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_행복 연구에서 다루는 현실적인 문제들
Chapter 06_공적인 영역
1. 민주주의
지금까지 민주주의는 그 자체가 하나의 가치로 간주되어 왔다. 이 장에서는 헌법상 시민들이 참정권을 보장하는 제도로 이해할 수 있는 민주주의가 주민들의 주관적인 행복과 삶의 만족도를 체계적으로 상당히 증진시킨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한다.
민주주의는 국민들에게 좀 더 바람직한 정치적 결정을 제공함으로써 결과가 주는 효용을 증대시킨다(결과적 효용). 또한 정치적인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권리 그 자체에 가치를 부여할 수도 있다(절차적 효용).
대의제 민주주의가 행복에 미치는 영향
[1] (Dorn et al., 2007) 데이비드 돈 등은 보다 민주적인 국가의 국민들이 민주적인 제도가 크게 확산되지 않은 국가의 국민들에 비해 더 행복한지를 확인하기 위해 1988년부터 1998년에 걸쳐 국제적으로 28개국을 비교했다.
결과를 보면 평균적으로 아일랜드, 그 다음으로 덴마크, 스위스, 영국, 미국, 그리고 뉴질랜드 국민들이 가장 행복했다. 스웨덴, 스페인, 오스트리아, 그리고 캐나다도 평균적으로 높은 행복 점수를 기록했다. 이와 대조적으로 구공산국가인 헝가리, 러시아, 라트비아, 슬로바키아, 그리고 슬로베니아는 가장 행복하지 않은 것으로 나왔다.
[2] (Karatnycky, 2000. 척도가 1~7로 되어있음) 민주주의가 확산된 정도를 측정하는 데 두 가지 척도를 사용했다. 그것은 폴리티 IV 프로젝트(Polity IV Project)가 수집한 촘촘한 등급의 지표와 프리덤 하우스(Freedom House)가 수집한 덜 촘촘한 등급의 지표다.
추정된 행복함수는 여러 개의 사회인구적 혹은 경제적 문화적 결정요인들을 포함하고 있다.
– 1988년에 민주적인 제도의 확대가 알려진 이후, 그것이 행복에 미친 영향을 보여주는 추정치가 정(+0.068)으로 나왔다. 이것은 행복을 결정하는 다른 요인들을 고려하더라도 민주적인 제도들이 좀 더 확산된 국가에 사는 사람들이 자신의 삶에 더욱 만족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 민주적인 제도가 사람들의 안녕감을 상당히 증대시킨다.
– 민주주의의 개선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행복의 증가가 뒤따랐다.
이 결과들은 전체적으로 민주적인 제도가 확산된 국가의 국민들이 좀 더 권위적인 국가의 국민들보다 스스로 평가할 때 삶에 대해 더 행복감을 느낀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것은 개인들에게 민주주의하에서 살면 더 행복할지 직접 물어서 얻은 결과가 아니다.
[3] (Helliwell & Huang, 2007) 정부의 질도 안녕감의 국제적인 차이를 설명하는 데 놀라울 정도로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
정부의 첫 번째 질적 차원인 정직이나 효율은 상대적으로 더 빈곤한 국가에서 삶의 만족도를 크게 증가시켰다. 유효성, 규제상의 효율, 법치, 부패 부재와 관련된 두 번째 차원은 부유한 국가에서 삶의 만족도를 더 많이 증가시켰다.
[4] (Hudson, 2006) 유럽연합, 국제연합, 유럽중앙은행, 각국의 중앙정부 등과 같은 정치적인 제도들에 대한 신뢰도 행복을 유의미하게 증가시켰다.
[5] (Veenhoven, 2000) 자유도 안녕감의 중요한 결정요인이라는 것이 확인되었지만, 다른 요인들의 영향으로부터 분리하기 힘들었다.
직접민주주의가 행복에 미치는 영향
스위스는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국민투표를 국가 수준과 지역 수준에서 체계적으로 활용하는 나라다.
[6] (Stutzer, 1999) 스투처가 마련한 지표에서는 각 지역에 1에서부터 6 사이의 점수를 부여해 지역을 구분했다.
그는 스위스를 대상으로 1992~1994년에 “당신의 삶에 대해 요사이 전반적으로 얼마나 만족하십니까?”라는 질문에 답하도록 해 삶에 대한 만족도를 조사했다. 답변 척도는 1~10이였다.
