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과의 비교가 보상과 뇌에 미치는 영향
내 연봉이 지금의 두 배가 되면, 나는 현재보다 두 배 더 행복해질까? 전통적인 경제학 관점에서는 ‘그러하다’고 대답할 수도 있다. 정확히 2배는 아니더라도, 노동에 대한 절대적 보상(금액)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요컨대 보상으로 받는 금액이 많은가 적은가가 개인의 주관적 행복에 중요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행동경제학의 관점에서는 상대적 보상 또한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본다. 상대적 보상, 즉 사회적 비교가 개인의 주관적 행복 지각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후자의 경우를 알아보기 위해 Fliessbach와 동료들이 실험을 준비하였다.
Fliessbach와 동료들은 기능적 자기 공명 영상(fMRI)을 이용해서 실험 중인 참가자들의 뇌 활동을 조사했다. 뇌의 혈류 반응은 설문조사와는 달리 스스로 감추거나 실제와는 다르게 반응할 수 없다는 점에서 더 본연의 반응에 가깝기 때문이다. 연구자들이 집중적으로 확인한 곳은 복측 선조체(Ventral Striatum)와 전두엽, 중뇌 등인데, 이곳이 보상 예측과 처리에 관여하는 주요 영역이기 때문이다.
실험은 두 참가자가 한 쌍을 이루어서 동시에 같은 작업을 수행하며 진행되었다. 그림 1을 참고하여 실험의 세팅을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이후, 성격 관련 설문지를 작성하며 실험이 마무리된다.
그림 1. 실험 자극 및 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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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첫 슬라이드에 1.5s동안 파란색 점 제시
(2) 그 다음 숫자가 써져 있는 슬라이드를 제시하여, 먼저 제시된 파란색 점의 개수가
뒤에 제시된 숫자보다 많은지 적은지 응답하게 함
(3) 참가자 응답한 것을 피드백
(4) 잠시 공백
(5) 상대방과 나의 성과 & 금전적 보상 정도를 알려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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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1. 보상 조건.
C1 : 두 참가자 모두 틀렸을 때, 두 명 모두 아무것도 못 받음
C2-C5 : 한 실험자만 맞았을 때, 맞은 사람만 보상을 받음
→ 보상 수준을 다르게 함. (낮음 : 30유로 / 높음 : 60유로)
C6-C11 : 두 실험자 모두 맞았을 때, 두 명 모두 보상을 받음(관심조건)
→ 보상 수준과 보상금 비율을 다르게 지급함. (1:2, 1:1, 2:1)
그림 2. 참가자가 보상을 받지 못했을 때(C1, C4, C5)와 비교하여, 보상을 받았을 때 강한 반응(BOLD)을 보이는 뇌 영역 (C2, C3). 후자의 경우, 상대방은 보상을 받지 못함
후두엽(occipital lobe), 각회(Gyrus angularis), 쐐기전소엽(precuneus)/대상엽(cingulate cortex), 복측 선조체(Ventral Striatum), 안와전두 피질(orbitofrontal cortex)
실험 결과, 상대방과의 비교가 복측 선조체(Ventral Striatum)에 있는 혈액 산소 반응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밝혀졌다. 참가자가 보상을 받지 못하면 그림 2의 진한 부분 신호가 감소하였다. 반면, 참가자만 보상을 받았을 때는 진한 부분의 신호가 증가하였다. 상대방보다 뛰어나다는 사실과 일종의 승리의 기쁨이 금전적 보상에 더해져 응답에 기여한 것이다.
이러한 양상은 참가자 양쪽 모두 보상을 받았을 때도 나타났다. 보상 수준(표1 참고)과 상관없이, 상대방에 비해 내가 돈을 더 많이 받는 상황일 때 가장 활발한 반응을 보인 것이다. 또한 뇌 전체 영역을 비교하여도 상대적 보상은 좌우 복측 선조체에서 강한 효과가 있었다.
종합하자면, 사회적 비교가 보상을 인지적으로 처리하는 과정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요소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내’가 어린 아이이고 착한 일을 하여 사탕을 받게 되었다고 해보자. 사탕을 받는 것 자체가 나를 기쁘게 할 것이다. 하지만 여기에 나와 똑같이 착한 일의 대가로 사탕을 받는 다른 아이가 있다고 가정해본다면? 그때부터는 단순히 사탕을 받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다. 나와 그 아이가 받은 사탕의 개수를 은근히 비교하여 기쁨을 느끼기도 하고 시무룩해지기도 하는 것이다. 사탕을 3개 받든 6개 받든, 쟤보다 내가 2개 더 많이 받았다는 사실이 더 중요해지는 것이다.
자신의 성취를 계속 타인과 비교하고 있지는 않은가? 선의의 경쟁은 우리가 스스로를 발전시키도록 이끈다. 하지만 지나친 비교는 우리의 행복과 의사결정에 긍정적이지 못한 영향을 줄 수 있다. 내가 성취한 것을 초라하게 여기고 ‘시무룩’해질 수 있는 것이다. 상대방이 갖고 있는 사탕을 힐끔거리는 것보다, 내 손에 쥐고 있는 사탕을 온전히 바라보는 것이 행복에 더 가까울 수 있다.
+) 더 알고 싶다면,
Fliessbach, K., Weber, B., Trautner, P., Dohmen, T., Sunde, U., Elger, C. E., &Falk, A. (2007). Social comparison affects reward-related brain activity in the human ventral striatum. Science, 318(5854), 1305-13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