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4_거짓말하는 사람들이 흘리는,
단어의 흔적들
거짓말 탐지 전문가들은 거짓말이 특정한 생리적 변화를 동반한다는 사실을 항상 알고 있었다. 그렇다면 진실을 고백할 때의 생리적 현상은 어떤 것일까?
자기기만적 언어의 세 가지 특징
자기기만은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어떤 사람들은 사건에서 받은 감정적 충격을 받아들이지 못하거나 부인하기도 한다.
또 다른 형태는 자신의 능력이나 상황에 대한 지나친 자신감이다. 명백히 거짓이거나 증명되지 않은 것에 대한 확고한 믿음 또한 일종의 자기기만에 해당된다.
극단적으로는 정신분열증 같은 심한 정신질환을 앓는 사람들의 망상 또한 자기기만의 한 형태로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자기기만은 언어를 통해 포착될 수 있을까? 어느 정도까지는 가능하다.
비개인적(비인칭 언어) : 사람들은 대개 신변에 큰 변화를 겪은 사건에 대해 말하거나 쓸 때 그 경험을 개인적인 것으로 받아들인다. 그래서 “나는 ~을 보았다”라거나 “나는 ~라고 느꼈다”와 같은 구절을 사용한다. 그러나 자기기만의 경우 <나>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는다.
감정을 나타내는 단어 : 감정을 나타내는 단어, 특히 부정적인 감정을 나타내는 단어를 거의 쓰지 않는다. 감정과 관련된 유일한 단어들은 암시되어 있다.
구체적이고 딱딱하며 묘하게 거리감 있는 언어 : 구체적인 대상을 나타내는 구상명사를 자주 사용하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동사, 특히 <~일 것이다>와 같은 말을 상당히 많이 사용한다. 이런 말은 실제 사건과 그 사건에 대한 개인의 의식 사이에 일종의 거리가 있음을 나타낸다.
1. 스크루지 영감의 자기기만 언어와 자기인식 단어
문학에서는 모든 형태의 자기기만이 자주 묘사된다.
찰스 디킨스의 <크리스마스 캐럴>에 나오는 에베네저 스쿠루지를 생각해보자. 소설 도입주에서 스크루지는 크리스맛, 가족, 가까운 인간관계 등을 결명하는 쌀쌀맞은 노인으로 나온다.
나중에 디킨스는 힘든 어린 시절을 보내면서도 여동생과 가깝게 지내고 처음 일을 가르쳐준 스승과 돈독히 지내던 스크루지의 모습, 그리고 그를 떠난 예전 여자친구를 보여준다. 우리는 그가 사실 괜찮은 사람이고 탐욕으로 감정을 감추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디킨스는 자기기만과 자기인식의 언어를 훌륭하게 포착해낸다. 처음 스크루지는 나중에 비해 <나>라는 단어를 절반밖에 사용하지 않는다. 그리고 덜 감정적이기도 하다. 그리고 스크루지는 생각과 현실의 불일치를 암시하는 <~일 것이다>,<~할 수 있었을 것이다와 같은 동사를 더 많이 사용할 뿐만 아니라 <너희>, <그놈들>과 같은 단어를 많이 사용함으로써 자기 자신에게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다.
2. “의심의 여지없이”는 지나친 자심감에서 나오는 자기기만적 표현이다
지나친 자신감에서 나오는 자기기만은 어떤 것일까? 이 질문에 간단하지만 재미있게 대답할 수 있는 방법이 몇 가지 있다. 하나는 우리가 어떤 것을 너무나 확신할 때, 그리고 합리적인 근거에 따라 확신할 때 흔히 사용하는 표현을 살펴보는 것이다. 예컨대 “의심의 여지없이…” 라는 문구는 엄청난 확신이 있는 사람들만 사용한다. 이것을 지나친 자신감으로 볼 수 있다. 반면 “~일 가능성이 있다”라는 문구는 그보다 덜 확신하는 사람이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3. 정말로 솔직하게 쓴 <추천서>에서 발견되는 단어들의 특징
우리는 추천서를 써주기도, 추천서를 읽기도 한다. 오랜 세월을 거치면서 나와 동료들은 추천서 중에서 옥석을 가려내는 것이 어렵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다들 서류상으로는 꽤 괜찮아 보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형식상 긍정적인 내용을 담은 추천서와 진짜로 긍정적인 확신을 담은 추천서를 가려낼 방법이 있을까?
나는 추천서를 쓸 때 진실한 말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학생을 긍정적이면서도 공정하게 묘사하는 것도 중요하게 여긴다. 하지만 내가 깨달은 한 가지는 추천서를 쓰기 시작하면 그 학생의 긍정적인 측면을 점점 더 많이 보게 된다는 점이다. 추천서를 마무리할 때쯤이면 내가 추천하고 있는 그 학생이 <의심의 여지없이> 완벽하다고 믿게 된다. 맙소사, 어째 자기기만처럼 보이는 이야기다.
