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수업은 과녁을 향해 날아가는 화살
안녕하세요! 저는 2022년 여름 방학 때 기초 워크숍을 수강하며 행복 교육의 매력에 빠져 2학기에 심화 워크숍과 교사 행복 대학을 병행하고 있는 16기 신입생, 3년차 국어 교사 주영선입니다. 저는 행복한 사람들의 관점, 문화, 생활 습관을 가르치는 행복 교육을 알게 된 후 교과/자율/동아리 수업 및 조종례 시간에 행복 수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최근 중학교 2학년 아이들과 ‘감성필사부’ 동아리 시간에 함께한 ‘가을 기운 음미하기, 책갈피 제작에 몰입하기, 좋은 문장 나누고 베풀기’ 활동을 소개해드리고자 합니다. 지난 시간에는 근처 도서관에서 책을 고른 후 공원 풀밭에 돗자리를 펴고 가을 하늘과 좋은 구절을 음미하는 시간을 가졌어요. 마음 속 카메라로 일상의 빛나는 순간들을 포착하는 음미하기 활동의 의미를 되새긴 뒤 이번에는 ‘나는 이 가을, 무엇을 음미하고 있나요?’라는 질문에 답해보았습니다. 점심 먹고 학교를 산책할 때 뺨에 닿는 시원한 바람, 잠들기 전 따뜻한 이불 안에 들어갔을 때의 포근함, 친구들과 눈을 맞추며 터뜨리는 웃음, 주말에 엄마랑 같이 만든 수제 요거트의 상큼함……. 요즘 즐기고 있는 풍경, 감각, 활동, 관계에 대한 아이들의 답변을 살펴보니 절로 흐뭇한 미소가 지어졌습니다. 각자의 경험을 떠올린 뒤에는 우리가 미리 모아 코팅해둔 올해의 낙엽 뭉치에서 3개의 낙엽을 뽑아 네임펜으로 키워드 단어를 기록해보았어요. 책을 읽다가 문득 낙엽 책갈피에 적힌 단어를 훑을 때, 2022년의 어느 가을날 나를 기쁘게 했던 소중한 추억이 떠오르겠지요?
그 다음에는 ‘책갈피 제작에 몰입하기’ 활동을 진행했습니다. 게임, 드럼 연주, 배드민턴 등 좋아하는 일을 할 때 시간가는 줄도 모르고 완전히 빠져들곤 하지요. 기분 좋은 딴 생각을 하는 것보다 딴 생각을 하지 않고 1가지에 집중할 때 더 큰 행복을 경험한다는 연구 결과와 PANAS 감정 목록을 아이들에게 소개하며 행복을 경험하는 방법을 안내했습니다. 어쩌면 우리는 학교 생활할 때 친구가 던진 농담에 즐거워하고, 체육 시간에 신이 나서 뛰어다니고, 골든벨 퀴즈에서 활약해 뿌듯해하면서도 그게 행복이라는 걸 모르고 흘려보냈을 수도 있다고요. 행복이라는 개별적 감정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긍정 감정과 만족, 의미, 몰입, 성장이 바로 행복이라면 우리를 행복하게 만드는 것들이 일상에 널려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지요. 이번 시간에는 좋은 구절을 필사하고 나만의 책갈피를 디자인하는 과정에 몰입하며 행복을 느껴보기로 했습니다. 아이들은 각자의 성향과 경험, 가치관에 맞는 다양한 구절을 필사하고 파스텔, 붓펜, 마스킹 테이프 등의 도구를 활용해서 개성적인 디자인을 선보였습니다. 직접 만든 책갈피를 자랑스럽게 내미는 아이들의 눈빛이 맑게 빛나는 듯했어요.
캘리그라피 책갈피를 완성한 후에는 ‘나누고 베풀기’의 의미를 살펴보고 친구에게 선물하고 싶은 책갈피를 골랐습니다. 직접 만든 책갈피에 따뜻한 기운을 실어 친구에게 건네며 다른 사람을 행복하게 만드는 행위가 주는 좋은 기분을 느껴보았지요. 제가 선물 받은 책갈피에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은 타인의 행복을 먼저 생각하는 사람이다.’라는 구절이 적혀 있었습니다. 저는 변화의 계기를 만든 뒤 긴 호흡으로 그것을 지켜볼 줄 아는 교사가 되고 싶은데, 그 구절을 보며 언제나 제가 줄 수 있는 가장 좋은 것을 학생들과 나누는 삶을 살아야겠다고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어요. 마지막으로 그림책 『소년과 두더지와 여우와 말』에 나오는 “네가 여기에 함께 있어서 기뻐.”라는 문장을 함께 외치며 동아리 시간을 마무리하였습니다.
저에게 행복 수업은 ‘과녁을 향해 날아가는 화살’인 것 같아요. 한 번 시도하면 삶이 달라지고, 결코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게 되기 때문입니다. 저는 행복 수업 덕분에 능력의 증명과 투쟁이 아니라 감상과 여유의 삶으로, 경쟁이 아니라 도전의 즐거움을 추구하는 삶으로 프레임을 바꾸고 교사로 사는 매 순간을 더 많이 즐기게 되었어요. 행복 교육을 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16기 신입생이라 지금은 기존의 제 수업에 행복 수업 내용을 녹여보려 애쓰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제가 배우고 느낀 것들을 아이들과 나누며 함께 행복을 느낄 수 있는 다양한 활동들을 준비해보고 싶어요. 각자의 자리에서 모두의 행복을 위해 분투하고 계신 전국의 행복 선생님들을 응원합니다!:-D
글: 주영선 행복 교사(옥정중학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