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03_부의 감각을 키우는 법
_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돈 쓰기의 기술
17. 돈을 모으기 위한 다양한 방법
조금 앞에서 돈과 관련된 여러 가지 잘못된 단서에 대응하는 몇 가지 기법을 살펴봤다. 그러나 자신의 잘못된 행동을 어떻게 바꿔야 하는지 아는 것과 실제로 행동을 바꾸는 것은 전혀 별개임을 반드시 알아야 한다. 돈과 관련된 행동은 특히 더 그렇다.
우리는 외부의 힘이 돈과 시간과 주의력 등 우리에게 뭔가를 끊임없이 요구하는 세상에 살고 있으며, 그 바람에 이성적으로 생각하고 현명하게 행동하기 어렵다.
정보의 유혹
인생이란 간단하지 않다. 현대인의 문제 대부분은 정보 부족 때문에 생긴게 아니다. 이를 놓고 보면,각각의 문제와 관련된 정보를 추가로 제공함으로써 잘못된 행동을 개선하고자 하는 노력이 번번이 실패로 끝나고 마는 이유을 알 수 있다.
우리는 지금 인류 역사상 매우 흥미로운 변곡점에 서 있다. 기술이 우리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고 불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는 지점 말이다. 현재 대부분의 금융 관련 기술은 우리에게 불리하게 작용한다. 사람들이 되도록 돈을 많이 그리고 빨리쓰게 할 목적으로 설계됐기 때문이다.
그런데 꼭 그렇게 되라는 법은 없다.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지출을 ‘보다 쉽게’ 할 목적으로 설계된 기술이 반드시 지출을 ‘보다 건전하게’ 만들어주지는 않음을 깨닫고 있다.
자기 행동을 교정하는 문제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가 놓인 금융 환경,우리가 사용하는 금융 도구 그리고 기본적으로 설정돼 있는 조건들을 바꿔나가는 문제에 대해서도 생각하기 시작했다.
우리는 우리를 유혹하지 않고 반대로 우리에게 도움을 주는 시스템이나 환경이나 기술을 설계함으로써 지식을 한층 더 강화할 수 있다.
그렇다면 과연 금융 환경을 어떻게 바꿀 수 있을까?
제한된 시간과 주의력과 인지능력만을 가진 우리에게 어떤 지불도구가 좋을지를 다시 생각해봄으로써 만들어낼 수 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과 잘할 수 없는 것을 올바로 이해하는 데서부터 시작함으로써 진정으로 우리에게 도움이 되는 지출–저축 도구를 설계할 수 있다.
‘앱 기반’ 심리학
‘앱’의 시대를 생각해보자. 앱은 오락가 교육과 매혹을 목적으로 설계된 도구이다. 지금 앱은 사람들의 신체 건강과 정신 건강을 돕고 있는데, 이런 앱이 ‘돈 문제와 관련된 건강’을 돕지 말라는 혹은 도울 수는 없다는 법은 없다. 그렇지 않은가?
기회비용을 시시때때로 따져볼 수 있도록 온갖 비교와 계산을 도와주는 앱을 개발할 수 있지 않을까?
심리적 회계의 좋은 점과 나쁜 점을 관리하기 위해서 각각의 범주를 생성하고 각 범주별 지출 한계를 설정한 다음 어떤 범주에서 지출 수준이 한계점에 도달하면 경고 신호를 보내는 앱을 사용할 수 있다면 어떨까?
손실회피 심리와 맞서 싸우는 데 도움을 주는 앱도 가능하다. 어떤 선택을 할 때 그 선택의 기대 가치를, 그 선택이 현재 이득 차원의 프레임인지 아니면 손실 차원의 프레임인지 상관하지 않고 독립적으로 계산해주는 앱을 만들면 된다.
—
좋은 것이 너무 많을 때
[1] 정보가 너무 많으면 오히려 행동을 바꾸는 데 방해가 된다는 사실을 확인해주는 연구저작이 점점 더 많이 쌓이고 있다.