그렇다면 단어 분석을 통해 내가 쓴 추천서 중 진짜와 자기기만적인 것을 가려낼 수 있을까? 이 의문을 풀기 위해 나는 내가 직접 쓴 2백여편의 추천서를 분석했다.
내가 진심으로 잘 해내리라고 믿은 학생들에게 써준 추천서의 특징은 다음과 같았다.
– 말을 많이 했고, 더 긴 문장과 어려운 단어를 사용했다.
: 나는 잘 해낼 것 같은 학생일수록 추천서에 더 많은 단어를 썼다.
– 긍정적 감정을 나타내는 단어를 덜 사용했다.
: 나는 학생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할수록 <훌륭한>, <멋진>, <좋은>, <기쁜>가 같은 단어를 덜 사용하는 경향이 있었다. 나는 적합한 사람들을 위해 추천서를 써줄 때는 그들이 이룬 성과의 구체적인 예를 제시하는 경향이 있었다.
– 더 자세한 정보를 제공했다.
: 나는 확신에 차서 쓴 추천서에는 학생 자체보다 그가 해낸 일들에 더 주의를 기울여 썼다는 것을 깨달았다.
– 추천서를 읽을 사람에게 주의를 덜 기울였다.
: 사람들은 대명사 사용을 통해 그들이 주의를 기울이는 대상을 드러낸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나는 다소 취약한 학생들을 위해 추천서를 쓸 때는 학생들보다 추천서를 읽을 사람에게 더 신경이 쓰였다. “지원자의 이력서를 보면 알 수 있겠지만”, “귀 학교에서도 동의하실것이라 확신합니다”와 같은 어구 말이다.
4. 거짓말하는 사람들이 흘리는, 단어의 흔적
자기기만과 본격적인 기만(거짓말) 사이의 경계는 그리 명확하지 않다.
우리가 사용하는 단어를 통해 거짓말을 밝혀낼 수 있는 방법은 많이 있다.
예를들면 지그문트 프로이트는 가끔 사람들의 진짜 감정이 새어나오는데 이는 말실수 같은 미묘한 오류를 통해 드러날 수 있다고 했다. 말실수를 저지르기 가장 쉬운 때는 어떤 생각을 하면서 다른 이야기를 해야 할 때다.
다른 예도 있다. 1994년, 샌프란시스코 유니언 주민들은 근처 시골길에서 이웃인 수전 스미스의 어린 자녀들이 차에 탄 채로 납치당한 것 같다는 소식을 듣고 큰 충격에 빠졌다.
그녀는 용의자로 지목되기 전에 기자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우리 아이들은 날 원했어요. 그 아이들에겐 내가 필요했어요. 그리고 지금 난 그 아이들을 도와줄 수가 없어요.”
이 사건을 맡은 FBI 요원은 그녀의 이 말에 특히 주목했다. 그녀는 왜 과거형을 사용한 것일까? 아이들이 죽었다는 것을 아는 사람만이 과거형으로 말할 터였다. 과연 며칠 후 그녀는 차를 호수로 몰아 아이들을 익사시켰다고 자백했다. 그녀의 범행 동기는 자신의 자녀를 데리고 재혼하는 것을 부담스러워하는 사업가와 결혼하기 위해서였다.
5. 거짓이 아닌, 사실을 이야기하는 사람들의 단어 패턴
[1] 1990년대 뉴욕 주립대학교 스토니브룩의 멜라니 그린버그, 아서스톤, 카밀 워트먼은 놀랍도록 창의적인 표현적 글쓰기 실험을 수행했다.
이 실험은 가상의 트라우마에 대한 글쓰기가 건강에 유익한 효과를 발휘하는지 알아보기 위한 것이었다. 연구자들은 우선 트라우마 경험이 있는 사람들을 70명 정도 모집했다. 참가자 중 절반이 실험실에 오자 연구자들은 각자 자신의 트라우마에 대해 글을 쓰게 했다. 이들은 트라우마의 핵심을 몇 줄 정도로 요약했다. 얼마 지나지 않다 실험실에 온 나머지 참가자들에게는 자신의 트라우마에 대해 글을 쓰는 대신 첫 번째 집단이 요약한 글을 읽게 했다. 이 두 번째 집단은 그것을 자신이 경험했다고 상상한 뒤 자신이 겪은 것처럼 글을 써보라는 요청을 받았다.
그래서 절반은 진짜 트라우마, 절반은 가짜 트라우마에 대한 글이었다. 참가자들이 쓴 글은 모두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실제로 연구자들은 가상의 트라우마에 대한 글쓰기도 실제 트라우마에 대한 글쓰기와 거의 비슷한 치료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글을 읽어보면 무엇이 진짜고 가짜인지 분간할 수 없을 때가 많았다.
