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한 사람과 지혜로운 사람
: 통제된 지능을 활용한 효과적인 인생 관리
자기 자신을 적절히 관리하면서 자신이 속한 공동체와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력을 끼치는 사람들을 보면 Peterson과 Seligman(2004)이 『행동 가치에 관한 프로젝트』(VIA, Values in Action Project)에서 제안한 6가지 덕목을 골고루 갖춘 사람들일 가능성이 높다. 구체적으로 개인적 성취를 통해 공동체에 기여하는 사람들은 ① 지혜와 지식(지식 획득과 사용), ② 용기(반대나 장애물에 직면했을 때의 의지), ③ 인간애(타인을 돌보는 것에 대한 관심), ④ 정의(건전한 사회생활에 대한 신념), ⑤ 절제(지나침을 경계하고 중용을 지키는 태도), ⑥ 초월(세상과 자연과의 관계를 구축하고 의미를 창출하는 신념)이라는 덕목(Virtue)을 복수로 갖추고 있기 마련이다(Seligman et al., 2005).
그렇다면, 이런 덕목들을 효과적으로 발휘하여 사람들로 하여금 개인적 성취와 공동체에 기여하도록 만드는 덕목 중의 덕목은 무엇일까? 이것에 대해 고민해온 Freund와 Baltes(2002a, 2002b)는 목표 선택(S, selection), 실행 계획이나 절차 최적화(O, optimization), 그리고 장애물 극복을 위한 계획 보완(C, compensation)을 ‘지혜’가 관리한다고 제안하였다.
그림 1. SOC모형. 이 모형에 따르면 지혜(지능 + 자기통제)가 덕목과 SOC를 운영함으로써 효과적으로 개인의 삶을 관리하고, 공동체에 기여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그림-1은 지혜와 지식이 덕목을 적절히 관리하여 목표를 선택(S)하고, 실행 계획을 최적화(O) 하며, 부족한 부분을 보완(C)한다는 Freund와 Baltes(2002a, 2002b)의 SOC 모형을 보여준다. 구체적으로 지혜와 지식은 어떤 목표를 선택해야 사회발전과 공동체에 긍정적인 영향을 발휘할지(인간애, 정의), 언제 나아가야 하며(용기), 언제 멈춰야 할지(절제), 목표 추구가 나와 나를 둘러싼 환경에 어떤 의미인지(초월)를 주는지에 대한 컨트롤 타워의 역할을 함으로써 사람들로 하여금 효과적으로 삶을 관리할 수 있도록 돕는다(Wiese, Freund, & Baltes, 2002).
그렇다면 지혜의 어떤 측면이 효과적으로 삶을 관리하는 것에 기여하는 것일까? 먼저 지혜는 보유한 지식을 운영하여 최적의 결과를 도출하는 것에 기여한다. 이는 실상 ‘주어진 환경에서 생존하고 번성하는데 필요한 지식들을 습득하고 적절히 활용하는 능력’을 의미하는 지능(intelligence, 현재의 지능 검사들이 이러한 의미를 적절히 구현하고 있는지는 논외로 함)의 의미와 맞닿아 있다(Colom & Flores-Mendoza, 2007; Furnham & Monsen, 2009). 즉 삶을 적절히 관리하는 지혜로운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보편적인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수준의 지능(IQ: 100)을 갖추는 것이 유리하다.
그러나 오로지 자기 자신만의 생존과 번성에만 기여하고 타인 혹은 공동체에 해악을 끼치는 이기적 지능을 가리켜 지혜라고 부르진 않는다. 자기 자신의 성취와 번성뿐 아니라 자신이 속한 공동체, 더 나아가 사회 전체를 위해 지능을 활용할 때 지혜라고 부른다. 2차 세계대전 기간에 발생한 나치의 유대인 학살은 공공선을 위해 활용되지 않는 지능, 통제되지 않는 지능이 얼마나 무서운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지 극적으로 보여준다. 이처럼 지능은 그것을 활용하기 전에 공공선에 부합하는 것인지에 대한 검열이 필요한데, 이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지혜의 또 다른 구성요소로 ‘도덕적 근육(moral muscle)’이라고 불리는 자기통제이다(Baumeister & Exline, 1999; 2000).
자기통제(self-control)는 사람들로 하여금 자신의 생각, 말, 행동을 모니터링 할 수 있게 하면서 도덕성과 사회정의를 지킬 수 있도록 돕는다. 또한 쾌의 충족을 지연시킴으로써 현재의 작은 이득보다 미래의 더 큰 이득을 획득할 수 있게 한다. 자기통제는 후회할 만한 말과 행동을 하지 않도록 하는 것에도 기여할 수 있고, 목표를 추구하는 행동을 지속하게 하는 것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처럼 지혜는 지능과 자기통제의 결합이다. 지능이 평균이 보다 높은 사람은 똑똑한 사람일 수는 있지만, 그 사람이 그 지능에 대한 적절한 통제력을 갖추고 있지 않다면, 그래서 엉뚱한 곳에 지능을 활용하거나, 어디에 활용해야 할지 모른다면, 지혜로운 사람이라고 볼 수는 없다. 지혜로운 사람은 자기통제라는 시스템 안에서 공공선에 부합하는 지능을 발휘하는 사람이다.
*더 알고 싶다면,
Baumeister, R. F., & Exline, J. J. (1999). Virtue, personality, and social relations: Self‐control as the moral muscle. Journal of Personality, 67(6), 1165-1194.
http://dx.doi.org/10.1111/1467-6494.00086
Baumeister, R. F., & Exline, J. J. (2000). Self-control, morality, and human strength. Journal of Social and Clinical Psychology, 19(1), 29-42.
http://dx.doi.org/10.1521/jscp.2000.19.1.29
Colom, R., & Flores-Mendoza, C. E. (2007). Intelligence predicts scholastic achievement irrespective of SES factors: Evidence from Brazil. Intelligence, 35(3), 243-251.
https://doi.org/10.1016/j.intell.2006.07.008
Freund, A. M., & Baltes, P. B. (2002a). Life-management strategies of selection, optimization and compensation: Measurement by self-report and construct validity. 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82(4), 642-662.
http://dx.doi.org/10.1037/0022-3514.82.4.642
Freund, A. M., & Baltes, P. B. (2002b). The adaptiveness of selection, optimization, and compensation as strategies of life management: Evidence from a preference study on proverbs. The Journals of Gerontology: Psychological Sciences and Social Sciences, 57B(5), 426-434.
https://doi.org/10.1093/geronb/57.5.P426
Furnham, A., & Monsen, J. (2009). Personality traits and intelligence predict academic school grades. Learning and Individual Differences, 19(1), 28-33.
https://doi.org/10.1016/j.lindif.2008.02.001
Seligman, M. E. P., Steen, T. A., Park, N., & Peterson, C. (2005). Positive psychology progress: Empirical validation of interventions. American Psychologist, 60(5), 410-421.
http://dx.doi.org/10.1037/0003-066X.60.5.410
Peterson, C., & Seligman, M. E. P. (2004). Character strengths and virtues: A handbook and classification. Washington, DC: American Psychological Association.
Wiese, B. S., Freund, A. M., & Baltes, P. B. (2002). Subjective career success and emotional well-being: Longitudinal predictive power of selection, optimization, and compensation. Journal of Vocational Behavior, 60(3), 321-335.
https://doi.org/10.1006/jvbe.2001.18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