[7] (Frey & Stutzer, 2000, 2000a; Stutzer & Frey, 2003) 스스로 말한 삶의 만족도와 직접적인 참정권 사이의 관계를 6,000여명으로 구성된 횡단면 자료에 대해 가중순위 프로빗 모형을 사용해 추정했다.
삶에 대한 만족도는 인구와 관련된 여러 요인들, 두 가지 경제적 요인(고용과 소득), 그리고 직접민주주의의 권리라는 제도적인 변수들로부터 영향을 받았다.
직접민주주의와 관련해
– 시민들의 직접적인 참정 가능성이 확대될수록 스스로 말한 삶의 만족도가 높아졌다.
– 이 효과는 통계적으로 대단히 유의미했고 상당한 크기였다. 6점 만점의 직접민주주의 지표에서 1점이 올라가면 가장 낮은 소득수준에서 한 단계 올라갈 때 발생하는 것과 비슷한 정도로 삶의 만족도가 증가했다.
[8] (Frey & Stutzer, 2000, 2000a; Stutzer & Frey, 2003) 한 걸음 더 나아가, 언급한 연구들은 더욱 확대된 직접민주주의에 수반된다고 측정된 만족도 증가의 구성 요소로 두 가지 유형의 효용을 구분해냈다.
첫 번째는 더 많은 참정권의 인정이 개인의 선호로 이어지는 것을 반영한 ‘결과적 효용’이다.
두 번째는 ‘절차적 효용’으로 정치적인 의사결정에 참여할 ‘권리’를 가지게 됨에 따라 시민들이 경험하는 안녕감을 가리킨다. 이는 자신의 이념적인 입장을 표현할 수 있는 것에 부여되는 가치를 포함한다.
표 6.4 절차적 효용과 참정권 종속변수 : 삶의 만족도(1~10), 가중순위 프로빗 추정. 표준오차는 26개 칸톤 전체를 대상으로 조정. 분산은 화이트 추정량 a : 회귀식에는 도시화 정도, 응답자의 거주 지역 칸톤이 독일어권, 프랑스어권, 이탈리아권 중 어디인지의 여부, 사회인구적 요인, 경제적 요인 등에 따른 차이를 제거하기 위해 다수의 통제변수가 포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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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계효과 (10점) |
참정권 |
0.033 |
참정권 X 외국인 |
-0.023 |
외국인 |
-0.014 |
통제변수a |
YES |
친목단체 소속 |
0.057 |
관찰치 수 |
6,124 |
출처 : Frey & Stutzer, 2000; Leu, Burri & Friester, 1997에서 재작성. |
표 6.4는 각각의 추정치를 보여준다. 맥락과 관련된 통제변수는 사회적 자본의 중요한 측면을 포착하며 삶의 만족도를 높여준다. 결과적 효용과 절차적 효용의 구분에 관해서는 상호작용을 나타내는 ‘참정권 X 외국인’ 항이 핵심적이다. 이것은 투표가 금지외더 있는 외국인이 직접민주주의 지역에 살면서 경험하는 안녕감의 증대가 시민에 비해 더 적다는 것을 보여준다.
참정원이 지닌 정(+)의 한계효과가 시민들의 경우 33%인 데 비해 외국인은 2.3%가 적은 1%로 나타났다. 이 효과는 외국인이 평균적으로 스위스 국민보다 덜 행복하다는 것을 고려해 추정된 것이다. 따라서 민주적인 제도들은 행복에 공헌한다.
열린 문제들
민주적인 제도의 확대가 일반적인 민주주의나 직접적인 민주주의와 관련해 자기 보고된 주관적 안녕감을 증진시킨다. 분석이 좀 더 넓은 관점에서 이루어지도록 하기 위해 네 가지 주요 문제들을 언급하고자 한다.
– 측정
행복과 민주주의가 모두 여러 차원을 지닌 개념들이므로 측정 방법들 중 어느 하나가 특별히 우월하다고 볼 수 없다.
[9] (Dorn et al, 2004) 특히 키르히개스너와 그의 동료들은 민주성의 정도에 대해 폴리티 IV 프로젝트와 프리덤 하우스의 두 가지 약간 다른 측정치들을 고려하고 있다. 추정결과는 이 두 가지 서로 다른 측정치에서 모두 확고했기 때문에 우리는 그 결과를 더욱 신뢰할 수 있다.
