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01_왜 돈을 쓰고 후회할까
1. 우리는 돈을 모른다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걸까?
카지노는 우리를 돈에서 분리시키는 기술을 철저하게 연마해왔다.
조지(가상의 인물)은 아침에 동네 카페 코앞까지 갔다가 발걸음을 돌렸다. 호텔 객실에서 커피를 직접 내려 먹으면 커피 값 4달러를 아낄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저녁에는 5달러짜리 칩 마흔 개를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날려버렸다. 헐! 게다가 서빙 직원이 귀여워 보인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그 여자에게 칩 하나를 그냥 주기까지 했으니..
이런 조지의 경험을 통해서 우리는 사람들이 저지르는 (심지어 악의적이지 않은 환경에서 저지르는) 심리적 차원의 실수가 어떤 것인지 슬쩍 엿볼 수 있다.
카지노 객장의 번쩍거리는 불빛 아래에서 작동하는 몇 가지 요소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심리적 회계 mental accounting
조지는 자신의 재정 상태를 걱정하고 있다. 그러나 카지노에서는 돈을 아무렇지 않게 써버린다. 이런 모순이 발생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 있겠지만, 그 가운에 하나는 조지가 카지노에서의 지출을 커피 지출계정과는 다른 ‘심리적 회계’ 계정으로 분류하기 때문이다.
즉 조지는 인출한 돈을 플라스틱 칩으로 바꿈으로써 ‘유흥’이라는 계정을 새로 열었다. 다른 지출은 여전히 ‘일상적인 지출’ 계정으로 묶어두면서 말이다. 이런 속임수를 통하여 그는 그 두 가지 지출을 전혀 다르게 느낀다. 하지만 둘 다 ‘조지의 돈’이라는 하나의 계정 가운데 일부일 뿐이다.
공짜 가격 price of free
조지는 공짜 주차, 공짜 음료수를 마신 덕에 흥분한다. 그런 서비스가 그가 직접 비용을 지불하지 않은 것은 맞지만, 그 ‘공짜들’은 조지로 하여금 기분 좋게 카지노에 발을 들여놓게 만들면서 그의 판단력을 훼손한다. 사실 이 ‘공짜들’이 높은 비용을 지불하도록 유인한다.
공짜는 전혀 예상하지 않았던 방식으로 자주 비용을 초래한다.
지불의 고통 pain of paying
조지는 칩을 사용할 때 자기가 돈을 쓰고 있다고 느끼지 못한다.
칩 하나가 자기 손을 떠나갈 때마다 자기 돈이 줄어든다는 느낌이 들지 않으므로, 즉 자기가 돈을 쓰고 있다고 자각하지 못하기 때문에 조지는 자신의 선택을 덜 의식하게 되고 또 자신이 내리는 결정의 의미에 대해 깊이 생각하지 않게 된다.
상대성 relativity
조지가 무료 음료수를 가져다 준 서빙 직원에게 팁을 주는 등 이러한 돈을 아무렇지 않게 여기는 것은, 그런 돈은 카지노에서 놀기 위해 현금 인출기에서 인출한 돈과 비교하면 아무것도 아닌 푼돈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한편 아침 바깥에서 커피를 살 때 들여야 하는 돈 4달러는 호텔 객실에서 무료로 마실 수 있는 것과 비교하면 지출하기에는 큰돈이었다.
기대치 expectations
조지는 돈의 시각적인 요소와 청각적 요소와 시각적 요소(예를 들면 금전등록기, 화려한 조명, 달러 기호 등)에 둘러싸여서 자신이 카지노의 희박한 승률을 넘어서서 악당들을 물리치는 매력적인 승자라도 된 듯한 상상을 한다.
자제력 self-control
도박은 중독성 때문에 사람에게 심각한 문제이다. 그가 도박의 즉각적인 유혹에 저항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이 모든 실수가 카지노라는 특수 공간에서만 일어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인정하고 싶지 않겠지만 우리가 사는 세상은 카지노나 다를 게 하나 없다. 우리 모두가 심리적 회계, 공짜 가격, 지불의 고통, 상대성, 자제력 및 그 밖의 여러 요소와 관련된 비슷한 시련에 맞닥뜨린다. 그럼으로써 의사결정 과정에서 실수를 한다.