하지만 두 종류의 글을 컴퓨터로 분석해보자 뚜렷한 차이가 상당히 많이 나타났다. 우선 자신의 트라우마에 대해 쓴 사람들은 더 많은 단어를 사용했다. 이들은 자신이 한 행동과 하지 않은 행동에 대해 자세히 쓸 수 있었다. 또 이들은 1인칭 단수 대명사를 더 많이 사용하기도 했다. 그리고 진짜 트라우마에 대한 글에는 긍정적 감정과 부정적 감정을 나타내는 단어들이 가상의 이야기에 비해 더 적었다. 마지막으로 진짜 이야기에는 동사와 인지적 단어가 가상의 이야기에 비해 더 적게 사용되었다.
두 가지 글에서 나타나는 단어의 차이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 살펴보자. 실제 경험에 대해 쓴 글은 다음과 같은 특징이 있다.
일반적인 단어뿐만 아니라 세부 내용이 더 많이 들어 있다.
감정을 나타내는 단어와 인지적 단어가 더 적게 들어 있다.
: 이야기를 만들어내야 하는 사람은 생각을 더 많이 해야 하고 그래서 사건을 설명하기 위해 인지적 단어를 더 많이 사용한다.
동사가 더 적게 들어 있다.
<나>라는 단어로 자기 자신을 더 많이 언급한다.
앞서 언급했듯 <나>라는 단어는 자기 자신에게 주의를 기울인다는 신호다. 마찬가지로 1인칭 단수 대명사의 사용은 주체적인 느낌을 암시한다. 당연한 일이지만 자신의 트라우마 경험에 대해 쓴 사람들은 자신의 감정을 더 정확히 인식하는 동시에 트라우마를 받아들인다.
6. 스티븐 글래스, 거짓 인터뷰와 가짜 기사를 쓰다
1995년, <뉴 리퍼블릭 New Republic>이라는 잡지사는 펜실베이니아 대학교를 갓 졸업한 젊고 유망한 스티븐 글래스 Stephen Glass를 고용했다. 그는 몇 달 안에 논평을 발표하기 시작했고 광범위한 주제로 본격적인 기사들을 써냈다.
글래스의 동료와 독자들을 그토록 흥미로운 인물들을 찾아내 인터뷰하고 그들로부터 다채로운 발언들을 끌어내는 그의 능력에 경탄할 때가 많았다.
그런데 그가 좋은 기삿거리를 찾아낼 수 있었던 것은 그냥 그 이야기를 자신이 <지어냈기> 때문인 듯했다. 마침내 편집장에게 덜미를 잡힌 글래스는 잡지사에서 해고당했다.
글래스는 자기가 지어낸 이야기에 언어적 지문을 남겼을까? 나는 우리의 텍스트 분석 프로그램으로 이 문제를 확인해 보았다.
글래스의 진짜 이야기 혹은 진짜일 가능성이 높은 이야기에서는 단어들이 다음과 같은 사용되는 특징이 있었다.
– 일반적인 단어, 수를 나타내는 단어, 세부 사항이 더 많이 들어 있다.
– 감정(특히 긍정적 감정)을 나타내는 단어와 인지적 단어가 더 적게 사용되었다.
– 동사가 더 적게 사용되었다.
– <나>라는 단어로 자기 자신을 덜 언급했다.
어디서 본 것 같지 않은가? 자신에 관한 언급을 제외하면, 글래스의 진짜 이야기에 사용된 단어는 자신의 트라우마에 대해 쓴 사람들의 단어와 비슷했다. 반면 글래스가 지어낸 이야기들에는 가상의 트라우마에 대해 쓴 글과 사실상 똑같은 언어적 지문이 남아 있었다.
흥미로운 하나의 예외는 <나>라는 단어의 사용이었다. 자신의 트라우마에 대해 쓴 사람들이 <나>라는 단어를 더 많이 사용했다는 점을 떠올려보라. 이것은 자신의 트라우마에 대한 글쓰기가 더 진실한 감정을 일깨우고 더 투철한 주체의식과 관련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할 수 있었다. 이 설명을 참고하면 스티븐 글래스가 지어낸 이야기에 <나>라는 단어를 더 많이 사용한 이유를 쉽게 알 수 있다.
글래스는 가짜 이야기를 쓰면서 실제 사건에 대해 쓸 때보다 더 대담한 문체를 구사했다. 글래스는 오히려 거짓말 할 때, 대부분의 사람들이 진실을 말할 때처럼, 진정한 자부심과 자기 자신을 향한 관심을 드러냈다.
7. 상대가 우리를 속일 때, 우리는 어떻게 알아차릴 수 있을까?
텍스트 분석 프로그램은 사람들이 감정적인 주체에 대해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신념을 표현하는 건지 혹은 그렇지 않은지를 얼마나 잘 감지해낼 수 있을까?
[2] 몇 년 전 매트 뉴먼, 다이앤 베리, 제인 리처드와 나는 이 의문에 답하기 위해 일련의 실험을 해보았다.
우리는 200명 정도의 학생들을 모아 매우 감정적인 주제인 낙태에 대해 자신의 입장과 반대 입장을 제시하게 했다. 일부 학생들에게는 두 가지 태도에 대해 각각 한 편씩 글을 써서 우리에게 나중에 메일로 보내게 했다. 다른 집단은 심리학과 실험실 한구석에서 두 편의 글을 타이핑하게 했다. 나머지한 집단에게는 자신의 진짜 신념과 거짓 신념을 말하게 하고 연구자들이 그 모습을 영상으로 찍었다.
