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2년 10월 15일(토) 행복연구센터 제16기 교사행복대학 2차 교육 열려
| 최인철 교수님, “굿라이프를 위해 해결해야 하는 6가지 실존적 과제”
| 최종안 교수님, “가장 먼저 자기(self)를 이해해야”
2022년 10월 15일 토요일 9시 30분, 서울대학교 행복연구센터와 사범대학교육연수원이 공동으로 주관하는 제16기 교사행복대학의 두 번째 교육이 열렸다. 최근 급격히 쌀쌀해진 날씨에 몸이 움츠러들었지만, 이번 주말은 유독 따뜻한 가을 햇살이 멀리서 오신 선생님들을 맞아주었다. 이번 교육은 총 6회 차의 행복대학 프로그램 중 두 번째 시간으로, 서울대학교 심리학과 최인철 교수님의 굿라이프 심리학 강의, 이병률 시인의 명사초청 특강, 강원대학교 심리학과 최종안 교수님의 사회 심리학 강의, 그리고 실천 팀프로젝트 시간으로 진행됐다.
2차 교육의 첫 시간은 최인철 교수님의 질문으로 시작됐다. “지금 이 아침 시간에 공부를 잘하는 학생은 혹은 그렇지 않은 학생은 뭘 하고 있을까요?” 생각지 못한 질문에 선생님들은 웃음을 터뜨리면서도 고개를 갸웃하였는데, 이어서 교수님이 “그럼 행복한 사람은 지금 뭘 하고 있을까요?”라는 질문을 했을 때는 ‘아!’ 하는 작은 감탄사가 터져 나왔다. ‘행복의 조건’이라는 부제를 가진 굿라이프 심리학 첫 번째 강의가 과연 어떤 내용을 담고 있을지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순간이었다.
교수님은 행복을 측정할 수 있는 지표를 개발하고자 했던 학자들의 연구를 차근차근 소개하였다. 그중에서도 ‘주관적 안녕감(Subjective well-being, SWB)’ 개념과 ‘심리적 안녕감(Psychological well-being, PWB)’ 개념을 중심으로 행복을 무엇이라고 할 수 있는지 이해하는 시간을 가졌다. 사전적 정의에 따르면, 웰빙은 ‘몸과 마음의 편안함과 행복을 추구하는 태도나 행동’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주관적 안녕감’의 개념은 행복이 자기가 자기 삶에 만족하는 것과 깊은 관련이 있다는 점에 주목하여 행복의 주관적 평가에 대한 논의를 발전시켰다. ‘심리적 안녕감’ 개념은 이보다 확장된 개념으로, 행복한 삶을 위해 해결해야 하는 6가지 실존적 과제를 다음과 같이 제시한다: 삶의 목적(삶의 목적을 찾아야 함), 자기 수용(자신의 단점과 실패, 좌절까지 수용해야 함), 주도성(삶의 주인이 되어야 함), 성장(한 인간으로서 성장하고 성숙해진다고 느낄 수 있어야 함), 긍정적 관계(친밀한 관계를 맺고 살아야 함), 환경에 대한 통달(자신의 주변 환경을 잘 이해하고 다루어야 함).
개념에 대한 설명을 마친 뒤, 교수님은 ‘주관적 안녕감’과 ‘심리적 안녕감’이 행복의 조건으로 비슷한 지점을 강조하지만, ‘심리적 안녕감’의 개념이 가진 차별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였다. 그것은 ‘삶의 목적’과 ‘성장’을 행복을 위한 과제로 꼽았다는 점으로, 이는 우리가 진정으로 원하는 행복은 기분이 좋고 만족스러운 것 이상으로 ‘목적과 성장이 있는 행복’이라는 사실을 알려준다. 교수님은 “이 사실을 안다면 여러분이 막연하게 가지고 있었을 ‘대체 행복이란 게 무엇일까? 행복 교육을 통해 어떤 교사가 될 수 있을까?’하는 두려움을 해결할 수 있을지도 몰라요.” 라고 말하며 교사들에게 따뜻한 격려를 전하고 있는 듯 했다.