이런 실수는 우리가 돈의 속성에 근원적으로 무지하다는 데 그 뿌리를 두고 있다.
2. 돈이란 무엇인가
자, 그렇다면 돈은 정확하게 무엇일까? 돈은 우리를 위해 무엇을 해주며 또 우리에게 무슨 짓을 할까?
이런 질문은 매우 중요할뿐더러 우리의 논의를 시작하기에도 매우 적절하다.
돈은 가치 value를 표시한다. 돈은 그 자체로는 아무런 가치가 없다. 돈은 그것으로 살 수 있는 다른 어떤 것의 가치를 표시할 뿐이다. 그러니까 돈은 가치의 전달자 messenger이다.
그 밖에도 돈에는 그 유용성을 높이는 몇 가지 특성이 있다.
– 돈은 일반적이다 : 우리는 돈을 거의 모든 것과 교환할 수 있다.
– 돈은 나눌 수 있다 : 돈은 크기에 상관없이 거의 모든 항목에 적용할 수 있다.
– 돈은 다른 돈으로 대체할 수 있다 : 돈 이외의 다른 특별한 통화는 필요 없다. 돈은 동일한 액수를 나타내기만 하면 다른 돈으로 얼마든지 대체될 수 있기 때문이다.
– 돈은 저장할 수 있다 : 돈은 언제든 쓸 수 있다. 돈은 나이를 먹지도 않고 썩지도 않는다.
이덕에 우리 비이성적인 인간 Homoirrationalis은 서로 직접 만나서 물물교환을 하는 대신에 어떤 상징(돈)을 사용해서 제품과 서비스를 예전보다 한층 더 효율적으로 교환할 수 있게 됐다. 바로 여기서 돈의 최종적이며 가장 중요한 특성이 생성된다. 바로 공동선 common good이라는 특성인데, 이는 돈은 누구나 사용할 수 있으며 또한 그 어떤 것의 가치를 지불하는 수단으로 다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이다.
돈이 지니고 있는 이 모든 특성을 고려해보면 돈이 없었다면 오늘날 현대사회의 생활 역시 존재할 수 없음을 쉽게 알 수 있다.
돈은 사람을 자유롭게 한다. 돈이 존재하는 덕분에 사람들은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과 노력을 사용해 모든 종류의 인간 활동을 추구하고, 자신의 재능과 열정을 탐구하며, 새로운 것을 배우고, 또 미술과 와인과 음악을 즐긴다.
그런데 돈이 얼마나 중요하고 유용한지 깨닫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반대편에 있는 사실도 알아야만 한다. 불행하게도 돈이 가져다주는 편익 가운데 몇몇은 돈이 우리 인간에게 퍼붓는 저주의 원천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위대한 철학자 래퍼, 노토리어스 비아이지 The Notorious B.I.G. (미국인 가수)도 “돈이 많으면 문제도 많아지지 MO’ Money MO’ Problem”라고 하지 않았는가.
잃어버린 기회에 대한 생각이 만드는 잘못된 의사결정
돈과 관련된 의사결정은 왜 더 복잡할까? 바로 기회비용 때문이다.
돈의 특수한 성격을 고려할 때, 돈으로써 뭐든 다 할 수 있음은 명백하다. 그러나 돈으로 거의 모든 것을 할 수 있다고 해서 모든 것을 다 할수 있다는 뜻은 아니다. 반드시 선택을 해야 하며, 그렇기 때문에 뭔가를 희생할 수밖에 없다. 즉 어떤 것을 하지 않을지 선택해야 한다는 말이다. 이는 의식하든, 의식하지 않든 간에 돈을 사용할 때마다 우리가 분명히 기회비용을 생각한다는 뜻이다.
