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y Conceptions of Well-Being Among Undergraduate Students
from the United States and South Korea:
Culture-Level Differences and Correlates
모든 사람들은 인간의 본성, 물리적 세계, 세계관을 형성하는 사회적 환경에 대한 근본적인 신념을 많이 갖고 있다. 이러한 신념들은 일상의 경험을 해석하기 위한 인지적인 틀로 작용하며, 인지적 처리, 행동 및 심리 사회적 기능 등에 전반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러한 신념들 중, ‘행복의 개념’이라고 불리는 행복의 본질과 경험에 대한 믿음은 특히 영향력 있는 신념으로 여겨진다. 학계에서도 행복의 개념에 대해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어왔으며, 몇몇 선행연구들에서는 행복을 어떻게 개념화하는지에 따라 긍정적인 심리적 기능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제안했다. 하지만 이러한 선행연구들에는 큰 한계점이 있었는데, 주로 서양문화권을 위주로 수행되었다는 것이다. 문화는 행복에 대한 신념을 다르게 만들 수 있는 강력한 도구이기 때문에 서구문화에서의 행복의 개념이 비서구문화에까지 일반화되기는 어렵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한국과 미국의 대학생들이 행복에 대해 어떠한 개념을 가지고 있는지를 비교하고 평가해보고자 한다.
행복의 개념은 일반적으로 쾌락의 정도에 따라서 쾌락주의적인 행복과 의미중심적인 행복(eudaimonic)으로 설명될 수 있는 다차원적인 인지적 개념이다. 많은 선행연구들이 행복의 구성요소를 밝히고자 했으며, 최근에는 요인분석 접근법을 이용하여 행복에 대한 기본 개념과 이론적으로 의미 있는 4가지 차원 모델을 알아냈다. (1)기쁨의 경험, (2)부정적인 경험의 회피, (3)자기계발, (4)기여라는 네 가지 차원이 그것이다. 기쁨을 경험하는 것과 부정적인 경험을 회피하는 것은 행복의 쾌락적 측면을 대표하는 반면, 자기계발과 기여는 행복의 의미주의적인 측면을 대표한다. 여러 연구 결과, 이 모델이 타당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이 모델은 주로 서구사회로부터 알려졌으며, 타당성을 뒷받침하는 경험적 연구도 미국 내에서만 수행되었다는 한계가 있다. 즉, 비서구적인 문화적 맥락에서도 앞서 말한 네 가지 차원이 행복을 나타내는 지표가 될 수 있을지는 의심스러운 부분이라는 것이다.
사실, 모든 문화권의 사람들은 행복을 달성하려 한다. 그러나 여기서 중요한 질문은, 각각의 다른 문화권의 사람들에게 행복이 동일한 의미를 지니고 있을지에 대한 것이다. 서구 문화에서의 행복의 개념은 일반적인 쾌락적 상태와 행동이다. 하지만, 동아시아에서는 전통적으로 행복을 “좋은 삶을 사는 것”과 동일시한다. 물론, 동서양 모두 행복의 개념은 많은 부분에서 비슷한 경향이 있지만, 몇 가지 중요한 측면에서 차이를 보이며, 이러한 차이는 행복을 구성하는 요소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질적 연구방법이 아닌 정량화할 수 있는 양적 연구방법으로, 동아시아 및 북미 문화 전반에 걸친 행복의 개념을 네 가지 차원에 따라 비교해보고자 한다.
본 연구에서는 한국 대학생 189명과 미국 대학생 179명을 대상으로 행복의 개념에 대해 조사했다. 모든 참여자들은 설문지에 응답하였으며, 설문지는 간단한 인구통계학적 조사와 행복에 대한 개인적인 개념에 대한 자기보고, 그리고 경험한 행복에 대한 다양한 지표로 구성되었다. 특히 행복에 대한 개념은 BWBS라는 행복 척도로 참가자들에게 네 가지 차원의 정도를 평가하도록 요청했다. 응답은 1점(전혀 동의하지 않음)~7점(매우 동의함) 리커트 척도로 응답하게 했다. 한국인 참가자들에게는 번역 절차를 거쳐 똑같은 척도를 사용했다.