사람들은 어떤 글이 당신의 진짜 신념인지 판단할 수 있을까? 우리는 학생 몇 명을 모아 400여 편의 글을 읽게 하고 그것이 각각 글쓴이의 진짜 신념인지 아닌지 판단하게 했다. 정답을 우연히 맞힐 확률은 50퍼센트이고 이 학생 판정단의 정확도는 52퍼센트였다. 다시 말하면 분간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컴퓨터의 경우, 가짜와 진짜 신념을 가려내는 정확도는 67퍼센트 정도였다. 사용된 단어에 나타나는 정직함의 표시는 우리가 다른 연구들에서 발견한 것과 상당 부분 일치했다. 학생들은 자신의 진짜 신념을 표현할 때 더 많은 단어를 사용했고, 더 어려운 단어를 사용했으며, 더 길고 복잡한 문장을 구사했다. 이들의 주장은 더 함축적이었고 덜 감정적이었다. 특히 흥미로운 점은 배타적 단어(~를 제외하고, ~없이, 그러나, 하지만)를 상대적으로 아주 많이 사용했다는 점이다. 사람들이 배타적 단어를 사용해서 진짜 신념을 표현할 때는 자신이 믿는 바와 믿지 않는 바를 뚜렷이 구분하는 용도로 한정해서 사용하려고 했다.
사람들은 진짜 신념을 말할 때 <나는>이라는 단어를 훨씬 많이 사용하여 자기 자신을 많이 언급했다. 자신의 신념을 기만하고 거짓 신념을 말할 때는 긍정적 감정을 더 많이 표현했다.
감정적 주제에 대해 자신의 관점과 반대되는 관점을 말하거나 글을 쓰게 하는 것은 엄밀히 말해서 기만에 대한 고위험 부담 실험은 아니다.
[3] 그래서 몇 년 전 폴 에크먼, 모린 오설리번, 마크 프랭크는 이보다 설득력 있는 접근법을 개발했다.
에크먼은 이전 세대 비언어적 소통 분야의 1인자로, 감정 표현의 비교문화 연구로 얼굴 지도를 만들었을 뿐만 아니라 사람들이 거짓말 하게 되었을 때의 표정 변화를 연구하기도 했다. 나는 에크먼이 근래에 수행한 거짓말 탐지 연구에 대해 매혹적인 강의를 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가 20명 정도를 대상으로 과학과 연극을 재미있게 결합한 실험을 수행했다는 것이었다.
이를테면 당신이 한 시간 정도 참여하고 돈을 받을 수 있는 실험에 대한 글을 읽었다고 상상해보자. 실험에 참가하려고 연락하면 메일로 설문지 하나가 온다. 설문지는 사형제도, 흡연, 환경운동 같은 주제들에 대한 당신의 생각을 묻는 내용이다. 그리고 실험 당일에는 에크먼 교수와 만나서 당신이 확고한 신념을 표현했던 주제들에 대해 잠시 면담을 할 것이라고 안내해 준다. 참가자 중 일부는 자신의 진짜 신념을 말하라는 지시를 받고, 나머지는 자신이 설문지에 쓴 것과 반대인 입장을 주장하라는 요청을 받는다. 에크먼 교수는 당신과 몇 분 정도 이야기하고 나서 당신이 진짜 신념에 대해 말하고 있는지 판단할 거라고 한다.
흥미로운 부분은 여기부터다. 당신이 진실을 말하고 교수도 그것이 진실이라고 믿으면 당신은 10달러를 추가로 받는다. 당신이 거짓말을 하는데 교수가 그것을 진실이라고 믿으면 50달러를 추가로 받는다. 그런데 교수가 당신의 말을 거짓말이라고 생각한다면 당신은 추가금액을 받지 못하는 데다 소음의 방에서 벌칙을 받게 될 수도 있다. 다시 말해 당신은 에크먼 교수에게 당신이 진실을 말하고 있다고 생각하게 해야 우리하다.
에크먼의 연구팀은 참가자와의 면담을 녹화하고 나중에 그 영상을 심리학자, 중앙 및 지방 법집행 관계자, 심문 훈련을 받은 연방 고위 공무원 등에게 보여준 후 진실을 말하는 사람과 거짓말을 하는 사람을 구분해 보라고 했다. 정확하게 판단할 확률은 50퍼센트였고 영상을 본 사람들의 정확도는 전반적으로 51퍼센트에서 73퍼센트 사이였다.
에크먼의 강의를 들은 뒤, 나는 그 면담을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분석할 수 있도록 기록을 제공해줄 수 있겠느냐고 물었다.
에크먼의 공동연구자인 모린 오설리반은 내가 보낸 결과물을 보자마자 내가 아주 잘 해냈다고 답해주었다. 적은 표본으로도 컴퓨터는 65퍼센트에서 75퍼센트 정도의 정확도로 정답을 맞혔다.