앱 덕분에 우리는 개인 계량화의 시대에 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금 하고 있거나 했거나 혹은 해야 하는 모든 것의 양을 우리는 즉각적으로 알 수 있다.
모든 것이 다 그렇듯이 중용이 관건이다. 그렇다. 심지어 와인과 아이스크림조차도 적당히 마시고 적당히 먹어야 한다.
—
눈에 보이는 것과 눈에 보이지 않는 것
오늘날의 전자지갑은 지불의 고통을 덜 의식하게 함으로써 지출을 늘리겠다는 목적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지출에 대한 각성 수준을 높이는 전략을 택할 필요가 있다.
사람들은 저축 생각을 자주 하지는 않는다. 저축을 생각한다 해도 그 생각에 따라 결국 저축을 하는 경우는 드물다.
댄과 그의 동료들은 전자지갑의 설계 양상이 사람의 행동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미치는지를 측정하기 위해 케냐의 한 모바일머니 시스템의 고객 2,400명을 대상으로 대규모 실험을 했다. 이 실험에서 어느 집단은 한 주에 두 차례씩 문자메시지를 받았다. 한 번은 한 주가 시작될 때 저축을 많이 하라고 상기시키는 내용이었고 또 한번은 그 주가 끝날 때 피실험자가 저축한 사항을 요약한 내용이었다. 그런데 다른 집단은 성격이 약간 다른 문자메시지를 받았다. 저축을 하라는 내용은 같았지만, 문자를 보내는 주체가 피실험자의 자녀로 설정돼 있었다. 즉 아이들이 ‘우리의 미래’를 위해 저축을 해달라고 부탁하는 문자 메시지였다.
또한 네 개의 또 다른 피실험자 집단은 저축을 장려하는 ‘뇌물’을 받았다.이 뇌물의 공식적 이름은 ‘금전적인 인센티브’이다. 이들 가운데 첫 집단은 자기가 더축한 처음 100실링에 대해서 10퍼센트의 보너스를 받았고 두 번째 집단은 마찬가지 경우에 20퍼센트의 보너스를 받았다. 세 번째와 네 번째 집단은 각각 동일하게 10퍼센트와 20퍼센트의 보너스를 받았지만, 여기에 더해서 손실회피 효과까지함께 느끼도록 했다 (연구자들은 이 피실험자의 계좌에 주초에 무조건 10실링이나 20실링의 보너스 금액을 입금했다. 그러나 한 주 동안 피실험자가 100실링의 저축을 하지 않으면 계좌에서 각각 10실링과 20실링이 빠져나가도록 규칙을 정했다. 앞 두 집단과 보너스 금액만 놓고 보자면 다를바 없으나 손실회피 효과를 적용하여 피실험자가 저축하지 않으면 받게 되는 심리적 고통을 강화하여 그들이 저축을 많이 하도록 동기부여를 하겠다는 것이 세 번째와 네 번째 집단을 설정한 연구자들의 의도였다.)
마지막으로 설정한 집단이 있는데, 이 집단에 속한 피실험자 역시 동일한 문자메시지를 받았다. 그런데 이들은 문자 외에 황금색 동전을 한 주에 하나씩 받았다. 각각 1부터 24까지 스여져 있는 동전이었는데 이는 실험 진행 기간인 24주를 각각 가리킨다.
[2] 연구자들은 이 집단의 피실험자들에게 그 동전을 눈에 잘 띄는 곳에 두고 자기들이 저축한 횟수를 그 동전에 칼로 새기라고 했다.
마침내 여섯 달이지났다. 피실험자들로 하여금 저축을 가장 많이 하게 한 것으로 드러난 매개물은 바로 동전이었다. 다른 것도 저축액이 조금씩 늘어나게 했지만, 동전을 받은 사람은 문자메시지만 받은 사람들에 비해 거의 두 배 가까운 돈을 저축했다. 아마도 당신이 한 예측과는 틀렸을 것이다.
어떻게 동전 하나가 큰 차이를 만들어냈을까?
