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를 맞이하여 상식이는 다이어트를 시작했다. 1월 한 달 동안 헬스장에 매일 나가고, 바디프로필도 찍기를 다짐해본다. 그러나 상식이는 3일 만에 지쳐버렸고, 2월에는 기본에 충실하기로 다짐한다. ‘2월에는 야식을 먹지 않을 테야!’ 3월의 상식이는 어떤 모습일까?
사람은 자신만의 목표를 이루기 위한 방식으로 행동하고, 그 기저에는 동기가 존재한다. 동기를 두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는데, 미래의 긍정적인 결과를 열망하는 접근 동기와 부정적인 결과가 발생하지 않도록 현재 상태를 유지하려는 회피 동기가 있다.
지금까지의 선행연구는 우울증은 접근 동기의 결핍이며, 회피 목표를 추구하는 행동은 스트레스 증가, 의사소통 감소와 같은 부정적인 결과와 관련이 있다고 주장하였다. 동기 저하는 심리 장애의 주요한 특징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으나, 우울증과 동기 저하와의 관계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왜냐하면 접근-회피 개념을 이해하는 것은 그리 단순하지 않다. 겉으로 보이는 행동과 기저의 동기가 늘 일치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유진이가 시험을 잘 보고자 하는 목표는 접근 동기에 의한 것처럼 보이지만, 그 이유가 선생님을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서라면 회피 동기에 의한 목표이다.
따라서 Sherratt과 Macleod는 우울 집단과 비우울 집단의 접근-회피 목표를 파악하고, 해당 목표의 동기에 대해 질문하여 동기의 다차원적 특성을 이해하고자 하였다.
[연구 가설] 우울 집단이 회피 동기를 더 많이 보고하고, 접근 동기를 덜 보고할 것이다.
우울 집단은 26명, 비우울 집단은 33명의 참가자로 이루어져 있으며, 집단 간 연령이나 성별 차이를 보이지 않고 고르게 분포되었다. 참가자들은 연구 동의 후에 기본 인적 사항과 우울 및 불안 척도에 응답하였고 다음의 연구 과정을 따랐다. 참가자들은 접근 목표 조건과 회피 목표 조건에서 가능한 많은 목표를 작성하였고, 작성된 목표 개수를 파악하였다. 그후 조건별로 가장 중요한 목표를 하나 선택했다. 다음으로 참가자는 두 가지 목표에 대하여, 각각 그 목표가 중요한 이유 및 성취하고 싶은 이유를 가능한 한 많이 작성하였다. 연구진들은 최종 256개 응답을 접근 동기와 회피 동기로 구분하여 동기 개수도 파악하였다.
연구 결과, 참가자들은 평균적으로 접근 목표를 7.36개, 접근 목표에 대한 동기를 9.975개 작성하였다. 이는 회피 목표 및 동기에 비해 대략 2개 이상 더 많이 작성된 것이었다. 우울 집단과 비우울 집단 간 목표와 동기 수에는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우울과 동기 저하의 관련성을 살펴보기 위해 목표 기저의 동기를 면밀히 탐색해볼 필요가 있다.
이어서 집단(우울/비우울), 목표(접근/회피), 동기(접근/회피)를 함께 고려했을 때, 우울 집단과 비우울 집단 간의 차이를 확인할 수 있었다. 구체적으로 접근 목표 조건에서 접근 동기는 7.18개로, 회피 동기에 비해 4.65개가 더 많이 보고되었다. 이에 대하여 우울 집단은 비우울 집단에 비해 회피 동기를 2.94개 더 많이, 접근 동기를 2.12개 더 적게 보고하였다(우울 집단의 접근 동기 6.12개, 회피 동기 4개). 반면, 회피 목표 조건에서는 회피 동기가 접근 동기에 비해 3개 더 많이 보고되었고, 집단 간 차이는 존재하지 않았다(접근 동기 2.3개, 회피 동기 5.3개). 이러한 결과는 우울 집단과 비우울 집단의 목표나 동기는 유사하지만, 우울 집단이 접근 목표에 대해 더 많은 회피 동기와 더 적은 접근 동기를 가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본 연구의 결과는 접근 목표로 보이는 행동이 실제로는 회피 동기로 기능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즉, 우울한 사람은 회피 동기를 지니고 있지만, 겉으로는 접근 목표를 추구하는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 이처럼 개인의 목표추구행동을 이해할 때 내재된 동기를 확인하는 것은 중요하다. 접근 동기를 발전시킬 때 더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할 수 있으므로, 구체적인 목표 탐색을 통한 동기 전환은 우울한 사람들의 개입에 도움이 될 것이다.
참고문헌
Sherratt, K. A., & MacLeod, A. K. (2013). Underlying motivation in the approach and avoidance goals of depressed and non-depressed individuals. Cognition & emotion, 27(8), 1432-1440.
*표지 이미지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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