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바른 질문을 통한 설득
많은 사람이 자신 있고 확신에 찬 태도로 말하는 것을 설득을 핵심으로 여긴다. 하지만 한 가지 기억할 것은 현대인들 대부분이 일상생활에서 광고, 전화판매원, 영업사원, 기금 모금원들이 자기 상품 및 서비스를 이용하라거나, 정치인들이 자신의 정책 혹은 정당(조직)을 지지해달라는 말에 지칠 대로 지쳐있다는 사실이다. 강력하게 설득하려는 메시지를 들으면 우리는 오히려 의혹에 빠진다. 혹시 속임수에 걸려 사기를 당하는 건 아닌지, 착취자의 교묘한 전략 혹은 상술에 조종당하는 건 아닌지 걱정할 때도 많다.
물론 부정적 영향을 주는 것은 스팸 메일이나 전화, 문자를 차단하듯이 의심하는 것이 유익하다. 그러나 현대인의 행복에 유익한 가치관, 제품, 서비스, 정책을 설득해야 하는 사람들은 어떻게 해야 사람들을 설득하여 개인의 행복 증진과 더 나은 환경을 조성할 수 있을까?
여기서 한 가지 질문을 하겠다.
“당신은 다음 선거(대통령 or 국회의원) 때 투표할 계획입니까?”
나는 방금 이 질문으로 당신이 다음 선거 때 투표에 참여할 확률을 41% 높였다(Greenwald et al., 1987). 당신이 지금 당장에는 “찍을 사람이 없어서”라고 대답했다고 해도 그렇다. 이것이 바로 대부분의 사람이 올바른 일이라고 생각하는 바를 질문할 때 나타나는 설득의 힘이다.
사람들은 누군가에게 조정당하기 보다 스스로 자유롭게 선택하는 것에 행복을 느낀다. 내가 만약 투표하러 가라고 지시하듯이 말했다면, 강매를 당할 때 저항하는 것과 유사하게 당신은 이 말에 저항하거나, 반발심이 생겼을 수 있다(Friestad & Wright, 1994). 그러나 나는 당신에게 “투표하러 가겠는지?”에 대해 물어보았고, 이것은 실상 당신 스스로 자신에게 하는 질문으로 바뀌게 되었다. 그리고 자신에게 물어보았을 때 “투표는 시민권을 행사하는 올바른 일”이므로 마땅히 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하게 되었을 것이다.
즉 나는 올바른 질문을 통해 ‘설득 당했다’는 불쾌한 느낌을 주지 않으면서 당신을 설득한 것이다. 일찍이 애런슨(Aronson, 1999)이 당신은 늘 그렇듯이 당신이 가장 신뢰하고 사랑하는 당신 자신에게 설득당할 때 행복하다. 직접적으로 설득하려고 하면 듣는 사람은 자신이 남에게 설득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끊임없이 상기하면서 저항한다(Goodstadt & Hjelle, 1973). 그러나 자신에게 질문을 하고 스스로를 설득하게 되면 생각과 행동의 동기가 자신에게서 나왔다고 확신한다.
또 다른 연구는 계획과 의도를 물어보면 소비자가 그 계획과 의도를 실제로 실현할 가능성이 높아짐을 보여주었다(Williams, Fitzsimons, & Block, 2004). 구체적으로 누군가에게 6개월 안에 새 컴퓨터를 살 것인지 물으면 그가 정말로 컴퓨터를 새로 장만할 확률이 18% 올라간다. 또한 치실을 사용하고 기름기 많은 음식을 피할 계획이 있는지 물어보면, 이 질문을 받은 사람은 치실을 사용하고 건강한 식생활을 할 가능성이 커진다. 그러나 무언가 비전형적이거나 바람직하지 않은 행동의 의도와 계획에 대한 질문(이번 달 안에 초콜릿을 입힌 메뚜기를 먹을 생각이 있는가?)은 효과가 없다. 오직 바람직한 행동에 대한 질문은 그 사람 스스로 자신을 설득하는데 영향을 미친다.
의도에 대한 질문이 효과를 발휘하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그 질문이 몰입을 이끌어내기 때문이다(Williams et al., 2004). 사람들은 일단 ‘그렇다’고 대답하게 되면 그것을 완수해야 한다는 심리적 압박을 느낀다. 질문에 의한 몰입은 심지어 ‘아니요’라고 대답했을 때조차도 효과를 발휘한다. 바람직한 계획과 의도에 대한 질문은 생각을 유발하고, 스스로 생각할 때도 그것이 바람직하다면 사람들은 그렇게 행동하기로 마음을 먹는다.
*더 알고 싶다면,
Aronson, E. (1999). The power of self-persuasion. American Psychologist, 54(11), 875-884.
http://psycnet.apa.org/record/2007-17436-001
Friestad, M., & Wright, P. (1994). The persuasion knowledge model: How people cope with persuasion attempts. Journal of Consumer Research, 21(1), 1-31.
Goodstadt, B. E., & Hjelle, L. A. (1973). Power to the powerless: locus of control and the use of power. 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27(2), 190-196.
http://psycnet.apa.org/record/1974-03108-001
Greenwald, A. G., Carnot, C. G., Beach, R., & Young, B. (1987). Increasing voting behavior by asking people if they expect to vote. Journal of Applied Psychology, 72(2), 315-318.
Williams, P., Fitzsimons, G. J., & Block, L. G. (2004). When consumers do not recognize “benign” intention questions as persuasion attempts. Journal of Consumer Research, 31(3), 540-5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