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과 몸이 연결되어 있다는 속설에 따르면 심장마비 환자들은 ‘건드리기만 해도 터지는’ 사람들이다. 그래서 조그만 일에도 짜증이나 불같이 화를 내는 등 갖가지 반응을 보인다. 연구 결과도 이런 속설을 뒷받침하고 있다. 화를 잘 내는 사람들은 성격이 조용한 사람들보다 심장마비에 걸릴 위험이 거의 세 배나 높았다. 이러한 연구 결과를 보고 어떤 심장마비 환자들은 몸이 이렇게 말하는 것이라고 해석한다.
“이제 불평일랑 집어치우고 네게 주어진 축복이나 헤아려봐.”
마찬가지로 자기에게 주어진 축복을 헤아려보는 것은(그 자체가 감사의 표현이지만) 카테터 삽입과 같은 심장 치료로 인한 스트레스 해소에도 도움이 된다. 심장 카테터 삽입술은 카테터라고 부르는 가늘고 탄력 있는 튜브를 사타구니의 절개 부위를 통해 집어넣어 심장의 동맥 또는 정맥을 통과시킨 뒤 관상동맥으로 삽입하는 기술이다. 의사가 이 처치를 권하는 경우는 대부분 동맥의 전부 또는 일부가 막혀 있다고 의심할 때이다. 이 시술은 심장이 얼마나 잘 작동하는가를 알아보기 위해, 그리고 막힌 부분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 이용하는 방법이다. 막힌 부분이 발견되면 두 시간에서 네 시간 정도 치료해야 하며 환자는 시술이 끝난 뒤에도 네 시간 내지 여섯 시간 동안 꼼짝 못하고 누워 있어야 한다. 그래서 이 시술은 환자에게 극심한 스트레스를 준다. 무엇보다 날카로운 물건이 사타구니에 삽입되는 것 자체가 아주 큰 불쾌감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듀크대학교 연구팀은 관상동맥 폐색이 상당히 진전된 환자 3천여 명의 생활 태도를, 폐색도가 덜한 환자들과 비교해보았다. 연구팀은 갖아 먼저 환자들에게 스트레스 해소의 방법으로 ‘축복 헤아리기’를 얼마나 하는가를 물었다. 폐색도가 높은 데다 사회적으로 소외되어 있는 환자들은 자기보다 못한 사람들을 돌아봄으로써 자신이 받은 축복을 헤아려보는 경우가 드물었다. 사회적인 지원과 지지를 받고 있는 환자들은 스스로 ‘축복 헤아리기’를 하고 있었고 이는 통증을 줄이는 데 상당히 기여했다. 그러므로 심장 치료를 받고 있는 사람들처럼 스트레스가 심한 처지에서는 다른 사람과 친하게 지내는 것이 치료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거나 혹은 감사하는 마음을 갖기 쉽도록 해주는 것으로 보인다.
*참고문헌
Bosworth, H. B., Feaganes, J. R., Vitaliano, P. P., Mark, D. B., & Siegler, I. C. (2001). Personality and coping with a common stressor: Cardiac catheterization. Journal of Behavioral Medicine, 24(1),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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