사람들이 저축을 한 요일을 놓고 보면, 문자메시지를 받은 날에는 동전이 효력을 발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즉, 동전은 문자 발송일이 아닌 다른 요일에 가장큰 효과를 발휘했다. 동전은 사람들이 하루를 시작하려 할 때 이들의 생각을 바꿈으로써 저축 행위를 꾸준히 이어갈 수 있도록 만들었다. 그들은 시시때때로 동전을 봤고, 만졌고, 화제로 이야기했다. 즉, 늘 이 동전의 존재를 의식했던 것이다.
동전은 현실속에 물리적으로 존재함으로써 저축해야한다는 생각을 저축이라는 행위와 함께 사람들의 일상 속으로 끌어들였다.
이는 돈에 대한 생각이나 우리의 결점이 오히려 유익한 방향으로 활용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멋진 사례이다.
기억과 주의력과 생각의 프레임을 잡아주는 어떤 것, 즉 앞서 소개한 실험에 등장하는 동전 같은 것에 더 많이 영향을 받는다. 이런 현상을 두고 동전에 해당하는 것을 삶의 여러 영역에서 제공해서 저축을 보다 많이 하도록 촉진하는 시스템을 설계하면 된다.
저축액을 남에게 보여주기
저축과 관련된 물리적인 것이 존재할 때 꾸준히 저죽한다는 이 기본적인 발상을 개인적 차원을 넘어 사회 전체 차원으로 확대할 수도 있다. 사회의 가치관을 조정하고 사람들로 하여금 소비보다는 저출을 하도록 부드럽게 압력을 가하는 방식을 동원하면 얼마든지 가능하다.
미국 밖의 문화권을 살펴보자.아프리카 몇몇 곳에서는 보다 많은 염소를 사는 것으로써 저축을 한다. 다른 사람들은 누가 염소를 몇 마리 가지고 있는지 다 안다. 벽돌을 사는 것으로 저축하는 곳도 있다. 여기서는 벽돌을 모아뒀다가 충분히 많이 모이면 그걸로 또 다른 집을 짓는다. 이럴 때도 이웃들은 벽돌을 얼마나 많이 모았는지 다 안다.
현대 디지털 문화에서는 저축과 관련해 이와 유사한 것이 없다.돈을 학자금 저축계좌나 퇴직연금 계좌에 넣을 때 사람들은 이것을 동네방네 떠들며 소문내지 않는다. 어떤 사람이 자기 아이에게 선물 하나를 사주면 사람들은 그걸 알고 흐뭇한 표정을 지을 수 있다. 그러나 학자금 저축계좌에 돈을 넣을 때는 그렇지 않다.
그렇다면 이런 보이지 않는 것을 어떻게 하면 보이게 만들 수 있을까? 자기가 한 행동을 칭찬받기 위해서가 아니라 가족이나 친구들 사이에서 저축을 화제로 이끌어내기 위해서 말이다. 또 미래의 돈을 위해서 현재의 돈을 희생하는 행위는 남들 모르게 은밀하게 이뤄지는데, 이런 행위가 공개적으로 지지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말이다.
투표장에서 시민의 의무를 다하면 투표인증 스티커를 받는다.
저축의 의무를 다할 때도 이와 비슷하게 취할 수 있는 행동은 없을까?
이런 발상이 실용적이지 않을 수는 있지만, 보이지 않는 저축을 보이게 만든다는 원칙은 반드시 세워야 할 중요한 원칙이다. 그러기 위해 저축을 하려면 어떤 방법이 바람직할까 하는 주제의 대화를 권장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할 수 있다.보다 크고 좋은 자동차뿐만 아니라 보다 많은 저축액을 두고 사람들이 경쟁할 수 있도록 말이다.
