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점전환과 게임 체인저(Game changer)
그림 1. 1916년 7월 4일 뉴욕에서 시작하여 지금까지, 매년 7월 4일마다 개최되는 네이선 핫도그 먹기대회(Nathan’s Coney Island Hot Dog Eating Contest)
https://en.wikipedia.org/wiki/Nathan%27s_Hot_Dog_Eating_Contest
관점 전환하기는 게임의 규칙을 재정의(game changer)함으로써 게임의 승자가 되게 하는 것에 기여할 수 있다(김형태, 2016, pp. 88~124). 게임을 재정의하여 승자가 된 대표적인 사례는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네이선 핫도그 먹기대회(Nathan’s Coney Island Hot Dog Eating Contest)의 전설적인 챔피언 코바야시 다케루(小林 尊 Kobayashi Takeru, born March 15, 1978)이다(그림-1).
그림 2. 우승 트로피를 들고 있는 코바야시 다케루
(https://goo.gl/kMFpfM)
다케루는 2001년부터 2006년 까지 6년 연속 우승을 차지한 역대 최장기간 챔피언이다. 핫도그 먹기대회 우승자라고 하면, 보통 키가 크고 몸무게도 많이 나가는 거인과 같은 사람을 상상하게 되는데, 다케루도 그럴 것이라고 생각하면 대표성 휴리스틱에 의한 오판이다. 그림-2와 같이 다케루는 그저 보통 체구를 가진 일본 사람이다.
어떻게 서양인 참가자들과 비교했을 때 체구도 비슷하고 기초대사량도 적은 일본인이 6년 연속 우승할 수 있었을까? 이것이 바로 게임을 재정의하는 게임체인저(game changer)의 위력이다. 기존까지 핫도그 먹기대회 참가자들은 핫도그 먹기대회를 ‘핫도그 많이 먹기대회’라고 정의해왔다. 즉 정해진 시간 12분(2008년부터는 10분)안에 핫도그를 많이 먹으면 된다고 정의했던 것이다.
그러나 다케루는 이러한 정의를 스스로 바꾸었다. 그는 핫도그 먹기대회를 핫도그 많이 먹기 대회가 아니라, ‘핫도그 쉽게 먹기 대회’이라고 규정하였다. 이렇게 정의를 수정하자, 핫도그를 쉽게 먹을 수 있는 아이디어들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더 이상 핫도그를 통째로 입에 넣을 필요도 없어졌다. 핫도그를 통째로 넣는 것은 부피가 커지기에 절대 쉽게 먹을 수 없다. 핫도그 빵과 재료들을 다 분리해서 먹는 것이 유리하다. 이것 외에도 다케루는 몇 가지 핫도그를 쉽게 먹을 수 있는 방법을 고안했다:
1) 핫도그 빵과 소시지를 분리해서 먹어야 먹기 편하다.
2) 소시지를 먹을 때 반으로 잘라 먹는 것이 먹기 편하다.
3) 빵을 물이나 콜라에 적셔 먹는 것이 먹기 편하다.
4) 먹으면서 위에 공간을 만들기 위해 계속 점프를 뛰는 것이 좋다.
5) 경기를 준비하는 1~2달 간 신진대사량을 높이기 위해 근육운동에만 집중하는 것이 좋다.
다케루는 이러한 전략으로 2001년 핫도그 먹기 대회에 참여하여 파란을 일으켰다. 2000년 까지 25개에 불과했던 최고기록이 다케루에 의해 깨졌는데, 다케루가 먹은 핫도그 양은 무려 50개 였다. 즉 기존 기록을 한 번에 25개나 갱신시킨 혁신이었다. 다케루는 이후 동일한 방법으로 2006년까지(53개를 먹음) 6년 연속 챔피언의 자리를 지키다가 2007년 별명이 상어(Jaws)인 조이 체스넛(Joey “Jaws” Chestnut)이 66개를 먹을 때 챔피언 자리를 넘겨주었다. 그러나 조이 체스넛이 사용한 방법은 다케루의 전략이었으며, 즉 궁극적으로는 여전히 다케루의 승리였다. 이러한 다케루의 전략은 지금까지도 계속 이어져오고 있다.
*더 알고 싶다면,
김형태. (2016). 재정의력. 『예술과 경제를 움직이는 다섯 가지 힘』. (pp. 88~124). 서울, 서울: 문학동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