분석 결과, 한국과 미국은 행복의 개념에 상당한 문화 간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구체적으로, 한국 참가자들은 미국 참가자들보다 더 큰 즐거움과 부정적인 경험 회피를 강조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한국인들은 미국인들에 비해 즐거움을 경험하는 것에 대해 0.59 더 높게 강조하였으며, 부정적인 경험을 회피하는 것에 대해서는 0.62 더 높게 강조하였다. 이를 통해 한국인은 비교적 쾌락지향적인 행복 개념을 갖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한편, 자기계발을 강조한 정도에는 한국과 미국에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이는 양국 모두 자기계발이 행복의 중요한 요소임을 시사한다.
마지막으로, 한국인들은 미국인들에 비해 기여도를 0.47만큼 덜 강조하는 결과가 나타났다. 즉, 미국 참가자들은 한국 참가자들보다 기여도(contribution)를 더 강조한다는 것이다. 한국이 미국보다 집단주의적인 문화인 것을 감안하면 이러한 결과는 어긋난 결과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최근의 연구에 따르면 한국 내에서는 지역사회와 사회에 대한 기여가 상대적으로 우선순위가 낮으며, OECD의 조사결과에서도 한국 사람들은 미국 사람들보다 자원봉사 및 지역 사회 봉사 활동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결과를 요약해보면, 한국 대학생들은 미국 대학생들보다 즐거운 경험을 더 강조했으며, 부정적인 경험을 회피하는 것을 더 강조했다. 반면, 미국 대학생들은 한국 대학생들보다 다른 사람들에게 기여하는 것을 더 강조했다. 이러한 차이에도 불구하고, 행복의 개념 차원과 경험된 행복 간의 연관성은 문화에 따라 거의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본 연구결과로 두 가지 잠재적인 설명을 제시할 수 있으나 이는 경험적인 후속연구가 더 필요하다.
첫째, 행복의 개념에 대한 문화적 차이는 물질주의적 가치와 탈물질주의적 가치를 지지하는 정도의 차이를 반영하는 것일 수도 있다. 잉글 하트(Inglehart;1977, 2008)에 따르면, 한국과 같은 개발도상국가에서는 경제를 강조하는 물질주의적 가치가 지배적인 반면, 자율성, 자기표현, 전반적인 삶의 질을 강조하는 탈물질주의적 가치는 미국과 같이 장기간동안 경제적으로 개발된 국가에서 우세하다. 또한 이러한 이유에서 한국인 참가자들이 행복의 개념을 나타내는 차원으로서 상대적으로 기여도가 낮은 이유도 생각해볼 수 있는데, 개인이 경제적 가치를 중시할 때 다른 사람들의 행복에 기여하는 것을 우선시할 가능성은 적기 때문이다. 반면 상대적으로 경제적으로 안정적인 미국의 경우, 물질주의적 가치가 덜 드러나기 때문에, 행복의 쾌락적인 요소는 덜 중요하고, 기여도는 더 중요할 수 있다.
둘째, 행복의 개념에 대한 문화적 차이는 외부환경의 순응성에 대한 믿음의 문화적 차이를 반영하는 것일 수 있다. 유럽계 미국인들은 외부세계의 순응성을 강조하는 믿음을 지닌 반면, 동아시아인들은 불변의 외부조건을 바꾸려는 개별적인 시도는 비효율적이라는 믿음을 지녔다. 따라서 사회에 기여하려하는 외향적인 시도는 유럽 사람들의 행복을 잘 보여주는 반면, 내부의 최적의 심리상태를 유지하려는 시도는 동아시아인들의 행복을 더 잘 보여준다. 물론 본 연구에서 환경의 유연성에 대한 믿음을 측정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추가적인 후속연구를 통해 위 해석의 타당성을 검증해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참고문헌
McMahan, E. A., Ryu, S., & Choi, I. (2014). Lay conceptions of well-being among undergraduate students from the United States and South Korea: Culture-level differences and correlates. Social Indicators Research, 119(1), 321-339.
https://doi.org/10.1007/s11205-013-047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