나는 아이들에게 미래가 있음을 믿는다
부모가 자식을 위해서 학자금 정기적금에 가입할 때 이 아이들이 평생 동안 나보다 나은 성과를 거두면서 살아간다는 것은 이미 연구 조사 결과 확인됐다. 어떤 주에서는 이런 학술적 발견을 이와 똑같이 중요한 다른 발견, 즉 가난한 사람에게 약간의 자산을 주면 이들이 이 돈을 저축해서 경제적으로 보다 나은 미래를 일궈나간다는 사실과 하나로 묶는다. 소유효과, 손실회피, 심리적 회계 그리고 앵커링 등은 모두 이런 긍정적 결과에 기여하는 기제들이다.
어린이개발계좌 Child Development Account, CDA는 장기적인 차원의 교육을 목적으로 하는 저축계좌 혹은 투자계좌이다. 이런 프로그램은 부모가 된 사람들에게 학자금 저축계좌, 지원금, 계정 보고서, 대학교 정보 등을 제공함으로써 대학교 학자금 저축을 상기시킨다.
[3] 이런 프로그램이 효과적인 이유는 황금색 동전이 효과를 거두는 것과 같은 이유이다. 어린이개발계좌는 사람들의 심리에 작용한다. 이 계좌는 부모가 아이에게 대학교에 얼마든지 진학할 수 있고 도 그것이 매우 기대되는 인생의 한 부분이며 리를 준비하기 위한 저축이 중요함을 상기시킨다.
게다가 아이들은 자신이 대학에 진학할 능력과 도구를 가지고 있음을 알고 대학 진학에 대해 보다 희망적인 생각을 갖게 되고, 이 목표에 보다 집중하면서 미래지향적으로 성장한다.마지막으로 이 아이들 및 부모는 대학 진학과 관련된 기대치와 목표를 보다 잘 개발한다.
이는 사람들에게 유리하게 작동하도록 돈의 심리학을 슬쩍 비트는 것이다.
돈을 숨겨야 할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고정된 금액의 수익으로 생활비 등 고정된 금액을 지출하며 살아간다. 나머지는 이른바 ‘재량소득’이다. 우리는 이 재량소득의 일부를 편안한 마음으로 지출해야 하지만, 그와 동시에 이 돈의 일부에 손대는 것을 피해야 하며 이 돈을 저축할 돈, 지출해야 하지만 현재로서는 유예한 돈 혹은 비상금 등으로 재분류해야 한다.
재량소득 중에서 일부를 어떤 범주에 넣을지 결정하기 위해 우리가 사용하는 방법도 우리에게 유리하게 활용할 수 있다. 현재 자신의 재량소득을 측정하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당좌예금계좌에 넣어둔 돈이 얼마나 되는지 보는 것이다. 그 돈이 적으면 지출 행동이 위축된다. 반대로 돈을 많이 넣어두고 있으면 상대적으로 더 많은 돈을 별 저항감 없이 쓰게 된다.
이 잔액 규칙을 이용해 저축을 하도록 스스로 유도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예를 들어 당좌예금계좌에 들어있는 돈 가운데 약간의 금액을 빼서 저축계좌로 넣을 수도 있다. 이렇게 하면 잔액이 인위적으로 낮아지므로 실제보다 더 가난하다고 느끼게 된다. 또 봉급을 주는 사람에게 일부분을 별도의 계좌에 입금하게 부탁하여 처음부터 잊고 지낼 수도 있다.
기본적으로 자신이 가진 돈을 보이지 않는 곳에 숨김으로써 지출을 줄일 수 있다. 물론 가만히 생각하면 생각나겠지만, 인간의 게으른 인지습관과 얼마나 많은 돈을 다른 계정에다 두고 있는지 정기적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얼마든지 이용할 수 있고 그럼으로써 저축액을 늘릴 수 있다.
당신에게 더 많은 권한을
돈을 절약하기 위해 사용할 수 있는 속임수는 이것 말고도 많다. 예를 들어보자 어떤 사람들은 집에 난방기를 설치할 때 난방기를 가동할 때마다 미터기에 동전을 투입해야 하는 옵션을 선택한다. 난방비를 줄이기 위해서 지불의 고통을 자청하는 것이다. 그러다보면 이들은 차라리 옷을 한 겹 더 껴입기로 마음을 정하고, 난방비는 그만큼 절약된다.