기회비용은 대안이다. 즉, 뭔가를 하기 위해 지금이나 나중에 반드시 포기해야 하는 어떤 것이다. 뭔가 선택할 때마다 우리가 의도적으로 희생하는 기회이다. 기회비용을 돈의 경우로 좁혀서 생각하면, 어떤 것에 돈을 지출한다면 다른 것에는 지금 당장이든 혹은 나중에든 그 돈을 지출할 수 없다는 뜻이다.
기회비용의 중요성 및 사람들이 이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는 이유를 보다 더 잘 이해하기 위해 이런 설정을 해보자.
당신은 매주 월요일에 500달러를 용돈으로 받는데, 한 주 동안 생활해야한다. 한 주가 시작될 때 당신은 스스로 내리는 의사결정 결과에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을수도 있다. 돈이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하루하루 돈은 줄어들고, 마침내 금요일에는 43달러밖에 남지 않는다. 그때부터는 기회비용의 존재가 한층 뚜렷해진다. 월요일부터 그 시점까지의 지출 내역이 그 시점부터 다음 번 용돈을 받을 때까지의 돈 쓸 항목에 영향을 준다.
물론 월요일에도 고려해야 할 기회비용이 있었지만 그때는 이 개념이 당신에게 선명하게 떠오르지 않았다. 그러나 일요일이 되면 기회비용이 선명하게 부각되는데, 이때는 이미 늦었다.
그러므로 지출 관련 의사결정을 할 때는 반드시 기회비용을 생각해야만 한다. 지금 어떤 것에 돈을 쓰기로 선택함으로써 포기하게 되는 대안들을 곰곰이 생각해야 한다. 그러나 우리는 보통 기회비용에 대해 충분히 생각하지 않는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돈과 관련해서 저지르는 가장 큰 실수이며, 또한 다른 많은 실수를 저지르는 이유이기도 하다.
우리는 거의 언제나 대안을 충분히 생각하고 평가하지 않는다. 그리고 불행하게도, 기회비용을 고려하지 않음으로써 우리가 내리는 의사결정이 스스로에게 유리한 결과를 이끌어낼 가능성은 줄어든다.
스테레오 시스템을 구매하는 경우를 살펴보자. 셰인 프레더릭 Shane Frederick, 나단 노벰스키 Nathan Novemsky, 징 왕 Jing Wang, 라비 다르 Ravi Dhar 그리고 스티븐 놀리스 Stephen Nowlis는 공동으로 연구를 진행하여, 그 결과로 <기회비용 무시? Opportunity Cost neglect?>라는 논문을 내놓았다. 연구자들은 한 무리의 피실험자들에게 1,000달러짜리 파이어니어(Pioneer) 제품과 700달러짜리 소니 제품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하고, 두 번째 무리의 피실험자들에게는 1,000달러짜리 파이어니어 제품과 700달러짜리 소니 제품 및 300달러짜리 CD 구입권 패키지 중에서 하나를 선택하라고 했다.
연구자들이 실제로 두 집단에 요구한 것은 1,000달러를 지출하는 서로 다른 두 방법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것이었다. 첫 번째 집단에게는 돈을 모두 파이어니어 제품에 쓰거나, 소니 제품에 쓰고 난 나머지 300달러는 다른 데 쓰는 것 하나를 선택하게 했고, 두 번째 집단에게는 돈을 모두 파이어니어 제품에 쓰거나, 패키지에 쓰는 것 하나를 선택하게 했다. 그런데 결과를 살펴보니 소니 제품은 300달러어치의 CD를 함께 포함해서 팔 때가 그렇지 않을 때 보다 훨씬 인기가 높았다. 왜 그랬을까?
왜냐하면 사용처가 정해져 있지 않은 300달러는 반드시 CD를 사는데 써야만 한다는 식으로 사용처가 정해진 300달러보다 가치가 더 높다. 왜냐하면 그 300달러는 CD를 포함해 다른 무엇이든 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300달러가 반드시 CD 구매에 지출돼야 한다는 조건이 붙을 때 피실험자들은 이를 더 매력적으로 봤다.