요컨대 에크먼과 면담할 때 진실을 말한 사람들은 거짓말을 한 사람드렝 비해 더 많은 단어, 더 어려운 단어, 더 길고 복잡한 문장을 사용했고, 긍정적 감정을 덜 표현했다. 그리고 마찬가지로 진실을 말한 사람들은 <나>라는 단어를 더 많이 사용했다.
8. 무죄로 밝혀진 사람과 유죄로 밝혀진 피고인의 차이는 <대명사>에 있었다
실험실에서 거짓말을 연구하는 조금 더 예리한 방법은 참가자로 하여금 실제로 도덕성이 의심되는 행동을 하게 한 후 본인의 동의하에 자신이 한 행동에 대해 조사관에게 거짓말을 하게 하는 것이다. 이렇게 할 수 있는 표준 기법을 <모의 범죄 mock crime>라고 한다.
[4] 우리는 실제로 몇 년 전 매트 뉴먼과 함께 이런 실험을 해보았다.
실험에 참가하기로 한 학생들은 처음에 매트를 만나서 몇 분 동안 어떤 방에 들어가 있으라는 설명을 듣는다. 학생은 방에 들어가 앉은 다음 의자 옆에 있는 책을 들어 160페이지를 편다. 거기에 돈이 있으면 훔친 다음 책을 제자리에 돌려놓아야 한다. 나중에 학생들은 누군가 방에 들어와서 혹시 돈을 가져갔느냐고 물을 것이라는 이야기를 듣는다. 이들은 돈을 가져가지 않았다고 해야 한다. 참가자 모두 이 규칙에 동의했다.
일단 방에 들어간 참가자 중 절반은 돈을 발견하게 되어 있었고 절반은 돈을 발견하기 못하게 되어 있었다. 그 후 연구자가 방에 들어와서 160페이지를 편 다음 이렇게 말했다. “여기 돈이 없네. 학생이 가져갔어요?” 모두 아니라고 대답했다.
연구자는 참가자에게 다른 방으로 가서 자신이 거짓말을 하고 있는지 조사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사는 그냥 학생에게 방에 들어가서 어떤 행동을 했는지 자세히 말해 보라고 하는 것뿐이었다. 학생들의 진술 기록은 나중에 컴퓨터로 분석되었고, 다른 연구들에서도 그랬듯이 우리는 우연히 맞힐 확률보다 훨씬 더 정확히 거짓말하는 사람을 맞혔다.
모의 범죄 연구와 다양한 태도(입장) 연구에서는 모두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요컨대 사람들이 사용하는 단어 속에 거짓말이라는 단서를 제공하는 믿을 만한 흔적이 있다는 것이다.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몇몇 연구에서 언어와 거짓말의 연관성을 시험해 보기 시작했다.
[5] 의사소통 분야에서 가장 존경받는 연구자 중 한 사람인 주디 버군(Judee Burgoon은 다양한 유형의 거짓말, 특히 일상 속 대화에서 나타나는 거짓말에 특유의 언어적 지문이 있다는 사실을 수많은 연구를 통해 보여주었다. 그녀는 실험실 기반의 거짓말 연구들이 대학생 이외의 집단에서 적용될 수 있다는 것을 거듭 보여주었다.
[6] 게리 본드(Gary Bond)와 그의 동료들은 미국 내 여러 교도소의 남녀 재소자에게도 거짓말과 관련된 실험 절차를 수행해 같은 결과를 얻었다.
통제된 실험의 이점은 무엇이 원인인지 알 수 있는 깔끔한 그림이 나온다는 점이다.
거짓말 연구에 대한 논문들을 몇 편 발표한 후, 나는 그때까지 본 것 중에 가장 흥미로운 대학원 지원서를 받았다. 드니스 허들이라는 이 지원자는 지난 21년 동안 사설 조사업체를 성공적으로 운영해온 사람이었다.
우리는 곧 만났고 대학원은 그녀의 길이 아니라는 데 동의했다. 그 대신 나는 현실 세계에서 검증된, 단어 분석을 통한 거짓말 탐지기를 그녀와 함께 개발했다.
우리는 창의적인 연구를 하나 고안해냈다. 우리(라고 했지만 사실은 드니스)는 중범죄를 저지르고 증인석에서 확실히 거짓말을 한 많은 사람들의 재판 기록을 추적했다. 미국 사법 체계에서는 중범죄로 유죄를 선고받은 피고가 이어서 위증죄로 유죄 판결을 받는 사례도 있다. 위증죄에 대한 유죄 판결은 대개 피고가 증인석에서 거짓말을 했다는 확실한 증거가 있을 때 내려진다.
우리는 증인석에서 거짓말을 하지 않은 것이 확실하지만 어쨌든 유죄 판결을 받은 또 다른 집단이 필요했다. 다행히도 드니스는 유죄를 선고받았지만 나중에 DNA 같은 강력한 증거 덕에 무죄로 밝혀진 열한 명을 추적할 수 있었다. 나중에 무죄가 밝혀진 사람들은 진실을 말하는 데 서툰 사람들임을 분명했기 때문에 이들은 중요한 비교집단이었다.
