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_전략적인 변화 만들기
Chapter 11_조직을 변화시키는 여러 작은 시도를 하라
캐런 골든–비들(Karen Golden-Biddle) 보스턴대 교수
변화의 과정을 담은 행동과 상호작용은 작고 거의 보이지도 않지만 변화를 성공적으로 일으키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1] 필자는 이 과정을 ‘여러 작은 시도’라고 부른다.
대개 조직의 변화에서 ‘무엇을’에 집중한다. 조직의 구조조정, 인센티브 방식, 리더십 교체 등에 집중하고 변화의 ‘어떻게’를 구성하는 여러 작은 시도에 대해서는 관심을 두지 않는다. 언론은 ‘무엇을’에 대한 극적인 변화의 사례를 보여준다.
[2] 이 변화는 협업을 강화하기 위함이며 스티브 발머 CEO의 말을 빌리자면 “여러 개의 마이크로소프트를 하나의 마이크로소프트로 전환‘하는 것이다.
그러나 구조적 변화의 장점이나 잠재적 문제에 대한 발표와 비평을 넘어 어떻게 위에서 아래로 내려가는 방식으로 대규모 변화가 더 강한 협업으로 하나의 마이크로소프트라는 비전을 실현할지는 전혀 알지 못한다. 구조적 변화 그 자체는 마이크로소프트의 목표인 협업을 보장하지 않는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조직의 무엇이 바뀌는지 못지않게 어떻게 바뀌는지가 중요하다. 조직을 어떻게 바꾸는지가 원하는 변화로 갈 수 있는 길을 만드는 중요한 요인이다.
[3] 조직의 변화 방식은 변화를 원하는 방향으로 끌고 갈 때 필요한 집단적 에너지, 열정 등을 기르는 데 영향을 미친다.
1. 변화의 가능성을 여는 여러 작은 시도
여러 작은 시도들은 변화를 위한 노력을 일으킬 수도 있고 반대로 죽일 수도 있다.
[4] [5] 원하는 변화가 실제로는 결코 일어나지 않을 거라는 불신을 받아들이고 분리를 조장하는 경험도 있을 것이고, 그와는 반대로 노력을 하면 변화를 달성할 수 있다는 집단적 희망을 받아들이고 직원에게 권한을 넘겨줌으로써 변화를 위한 연속적인 활력을 만들며 연결을 조성하는 경험도 있을 것이다.
후자와 같은 작은 시도들은 리더십을 펼칠 때 중요하다. 그 시도들이 변화의 과정에서 사람들을 의미 있고 존중하는 방식으로 연결하기 때문이다.
작은 시도들은 변화를 일으킬 때 다른 사람들과 연결될 수 있는 새로운 방식을 찾게 해준다.
[6] 일부 내부자들이 완화된 급진주의자가 되는 과정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다.
완화된 급진주의자란 자신을 조직과 동일시하고 헌신하지만 조직과 상충되는 이슈에도 헌신할 수 있는 내부자들을 뜻한다. 예를 들어, 이 내부자들은 이슈에 대해 지혜로운 자기표현이나 의견이 같은 사람들과의 전략적인 동맹처럼 더 완화된 작은 시도들을 한다.
[7] 또한 이와 유사하게 이슈 설득자가 되는 영향력도 보게 된다.
이슈 설득자는 한 가지 이슈에 꽂혀서 다른 사람들이 그 이슈에 집중하거나 자원을 제공하도록 설득한다.
이슈 설득자에 대한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은 적대적인 대화가 아닌 생산적인 대화를 통해 다른 사람들에게 연결되고자 한다.
[8] 또한 대화의 문을 닫기보다는 대화를 풍요롭게 넓히는 생산적인 차이점에 집중하고 변화의 가능성을 열어둔다.
2. 발견이라는 작은 시도들
[9] 발견이라는 작은 시도들은 당연한 것으로 여겨지는 가정과 일이 어떻게 진행될 것이며 무엇을 가능한지에 대한 기대를 다시 생각해보게 함으로써, 집단적인 상상력에 영양분을 제공한다.
