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삶과 의미 있는 삶
행복해지는 것, 그리고 삶의 의미를 찾는 것은 많은 사람들의 인생의 목표라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건강하고, 사랑받고, 직장에서 성공하고, 자녀를 양육하고, 종교나 국가에 봉사하는 것은 모두 그 두 가지 목표 중 하나를 위해서, 혹은 두 목표 모두를 위해서 하는 개인의 노력이라 할 수 있다. 본 연구에서는 행복해지는 것과 삶의 의미를 찾는 것 사이의 관계를 다루고 있다. 물론, 당연하게도 이 둘은 상당히 겹치는 부분이 있다. 하지만, 본 연구의 초점은 공통점이 아닌, ‘차이점’에 있다. 본 연구에서는 어떤 요소들이 행복한 삶과 의미 있는 삶을 다르게 예측하는지에 대해 알아보고, 그에 맞는 이론을 개발하고자 했다.
‘행복’과 ‘의미’는 바람직한 삶의 중요한 특징이며, 실제로 상호 연관되어 있다. 하지만 행복과 의미는 서로 다른 뿌리와 함의를 가지고 있다. 행복은 주로 불쾌한 사건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것을 포함하여, 자신의 필요와 욕망을 만족시키는 데 뿌리를 두고 있다. 한편, 의미는 행복보다 상당히 더 복잡한 것이다. 왜냐하면, 의미는 추상적인 가치와 다른 문화적으로 매개된 생각에 따라 시간이 지남에 따라 상황을 해석적으로 구성해야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본 연구에서는 행복과 의미에 대한 정의를 각각 살펴보았다. 행복은 일반적으로 주관적인 행복감으로 정의되는데, 이는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감정적 분위기를 포함하는 경험적인 상태라 할 수 있다. 이는 좁게 또는 넓게 정의될 수 있다. 누군가는 잃어버린 신발을 찾아 행복할 수도 있고, 전쟁이 끝나 행복할 수도 있고, 혹은 좋은 삶을 산다는 것에 행복할 수도 있다. 이러한 행복을 연구자들은 적어도 두 가지의 다른 방법을 가지고 개념화하고 측정했다. 하나는 불쾌한 감정상태보다 기분 좋은 상태를 나타내는 감정의 균형인데, 이는 본질적으로 각각의 순간에서 느끼는 감정을 종합한 것이다. 다른 하나는 삶의 만족도로, 한 사람의 삶 전체에 대한 통합적인 평가로, 순간적인 감정을 넘어서는 것이다. 이처럼 행복은 여러 가지 방법으로 이해될 수 있다. 한편, 의미란, 아마도 한 사람의 삶이 목적과 가치를 가지고 있는지에 대한 인지적 및 감정적인 평가일 것이다. 사람들이 비록 모든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해서는 정확히 표현할 수 없다고 할지라도, 어떤 식으로든 꾸준히 보람을 느낀다면 그것은 삶의 의미가 있다고 볼 수 있다.
본 연구에서는 연구 참가자들에게 행복과 의미에 대한 구체적인 정의를 강요하기 보다는, 그들이 선택한 방법으로 행복한 삶과 의미 있는 삶을 정의하도록 했다. 물론 행복과 의미는 상당히 중복될 것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두 가지에는 차이가 존재할 것이라고 가정했다. 예를 들어, 꼭 행복하지는 않지만 매우 의미 있는 삶을 사는 것이 가능한 것처럼 말이다. 본 연구에서는 행복과 의미의 차이를 알아보기 위해 397명의 성인들을 대상으로 우선 설문조사를 실시(1시기)했으며, 일주일 뒤에 첫 번째 후속 설문을 실시(2시기)하고, 3주 후에 마지막 후속설문(3시기)을 실시했다.
우선, 행복과 의미는 실질적으로 정적인 상관이 있었다. 즉, 행복해지는 것과 자신의 삶을 의미 있는 것으로 보는 것은 유사한 태도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의미와 행복은 상당히 다른 뿌리를 가지고 있었다. 본 연구는 그 뿌리를 찾는 것이었다. 구체적으로 본 연구에서 보고자 했던 결과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행복은 의미와 다르게, 기본적인 욕구 충족과 유의한 상관이 있었다. 우선, 자신의 삶이 쉽다고 생각하는 것은 행복과 정적인 관계에 있었으며, 반대로 자신의 삶이 어렵다고 생각하는 것은 행복과 부적인 관계가 있었다. 삶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와 의미는 아무런 상관이 없었다. 건강 또한 매우 기본적이고 보편적인 욕구라 할 수 있다. 건강도 행복과 정적인 상관이 있었지만, 이 또한 의미와는 무관했다. 즉, 건강한 사람들과 아픈 사람들은 똑같이 의미 있는 삶을 살수는 있으나, 건강한 사람들이 아픈 사람들보다 더 행복하다는 것을 나타낸다. 좋은 감정과 나쁜 감정 또한 욕구 충족의 한 부분이라 할 수 있다. 사람들은 기분이 좋을수록 더 행복해졌다. 반면, 기분이 나쁠수록 덜 행보했다. 하지만 감정과 의미와는 상관이 없었다. 필요한 것을 살 수 있을만한 돈을 가지고 있는지, 원하는 것을 살 수 있을만한 돈을 가지고 있는지의 여부도 행복과는 정적인 상관이 있었으나, 의미와는 상관이 없었다. 돈이 부족한 것은 행복과 부적인 상관이 있었으며, 이 또한 의미와는 상관이 없었다. 이 결과들을 종합하면, 자신의 필요를 충족시키고, 자신이 원하는 것과 필요로 하는 것을 얻을 수 있으며, 긍정적인 기분을 느끼는 것이 행복의 중심이라는 결론이 나온다. 이는 일반적인 견해와 일치한다. 한편, 필요를 충족시키는 것은 상대적으로 의미 있는 삶과는 거의 관련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사람들은 그들이 원하는 것을 얻을 때 행복하나, 의미는 다른 곳에서 찾을 수 있다.
