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적인 이타주의자
사람들은 보통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는 것과 타인의 이익을 추구하는 것이 수직선상에 양 끝에 위치하는 것이기에 양립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과학적 연구결과는 자신의 이익과 타인의 이익을 추구하는 것은 별개의 차원이며 이에 따라 두 가지 모두 추구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한 연구는 회사에서 군인과 같이 헌신적으로 일하는 것(좋은 군인이 되는 것)과 다른 사람에게 좋게 보이고 싶어 하는 동기(뛰어난 연기자가 되는 것) 사이에 높은 상관관계가 있음을 발견하였다(Grant & Mayer, 2009). 또한 같은 연구에서 이렇게 좋은 군인이자 연기자로서 자기 인상관리를 잘하는 회사원들이 타인에게 친절하게 대하고, 도움행동을 할 가능성도 높았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다른 사람들을 많이 도와주는 사람들의 업무적 생산력이 적게 도와주는 사람들의 생산력보다 높아지는 현상을 관찰하기도 했다(De Dreu & Nauta, 2009; Grant & Berry, 2011). 즉 이타적인 행동을 많이 하는 사람들이 자기 자신을 위한 이득도 가장 많이 챙겼다.
카네기멜론대학의 헬지슨과 동료들은 다양한 연구를 통해 자기 자신의 행복을 고려하지 않고 베풀기만 하는 사람은 심적 에너지가 고갈되고, 신체적 건강도 나빠질 위험이 있음을 밝혀냈다(Helgeson, 1994). 자기 스스로를 돌아보지 않고 공동체를 위해 희생만하는 순전한 이타심은 타인의 일에 과도하게 관여하도록 만들뿐 아니라 자신의 이익에 대해 주장하는 것을 주저하도록 견인한다. 이는 공동체로부터 착취를 당하여 신체적 건강을 해칠 뿐 아니라, 심각한 수준의 심적 에너지 고갈에 따른 우울증의 원인이 될 수 있다(Fritz & Helgeson, 1998; Helgeson & Fritz, 1999).
더하여 직장에서 자신의 이익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베풀기만 하는 사람은 업무 과부하로 스트레스를 받으면 일과 가족 사이에서 끊임없이 갈등하다가 결국에는 어느 것도 제대로 챙길 수 없는 상태에 이르기도 한다(Bolino & Turnley, 2005). 그리고 이러한 갈등으로 인한 심적 에너지 소모는 남성보다 여성에게서 정도가 심하게 나타났다. 그러나 타인의 이익(공동체의 이익)에 헌신하는 만큼 자신의 이익도 챙기면 건강을 해치지 않고 심적 에너지도 덜 소모된다.
이처럼 자기 자신의 이익과 타인 혹은 공동체의 이익을 함께 추구하면서 둘 사이에 균형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내 것만 챙기면서 동료의 도움요청을 거절했던 사람은 죄책감으로 스트레스가 증가하고, 동료의 도움요청을 거절하지 못해 계속 도와주면, 내 주업무를 처리하지 못한 부담이 가중되면서 스트레스가 증가한다. 한 연구는 자기 자신의 이익(자신의 업무 성과)과 파트너의 이익(파트너의 업무 성과)을 함께 추구하면서 매일매일 균형을 유지하는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더 행복하다(주관적 만족도가 높았다)는 연구결과도 이러한 주장을 뒷받침 한다(Kumashiro, Rusbult, & Finkel, 2008).
결혼생활에서도 마찬가지였다. 6개월 동안 여러 쌍의 부부를 관찰한 연구에서 자신의 욕구와 배우자의 욕구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하지 못하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우울 증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았다(Bolino & Turnley, 2005).
*더 자세한 내용을 알고 싶다면
Bolino, M. C., & Turnley, W. H. (2005). The personal costs of citizenship behavior: the relationship between individual initiative and role overload, job stress, and work-family conflict. Journal of Applied Psychology, 90(4), 740-748.
De Dreu, C. K., & Nauta, A. (2009). Self-interest and other-orientation in organizational behavior: Implications for job performance, prosocial behavior, and personal initiative. Journal of Applied Psychology, 94(4), 913-926.
Fritz, H. L., & Helgeson, V. S. (1998). Distinctions of unmitigated communion from communion: self-neglect and overinvolvement with others. 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75(1), 121-140.
Grant, A. M., & Mayer, D. M. (2009). Good soldiers and good actors: Prosocial and impression management motives as interactive predictors of affiliative citizenship behaviors. The Journal of Applied Psychology, 94(4), 900-912.
Grant, A. M., & Berry, J. W. (2011). The necessity of others is the mother of invention: Intrinsic and prosocial motivations, perspective taking, and creativity. Academy of Management Journal, 54(1), 73-96.
Helgeson, V. S. (1994). Relation of agency and communion to well-being: Evidence and potential explanations. Psychological Bulletin, 116(3), 412-428.
Helgeson, V. S., & Fritz, H. L. (1999). Unmitigated agency and unmitigated communion: Distinctions from agency and communion. Journal of Research in Personality, 33(2), 131-158.
Kumashiro, M., Rusbult, C. E., & Finkel, E. J. (2008). Navigating personal and relational concerns: The quest for equilibrium. 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95(1), 94-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