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 포트폴리오 관리하기
: 실패를 감당할 수 있는 환경 만들기
창업을 하는 사람들에게 조언을 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일에만 전념해도 될까 말까이니 그 일에만 매달려야 한다’고 말한다. 창업의 어려움은 창업 3년 후 생존률 통계에 나타나 있다. 전 세계적으로 창업 3년 후 생존률은 50% 내외이다. 2013년에 발표된 OECD 주요국의 창업기업 생존률 조사에 의하면, 미국 창업가의 창업 3년 후 생존률은 57.6%였고, 한국의 경우에는 41.0%로 조사대상 국가 중 최하위를 기록하였다. 그 중에서도 IT분야 창업은 전 세계적으로 생존률이 1~2%에 불과하다.
이렇게 창업이 어렵다보니 창업의 어려운 과정을 딛고 살아남은 사람들은 창업에만 전념한 사람들일 것이라고 막연히 추측하게 되는 것 같다. 그러나 과연 이것이 사실일까? 정말 창업에만 집중한 전념형(Fulltime) 창업가가 성공하여 주식시장에 상장하는 확률이 높을까? 아니면 창업과 직장 생활을 병행하는 하이브리드형(Hybrid) 창업가가 성공하여 주식시장에 상장하는 확률이 높을까?
1994년 이후에 창업한 20대부터 50대 사이의 창업가 5,299명을 2008년까지 14년 간 추적조사한 결과는 사람들의 직관과 정반대였다(Raffiee & Feng, 2014). 연구자는 Folta와 동료들 (2010)의 구분법에 따라 창업을 하고도 2년 이상 고정급을 받는 직업을 유지한 사람은 하이브리드형 창업가, 창업을 하고 3개월 이내에 고정급을 받는 직업을 중지한 사람은 전념형 창업가로 분류한 후, 이들의 자신감, 위험회피 성향, 인지능력(Armed Forces Qualifications Test: 지능관련 적성검사의 일종으로 계산능력과 언어능력을 측정), 14년 후 어느 쪽이 더 많이 살아남았는지 측정하였다.
결과적으로 전념형이 하이브리드형보다 자신감과 위험추구 성향이 높았다. 즉 하이브리드형은 전념형보다 훨씬 위험 회피적이고 창업에 대한 확신이 없었다. 그러나 14년 후 어느 쪽이 더 많이 살아남았는지 확인한 결과, 이렇게 확신이 없었던 하이브리드형 창업가가 확신에 가득찼던 전념형 창업가보다 33% 더 많이 생존하였다. 한 가지 주목할 것은 처음에 별 차이가 없던 두 창업가 사이의 인지능력(작업기억용량, working memory capacity)이 시간이 지나면서 차이를 보였는데, 시간이 갈수록 하이브리드형 창업가의 인지능력은 유지되는 것에 반해 전념형 창업가들의 인지능력은 계속 낮아졌다.
창업을 한 후 2년 정도까지 고정적인 소득이 있었던 창업가는 심리적으로 더 안정되었고, 인지능력이 저하되지 않았으며, 시야가 넓어졌고, 이를 통해 조잡한 제품이나 서비스를 내놓는 등의 성급한 시장진입을 하지 않았다(Coombs & Huang, 1970). 그러나 창업과 동시에 고정적인 소득이 없어진 창업가는 창업의 중압감으로 인지능력이 저하되었고, 시야가 좁아졌으며, 불안감이 상승하여 조잡한 제품이나 서비스를 내놓는 등의 성급한 시장진입을 통해 실패를 겪었고, 그 실패를 만회하기 위해 다시 대출 등을 통해 자금을 만련하는 악순환을 반복하였다.
이와 같은 하이브리드형 창업가들의 전략을 위험포트폴리오 관리라고 부르며, 독창성을 극도로 발휘해야 하는 일일수록 위험포트폴리오 관리를 해야 실패할 확률이 낮아진다.
성공은 실패를 감당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든 사람들에게 찾아오는
계획된 우연(happenstance)이다.
*더 알고 싶다면,
뉴시스. (May 25, 2015). 창업기업 3년 후 생존비율 41%. Received from http://www.newsis.com/ar_detail/view.html/?ar_id=NISX20150525_0013684202&cID=10402&pID=10400 (Accessed July 14, 2017).
Coombs, C. H., & Huang, L. (1970). Tests of a portfolio theory of risk preference. Journal of Experimental Psychology, 85(1), 23-29.
Folta, T. B., Delmar, F., & Wennberg, K. (2010). Hybrid entrepreneurship. Management Science, 56(2), 253-269.
Hartman, R. S., Doane, M. J., & Woo, C. K. (1991). Consumer rationality and the status quo. The Quarterly Journal of Economics, 106(1), 141-162.
Jost, J. T., Pelham, B. W., Sheldon, O., & Ni Sullivan, B. (2003). Social inequality and the reduction of ideological dissonance on behalf of the system: Evidence of enhanced system justification among the disadvantaged. European Journal of Social Psychology, 33(1), 13-36.
Raffiee, J., & Feng, J. (2014). Should I quit my day job?: A hybrid path to entrepreneurship. Academy of Management Journal, 57(4), 936-963.
Samuelson, W., & Zeckhauser, R. (1988). Status quo bias in decision making. Journal of Risk and Uncertainty, 1(1), 7-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