발견이라는 작은 시도들은 더 넓은 범위의 아이디어와 가능성을 낳으며 변화를 시도하게 하고 불확실성에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운다.
작은 시도 1: 낯선 것을 향해 몸을 돌려라
작은 시도는 현재의 작동 방식에 대한 기대를 다시 생각할 수 있도록 사람들에게 낯선 것을 무시하지 않고 그것에 집중하고 경험하게 하는 것이다.
직설법이 아닌 가정법으로 질문할 때 일상의 대화에서 이 같은 작은 시도를 실행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아이폰을 만든 애플의 디자이너들은 “전화기는 어떤 용도로 사용될까?”라고 묻는 대신 “전화기에서 대화 이상을 할 수 있다면 어떨까?” 라고 묻는 것이다.
소프트웨어 산업에서 구글과 같은 업체들은 제품으로서의 소프트웨어라는 익숙한 개념을 서비스로서 소프트웨어라는 낯선 이미지와 연결시킴으로써 작은 시도를 실행했다. 과거 소프트웨어를 고객이 자신의 컴퓨터에 설치하기 위해 구매하는 박스 안에 든 하나의 상품으로 보았다. 대신 소프트웨어를 하나의 서비스로 상상함으로서 고객의 요구에 따라 이용할 수 있는 클라우드 공간에 담는 대안 모델의 가능성을 열었다. 오늘날 소프트웨어를 서비스로 생각하는 것은 너무 당연하게 들릴 수 있지만, 당시 일부 업체는 그러한 아이디어를 무시했다.
작은 시도 2: 알려지지 않은 것을 함께 경험하라
두 번째 시도는 사람들에게 집단적으로 그들이 모르는 것을 경험하게끔 한다.
[10] 한 중형 병원은 작은 시도를 이용해서 협업 진료라고 불리는 신규 입원환자 서비스를 도입하고 전국적인 주목을 받았다.
이 서비스는 병원 직원들이 일반적으로만 알고 있는 것을 구체화했다. 다들 환자의 입원은 잘 알지만 퇴원에 대해서는 모르는 경우가 허다했다. 병원 CEO는 매니저들과 행정업무를 하는 의사들을 소집해서 간단한 질문을 했다.
그들은 환자가 실제로 받는 서비스를 자세히 알기 위해 마치 자신이 환자가 된 것처럼 직접 서비스를 체험하기로 결심했다. 환자의 입장에서 서비스를 이해하는 데 주안점을 둔 채 답이 정해져 있지 않은 질문들을 쏟아냈다. 이 과정에서 전에는 아무도 눈치 채지 못했던 다소 놀라운 상황을 깨달았다. 환자들은 필요한 검사를 받기 위해 너무 많이 걸어야 했다.
시스템의 문제로 환자가 겪는 불필요한 짐을 집단적으로 경험함으로써 그들 모두가 바꾸고자 하는 바를 알게 되었고, 병원의 경험이 아닌 환자의 경험에 중점을 둔 새로운 협업 서비스 모델을 개발할 수 있었다.
작은 시도 3: 새로운 가능성을 중심으로 모여라
세 번째 작은 시도는 확인된 변화의 가능성을 탐구하기 위해 사람들을 소집하는 것이다.
대학교에서 커리큘럼을 바꾸는 일은 리더가 시도할 수 있는 가장 도전적이고 정치적으로 어려운 일일 수 있다. 한 경영대학은 이 작은 시도를 이용해서 윤리학을 새롭게 디자인한 MBA 커리큘럼에 집어넣을 수 있었다. 커리큘럼 혁신을 책임지는 학장은 윤리학을 포함할 수 있는 필수 과목을 가르치는 교수진뿐만 아니라 윤리학을 가르치는 교수진도 소집했다. 소집 회의에서 어떻게 교수진이 윤리학을 해당 과목에 포함시킬지에 대한 많은 아이디어가 나왔다. 이 중 하나가 주목받았다. 대부분의 교수진이 윤리학 전문가가 아닌 것과 동시 토론식 수업에 필요한 교수진의 능력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기 때문이다. 그들은 토론이 윤리학을 필수 과목으로 집어넣을 수 있는 가능한 방법이라고 인식했고 자신의 수업에 사용할 구체적인 질문을 만들었다.
