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09_직장에서 실패하기와 배우기
[1] 몇 년 전 두 명의 경영 전문 연구자가 우주 비행의 성공 여부를 예측할 수 있는 요소가 무엇인지 호기심을 품었다.
그래서 1957년 스푸트니스 sputnik 1호가 처음 발사된 시점부터 거의 50년 동안 일부 민영기업을 비롯해 거의 대부분 정부가 주도한 로켓 발사 사례 전체를 추적했다. 과거에 성공했을 경우 다음 발사에 성공할 활률이 높아질 것 같지만, 4000건 이상의 발사 사례를 분석한 결과는 정확히 정 반대였다. 정부나 기업이 발사에 실패한 횟수가 많을수록 다음번에 로켓을 성공적으로 궤도에 올려놓을 확률이 높아졌다. 게다가 좀 더 작은 규모로 실패했을 때보다 로켓이 폭발하는 것 같은 큰 실패를 겪은 후에 발사 성공률이 높아졌다. 이처럼 우리는 성공했을 때보다 실패했을 때 더욱 많이 배울 뿐 아니라, 실패의 규모가 클수록 많이 배운다. 그만큼 실패를 더욱 면밀하게 분석하기 때문이다.
[2] 누구에게나 회복탄력성이 필요하듯 조직도 그렇다.
[3] 911 테러 공격을 받고 수백 명의 직원을 잃은 기업이 계속 명맥을 유지하는 것을 보아도 알 수 있다.
조직은 실패와 실수, 비극이 발생할 때, 회복의 속도와 힘에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흔히 무너질지 번창할지까지 결정짓는 선택을 한다.
실패하고 나서 회복탄력성을 발휘하려면 무엇보다 실패에서 배워야 한다. 우리는 대개 이 점을 알고 있지만 좀처럼 실천하지 않는다. 불안감이 지나치게 커서 스스로 실수를 인정하지 못하거나, 자부심이 지나치게 커서 타인 앞에서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지 못한다.
회복탄력성을 갖춘 조직은 이러한 반응을 극복해내고 잘못이나 후회를 인정할 수 있도록 격려하는 문화를 구축한다.
[4] 최근에 뉴욕 시 한복판에 위와 같은 게시판이 세워졌다.
사람들은 실패한 행동을 해서 후회한 것이 아니라 행동하기를 실패해서 후회했다.
[5] 심리학자들이 발견한 대로 우리는 시간이 지날수록 자신이 잡은 기회가 아니라 놓친 기회를 아쉬워한다.
실패를 학습 기회로 생각하는 문화를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재검토 과정을 둔감하게 실시하면 직원들은 공개적으로 비난받는 것처럼 느끼지만, 당연하고 필수적인 과정으로 인식하면 더 이상 개인적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6] 어떤 결정을 내리느냐에 따라 생사가 갈릴 수 있는 병원에서 의료진은 질병률과 사망률에 관한 회의를 한다.
회의 목적은 심각한 문제가 발생한 환자의 사례를 검토해 앞으로 비슷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할 방법을 강구하는 것이다.
[7] 안전하게 실수를 거론할 수 있는 경우, 실수를 보고할 가능성은 커지는 반면 실수를 저지를 가능성은 작아진다.
하지만 전형적인 직장 문화에서 사람들은 성공을 과시하고 실패를 감추는 경향이 있다. 이력서를 들여다보라.
[8] 과학자 멜라니 스테판은 좀 더 솔직하게 이력서를 작성하라고 동료들을 자극하는 기사를 썼다.
자신의 실패에 대해 털어놓으라고 사람들을 설득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페이스북에 몸담으면서 작은 사업체와 거래하다 보니 규모를 불문하고 조직에는 회복탄력성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절감하게 되었다.
[9] 데이먼 레드는 콜로라도 주에 있는 자택 지하에서 아웃도어 의류 회사인 카인드 디자인을 창업했다.
그런데 홍수가 나서 집을 덮치는 바람에 디자인, 컴퓨터, 제품 수턴 점을 잃었다.
그는 홍수로 손상된 장갑을 재생할 기발한 아이디어를 모색하다가 파워 워시 방법으로 세탁하고 건조시킨 다음에 “홍수 장갑”이라고 광고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장갑과 모자, 셔츠, 후드 티 같은 제품이 어떻게 콜로라도 주민과 자기 브랜드의 지구력을 상징하는지에 관한 글을 써서 SNS에 올렸다. 그가 쓴 글이 퍼져 50개 주에서 제품 판매량이 급증한 결과, 회사는 살아날 수 있었다.
