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의 흐름에 더욱 민감해 지는 요즘이다. 연말연시가 되면 사람들은 어김없이 나의 지난 삶과 앞으로 맞이하게 될 삶을 떠올려본다. 저자에게도 이 시기 만큼은 오늘에 묶여있던 시간의 눈이 과거와 미래로 까지 확장되어 시간 여행을 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다.
불공평한 사회라 하더라도 시간만큼은 모든 사람에게 똑같이 주어졌다. 하지만 과거,현재,미래를 아우르는 내 평생의 시간 중 어디에 주로 생각이 머물고, 더 많은 가치를 두는지는 사람마다 확연히 다르다. “고생 끝에 낙이 온다”라고 미래를 낙관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산넘어 산’이라는 현실 숙명론자도 있다. 사람이 가진 시간관이 행복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내가 가능한 최고의 행복을 느끼지 못하는 이유는 나의 심리적 시간이 불행했던 과거 혹은 불확실한 미래에 머물고 있기 때문은 아닐까? 혹은 과거,현재,미래를 보는 눈이 불균형 해서 일까?
시간을 보는 다섯 빛깔의 눈
시간 관점(time perspectives)이란 시간 프레임에 개인 및 사회적 경험을 할당하는 무의식적 과정으로, 개인이 경험을 조직하고 의미 부여하는데 영향을 미친다 (Zimbardo & Boyd, 1999). 미국 스탠퍼드대학교 심리학자 짐바르도(Philip Zimbardo)는 사람들마다 시간에 대한 가치관과 태도가 다르다는 것을 언급하며 다섯가지 시간 관점을 제시했다. 제시간 다섯가지 시간관점에는 과거 부정(PN), 과거 긍정(PP), 현재 쾌락(PH), 현재 숙명(PF), 그리고 미래 지향(F)이 있다.
첫번째 과거 부정적 시간관점(PN; Past-negative)은 과거에 대한 부정적이고 비관적인 태도를 나타낸다. 두번째 과거-긍정적 시간관점(PP; Past-positive)은 과거에 대한 긍정적이고 감상적인 시각을 특징으로 한다. 세번째 현재-쾌락주의적 시간관점(PH; Present-hedonic)은 쾌락주의적이고 즐거움을 추구하며, 위험을 감수하는 태도를 말한다. 네번째 현재-운명주의적 시간 관점(PF; Present-fatalistic)은 현재와 미래에 대한 숙명론적이고 무력하며 절망적인 관점을 뜻하며, 다섯번째 미래 시간 관점(F; Future)은 구체적인 계획과 목표를 가지고 미래에 초점을 맞추는 관점이다. 이 다섯 번째 관점의 특징은 단기적 쾌락을 부정하고 뒤에 따라올 보상에 가치를 둔다는 점이다 .
시간 관점과 웰빙
다섯가지 시간관점과 웰빙의 결과를 살펴본 연구 결과 (Jankowski et al., 2020) 과거 긍정(PP)과 미래(F)시간 관점이 높고, 과거 부정(PN)과 현재 운명론적(PF) 시간 관점이 낮을 때 더 높은 웰빙이 예측되었다 . 현재 쾌락주의(PH) 관점은 긍정정서와 부정정서 모두 정적 관계를 보였는데, 이는 쾌락주의 시간지향성이 웰빙과 역U자형으로 연관될 수 있음을 나타낼 수 있음을 보여준다.
최근에는 균형 잡힌 시간 관점(BTP)의 중요성에 대두되고 있는데, 균형잡힌 시간관점 (BTP)이란 서로 다른 시간 지향에 걸친 조화를 말한다(Boniwell et al., 2010). 연구에 따르면 균형 잡힌 시간관점을 가진 사람들이 균형이 덜 잡힌 사람들에 비해 더 높은 수준의 주관적 행복을 보였다(Zhang, Howell, & Stolarski, 2013). 더욱이, BTP는 행복의 가장 강력한 예측변수인 두 가지 성격 외향성과 신경증 이상으로 웰빙을 예측하기도 했다(Stolarski, 2016). 시간관점 균형과 웰빙을 살펴본 연구에서는(Jankowski et al., 2020) 최적의 값이PN1, PP5, PF1, PH3.4, F5로 나타났다. 즉, 과거 긍정과 미래에 대한 “높은” 점수, 현재 쾌락주의에 대한 “조금 높은” 점수, 과거 부정과 현재 운명주의에 대한 “낮은” 점수를 가질때 웰빙을 유지하기에 최적화된 시간 관점 균형 점수를 가졌다고 해석할 수 있다.
유연한 시간 관점 기르기
나의 시간관점을 바꾸는것으로도 행복을 증진시키는 효과적인 처방이 될 수 있다. 벤자민의 시간은 거꾸로만 흘러갔지만, 나의 시간은 거꾸로 갔다 앞으로 갔다 균형있게, 유연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노력해보자. 나의 2023년 목표 리스트에 추가해보자. “과거의 기쁜경험에서 살아갈 힘을 찾고, 미래를 살필 줄 아는 눈을 가지며, 지금에 주목하고 즐기기”. 그리고 행복하기!
<출처>
Boniwell, I., Osin, E., Linley, P. A., & Ivanchenko, G. V. (2010). A question of balance: Time perspective and well-being in British and Russian samples. Journal of Positive Psychology, 5(1), 24–40. DOI: https://doi. org/10.1080/17439760903271181
Jankowski, K. S., et al. (2020). What Are the Optimal Levels of Time Perspectives? Deviation from the Balanced Time Perspective-Revisited (DBTP-r). Psychologica Belgica, 60(1), pp. 164–183. DOI: https://doi.org/10.5334/pb.487
Stolarski, M. (2016). Not restricted by their personality: Balanced time perspective moderates well-established relationships between personality traits and well-being. Personality and Individual Differences, 100, 140–144. DOI: https://doi. org/10.1016/j.paid.2015.11.037
Zhang, J. W., Howell, R., & Stolarski, M. (2013). Comparing three methods to measure a balanced time perspective: The relationship between a balanced time perspective and subjective well-being. Journal of Happiness Studies, 14(1), 169–184. DOI: https://doi.org/10.1007/ s10902-012-9322-x
Zimbardo, P. G., & Boyd, J. N. (1999). Putting time in perspective: A valid, reliable individual differences metric. 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77(6), 1271–12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