명의식을 가진 사람보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거나 덜 받는 것이 아님을 시사한다. 또한 소명의식을 가진 사람이라고 해서 업무나 관계 등에서 유발된 스트레스가 전혀 없는 것이 아님을 보여준다.
더 알고 싶다면,
Wrzesniewski, A., McCauley, C., Rozin, P., & Schwartz, B. (1997). Jobs, careers, and callings: People’s relations to their work. Journal of Research in Personality, 31(1), 21-33.
https://doi.org/10.1006/jrpe.1997.2162
부록: 밥벌이, 경력, 소명 의식조사
다음 진술문을 읽고, 동의하면 네, 동의하지 않으면 아니오에 ‘✔’ 하세요.
진술문 ( 네 / 아니오에 체크 )
1. 나는 내 일에서 보람을 느낀다.
2. 나는 현재 일을 그만두고 싶다.
3. 나는 내 일이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데 기여한다고 믿는다.
4. 나는 주말을 고대한다.
5. 나는 휴가 때도 일을 한다.
6. 나는 5년 내에 더 나은 직업을 가지길 기대한다.
7. 나는 다시 태어나도 지금 일을 할 것이다.
8. 나는 내 업무를 통제하고 있다고 느낀다.
9. 나는 내 일에 대해 이야기하길 즐긴다.
10. 현재 직업은 다른 직업으로 가기 위한 과정이다.
11. 나는 가족이나 내 삶을 돌보기 위해서가 아니라, 재정적인 이유 때문에 일한다.
12. 나는 현재 하고 있는 일을 5년 이상 지속하고 싶다.
13. 경제적으로 큰 문제가 없다면, 현재 하고 있는 일을 무보수로 할 의향이 있다.
14. 나는 근무시간 외에는 일에 대해 거의 생각하지 않는다.
15. 일은 내 삶의 필수요소이자, 호흡과 같다.
16. 나는 집에 절대로 일을 가져오지 않는다.
17. 일은 내 삶에서 가장 중요하다.
18. 나는 내가 하고 있는 일을 젊은이들에게 권하고 싶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