3. 변화의 씨를 발견하라
변화를 위해 작은 시도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럼으로써 리더십의 관심을 ‘무엇’이 아닌 ‘어떻게’ 변화가 실행되는지에 집중시키기 때문이다. 또한 변화의 과정에서 서로 의미 있고 존중하는 참여를 하게 만드는 작은 시도의 중요성을 조명하기 때문이다.
작은 시도는 일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이해하게 하고 이에 대한 개인의 잠재된 기대를 다시 생각하게 만듦으로서 새로운 가능성을 집단적으로 상상하게끔 돕는다.
CASE STUDY: 지속 가능한 작은 시도 창출하기
– 집단적 상상이 넘쳐나는 고어앤드어소시에이트
[11] 1958년 빌 고어와 비에브 고어가 인간 상상력의 증폭제가 되는 회사를 만들겠다고 목표로 설립한 고어앤드어소시에이트(고어)는 오늘날 연매출 30억 달러 이상을 기록하는 미국 200대 민간 기업 중 하나다.
이 회사는 팀워크와 위계질서가 없는 조직문화로도 유명하다.
[12] 고어의 글로벌 기술 책임자인 잭 크레이머는 “고어의 비즈니스 모델은 저비용 구조가 아니다. 우리는 팀워크를 기르는 분위기와 창조적이고 독립적인 사고를 촉진하기 위해 디자인된 환경 속에서 가장 풀기 어려운 문제를 찾는다.”고 말한다.
‘작은 시도 1’은 사람들에게 낯설고 잘 모르는 것을 무시하기보다는 관심을 갖고 탐구하도록 한다. 상상력의 증폭제가 되는 회사를 만들겠다는 설립 원칙에서 처음 표현된 작은 시도는 채용에도 적용된다.
[13] HR 책임자 도나 프레이는 고어가 뽑는 사람들은 “불확실성을 포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14] 채용 홈페이지에서도 낯선 것에 대한 탐구를 강조하며,
미래 지원자들에게 고어가 어울리는 회사인지 알기 위해 아래와 같은 질문을 던진다.
1. 일이 진행되는 방식을 개선하기 위해 다른 접근법이나 해결 방식을 시도하는가?
2. 전통적인 사고방식에 의문을 제기하고, 창조적인 접근법이나 해결 방식을 찾는가?
3. 불확실하거나 체계가 없는 상황에서 높은 수준의 성과를 유지하는가?
4. 공개적이고 직접적인 방식으로 다른 의견을 표현하는가?
‘작은 시도2’는 무엇을 바꿔야 하는지에 대한 막연한 느낌만 가지고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일깨워준다. 따라서 모르는 것을 집단적으로 경험하는 것은 현재의 일에 명확성을 부여하고 변화의 가능성에 대한 길을 열어준다. 고어는 맛보기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직원들에게 새로운 아이디어 개발을 위해 근무시간의 최대 10%를 배정한다. 그들은 집단적으로 맛보기 개발을 경험하고, 독창성을 보호하며, 각 맛보기의 가치를 평가해서 더 발전시키고 투자한다.
[15] 덕분에 고어는 많은 혁신적인 제품을 생산했고 새로운 시장을 리드하게 되었다.
‘작은 시도 3’은 아이디어나 초기 제품 디자인 등의 형태로 대변되는 새로운 가능성을 더 발전시키기 위해 사람들을 소집하는 것이다. 고어가 이를 실천하는 방법은 비즈니스나 제품, 과정과 같은 새로운 가능성을 주제로 팀을 조직하는 리더를 정하는 것이다.
[16] 사내기업가로 알려진 이들은 직원들을 불러서 새로운 가능성을 더 생각해보게 한다.
[17] 두 번째 방법은 1990년대부터 시작한 월례 기술회의다.
이 회의에 부서를 막론한 수백 명의 직원들이 참가해서 자신의 업무에서 나타난 최신 아이디어를 서로 공유하고 배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