둘째, 현재에 대해 생각하는 일은 행복과는 정적인 상관이 있었으나, 의미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었다. 미래와 과거에 대해 생각하는 일은 의미와는 정적인 상관이 있으나, 행복과는 부적인 상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결과들을 종합하면, 행복은 대체로 현재지향적인 반면, 의미는 과거, 현재, 미래를 통합하여 모든 것을 포함한다고 할 수 있다. 즉, 사람들이 과거와 미래에 대해 더 많이 생각할수록, 그들의 삶은 더 의미 있으나, 그들은 덜 행복해진다.
셋째, 다른 사람과 연결되어있다고 느끼는 것은 행복과 의미 모두에 관련이 있었으며, 타인에 대해 생각하는 것 또한 행복과 의미 모두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좋아하는 사람들과 보내는 시간의 비중은 의미에서만 정적 상관이 있었으며, 성취보다 관계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 또한 의미에서만 정적 상관이 나타났다. 추가적으로 재미있는 발견점을 살펴보면, 행복은 받는 사람(taker)일 때 더 높아지지만, 반면, 의미는 주는 사람(giver)일 때 더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받는 사람은 더 높은 행복을 느끼지만, 주는 사람은 더 높은 의미를 느낀다는 것이다. 이 결과들을 종합해보면, 의미는 다른 사람들을 위해 무언가를 하는 것과 관련이 있으나, 행복은 자신을 위해 무언가를 하는 타인들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넷째, 걱정, 스트레스, 불안은 의미와 정적 상관이 있었지만, 행복과는 부적인 상관이 있었다. 즉, 더 높은 수준의 걱정, 스트레스, 불안을 느낄수록 더 높은 의미를 느끼지만, 더 낮은 행복을 느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왜냐하면 불안은 미래를 생각했을 때에 나타나는 것이기 때문에, 의미 있는 삶과 정적 상관이 있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행복은 지금 당장의 감정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기 때문에, 불안을 느끼면 지금 당장의 감정은 나빠지므로 불안과 행복은 서로 부적 상관이 있을 것이다.
다섯 째, 자아정체성과 자기표현은 의미와는 정적 상관이 있었지만, 행복과는 무관했다. 사실, 자아는 매일, 매해에 걸쳐 긴 시간에 걸쳐 통합되는 것이기 때문에, 행복보다는 의미에 더 가깝다. 자신을 표현하는 일, 자신을 현명하고 창의적이고 불안하게 보는 일 등의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는 일은 모두 의미 있는 삶과 관련이 있지만, 행복과는 무관하거나 부정적인 관계를 가지고 있다.
이렇게 본 연구결과를 통해, 행복해지는 것과 삶의 의미를 찾는 것은 매우 연결되어 있지만, 그 본질이 다르다는 사실이 입증되었다. 행복은 자연적이며, 욕구를 충족하기를 원하는 것으로 구성되어있다. 한편, 의미는 자신을 표현하고, 과거와 미래를 통합적으로 생각하는 것과 같은, 보다 뚜렷한 인간의 활동으로 보인다. 행복을 깊게 살펴보면, 인간이 다른 동물들과 꽤 닮아있음을 볼 수 있다. 반대로, 의미를 깊게 살펴보면, 인간이 다른 동물들과 매우 다르다는 사실을 알 수 있고, 인간만의 특징을 나타내준다. 이처럼, 의미에 대한 탐구는 우리를 다른 동물들과는 현저히 다른, 인간으로 만드는 것의 핵심이라 할 수 있다.
더 알고 싶다면,
Baumeister, R. F., Vohs, K. D., Aaker, J. L., & Garbinsky, E. N. (2013). Some key differences between a happy life and a meaningful life. The Journal of Positive Psychology, 8(6), 505-5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