드니스는 무죄로 밝혀진 열한 명과 함께 흉악 범죄로 기소된 서른 다섯 명의 사례까지 추적하느라 거의 1년 가까운 시간을 보냈다.
드니스의 노고는 결국 성과를 거두었다. 사례가 많지 않았지만 결과는 의미 있었다.
가장 놀라운 점은 대명사 사용에서 나타난 차이였다. 다른 연구들과 마찬가지로 무죄로 밝혀진 피고들은 흉악 범죄나 위증죄가 있었던 사람들에 비해 1인칭 단수 대명사를 훨씬 많이 사용했다. <나>라는 단어는 결백하다는 신호였다. 흥미롭게도 정말 유죄였던 피고들은 3인칭 대명사를 사용하는 비율이 높았다. 이들은 비난을 자신에게서 다른 곳으로 떠넘기려고 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전의 많은 연구들에서처럼 진실을 말한 사람들은 더 어려운 단어를 사용했고, 사건을 더 자세히 묘사했으며, 더 복잡하게 생각했다는 것이 드러났다.
이 사례에서 기록들을 통해 진실을 말하는 사람과 거짓을 말하는 사람을 우연히 가려낼 확률은 50퍼센트이지만 컴퓨터를 통한 정확도는 76퍼센트에 달했다.
9. 인터넷 소개팅 사이트에 올라온 자기 소개글의 진위 여부를 확인하는 법
[7] 핸콕(Jeff Hancock)과 코넬 대학교의 연구팀은 뉴욕에 사는 80명의 인터넷 소개팅 사이트 회원들을 대상으로 기막힌 연구를 수행했다. 남자 반 여자 반으로 구성된 참가자들은 소개팅 사이트 네 군데 중 한 곳에 올린 자기 소개서를 바탕으로 선별되었다. 모든 소개서에는 사진, 몸무게, 키, 나이에 관한 정보와 함께 각자 관심사에 따라 자기를 소개하는 글이 포함되어 있었다. 참가자들은 실험 참가에 동의한 후 한 명씩 실험실에 와서 몇 가지 설문지를 작성했다. 그리고 사진을 찍고 운전명허증을 스캔하고 키와 몸무게를 쟀다.
핸콕은 확실한 정보를 얻었기 때문에 이들이 인터넷에 올린 정보가 얼마나 거짓에 가까운지 판단할 수 있었다.
남자들은 키에 대해, 여자들은 몸무게에 대해 거짓말을 하는 경향이 있었다. 이들 중 일부는 다른 사람들보다 유난히 더 잘 나온 사진을 올려놓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남녀 모두 실험실에서 찍힌 사진에 비해 잘 나온 사진을 올려놓았다.
이 연구의 핵심은 소개팅 사이트 회원들 중 가장 정직한 사람과 가장 거짓스러운 사람의 자기 소개글에 사용된 단어가 다른치 판단하는 것이었다. 가장 정직한 사람들은 더 많은 단어, 더 어려운 단어, 더 긴 문장, 더 적은 감정 단어를 사용하는 경향이 있었다. 일반적으로 정직성을 가장 잘 예측하는 것은 당연히 <나>라는 단어의 사용이었다.
기능어로 정직과 거짓의 소개서를 구분할 수 있기는 했지만 소개서는 내용어에도 차이가 있었다. 요컨대 자기 소개들을 정직하게 쓰지 못하게 쓴 사람들은 자신을 묘사할 때 초점을 민감한 주제에 두지 않고 다른 곳으로 옮기는 경향이 있었다. 예를 들면, 몸무게에 대해 거짓말 하는 남녀는 음식, 식당, 식사 같은 것들을 좀처럼 언급하지 않았다.
인터넷 소개팅 상대의 정보가 얼마나 믿을 만한지 알아내는 데 정말 컴퓨터가 필요할까? 그냥 직관적으로 구분할 수는 없을까? 핸콕의 연구는 다소 암울한 그림을 그린다. 핸콕은 50명의 학생들에게 인터넷에 올라온 각각의 소개서가 믿을 만한지 평가해달라고 도움을 구해다. 이 평가는 동전던지기로 믿을 만한 데이트 상대를 고르는 것보다 나을 바가 없었다.
10. 이라크 전쟁 발발 전, 딕 체니 부통령의 거짓 인터뷰 판별법
2001년 9월 11일에 세계무역센터와 미 국방부가 공격받은 직후, 부시 행정부는 이 공격에 이라크가 어떤 역할을 했으리라고 확신했다.
향후 1년 반에 걸쳐 부시 행정부는 잠복 테러리스트니, 대량살상 무기를 만든다느니, 서구 공격을 계획하고 있다느니 하면서 이라크에 대한 우려를 점점 더 키우기 시작했다.
