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03_부의 감각을 키우는 법
_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돈 쓰기의 기술
14. 마음이 가는 곳에 돈을 써라
지금까지 우리는 사람들이 돈에 대해서 어떻게 정확하지 않게 생각하는지, 실제 가치와 아무런 상관도 없는 방식으로 어떻게 가치를 평가하는지 그리고 이런 것들 때문에 어떻게 해서 돈을 잘못 생각하고 또 잘못 쓰는지 살펴봤다.
이 과정에서 사람들이 전혀 타당하지 않은 변수를 지나치게 강조하면서 정작 중요한 것은 잊어버리고, 의미 없는 가치단서가 자신을 엉뚱한 길로 유도하도록 스스로를 방치해버린다는 사실을 배웠다.
그렇다면 돈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해야 옳을까? 우리가 안고 있는 모든 문제 하나하나의 해결책은 무엇일까?
– 세일 가격 혹은 ‘깎아주는 금액’ 혹은 우리가 동시에 다른 것에 소비하는 금액 – 상대성
– 돈의 분류, 돈이 속해 있고 지출되는 계정 그리고 그에 대해 우리가 느끼는 감정 – 심리적 회계
– 지불의 손쉬움 – 지불의 고통
– 어떤 구매물에 대해 맨 처음 보는 가격, 혹은 지난번에 자기가 지불했던 가격 – 앵커링
– 자신이 어떤 것을 소유하고 있다는 생각 – 소유효과와 손실회피
– 어떤 사람이 열심히 노력해서 일한 것처럼 보이는지 여부 – 공정함과 노력
– 현재의 유혹에 넘어가는 지 여부 – 자제력
– 어떤 제품이나 서비스의 손쉬운 가격 비교 – 돈에 대한 지나친 강조
위에서 열거한 요인은 구매물의 가치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우리가 완벽하게 합리적이라면 다른 요인들이 가치를 바꿔놓지 않겠지만, 실제로 우리 인간은 완벽함과는 거리가 먼 존재이기 때문에 소비 경험의가치를 바꿔버린다.그 요인에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포함된다.
– 뭔가를 묘사하는 말, 우리가 소비 시점에 하는 행동 – 언어와 제의
– 소비의 진정한 속성이 아니라 그 소비경험에 대해 우리가 기대하는 것 – 기대치
언어와 제의 그리고 기대치는 앞선 요인들과는 다른 범주에 속하는데, 왜냐하면 이것들은 경험을 바꿔놓을 수 있기 때문이다.
언어와 제의 그리고 기대치가 어떤 특정한 가치에 반갑게 덧붙여지는 추가물이든 아니든 간에, 명백한 사실은 바로 우리가 그 추가된 가치를 덧붙일지 말지 결정하는 주체가 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바로 우리가 보다 많은 가치를 얻기 위해서 비이성, 비합리성의 물속으로 보다 깊이 잠수할지 말지 선택하는 사람이 돼야 한다. 언어나 제의 혹은 기대치가 우리를 강제로 떠밀게 내버려둬서는 안된다는 말이다.
그런데 행동이 말처럼 그렇게 쉽지는 않다는게 문제다. 또한 우리는 당신에게 물고기를 잡아 주고 싶지는 않다. 물고기 잡는 방법을 가르쳐줘서 나중에 혼자 힘으로 보다 나은 방식으로 접근할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전심전력을 다하기만 한다면 우리는 개인적으로나 집단적으로나 돈과 관련된 의사결정을 개선할 수 있다. 보통 어떤 것을 깨닫는 것이 첫 번째 단계인데, 우리는 이 단계를 지났다. 그 다음 단계는 이 인식을 효과적인 계획으로, 구체적인 세부 단계로 그리고 변화로 전환하는 것이다.
행동경제학이 제시하는 중요한 교훈 중 하나는, 자신이 살아가는 환경 속에서 만들어가는 아주 작은 변화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 접근법의 맥락 속에서 인간의 나약함을 세부적이고 구체적으로 이해하는 것이야말로 일반적인 의사결정, 특히 돈과 관련된 의사결정을 하는 자신의 방식을 개선하는 최고의 첫걸음이라고 우리 저자들은 믿는다.
그럼 우선, 자신이 저지르는 가치평가의 실수 각각을 피하거나 바로 잡거나 누그러뜨리기 위해 개인적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부터 고려해보자.
우리는 기회비용을 무시한다
모든 거래를 기회비용이라는 차원에서 생각하라. 지금 뭔가를 얻는 대가로 희생해야만 하는 것이 무엇인지 보다 명백하게 살펴라.
우리는 모든 것이 상대적임을 잊어버린다
어떤 세일 상품을 볼 때는 그 상품의 과거 가격이 얼마인지, 혹은 정가에 구입하는 경우에 비해 얼마나 절약할 수 있는지는 고려 대상으로 삼지 말아야 한다. 자신이 실제로 지출되는 돈이 얼마인지만 고려해야 한다.
