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교육이란 무엇일까라는 질문을 시작으로 서울대학교 시진핑홀(38동 520호)에서 ‘제52회 행복교육 기초워크숍’이 2023년 1월 17~18일 양일 동안 진행되었다. 259명의 교원이 참여한 가운데 제주에서도 참여한 교원이 있을 정도로 뜨거운 열정을 가지고 행사가 시작되었다.
먼저, 서울대학교 심리학과 교수이자 행복연구센터장을 임하고 계신 최인철 교수님의 강의가 제52회 행복교육 기초워크숍의 포문을 열었다. ‘삶의 난이도를 결정할 수 있다면?’이라는 주제를 시작으로 우리가 행복할 수 있는 선택을 인도해주는 원칙, ‘the pleasure principle’에 대한 설명이 이어졌다.
이후 행복 교육을 시작하기 위한 네 가지 질문이 던져졌다. ‘why? ; 왜 행복을 학교에서 가르쳐야 하는가?’, ‘what ; 행복이란 무엇인가?’, ‘how ; 행복을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 ‘who ;누가 행복을 가르칠 것인가?’까지의 소주제로 강연이 진행되었다. 왜 행복을 학교에서 가르쳐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에는 행복에 대한 지식이 진화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Daniel Kahneman and Angus Deaton PNAS의 연구가 예로 곁들여졌다. 돈과 행복에 대한 연구결과 2010년까지는 75,000달러를 넘어서면 감정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최신연구에 따르면 감정의 행복은 75,000달러를 넘어서도 계속 증가하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한다. 이어 행복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에 대하여 개념적 정의와 조작적 정의에 대한 설명을 강연이 이어졌다. 그렇다면 행복하다는 기분이나 감정은 어떻게 측정해야 할까. 이에 대해서 긍정적인 정서척도 10개와 부정적인 정서척도 10개를 포함하고 있는 PANAS척도를 통하여 행복의 감정을 측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뒤이어 행복교육에 대해서는 행복한 삶에 관한 체계적 지식을 제공하는 것, 이를 기초하여 자신과 타인의 행복한 삶을 위한 관점과 습관, 문화를 안내하는 것이라고 설명하며 1일 차 행복심리학 강연을 마쳤다. 교육생들은 최인철 교수님의 행복심리학 수업에 매우 만족한 상태로 보였다. 행복워크샵에 참여한 교육생에게 첫날 행복심리학 강연을 들은 소감을 물었을 때 시간이 어찌 지나는지 몰랐고 내일 강연도 기대가 된다는 말을 남겼다.
점심식사를 마치고 난 오후에는 ‘Rabbit Jump:웅크렸던 토끼가 더 높이 뛴다. 도약하라.’ 라는 주제로 서울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로 계신 김난도 교수님의 강연이 시작되었다. ‘Rabbit Jump’란 2023년 10대 트렌드 키워드의 초성을 따서 만들어진 용어로 10개의 트렌드에 대한 소개가 이어졌다. 10가지 키워드 중 강연을 듣는 교육생들의 흥미를 돋구고 업무에 연계된 키워드를 위주로 소개를 해주셨다. 먼저 R(Redistribution of the average)의 평균실종이 가장 첫 키워드로 제시되었다. ‘평균실종’이란 코로나19로 인한 2년 이상의 펜데믹으로 인해 생긴 경제·사회·교육·문화 등 모든 영역에서 가속된 양극화를 대표하는 트렌드를 말한다. 두 번째로 A(Arrival of a new office culture:Office big bang)의 오피스 빅뱅에 대해 소개 해주셨다. 이는 변화하고 있는 노동시장의 시스템을 가리키는 용어로써 퇴사 열풍과 탈제도권 노동이 증가하는 세태를 반영한 것이라는 설명이 곁들여졌다. 그다음 키워드인 B(Born picky, Cherry-sumers)의 체리슈머란 심각한 인플레이션과 자산 가치의 하락으로 인하여 소비 심리가 급속히 악화됨으로써 한정된 자원을 극대화하기 위해 다양한 알뜰소비 전략을 펼치는 소비자를 가르키는 용어이다. 