– 행복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요인들
대단히 많은 요인들이 행복을 결정한다는 점은 많은 사람들이 지적해 왔다. 가장 핵심적인 문제는 어떤 중요 요인을 무시했거나 적절히 파악하지 못했는지 여부다. 왜냐하면 그럴 경우 추정치가 편향성을 지니게 되어 많은 혹은 모든 결정요인들의 영향력을 제대로 포착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앞서 보고된 추정치들에 대해서도 견고성 테스트를 실시했다.
– 제한된 자료
측정보다 더 기본적인 문제는 체제상의 이유로 인해 어떤 자료가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따라서 국가 간의 횡단면 추정을 위한 좋은 근거 자료가 충분치 않다.
– 인과성
행복함수는 민주주의가 행복에 영향을 미친다는 가정하게서 만들어진다. 그러나 그와 정반대의 역관계가 작동할 수도 있다. 스위스에 대한 연구 사례에서는 26개 칸톤의 헌법들이 시민의 직접 참정권에 관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유형을 보이므로 역의 인과관계가 발생할 가능성이 줄었다.
2. 연방제
정치적 분권화는 사람들의 안녕감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도 다른 주요 정치제도다. 의사결정의 분권화를 통해 개인은 불만이 있는 관할 지역을 떠남으로써 자신의 선호를 표현할 수 있게 된다.
[10] (Tiebout, 1956; Buchanan, 1965; Hirshman, 1970) 이처럼 스스로 떠남으로써 반대 의사를 표명할 가능성은 정치가들의 지역적인 담합을 약화시키는 경향이 있다.
스위스를 대상으로 연방을 구성하는 지자체 차원에서의 증거를 확인해보자.
[11] (Ladner, 1994) 각 지방이 얼마나 자율적인지 하나의 지수로 측정했다.
26개 칸톤에 대한 지수는 설문조사 결과에 근거하고 있다.
표 6.5 1992년 스위스에서의 지방의 자율성과 삶의 만족도 종속변수 : 삶의 만족도(1~10). 가중순위 프로빗 추정. 표준오차는 26개 칸톤 전체를 대상으로 조정. a : 회귀식에는 커뮤니티의 규모나 모형, 사회인구적 요인, 경제적 요인등의 차이를 제거하기 위해 다수의 통제변수가 포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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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수 |
t값 |
한계효과(10점) |
계수 |
t값 |
한계효과(10점) |
지방의 자율성 |
0.098** |
2.913 |
0.033 |
0.036 |
1.005 |
0.012 |
직접적인 참정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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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71* |
2.317 |
0.024 |
통제변수a |
Yes |
|
|
Ye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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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찰치 수 |
6,13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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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13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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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b > F |
0.0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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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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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Frey & Stutzer, 2000; Ladner, 1994; Leu, Burri & Friester, 1997에서 재작성. |
<표 6.5>는 행복방정식에서 ‘지방의 자율성’이라는 변수가 사회인구적이거나 경제적인 변수들에 추가된 계량경제학적 추정 결과를 보여준다. 단순화하기 위해 정치제도를 지칭하는 변수들에 대한 계수들만을 제시했다.
이 추정에서 연방제가 주관적인 안녕감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고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의 자율성과 관련해서는 다른 칸톤과 비교했을 때 지표 지수 1만큼 자율성이 높아질 경우 매우 행복한 사람들의 비율이 3.3% 포인트 증가했다.
물론 지방의 자율성과 직접민주주의는 서로 독립적이지 않다.
[12] (Blankart, 1998) 한편으로 시민들은 강력한 연방제에 관심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직접민주주의는 전국적으로나 주정부 차원에서 연방적인 구조를 양성한다.
다른 한편으로 정부 활등의 비용과 편익을 누가 받게 될지는 분권화된 체제 속에서 더 잘 식별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투표나 국민발안은 더 나은 정치적 결정들을 가져오고 직접민주주의를 보존하게 된다.
결과적으로 지방의 자율성과 직접민주주의는 높은 상관관계(r = .605)를 가지고 있다. 이 떄문에 동일 모형에서 두 변수의 효과들을 명확하게 분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표 6.5>의 두 번째 방정식은 지방의 자율성과 직접민주주의라는 두 제도적인 변수들을 함께 포함하고 있다. 연방제 변수의 계수는 단독으로 고려했을 때와 비교해 대략 3분의 1 크기이고 통계적인 유의미성을 잃었다.
따라서 스위스에서 직접민주주의와 연방제는 대체 관계에 있다기 보다 서로 보완적이다. 지방의 자율성은 직접민주주의의 이로운 효과를 ‘전달하는 장치들’ 중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