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절약을 설득하기
치알디니는 심리학자들로 구성된 연구진과 함께 캘리포니아 주민 800명을 이상을 대상으로 에너지 소비량을 조사했다(Cialdini & Schroeder, 1976). 연구진은 사람들에게 에너지 절약을 결심하는데 다음의 용인 얼마나 중요하게 작용했는지 물었다.
1) 돈을 절약한다.
2) 환경을 보호한다.
3) 사회에 이익이 된다.
4) 다른 사람들도 그렇게 한다.
캘리포니아 주민들은 일관성 있게 환경 보호를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꼽았다. 사회에 이익이 된다는 요인이 두 번째였고, 세 번째는 돈을 절약한다는 점이었다(see also, Shearman & Yoo, 2007). 다른 사람들을 따라서 그렇게 한다는 것이 사람들이 지각하기로는(perceived) 가장 영향력 없는 요인이었다. 치알디니 연구진은 사람들이 자신의 동기를 정확히 이해하고 있는지 확인하고자 한 가지 실험을 고안했다(Nolan et al., 2008; Schultz et al., 2007). 그들은 캘리포니아 주 샌 마코스에서 400여 가구를 선정해 무작위로 네 가지 문패 중 하나를 주었다.
–에너지 절약으로 ‘돈을 아끼세요‘: 샌 마코스에 있는 캘리포니아 주립대학 연구자들에 따르면, 한여름 냉방에 에어컨 대신 선풍기를 사용하면 한 달에 54달러를 절약할 수 있다고 합니다.
–에너지 절약으로 ‘환경을 보호합시다‘: 샌 마코스에 있는 캘리포니아 주립대학 연구자들에 따르면, 한여름 냉방에 에어컨 대신 선풍기를 사용하면 온실 가스 배출량을 한 달에 262파운드 줄일 수 있다고 합니다.
–에너지 절약으로 ‘후손들을 위해‘ 당신이 해야 할 몫을 합시다: 샌 마코스에 있는 캘리포니아 주립대학 연구자들에 따르면, 한여름 냉방에 에어컨 대신 선풍기를 사용하면 전력 소모량을 한 달에 29퍼센트 줄일 수 있다고 합니다.
-‘당신의 이웃처럼‘ 에너지 절약에 참여합시다: 샌 마코스에 있는 캘리포니아 주립대학 연구자들에 따르면, 샌 마코스에서 한여름 냉방에 에어컨 대신 선풍기를 사용하는 가정이 77퍼센트에 달한다고 합니다.
치알디니 연구진은 어느 집이 어떤 문패를 받았는지 모르는 상태에서 직접 각 가정을 찾아다니며 인터뷰를 진행했다. 문패의 문구에 얼마나 마음이 움직였는지 묻자 이웃을 따라 에너지 절약을 실천하자는 내용을 받은 주민이 가장 적게 영향을 받았다고 대답했다. 에너지 절약에 참여하겠다는 그들의 욕구는 환경 보호 문제 문패를 받은 사람들보다 18퍼센트 낮았다. 또 후손을 위하자는 문패를 받은 사람들보다 13퍼센트, 돈을 아끼자는 문패를 받은 사람들보다 6퍼센트 더 낮았다.
그런데 전기요금 청구서를 보고 그들이 실제로 얼마나 에너지 절약을 실천했는지 확인한 치알디니의 연구진은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 주민들은 자신의 행동 동기를 잘못 알고 있었던 것이다. 실제로는 이웃을 따라 실천하자는 문패를 받은 사람들이 이후 두 달 동안 에너지를 ‘가장 많이‘ 절약했다. ‘당신의 이웃처럼‘ 문패가 다른 문패보다 하루 전략 소모량을 평균 5~9퍼센트 더 줄이는 효과를 발휘했다. 다른 문패들은 모두 비슷한 정도로 효과가 없었다. 다른 사람도 에너지 절약을 실천한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것이 주민들을 같은 행동으로 이끄는 가장 좋은 방법이었던 것이다.
