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정해놓고 돕는 것과 행복
이름을 공개하기 어려운 한 IT회사에서 현재 시장에서 판매되고 있는 제품보다 10% 낮은 가격으로 판매할 레이저 컬러 프린터를 개발하는 일을 진행 중이었다. 업무를 담당하는 엔지니어 17명은 휴일도 없이 개발업무를 추진했음에도 불고하고 일은 일정대로 진행되지 않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하버드 대학 펄로 (Leslie Perlow) 교수가 해당 회사의 자문을 맡았다. 펄로 교수가 처음 방문했을 때 17명의 엔지니어들은 부족한 시간과 극심한 스트레스로 심적 에너지를 완전히 소진해버린 상태였다.
펄로 교수가 관찰한 결과 가장 큰 문제는 실력있는 엔지니어들이 다른 사람의 일을 도와주는 것에 시달려 자신의 일을 제때에 끝낼 수 없다는 것이었다. 한 엔지니어는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15분까지 격무에 시달렸다. 그런데, 정작 오후 5시가 지나기 전까지는 20분 이상 자신의 주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하지 못하고 여기저기 불려 다녔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펄로 교수는 출근한 시점부터 정오까지는 자신만의 일에 집중하는 시간으로 정했고, 나머지 시간에는 서로 자유롭게 도움이나 조언을 청하여 주고받을 수 있도록 하였다. 펄로 교수가 이 방법을 적용하고 한 달 뒤 이 IT회사의 생산성은 47%나 향상되었고, 이런 방법을 통해서 자기 자신의 일도 만족시키고, 동료의 일도 만족시킬 수 있었던 엔지니어들은 다시 활력을 찾았다. 이로부터 3달이 더 지나서는 목표한 기간 안에 새로운 컬러 레이저 프린터를 출시할 수 있었다.
이 사례는 공동체 혹은 타인을 위해 기여하는 행동이 그렇게 행하는 사람을 무조건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이익을 어느 정도 보장하면서(취하면서) 타인과 공동체를 위해 일할 수 있는 사람이 행복하다는 것을 시사한다.
* 더 자세한 내용을 알고 싶다면
Perlow, L. A. (1999). The time famine: Toward a sociology of work time. Administrative Science Quarterly, 44(1), 57-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