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연한 일상의 특별함
: 소소한 일상을 특별하게 받아들이는 지혜
그림 1. 매일 당연하게 반복하고 있는 일상이 과연 당연할까? 당신이 당연하다고 여기며 반복하는 일상을 더 이상 반복할 수 없게 된 사람들에게 일상은 어떤 의미일까?
살다보면 ‘작은 일에 감사할 줄 알아야 한다’, ‘작은 일에 행복을 느낄 줄 알아야 행복하다’는 말을 들을 때가 있다. 그러나 도대체 어떻게 해야 작은 일에 감사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해야 작은 일에도, 일상의 소소한 반복에도 감사할 수 있을까?
Bhattacharjee와 Mogilner(2013)의 연구는 이 질문에 대한 한 가지 답을 보여준다. 연구자들의 질문은 20~30대와 같이 살아온 시간보다 살아갈 시간이 많이 남았기에 미래에 초점이 맞춰진 사람들과 60~70대와 같이 살아온 시간보다 살아갈 시간이 짧기에 현재에 초점이 맞춰진 사람들이 특별한 일과 일상적인 일에서 지각하는 행복과 삶의 의미가 다른지에 대한 것이었다.
이를 알아보기 위해 18~79세 사이의 221명의 참가자들을 모아 평균연령이 37세를 기준으로 1표준편차 아래인 사람은 젊은 사람(younger)으로 1표준편차 높은 사람은 나이 많은 사람(older)으로 구분한 후, 소소한 일상과 특별한 일에서 지각하는 행복을 측정하였다. 소소한 일에는 ‘가족 혹은 친구와 함께 보내는 시간, 산책하기, 맛있는 것 먹기, 여가시간에 쉬기’ 등이 있었고, 특별한 일에는 인생의 마일스톤이 될 수 있을 만한 사건들인 결혼, 졸업, 취업, 여행과 새로운 문화 체험 등이 있었다.
행복은 이 일은 당신을 얼마나 행복하게 하나요?(How happy does this experience make you?)라는 질문에 9점 척도(1: 전혀 그렇지 않다, 9: 매우 그렇다)로 응답하면서 이루어졌다.
그림 2. Bhattacharjee와 Mogilner(2013)의 연구 결과를 보여준다.
그림-2는 이 연구의 결과를 보여준다. 평균연령보다 낮은 젊은 사람들은 일상적인 일보다 특별한 일에서 더 행복한 반면, 나이가 평균보다 많은 사람들은 일상적인 일과 특별한 일에서 지각하는 행복사이에 차이가 없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차이는 젊은 사람과 나이 든 사람의 시간적 거리감 차이로 해석할 수 있는데, 인생의 끝이 아직 많이 남아 있다고 생각하는 젊은 사람은 특별한 일에서 행복을 찾는 반면, 인생의 끝이 별로 남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나이 든 사람은 소소한 일에서도 행복을 찾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그러나 문제는 특별한 이벤트는 말 그대로 특별하기에 인생에서 발생하는 빈도가 낮다. 그래서 특별한 일에서만 행복을 찾고 특별한 일만이 내 삶의 의미를 준다고 생각한다면, 행복을 느끼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결국 Bhattacharjee와 Mogilner(2013)의 나이 든 사람들과 같이 소소한 일상에서도 행복을 찾을 수 있는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더 행복할 것임을 예측할 수 있다.
그럼 어떻게 해야 나이에 관계없이 소소한 일상에서도 행복을 느낄 수 있을까? 이것에 답도 Bhattacharjee와 Mogilner(2013)의 연구와 그림-1에 이미 나타나있다.
그림-2를 다른 관점에서 보면, 젊은 사람들은 특별한 일과 소소한 일을 비교적 명확하게 구분하지만, 나이 든 사람들에게는 특별한 일이나 소소한 일상의 구분이 명확하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불치병에 걸려 특정시점까지만 살 수 있다는 선고를 받은 사람을 상상해보자. 우리가 너무 당연하게 생각했던 일상이 이 사람에게 얼마나 특별할 것인지 어렵지 않게 추측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일상이 결코 당연하지 않다는 발상의 전환을 통해 소소한 일상에서도 행복을 찾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 숨 쉬는 것, 걸을 수 있다는 것, 내가 늘 봐왔던 풍경을 오늘 또 볼 수 있다는 것, 어제 본 친구를 오늘 또 볼 수 있다는 것이 결코 당연한 것이 아니라는 깨달음은 작은 것의 고마움과 일상의 소중함, 그리고 그 일상을 살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알게 해줄 것이다. 당연한 일상이 당연하지 않다는 지혜를 발휘하는 그 순간 나는 행복한 사람이 된다.
당신이 당연하게 생각하는 오늘은 누군가가 간절히 기다리던 내일이다.
*더 알고 싶다면,
Bhattacharjee, A., & Mogilner, C. (2013). Happiness from ordinary and extraordinary experiences. Journal of Consumer Research, 41(1), 1-17.
https://doi.org/10.1086/6747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