어쩌면 이것은 이미 에너지 절약을 실천하던 사람들이 전력 소모량이 많던 사람들을 자극해 가장 눈에 띄게 반응하도록 한 결과인지도 모른다. 치알디니의 연구진은 이웃이 에너지를 절약한다는 정보를 얻는 것이 전력 소모량이 많던 사람에게 동기를 부여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캘리포니아 주 300여 가구를 대상으로 또 다른 실험을 했다. 이번에는 주택 규모가 비슷한 이웃과 비교했을 때 그들이 지난 1~2주간 얼마나 많은 전력을 소모했는지 말해주는 문패를 각 가정에 나눠주었다. 이 문패에는 해당 가구가 이웃보다 전력을 적게 소모했는지, 많이 소모했는지 적혀 있었다.
재미있게도 전력을 많이 소모하던 가정은 이후 몇 주 동안 하루 평균 전력 소모량을 1.22킬로와트시(kWh)나 줄였다. 자신이 이웃의 전력 소모량 평균치보다 더 많이 소비한다는 사실을 알리는 것은 전력 소비를 줄여 평균에 맞추려는 동기를 부여한다. 하지만 이것은 오직 이웃과 비교했을 때만 효과를 발휘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미 절약하던 사람들에게는 이 메시지가 에너지 절약을 실천하는 데 오히려 악영향을 미쳤다. 자신의 전력 소모량이 평균보다 낮다는 사실을 안 그들은 자신에게 조금 더 쓸 자격이 있다고 생각했고, 실제로 하루 평균 전력 소모량이 0.89kWh 증가했다. 심리학자들은 그 가정이 평균보다 적은 양의 에너지를 소모한다는 내용 다음에 스마일 마크를 그려 넣어 이런 의도치 않은 결과를 피했다. 사회적인 인정을 의미하는 이 작은 마크는 사람들이 계속 에너지를 절약하도록 동기를 부여했다.
치알디니의 연구진은 이것을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핵심요인은 다른 캘리포니아 주민, 같은 도시 거주민, 특정 동네 거주자 등 비교 대상이 어떤 사람들인가 하는 점이었다. 자신과 비슷한 사람들로부터 갖아 큰 영향을 받는다는 이론처럼 비교 대상이 자신과 가깝고 유사할수록 사회적 규범의 힘이 더 강했다. 에너지 절약을 실천하겠다는 결심에 가장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한 존재는 자신과 가장 비슷한 사람, 같은 동네 주민들이었다.”
에너지 분석 회사 오파워(Opower)는 이러한 결과에서 영감을 얻어 60만 가구에 에너지 소비량을 알려주는 보고서를 보냈다. 그리고 그중에서 무작위로 절반을 선택해 이웃과 전력 소비량을 비교해보게 했다. 이번에도 전력을 가장 많이 소비했던 주민이 정보를 본 다음 에너지를 가장 많이 절약했다. 실제로 그 지역 평균에 비해 얼마나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는지 알려주는 것만으로도 에너지 소비량을 비약적으로 줄일 수 있다. 이렇게 절약하는 에너지의 양은 전기요금을 28퍼센트 인상할 경우 절약할 것으로 예상되는 양에 해당한다(see also, Allcott, 2011).
*더 알고 싶다면,
Allcott, H. (2011). Social norms and energy conservation. Journal of Public Economics, 95(9), 1082-1095.
Cialdini, R. B., & Schroeder, D. A. (1976). Increasing compliance by legitimizing paltry contributions: When even a penny helps. 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34(4), 599-604.
Nolan, J. M., Schultz, P. W., Cialdini, R. B., Goldstein, N. J., & Griskevicius, V. (2008). Normative social influence is underdetected.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Bulletin, 34(7), 913-923.
Shearman, S. M., & Yoo, J. H. (2007). “Even a penny will help!”: Legitimization of paltry donation and social proof in soliciting donation to a charitable organization. Communication Research Reports, 24(4), 271-282.
Schultz, P. W., Nolan, J. M., Cialdini, R. B., Goldstein, N. J., & Griskevicius, V. (2007). The constructive, destructive, and reconstructive power of social norms. Psychological Science, 18(5), 429-4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