뒤늦게 깨닫고 보니 이 우려의 대부분은 근거 없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라크의 위험에 관해 늘어만 가던 과장된 말들은 2003년 3월 이라크 침공 및 점령을 추진하는 데 힘을 보탰다.
인터넷 소개팅 사이트에서 발견되는 거짓말을 연구했던 제프 핸콕은 CPI(공공첨령센터)의 자료(이라크 침공 이후 몇 년 동안 9/11테러와 이라크 전쟁 발발 사이에 핵심 정부 인사들에게서 나온 공식 발언들)를 분석했다.
코넬 대학교 연구팀은 객관적으로 거짓인 주장을 적어도 하나 포함하는 동시에 같은 수의 정직한 주장을 담은 532개의 진술을 수집했다.
컴퓨터의 텍스트 분석 프로그램으로 진실한 진술과 거짓 진술을 비교해보자 다른 연구들에서 발견된 것과 같은 결과가 나왔다. 진실한 진술은 <나>라는 단어의 잦은 사용과 관련이 있었다. 뿐만 아니라 진실한 진술은 더 미묘한 느낌을 전달했고, 세부 사항에 더 주목했으며, 감정과 덜 연관되는 경향이 있었다.
거짓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고 나면 진실과 거짓을 구별하기는 훨씬 쉬워진다. 하지만 거짓말인지 아닌지 알지 못하는 채로 그들의 말이 얼마나 믿을 만한지 가늠해 보려고 한다면 제대로 판단할 수 없을 가능성이 높다. 거짓을 판단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두 문제점은 우리가 <진실>인지 모른다는 것과 우리가 진실의 <비율>을 모른다는 점이다.
이라크 전쟁이 임박한 몇 달 동안에는 믿을 만한 진실도 없었고 어디까지가 거짓인지 확실한 느낌도 없었다. 문제를 더 골치아프게 만든 것은, 행정부에서 나온 거짓 진술을 말하는 사람이 그것을 진실로 믿고 그렇게 말했을 가능성이 높았다는 점이다.
11. 정직한 표현에 드러나는 특징들
감정의 부정 및 지나친 자신감과 관련 있는 자기기만적 표현에서 감옥행을 피하기 위한 의도적인 거짓말까지, 거짓의 유형은 다양하게 존재한다. 이런 다양한 거짓말과 관련된 동기, 전략, 사람은 모두 상당히 다르지만 거짓말에 사용되는 언어의 패턴은 놀라울 정도로 비슷하다.
<나>라는 단어를 많이 사용한다.
1인칭 단수 대명사는 사실상 이 책의 거의 모든 장에서 중요하게 다뤄진다. 거짓을 탐지하려고 할 때 <나>라는 단어는 정직함을 가장 잘 나타내는 표시다.
몇몇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은 자기 자신에게 주의가 쏟아지는 상황에 처했을 때 더 겸손하고 정직해진다고 한다.
현재 노르웨이의 베르겐 대학교에 있는 로버트 위크런드는 1970년대에 자의식에 대한 이론을 제창했다. 위크런드와 동료들은 사람들이 둘 중 하나의 조건에 일련의 절차를 수행해야 하는 창의적인 실험을 수십 개 고안해 냈다. 즉 참가자들은 거울 앞에서 혹은 거울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주어진 질문지에 답을 해야 했다. 거우 앞에서 질문지에 답한 참가자들은 자아 존중감이 낮아지고 긍정적 기분이 대체로 덜 느껴졌다고 보고했다. 더 흥미로운 점은 이렇게 거울 앞에서 응답한 참가자들이 질문지에 더 정직하게 답했다는 점이다. 이들이 자신의 몸무게, 성적, 행동 등에 대해 대답한 내용은 실제 몸무게, 성적, 행동의 객관적 측정치와 일치하는 경향이 있었다. 그리고 거울 앞에서 질문지에 답했을 때는 <나>라는 단어를 더 많이 사용하기도 했다.
<나>라는 단어는 자신에게 주의를 기울이는 상태를 반영한다. 수많은 연구를 살펴볼 때, <나>라는 단어의 사용이 늘어나는 경우 자신에게 집중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더 정직해진다.
인지적 복잡성을 나타내는 문장을 구사한다.
사람들이 진실을 말할 때 하는 이야기는 지어낸 이야기에 비해 일반적으로 더 복잡하다. 사람들은 진실을 말할 때 더 많은 단어를 사용할뿐만 아니라 더 길고 복잡한 문장을 구사한다. 진실을 말할 때 더 어려운 단어를 사용한다는 사실은 진실한 진술이 더 정밀하고 미묘한 차이를 잘 표현한다는 것을 암시한다.
그뿐만 아니라 진실한 진술에는 <깨닫다>, <이해하다>, <생각하다> 등 통찰과 관련된 단어가 사용되어 사려깊다는 인상을 주기도 한다.
거짓말을 할 때는 자신이 하지 않고, 보지 않고, 생각하지 않은 대상에 대해 말하는 것이 놀라울 정도로 어렵다. 완전히 지어낸 이야기를 말한다면 경험해보지 않은 일에 대해서만 말하고 있는 셈이다.