두 번째 시간은 MBC FM4U <이소라의 음악도시> 작가로 활동하기도 했던 이병률 시인을 모신 명사 초청 특강이었다. ‘행복, 사랑 그리고 끌림’이라는 제목으로 시작한 강연은 이병률 시인의 파리 여행기와 여행의 순간마다 떠올린 시를 통해 행복, 사랑, 끌림이라는 각각의 키워드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 나가는 것으로 진행됐다. 흥미진진한 이야기 전개에 선생님들의 눈이 반짝였다. 순식간에 특강은 끝이 났고, 강연이 끝난 후 사인이 담긴 시집을 배부한다는 소식에 환호와 박수로 마무리한 시간이었다.
점심 식사 후, 사회 심리학 강연은 최종안 교수님이 ‘사회 심리학이 왜 심리학의 꽃인지’ 선생님들을 설득해 보겠다는 당찬 포부와 함께 시작되었다. 사회 심리학은 ‘사람은 어떻게 행동하는가?’에 대한 대답을 탐구하는 학문이다. 교수님은 이에 대해 학계에서 아주 오랜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하였다. 타고난 기질에 맞춰서 행동하게 된다고 주장하는 ‘사람’을 강조하는 입장과 사람의 행동은 사회적 요인,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고 주장하는 ‘상황’을 강조하는 입장 간의 대립이 그것이다. 굳이 나눈다면 사회 심리학은 ‘상황’에 주목한다.
그렇다면 상황이란 무엇일까? 원칙적으로는 우리의 몸 밖에 있는 모든 것들이 상황이지만, 그것은 객관적으로 존재하기보다 사람이 자신이 마주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 가지는 해석과 추론을 거쳐 의미를 갖기 때문에 결국은 ‘주관적 상황’을 뜻한다고 볼 수 있다. 교수님은 그렇기 때문에 상황을 인지하는 ‘자신(self)’이 누구인지가 가장 중요하고, 자신이 누구인지를 이해하는 것이 이 강의의 첫 번째 과제라고 강조하였다. 동시에 선생님들에게는 하나의 과제가 주어졌는데, ‘나는’ 으로 시작하는 20개의 문장 만들기를 통해 자신의 ‘자기 개념’을 확인하는 것이었다.
교수님은 자기 개념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자기 개념이 다중적임을 발견할 것이라고 말하였다. 자기 개념에는 현재 자기 상태에 대한 인식에 기반한 ‘실제 나(actual self)’뿐 아니라, 내가 되어야만 하는 나(ought self), 되기를 원하는 나(ideal self)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또한 “다중적인 자기 개념을 발견하면, 우리는 그 개념들 간의 차이까지 발견할 수 있고 이는 자신의 감정과 행동을 이해할 수 있는 커다란 실마리가 될 거에요.” 라고 설명하였다. 예를 들어, ‘실제 나’와 ‘내가 되기를 원하는 나’ 사이의 격차는 사람에게 우울함을 느끼게 하고, ‘실제 나’와 ‘내가 되어야만 하는 나’ 사이의 격차는 사람에게 불안함을 불러일으킨다고 한다. 교수님이 “우울함과 불안함은 행동을 저하시키게도 하지만 잘 다루어낸다면 커다란 동기부여가 될 수 있다.” 고 강조하는 대목은 선생님들이 자신뿐만 아니라 학생들을 이해하고 격려하는 데 유용한 지식이 될 것이라고 느껴졌다. 다음 시간에는 자기에 대한 이해를 토대로 점점 관계를 확장해나간다고 하니, 앞으로 어떤 수업이 펼쳐질지 기대된다.
팀 프로젝트 시간에는 오산중학교 오란주 선생님이 이끄는 B팀의 활동을 따라가 현장의 분위기를 고스란히 담아보고자 했다. B팀은 ‘관점 가꾸기’의 심화학습을 목표로 하는데, 이번 주에는 ‘몸 가꾸기’를 주제로 ‘힐링 요가’ 활동이 진행되었다. 버들골의 잔디밭에 앉아 완연한 가을 계절을 느끼며, 자신의 호흡에 집중하다 가끔 하늘을 올려다보는 시간은 그야말로 힐링이라서 선생님들의 몸뿐만 아니라 마음까지 가꾸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생각되었다. 팬데믹 시대로 인해 오랫동안 할 수 없었던 야외활동을 마친 선생님들의 표정에는 설렘과 기쁨이 가득했다. 그 표정을 보며 이 시간이 거름이 되어 B팀의 프로젝트가 풍성한 수확을 거둘 수 있는 날이 올 것임을 확신할 수 있었다. 모든 선생님들이 교사행복대학에서 자신만의 결실을 얻을 날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