지출을 최대한 줄이는 사람들 이야기도 중요하지만, 충분히 많은 돈이 있으면서 그런 사실을 잊고 사는 사람들 이야기 역시 중요하다.
[4] 최근 자산운용사인 피델리티 인베스트먼트 Fidelity Investments의 전문가들은 자기 투자 포트폴리오가 어떻게 구성돼 있는지 완전히 잊어버리고 있는 투자자들이 최고의 수익률을 내는 포트폴리오를 가지고 있음을 확인했다.
그냥 돈을 펀드매니저에게 맡겨둔 채 어떻게 운용되는지 모르는 투자자들이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똑똑한 투자’ 선택을 딱 한 번 한 다음 그냥 둠으로써 돈과 관련된 실수를 최소한으로 줄인 것이다.
부의 환상
일련의 실험에서 연구자들이 피실험자들에게 연봉 7만 달러를 주면서 이것을 시급 35달러로 설정해서 줄 때와 연봉으로 설정해서 줄 때를 비교했을 때, 전자의 시간 프레임을 적용받는 사람들은 후자보다 저축을 적게 했다. 사람들은 연봉으로 봉급을 제시받을 때 장기적인 관점을 취하고, 따라서 은퇴 이후를 대비하는 저축을 더 많이 한다.
[5] 퇴직 때 일시불로 받는 10만 달러의 연금이 한 달에 대략 500달러씩 평생 받는 돈보다 커 보이는 현상이 이른바 ‘부의 환상 illusion of wealth’이다.
부의 환상을 인간 사고에 존재하는 결점으로 볼 수도 있지만, 이 결점을 이용해서 저축 관련 제도를 우리에게 유리하게 설계할 수도 있다. 연금 저축의 경우 수입을 매달 받는 것으로 표시하면 사람들은 자기가 저축을 조금 하는 것처럼 느껴서 저축액을 늘려야겠다는 압박을 받는다.
이와 유사하게, 기대 은퇴시점에서 받을 추정 월 연금액을 연금저축에 대한 다른 정보가 나오기 전에 설정해서 저축의 필요성을 한 층 더 강조할 수 있다.
[6] 실제로 어떤 퇴직연금 저축 프로그램들은 이미 이런 방향으로 실행을 해서 긍정적인 효과를 보고 있다.
인간이 숫자에 대해 사고하는 특이한 방식을 보다 잘 이해하고 나면, 이런 특성을 장기적으로 유리하게 활용하는 방법 및 저축과 관련된 행동 및 선택을 바꿀 방법을 알아낼 수 있다.
18.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다
앞의 몇 개 장에서 우리는 인간이 가지고 있는 정신적 차원의 결점을 활용해서, 돈과 관련된 의사결정을 할 때 이 단점이 오히려 유리한 방향으로 작용하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몇 가지 사례를 제시했다.
처음에 이 연구는 흠결 많은 인간 사고의 결과를 개선하기 위해 인간의 특이한 정신적 측면을 활용하려는 데서 시작됐다. 그러나 현실이라는 실제 세상에서 전개되는 양상을 전제로 하자면 앞으로도 훨씬 많은 연구가 수행되어야 함은 명백하다.
돈 문제와 관련된 주변 환경을 개선하고, 심리적 실수의 영향력을 줄이며, 우리를 잘못된 길로 이끄는 외부의 힘을 약화시키는 시스템을 보다 많이 설계할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 중요한 점은 외부의 힘이 우리의 유일한 적이나 가장 큰 적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우리가 애초에 가치판단을 엉터리로 하지 않는다면 지금까지 심각하게 착취를 당하지는 않을 테니 말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인간의 심리적 결점을 이해하고 인정할 필요가 있다.