[10] 실패에서 배우는 데 초점을 맞추는 팀은 그렇지 않은 팀보다 좋은 성과를 거두지만,
누구나 장기적 관점을 취하는 조직에서 일하는 것은 아니다. 자신이 그런 경우에 해당한다면 나름대로 학습 방법을 찾도록 노력해야 한다.
애덤은 박사과정에 있을 때 사람들 앞에 나서 말하는 것을 두려워했다. 하지만 애덤의 동료인 수전 애시퍼드는 부정적인 피드백을 수집하고 여기에 대처하면 잠재력을 키울 수 있을 거라면서 응원했다.
[11] 수전이 실시한 연구에 따르면, 칭찬을 구하는 행동은 평판을 해치지만 비판을 구하는 행동은 향상되기 위해 노력한다는 의지로 보일 수 있다.
애덤은 다음 학기 수업에 학생들의 의견 가운데 몇 가지 주제를 추려서 분석했다. 그리고 학생들의 피드백에 어떻게 대처했는지 공유했다. 그러면서 학생들은 자연스럽게 자신의 학습 방식을 형성할 수 있었고, 수업 문화가 바뀌면서 애덤도 학생들에게 배울 수 있었다.
[12] 몇 년 후 애덤은 와튼 스쿨에서 가장 인기 있는 교수가 되었다.
자신을 분명하게 볼 수 있는 최상의 방법 중 하나는 다른 사람에게 자신을 객관적으로 평가해달라고 부탁하는 것이다.
[13] 외과의사이자 저자인 아툴 가완디는 “정상에 있는 운동 선수와 가수들에게는 코치에 있다. 그렇다면 당신에게도 그런 존재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 라고 물었다.
그레그 포포비치는 샌안토니오 스퍼스 감독을 맡아 미국 프로농구 대회에서 다섯 차례 우승을 이끌어냈다. 어느 해인가 결승전에서 팀이 패배하자 그는 선수들과 함께 앉아 앞서 치른 두 경기의 장면을 샅샅이 검토하면서 잘못된 점을 분석했다.
[14] 그는 이렇게 말했다. “자신이 누구인지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은 자신이 생각하는 방향으로 움직이지 않는 상황에 반응할 수 있는 방법이다.
자신이 더욱 잘할 수 있는 방법은 늘 있기 마련이다. 그건 바로 실수와의 싸움이다.”
스포츠 팀들은 실수에서 배울 수 있는 선수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2016년 시카고 컵스는 무려 108년 만에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했다. 시카고 컵스 단장인 테오 엡스타인은 우승의 비결을 이렇게 설명했다.
[15] “우리는 언제나 선수보다는 사람에 대해 이야기하느라 주어진 시간의 절반 이상을 씁니다. …
선수를 스카우트하는 사람에게 젊은 선수들이 경기장에서 역경에 맞선 사례를 구체적으로 세 가지 들게 하고, 경기장 밖에서 역경에 맞선 사례를 세 가지 들어보라고 요구합니다. 야구는 실패를 바탕으로 구축되는 종목입니다. 오랜 표현을 사용하자면 최고의 타자라도 열 번에서 일곱 번은 실패하니까요”
개인적으로 받아들이지 않으면 피드백을 인정하기가 더 쉽다.
비판에 열린 태도를 취하면 우리는 훨씬 많은 피드백을 얻을 수 있고, 그로 인해 더 나아질 수 있다. 비판을 받을 때 느끼는 고통을 줄이는 방법은 스스로 비판을 얼마나 잘 처리했는지 평가하는 것이다.
법학과 교수인 더글러스 스톤과 실라 힌은 이렇게 조언했다.
[16] “낮은 점수를 받을 때마다 자신이 첫 번째 점수를 받고 대응한 방식을 기준으로 ‘제 2의 점수’를 매겨야 한다. …
현재 F를 받았더라고 상황을 처리한 방식을 고려하면 A+를 받을 수 있다.”
피드백을 귀담아듣는 능력이 있다는 것은 회복탄력성을 갖췄다는 뜻이다. 다른 사람의 의견을 경청하면 가장 확실하게 회복탄력성을 키울 수 있다.
나는 회사 부서 전체가 참석한 회의에서 동료와 함께 일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직원은 누구라도 동료와 더욱 솔직하게 대화하라고 요청한다. 그래서 매달 한 번 이상 충실한 대화를 하자는 목표를 세웠고, 대화가 원활하게 이루어지려면 피드백이 양방향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과 같은 문장을 언급하며 어떻게 부정적 피드백에 좀 더 열린 태도를 취하게 할 수 있는지에 관해서도 말했다.
[17] “내가 이런 의견을 말하는 까닭은 당신에게 거는 기대가 매우 크고, 당신이 그 기대에 부응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