그래서 거짓말은 그 사람이 했거나 보았을 만한 일들에 대한 간단하고 직설적인 진술인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 자신이 하지 않은 일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매우 적다.
시간, 수량, 행동 등 <세부 정보>를 나타내는 단어를 많이 사용한다.
실제로 있었던 사건을 전달할 때는 그것이 어떤 사건이었는지, 자신은 정확히 어디에 있었는지에 대한 기억을 풍부하게 떠올릴 수 있다.
우리 몸과 그 사건은 실시간으로 펼쳐지는 3차원 공간에 함께 존재했다. 따라서 실제로 있었던 일을 묘사할 때 시간, 장소, 움직임에 대한 정보를 함께 말하는 것은 당연하다.
인지적 복잡성과 세부 정보를 나타내는 단어의 사용은 증인 신문에 사용된 진술에 대한 최근의 연구와도 잘 들어맞는다.
[8] 용의자 면담 분석 분야의 세계적 전문가인 앨더트 브리지(Aldert Vrij)는 사람들이 질문을 받는 방식에 따라 거짓말 탐지 결과가 달라진다고 말한다.
경찰, 부모, 친구 등 면담에서 혐의를 제기하는 사람들은 상대에게서 아니라고 부정하는 짧은 진술만 들을 가능성이 높다. 이런 진술은 참인지 거짓인지 가려내기가 극히 어렵다. 브리즈와 그의 동료들은 그러는 대신 조사나 면담을 할 때 조사받는 사람이 더 자유롭게 대답할 수 있게 하고, 비난하는 분위기가 되지 않게 하고, 정보 수집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종하도 한다.
용의자가 더 자유롭게 말할 수 있게 되면 그가 한 말을 바탕으로 그가 무죄일지 유죄일지 판단하기가 훨씬 쉬워진다.
다른 사람들을 들먹이지 않는다.
다양한 유형의 거짓은 낙관주의와 지나친 자신감과 관련이 있다.
상식과 달리, 거짓스러운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을 더 많이 언급하고 긍정적 감정을 나타내는 단어를 더 많이 사용한다.
거짓말쟁이라고 하면 흔히 외롭고, 교활하고, 간사하고, 자기혐오에 빠져있고, 믿을 수 없고, 필사적으로 들키지 않으려고 하는 불안한 사람을 떠올리겠지만 그런 거짓말쟁이는 아주 드물 것이다.
거짓과 관련된 기록을 읽다 보면 사람들이 자신의 진술을 입증하기 위해 다른 사람들을 들먹이거나 비난을 다른 사람들에게 떠넘기는 일이 그토록 많다는 데 놀라게 된다.
불필요한 동사를 사용하지 않는다.
동사는 복잡하다.
영어의 경우, 동사를 많이 사용하는 사람들은 비교적 적게 사용하는 사람들에 비해 더 거짓스러운 경향이 있다.
12. 거짓말임을 알아볼 수 있는 흔한 표현들
영어에서 조동사가 사용되는 방시은 우리가 다른 사람들에게 얼밀한 의미에서 거짓말을 하지는 않으면서도 그들을 속이려고 할 때 어떤 방법을 쓰는지 보여준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예는 다음과 같다.
“실수가 저질러졌어.” 같은 수동 표현을 사용한다.
질문에 대한 대답을 회피한다.
질문에 똑바로 대답하지 않는다면 그 사람은 아무리 그럴싸하게 말하더라도 뭔가를 숨기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맹세컨대” 같은 수행적 표현을 사용한다.
언어학자들과 철학자들은 오래전부터 수행적 표현 Performative이라는 언어적 장치를 흥미롭게 여겼다. 수행적 표현이란 <진술에 대한 진술>이다. “<약속하건대>(혹은 맹세컨대), 전 그 돈을 훔치지 않았어요”라는 말에서 <약속하건대>라는 구절이 수행적 표현이다.
수행적 표현의 흥미로운 점은 진실성이라는 측면에서 평가를 할 수 없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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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모두 우리 자신에게, 친구들에게, 또 크게 보면 이 세상에게도 거짓말을 한다.
이것들 중 대부분은 다른 사람의 감정을 상하지 않게 하려거나 자신의 실제 모습보다 조금 더 나아 보이게 하기 위한 하얀 거짓말이다.
모든 거짓말이 완전 나쁘지만은 않다. 거짓말은 우리 삶을 좀 더 재미있게 만들어 준다.
거짓말에 사용되는 단어가 일반적으로 우리가 사용하는 기능어에서 발견되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앞서 언급했듯, 기능어는 그 본질상 사회적인 단어들이다. 기능어는 우리가 사물, 사건, 가장 중요하게는 다른 사람들과 맺는 관계에 대해 알려준다. 보았다시피 거짓말은 결국 말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의 사이에 생기는 미묘한 변화를 반영한다. 거짓이 발생하는 순간 인간관계는 변하고, 그것은 우리가 사용하는 기능어에 반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