이어서 B(Buddies with a purpose: Index relationships)의 인덱스 관계라는 키워드가 소개되었는데, 소통의 매체가 여러 가지로 나뉘어지면서 관계를 맺는 본질이 달라지는 요즘, 인간관계를 인덱스를 붙여 관리한다는 데에서 착안한 용어이다. 이후 I(Irresistible! The new demand strategy)의 뉴디맨드 전략과 T(Thorough Enjoyment: digging Momentum)의 디깅모멘텀에 대한 설명이 있었다. J(Jumbly alpha generation)의 알파세대에 대한 설명에 초점을 맞추어 강연이 이어졌다. 2010년 이후에 태어나 13세 이하인 세대를 일컫는 용어로 각자의 매력을 존중하고 자기중심성이 강한 세대이다. 이전과는 다른 편리한 디지털 환경에서 풍족한 성장과정을 지내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들의 행복지수는 OECD 최하위, 디지털 격차로 인한 양극화 문제를 겪고 있다. 알파세대의 미래=대한민국의 미래인 만큼 그들의 행복에 대하여 부모와 학교, 나아가 사회가 관심을 더욱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교수님께서는 설명하셨다. 알파세대를 제자로 두고 있는 초등 교육생들이 강의에 참여하고 있는 만큼 매우 집중하는 모습으로 강연을 듣는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이어서 U(Unveiling proactive technology)의 선제적 대응기술과 M(Magic of real spaces)의 공간력, P(Peter Pan and the neverland syndrome)의 네버랜드 신드롬에 대한 간단한 설명을 마지막으로 강연은 끝을 맺었다.
명사초청강의를 뒤이어 행복교과서의 구성에 대한 수업이 초등반과 중등반으로 나뉘어 진행되었다. 초등분반에서는 행복연구센터 홍영일 박사님께서 행복교육을 추진하게 된 배경과 함께 우리 아이들의 행복수준, 행복 교과서의 구성원리, 행복 주제별 이론적 기반이라는 3가지 챕터로 교육을 진행하셨다. 중등분반에서는 강원대학교 심리학과 교수로 계신 최종안 교수님께서 강의를 맡아주셨는데, 행복교과서의 개괄에 대한 소개를 시작으로 행복에 대한 과학적 지식과 지속 가능한 행복을 증진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하여 강연이 이루어졌다. 먼저 행복이란 무엇인가에 대하여 함께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이후 행복의 지속을 위한 방법으로 관점 바꾸기, 감사하기, 비교하지 않기, 목표 세우기, 음미하기, 몰입하기, 관계를 돈독하게 하기, 나누고 베풀기, 마지막으로 용서하기를 나열하며 설명을 이어갔다. 행복은 주관적 환경에 의해 결정되는 만큼 본인의 관점을 탐색하고 행복한 삶을 위한 관점을 발견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씀하셨다. 또한 현재 주어진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지 않고 감사히 여기는 마음가짐과 사회비교 비극에 빠지지 않는 태도의 중요성을 설명해주셨다. 특히 요즘 여자아이들이 자신을 아이돌과 비교하는 모습을 예로 들며 관성적 비교의 문제점에 대해 말씀하시는 순간, 여기저기서 탄식이 많이 흘러나왔다. 더불어 목표를 세우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행복을 가져올 수 있는 목표를 발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씀하셨다. 긍정적 사건과 경험을 의식적으로 즐김을 넘어 성찰을 통해 의미를 부여하는 ‘음미하기’, 음미를 일상화하여 몰입하는 ‘몰입하기’와 함께, 좋은 관계의 중요성에 대해 이해하고 행복한 관계를 만들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여 ‘관계를 돈독하게 하기’에 대한 소개가 이어졌다. 뒤이어 행복을 돈으로 살 수 있을까에 대한 질문을 던지며 나누고 베푸는 것의 중요성을 이해하고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방안을 함께 생각해보았다. 마지막으로 효과적으로 용서할 수 있는 절차에 대해 배우면서 행복교과서 구성에 대한 강의는 막을 내렸다.