300달러어치의 CD라면 우리는 우리가 얻는 게 무엇인지 안다. 쉽게 인지할 수 있을뿐더러 가치를 매기기도 쉽다. 300달러가 추상적이고 일반적일 때는 보통 그것을 어떻게 지출할지 구체적인 이미지를 떠올리지 않으며, 우리에게 작용하는 정서적 힘과 동기부여의 힘이 덜 강력하다.
[1] 스테레오 시스템 구매 과정에서 드러나는 이런 모습은, 돈을 일반적인 것으로 표현하면 구체적으로 표현할 때보다 그 가치를 낮게 평가하는 경향이 있음을 보여주는 하나의 사례일 뿐이다.
여름 휴가를 가든, CD 모음을 사는 것이든 간에 돈을 지출하는 데에 대안적 방식이 있음을 상기시켜주면 사람들은 깜짝 놀란다. 이렇게 놀란다는 것은 그들이 평소 대안적인 소비를 생각하지 않느다는 뜻이다. 그리고 대안을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은 기회비용을 고려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기회비용을 무시하는 이런 경향은 우리 인간의 사고에 기본적인 흠결이 존재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돈을 지출할 때는 마땅히 기회비용 차원에서 생각해야하지만, 이런 식의 생각은 너무나도 추상적이고 어렵다. 그래서 우리는 그런 생각을 하지 않는다.
돈과 관련된 의사결정을 하면서 마땅히 해야 하는 생각을 하지 못할 때, 혹은 그런 생각을 하려 들지 않을 때 사람들은 모든 종류의 ‘심리적 지름길 mental shortcut’에 의지하게 된다. 이런 전략 중 다수는 돈과 관련된 복잡성을 처리하는 데 도움을 주긴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런 도움이 반드시 가장 바람직하거나 논리적이지는 않다. 그리고 이 심리적 지름길들은 흔히 사물에 내재된 가치를 정확하게 평가하지 못하도록 사람들을 엉뚱한 곳으로 유도한다.
3. 가치를 알아야 제대로 쓸 수 있다.
‘코카콜라’ 한 병이나 ‘넷플릭스’ 한 달 시청료 혹은 ‘아이폰’ 하나에 얼마나 되는 돈을 지불해야 할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어떻게 가치를 매겨야 할까? 만일 우리가 물건의 정체가 무엇인지, 이 물건의 가격이 얼마인지 혹은 다른 사람들이 이 물건을 살 때 실제로 돈을 지불하는지 어떤지 전혀 모른다면, 이것들을 살 때 돈을 얼마나 지불해야 할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미술 작품을 어떨까?
미술품에는 가격이 매겨져 있다.
[1] 2015년에 어떤 미술품 수집상은 <뉴요커 New Yorker>가 ‘평범하던 피카소 후기의 그저 그런 작품’이라고 평가했던 미술품을 1억 7,900만 달러에 구입했다.
[2] 또 다른 어떤 사람은 사용자들이 인스타그램에 올린 (공짜로 볼 수 있는) 그림들을 9만 달러에 팔아먹는 사기를 쳤다.
심지어 감자를 찍은 어떤 사진은 100만 유로에 팔리기도 했다. 도대체 누가 이런 가격을 정할까?
우리 모두는 ‘가치’라는 말을 그리고 이 말에 관한 수많은 이야기를 들어왔다. 가치는 우리가 기꺼이 돈을 치르는 제품이나 서비스의 쓸모를 반영한다. 본질적으로 가치는 기회비용을 반드시 반영한다. 가치는 어떤 물건을 사거나 어떤 경험을 하기 위해 우리가 기꺼이 포기할 수 있는 것을 정확하게 반영해야 한다. 그리고 우리는 다양한 선택이 갖는 실질적인 가치에 따라 돈을 지출해야 한다.
이상적인 세상에서라면 모든 것의 가치를 정확하게 산정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는 이상적인 세상에 살고 있지 않다.