규모가 크고 복잡한 구매일 때는 그 지출을 세부적으로 쪼갠 다음 나눠서 바라보려고 노력할 수 있다. 여러 가지 선택사항이 딸려 있는 것을 살 때는 각각의 선택사항을 독립적인 것으로 분리해서 판단해야 한다는 말이다.
또한 백분율리라는 틀로 생각하지 않으려고 노력해야한다. 그 백분율의 실제 금액이 얼마인지 따로 노력을 들여서 알아내야 한다.
우리는 서로 연결된 것을 구분하고 격리한다
예산을 짜서 지출을 하는 게 유용할 수 있다. 그러나 돈은 얼마든지 대체 가능하다는 아주 단순한 원리를 기억해야 한다. 모든 1달러는 동일하다. 그 돈이 어디서 나왔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만일 특정한 유형에 속하는 돈이 ‘보너스’나 ‘상금’이라는 계정에 속해 있다는 생각으로 그 돈을 물 쓰듯 쓴다면, 이제 잠시 동작을 멈추고 그 돈도 그냥 돈일 뿐이며 게다가 ‘나의 돈’이기도 하다는 사실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이와 동시에, 자신의 지출을 범주화하기 위해 심리적 회계를 이용하는 것도 유용하다. 즉각적인 기회비용 계산을 끊임없이 거듭할 수 없다면 이것이 유용한 예산 도구가 될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사실 이 방법은 모두에게 유용하다. 지출 방식의 비일관성을 조장할 수 있기 때문에 잠재적으로는 위험한 도구이지만, 유용하게 사용하기만 하면 우리가 바람직한 지출 행동의 범위 안에 머물 수 있도록 도와주기 때문이다.
우리는 고통을 회피한다
지불의 고통은 돈과 관련해서 우리가 맞닥뜨릴 수 있는 가장 까다롭고 또 가장 불길하기까지 한 속성이다. 그러나 지불의 고통을 어느 정도 유지하는 것은 어떤 것의 가치나 기회비용을 고려하는 데 도움이 된다.
문제는 지불 과정을 설계하는 사람들이, 의사결정을 늦추면서 대안을 생각하고자 하는 우리의 바람을 달갑게 여기지 않다는 데 있다. 그렇기 때문에 지불의 고통과 관련된 의사결정의 가장 좋은 해결책은 신용카드를 사용하지 않는 것처럼 쉽고 단순한 것일 수 있다. 이보다 더 단순한 방법은 돈을 지출할 때마다 자기 얼굴을 주먹으로 때려 실제 그 고통을 느끼는 것인데, 이러면 의료비가 더 많이 나올지 모르니까 지속가능한 계획은 아니다.
현실적으로 신용카드를 모두 잘라버리기는 어렵다. 그러나 우리는 기본적으로 최첨단 금융 기술들을 의심스러운 눈으로 바라봐야 한다.
머지않아서 눈을 한 번 깜빡하는 것만으로도 당신의 계정에서 돈이 빠져나가는 기술이 등장할 것이다.
우리는 자기 자신을 믿는다
자기 자신을 믿는 것(즉, 과거에 있었던 자신의 파단과 선택과 대응을 믿는 것)은 통상적으로 바람직하게 여겨진다.
돈을 쓸 때 자기가 했던 과거의 의사결정을 믿으면 앵커링과 군중심리와 임의적 일관성이라는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
그러므로 겉으로 보기에 ‘임의적인’ 숫자들, 제조업체가 표시하는 권장소비자가격 그리고 제정신이 아닐 정도로 비싼 가격을 볼 때는 당연히 의심을 품어야 한다.
가장 비싼 그 가격과 비교하면 매우 싸다는 느낌이 들 텐데, 바로 그것이 함정이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이 책정한 가격에는 당연히 의심을 품어야 하지만,자기 스스로 설정한 가격에도 의심을 품어야 한다.
가끔씩은 멈춰 서서 자기의 오랜 습관이 과연 옳은지 의문을 품어야 한다.
우리는 자기가 가진 것의 가치를 과대평가한다
집을 자기 취향에 맞게 리모델링한다고 해서 이 집의 실질적인 판매가격이 높아지리라고 믿어서는 안된다. 집 모델링은 멋진 일이긴 하지만 오로지 자기만 느끼는 집의 가치를 올려줄 뿐임을 명심해야 한다.
시험적인 서비스나 프로모션을 조심해야한다. 마케팅 담당자들은 우리가 어떤 것을 일단 소유하고 나면 그 가치를 실제보다 높게 평가하며 좀처럼 포기하려 하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고서 이런 심리를 이용하려 든다.
매몰비용은 어차피 회복할 수 없는 비용이다. 얼마의 돈이든 간에 일단 지출됐다면 그 돈은 이미 없는돈이다. 과거는 과거일 뿐이다. 의사결정을 할 때는 현재 자기가 어디에 있는지 그리고 미래에는 어디에 있을지만 고려해야 한다. 매몰비용이 미래의 의사결정에 당연히 영향을 줘야 한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럴 일은 전혀 없다.
우리는 공정함과 노력에 대해서 염려한다
세상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미안하게도 세상은 공정하지 않다는 사실이다.
