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수업과 함께 성장한 아이들 #2편
🌱행복수업을 받은 제자들의 꿈과 꿈의 연결
🌱제 꿈은 항공 조종사입니다
2011년 행복수업 시범학교부터 현재까지 행복수업을 지속해 온 선생님의 제자들이 어느덧 성장하여 사회 구성원이 되었습니다.
행복수업을 받고 자란 아이들은 지금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요?
행복 수업은 아이들에게 어떤 의미였을까요?
행복 수업으로 꽃 핀 아이들의 이야기 Blooming Happiness, 지금 시작합니다.
행복 수업과 함께 한 지 10여 년이 흘렀다. 고등학교로 진학한 제자들이 찾아올 때마다 고등학교에서도 행복 수업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하곤 했다. 마침 근처 고등학교로 전근을 갔고, 중학교 때 제자들을 다시 만나 행복 수업을 이어 나갔다.
고등학교에 와서 제일 놀랍고 기분 좋았던 점은 중학교에서 행복 수업을 받은 제자들이 자기 역할을 충실히 하며 즐겁게 학교생활을 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중학교 2학년 때 전교생의 뒤센 스마일을 찍고 편집 작업을 했던 학생 자치 회장이 고등학교에서도 역시 회장을 맡고 있었다. 중학교에서 행복 수업을 할 때 든든한 지원군 역할을 해주던 학생이었다.
그 친구는 중학교 행복 수업에서 감사패 만들기를 할 때 교장 선생님에게 감사 문구를 적어 교장 선생님에게 직접 전달했던 친구였는데 교장 선생님은 지금도 가끔 그 친구의 안부를 물어보시곤 한다. 그 친구는 고3 입시에 실패했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그리고 1년 뒤 토론토 대학 합격증을 들고 찾아와 이렇게 말했다. “선생님, 작년 입시에 실패했을 때 저는 ‘한국 대학보다 더 좋은 대학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 거야’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더 열심히 도전했어요.” 나보다 더 관점 바꾸기를 잘하고 있는 제자의 멋지고 자랑스러운 순간이었다. 지금도 캐나다에서 자신의 꿈을 향해 공부하고 있다. 이 친구의 도전은 학교 후배들에게도 선한 영향력과 더불어 동기 부여가 되었다.
고 3학생들이 2학기가 되면 수시 준비로 스트레스 받는 모습을 많이 본다. 특히 면접과 논술을 준비하는 아이들은 자신이 잘하고 있는 건지 방향을 잡지 못한 채 선생님들에게 도움을 구하는 친구들이 많다. 그중 한 친구의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올해 고3 학생 중에는 이전 중학교에서 마지막으로 행복 수업을 함께했던 제자들이 꽤 있었다는데 그 중 공부와는 거리가 멀었던 무리 중 한 명이 우리 학교에 왔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 아이는 완전 모범생이 되어 있었다. 중학교 때부터 항공 조종사가 꿈이라고 얘기했던 아이다. 행복 수업 시간에는 ‘감사일기’를 열심히 써서 칭찬을 아끼지 않은 제자이기도 했다.
그 아이의 항공 조종사에 대한 꿈은 고3이 되면서 더 강렬해졌다. 나는 그런 아이를 마음 깊이 응원했다. 그러던 중 불현듯 나의 첫 번째 행복 수업을 함께했던 제자가 항공운항과를 4수 만에 합격해서 찾아왔던 기억이 났다. 그 제자가 입학한 학교가 공교롭게도 현재 고3인 아이가 가고 싶어 하는 대학과 같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과거 제자에게 연락을 해 보았다. ‘이게 바로 꿈과 꿈의 연결이 아닐까?’ 생각했다.
제자는 아직 대학 생활을 하고 있었다. 코로나 시국으로 학교에 있으면서 취업이 힘든 시기가 겹쳐 군대 다녀오고 휴학도 하고, 이것저것 경험하다가 복학해서 지금은 4학년에 재학 중이라고 했다. 그리고 내년이면 항공사에 취업할 기회가 충분히 될 것 같다는 반가운 소식도 전해왔다.
나는 고3 아이의 대학 수시 면접에 대한 조언을 부탁했다. 제자는 흔쾌히 친구를 만나보겠다고 했다. 그리고 조종사를 꿈꾸는 두 제자가 만났다.
그 둘은 지금도 자신들의 꿈에 대해 이야기하며 연락을 주고 받고 있다.
나의 첫 번째 행복 수업을 함께 했던 제자와 최근 행복 수업을 받은 제자와의 만남, 그리고 그 둘이 같은 꿈을 향해 서로 관계를 돈독히 해 가는 과정을 보며 행복을 가르치는 교사로서 뿌듯함을 느껴본다.
글: 손혜진 행복 교사(배곧고등학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