자신이 타당하지 않은 가치단서에 즉각적으로 반응한다는 사실을 깨달을 때 비로소, 돈과 관련된 의사결정의 주체로서 학습하고 성장하고 또 스스로를 개선할 기회 그리고 성장을 축하하기 위한 보다 많은 돈을 가질 기회를 붙잡을 수 있다.
만일 당신이 거실 소파에서 앉아 텔레비전을 보고 있는데 당신 손에 커다란 팝콘 통이 들려 있다고 치자. 당신은 아무 생각 없이 계속 먹을 것이고,그 큰 통은 끝내 비어버릴 것이다.
이를 돈의 언어로 번역하면, 만약 우리가 어떤 특정 기간 동안에 쓸 돈을 한 개의 봉투 안에 넣어두면 그 돈을 아무 생각 없이 그냥 다 써버리기 십상이라는 말이다. 그러나 동일한 금액을 여러 개의 봉투에 나눠 넣어두면 봉투 하나에 든 돈을 다 쓰고 나서 적어도 다음 봉투에 손을 대기 전까지는 지출을 중단한다.
[1] 더 나아가, 앞서 살펴봤듯 이 봉투에다 아이들의 이름을 적어두면 지출이 한층 더 줄어든다.
요컨대 우리 저자들은 돈과 관련된 크고 작은 모든 의사결정에 언제나 가능한 모든 방식으로 문제를 제기해야 한다고 주장하지 않는다. 그렇게 하는게 경제적으로는 건전한 태도일지 모르지만 심리학적으로는 너무도 버겁고 또 현명하지 못한 태도이다.
그러니 모든 것에 의문을 제기하지 마라. 인생은 즐기라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 장기적으로 해로움을 줄 것 같은 것에 대해서는 가차 없이 의문을 제기하라.
인간 심리를 보다 깊이 파고들면 어쩌면 인간의 행동과 생활을 개선할 수 있을 테고, 더 나아가 돈 관련 문제가 빚어내는 혼란과 스트레스로부터도 자유로워질 수 있을 것이다.
돈은 중요하고도 어리석다, 우리도 마찬가지다
돈은 모든 사람이 온갖 미친 짓을 다 하게 만든다. 설령 파산한 복권 당첨자나 파산한 전직 스포츠 선수로부터 교훈을 얻었다 해도, 돈에 대해 생각하기가 결코 더 쉬워지지는 않는다.
그렇다면 무엇을 해야 할까?
돈이 있었기에 우리는 모두가 함께 공유하는 광대하고 복잡하며 놀라운 현대사회를 건설할 수 있었다. 이는 인생을 살 만한 가치 있는 것으로, 또 돈을 벌 만한 가치가 있는 것으로 만들어줬다.
그렇다면 돈과 평화롭게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자. 수십억 달러의 재산을 가진 부자들이 자선행위의 가치가 매우 크며 또 극단적으로 많은 재산은 오히려 부정적인 효과만 가져다준다는 사실을 깨닫고서 자기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려는 운동이 점점 확산되고 있다.
또한 어떻게 하면 지출을 통해 보다 많은 즐거움과 인생의 의미 그리고 충족감을 얻을 수 있을지 기술하는 저작물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어쩌면 당신도 나름의 멋진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을 것이다.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개발하고 그 가능성을 탐구하라. 돈에 대한 생각을 계속해서 해나가며, 또한 이 음험하지만 없어서는 안되는 돈이라는 발명품과 조화롭게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을 찾도록 노력하자.
친구들과 돈을 주제로 진지한 이야기를 나눈 것도 필요하다. 자기가 돈을 어디에 쓰는지, 저축과 지출은 얼마나 하는지, 평소 돈과 관련해 어떤 실수를 하는지 등을 화제에 올리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돈 문제를 잘 처리하고 돈과 관련해서 맞닥뜨리는 복잡한 의사결정을 잘할 수 있도록 서로서로 돕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어떻게 할 것인지는 각자에게 달려있다. 우리 저자들은 더러문 머그잔에 맛있는 포도주를 가득 따라서 높이 들고, 보다 나은 내일을 기원하며 건배를 한다.
위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