어떤 것의 가격이 공정하게 책정됐는지 어떤지 따지는 일에 휘말리지 마라. 그대신 자신에게 가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라. 자기 생각에 공정하지 않은 가격을 제시하는 사람을 응징하겠다는 이유 하나로 훨씬 더 소중한 가치를 포기하지마라.
우리는 또한 어떤 가격이 공정한지 어떤지에 대해 그리고 어떤 일에 많은 노력이 투입됐는지 어떤지에 대해 잘못 생각할 수 있다. 그러니 지식과 경험에도 가치가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 열쇠 수리공, 화가, 돈에 관한 책을 쓰는 저술가 등이 하는 일의 가치는 그 순간에 들어간 시간이나 노력이 아니라 그들이 평생에 걸쳐 그 기술과 경험을 연마하는 데 들인 시간과 노력에서 나온다.
그러나 성과물을 내지 못하는 헛된 노력의 함정에 빠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도가 지나칠 정도의 투명성을 경계해야 한다. 예를 들어 만일 어떤 컨설턴트가 실제로 의미있는 결과물은 내놓지 못했으면서 지금까지 자기가 힘들게 노력한 사실만 매우 꼼꼼하고 장황하게 늘어놓는다면, 이 사람에게 주기로 한 10만 달러의 수수료를 다시 생각해보는게 좋다.
우리는 언어와 제의의 마법을 믿는다
20세기위대한 철학자이자 힙합 그룹인 퍼블릭 에너미 Public Enemy는 <과대 광고를 믿지 마 Don’t Believe the Hype>라는 노래로 이를 가장 잘 표현해냈다. 만일 어떤 것에 대한 묘사나 그것을 소비하는 과정이 잔뜩 부풀려졌다면 우리는 그 묘사나 과정이 실제 가치를 조금도 보태주지 않음에도 그에 대한 대가로 돈을 지불한다.
노력과 관련된 타당성 없는 어림짐작을 경계해야 한다. ‘장인의 손길’ 어쩌고 하는 것에 돈을 지불해야하는 이유는 거의 없다.
우리는 기대치를 과대평가한다
기대치는 사람들에게 어떤 것이 좋을/나쁠 것이라고 믿게 만드는 근거를 제공하며, 대상 자체의 진정한 특성을 바꾸지 않고서도 인지와 경험을 바꿔놓는다. 그러므로 우리는 기대치의 원천을 의식하고 있어야 한다.
이를 위대한 철학자들과 삼류 그래픽 디자이너들이 했던 말로 달리 표현하면 다음과 같다.
“표지만 보고서 책을 판단하지 마라.”
사람은 눈을 감고 있는 로봇처럼 인생을 살지 못한다. 그러므로 기대치 덕분에 우리가 와인에서 느끼는 기쁨이 실제 객관적으로 더 커질 수 있다는 사실을 평가절하해서는 안 된다. 이 역시 현실에서 일어나는 엄연한 실체니까 말이다.
우리는 돈을 지나치게 강조한다
어떤 것에 붙은 가격은 그것의 가치를 표시하는 여러 속성 가운데 단지 하나일 뿐이다. 가격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유일한 속성일 수는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유일하게 중요한 속성은 아니다. 비록 측정하기 어렵다해도 다른 기준을 사용해보라.
가격은 단지 숫자일 뿐이며, 비록 그것이 의사결정 과정에서 강력한 변수가 될 수는 있겠지만 모든 것을 결정하지는 않으며 또 그렇게 하게 내버려둬서도 안 된다.
종합하자면
어떤 것의 가치에 대해 특별한 정보나 의견이 없다면 여기저기 알아보고 연구를 해야 한다. 인터넷을 뒤질 수도 있고 조사를 할 수도 있고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볼 수도 있다.
사람들은 자기가 정보를 갖추고 있기를 원한다. 자신이 살 수도 있는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정보뿐만 아니라 자기 자신과 자기가 가진 편견 그리고 돈 문제와 관련해서 자신이 저지르는 실수에 관한 정보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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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에 필요한 것들
자동차 판매 대리점에서는 판매자와 구매자 사이에 특이할 정도로 정부 불균형이 나타난다. 판매자는 매우 많은 것을 알고 있는데 구매자는 아는 게 별로 없다는 말이다. 자동차 영업사원은 흔히 이 정보량 차이를 자신에게 유리하게 이용하는데, 특히 특정 고객층(여성과 소수집단)을 봉으로 삼는 경향이 있다.
때문에 인터넷으로 필요한 정보를 확인하면 다른 사람들에 비해 조금이라도 더 이득을 볼 수 있다. 특히 봉 노릇을 톡톡히하는 고객층이 말이다.
자동차 판매 대리점에는 특히나 교묘하고 음흉한 상술의 장치가 많이 작동하고 있다. 돈과 관련된 함정도 많고 문화적 편견도 많다. 하지만 여기에 적용할 수 있는 교훈은 매우 일반적이다.
[1] 즉, 상대방보다 아는 게 많고 적고 따라서 상대방보다 불리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을 맞닥뜨릴 때마다, 공부를 해서 아는 것의 양을 한층 더 늘려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