사람들이 역사적으로 사물의 가치를 부정확하게 평가해왔던 방식 몇 가지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 아메리카 원주민은 맨해튼의 소유권을 구슬 몇 개와 장신구 따위를 받고 네덜란드 동인도회사에 넘겼다. 들어본 적도 없고 또 도무지 무슨 뜻인지도 알 수 없는 소유권이라는 것, 즉 ‘맨해튼 소유권’에 가치를 매기는 방법을 그들이 어떻게 알았겠는가?
-> 몇몇 대도시에는 아파트 월세가 4,000달러 이상일 수도 있지만 우리는 눈도 깜빡하지 않는다. 그러나 휘발유 가격은 15센트만 올라도 선거 판세가 요동친다.
-> 카페에서는 커피 한 잔을 사면서 4달러를 내지만 바로 옆 건물의 편의점에서는 그것과 같은 원료를 쓰는 커피를 1달러에 살 수 있다.
-> 매출이 전혀 없는 신생 기술기업에 대한 평가액이 수억 달러 혹은 심지어 수십억 달러나 하는데, 이런 기업들이 나중에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사라질 때 우리는 깜짝 놀란다.
-> 어떤 사람들은 1만 달러나 들여 휴가여행을 가면서도 무료 주차장을 찾느라 날마다 20분씩 허비한다.
-> 우리는 스마트폰 하나를 사려고 여러 가게를 돌아다니며 제품의 가격과 품질을 비교한다. 우리는 자기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고 있다고 생각하며, 나중에는 자신이 올바른 선택을 했다고 느낀다.
-> 리처드 3세는 말 한 마리를 사려고 자기 왕국을 통째로 팔아넘기려고 했다. 왕국의 가치가 겨우 말 한 마리밖에 되지 않다니! (셰익스피어의 희목 <리처드 3세>에 나오는 리처드 3세의 대사 가운데 “누가 나에게 말 한 마리만 주면 내 왕국도 내주련만”이라는 구절이 있다.)
우리는 해당 가치와는 전혀 상관이 없는 여러 가지 방식으로 그 가치를 평가한다. 여태껏 늘 그랬고 지금도 그렇다.
이 책은 지출과 관련된 의사결정을 내릴 때 우리가 접근하는 기묘하고 터무니없는 데다 완벽하게 비이성적인 여러 가지 방식 및 어떤 것은 과대평가하고 또 어떤 것은 과소평가하도록 우리를 유도하는 힘에 관해 이야기한다.
우리 저자들은 이 힘과 속임수 및 ‘지름길’을 ‘가치단서 value cue’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제품이나 서비스의 진정한 가치와 이 단서가 연관돼 있다고 믿지만 흔히 실제로는 그렇지가 않다. 분명 어떤 가치 단서는 상당히 정확하기도 하지만 많은 단서가 터무니없으며 또 다른 단서는 의도적으로 우리를 조작한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우리는 이런 단서가 가치를 지각하는 우리 인식을 왜곡하도록 허용한다.
우리 저자들이 이 가치단서들을 추적하는 이유는 기회비용을 고려하고 실제 가치를 평가하기가 너무 어렵기 때문이다. 게다가 돈 문제 및 금융계가 우리를 혼란스럽게 만들려고 온갖 노력을 다하는 마당에 어떤 것의 대가로 과연 얼마를 지불하는 게 합당한지 알아내기가 예전보다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물론 우리는 돈의 복잡한 특성과 기회비용을 고려하지 않는 태도를 상대로 끊임없이 싸운다. 더구나 돈을 더 많이, 더 자주 그리고 더 자유롭게 지출하라고 강요하는 외부의 힘을 상대로도 끊임없이 싸운다. 우리가 진정한 가치를 잘못 평가하기를 바라는 수많은 힘이 있다. 그들 입장에서는 그것이 이득이되기 때문이다. 우리가 직면한 이런 상황을 염두에 둔다면, 모든 사람이 수십억 달러짜리 초호화 아파트에서 수천 달러나 하는 술을 마시며 어슬렁거리지 않는 것이 오히려 놀라운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