행복교육 기초 워크숍 이틀 차는 매우 춥고 쌀쌀한 날씨였지만 행복한 교육을 배우고자 하는 교육생들의 열정에 이른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강의실은 꽤나 훈훈했다. 행복교육 기초워크숍의 이튿날 역시 최인철 교수님의 행복심리학 강의로 시작됐다. 교수님께서는 국가 간 행복의 차이에 대해 언급하면서 이 행복의 차이를 결정하는 데는 교육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하셨다. 그렇다면 ‘행복’이라는 단어의 정의는 어떻게 내려야 할까? 이에 대해서 주관적 안녕감과 심리적 안녕감에 대해 배우는 시간을 가졌다. 이어서 ‘인간이 살기 위해 필요한 조건이 무엇이 있을까?’에 대한 질문을 던지며 자기결정이론에 대한 설명이 계속됐다. Competence, Autonomy, Relatedness와 같은 세 가지 요소가 충족되었을 때 인간은 행복하고 자기 삶에 만족을 느낄 수 있다고 한다. 더 나아가 행복한 삶, 즉 굿라이프에 있어 평범한 조건들에 대해서는 Good People, Good Money, Good Work, Good Time, Good Health, Good Self, Good Frame까지 총 7가지가 있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1차 행복심리학 수업에서 다루었듯 부(Wealth)는 분명 행복에 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이 7가지 조건들처럼 우리의 일상에서 행복에 영향을 주는 요소들에 대한 인식과 이해가 필요하다는 말을 끝으로 2차 행복심리학 강의는 마무리 되었다.
점심식사를 마친 후 오후 수업이 계속되었다. 오후에는 서울대학교 철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신 이석재 교수님께서 ‘좋은 삶을 위한 가치수업’을 주제로 강연을 하셨다. 강연은 ‘가치란 무엇일까’라는 질문으로 시작되었는데, 경험을 통해 분명하게 확인되고 검증될 수 있는 사실을 기술적으로 판단하는 ‘사실판단’과 평가적 요소를 포함하는 ‘가치판단’을 비교 설명하셨다. 이어 그 자체가 목적이 됨으로써 갖는 ‘내재적 가치’, 다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이 됨으로써 갖는 ‘도구적 가치’와 함께 가치객관주의와 가치주관주의에 대한 설명이 이어졌다. 또한 개인을 넘어 타인을 얼마나 고려해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과 함께 이기주의와 이타주의, 공리주의에 대해 배웠다. 더 나아가 어떤 동기로 행동을 해야 하는지, 그리고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하는지에 대해 함께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행복교육 기초워크숍의 마지막은 행복수업의 사례 발표가 데미를 장식했다. 이번 행복수업 사례 발표는 초등, 중등, 그리고 고등학교 선생님까지 총 3명의 선생님께서 맡아주셨다. 먼저 인천고잔초등학교 이현진 선생님께서 ‘2023년 새학기 행복수업 실천 동기부여’라는 주제로 발표를 해주셨다. 두 번째로 옥정중학교의 주영선 선생님께서 행복수업 사례 발표를 이어갔다. 주영선 선생님께서는 행복심리학에서 배운 내용을 활용한 수업에 대해 말씀해주셨다. 초등발표를 맡으신 이현진 선생님께서는 중년의 베테랑다운 모습을 보여주셨다면, 중등발표를 맡으신 주영선 선생님께서는 주니어 교사로서의 열정과 패기 넘치는 수업 방식을 발표해주셨다. 마지막으로 충남예술고등학교의 김은미 선생님께서 전공인 영어를 살려 행복수업을 하셨던 사례에 대해 말씀해주셨다. 초, 중, 고까지 다양한 행복수업의 사례에 대해 나누는 시간이었던 만큼 교육생 모두 흥미로운 시선으로 경청하는 모습을 보였다.
17일과 18일 이틀 동안 진행된 행복교육 기초워크숍을 모두 수강한 초등학교 교사는 “이렇게나 유익한 시간이 될 줄 모르고 왔는데, 예상했던 것보다 얻어가는 게 엄청 많아요. 새 학기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좀 고민해 봐야 할 것 같아요.”라며 만족스러운 소감을 남겼다.
영하의 추운 날씨에 진행된 제52회 행복교육 기초워크숍을 통해 250여명의 교원들은 ‘학생들이 행복에 대해 배우려면 어떤 것이 필요할까’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다. 덕분에 수많은 학생들이 조금 더 밝고 행복한 학기를 보낼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