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07_회복탄력성을 갖춘 아이로 키우기
[1] 사우스캐롤라이나 바닷가에 서 있는 두 아이를 정교하게 화폭에 담은 이 그림은 수상 경력이 있는 화가 티모시 체임버스의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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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청력의 70퍼센트가 죽었고, 법적으로 시각장애인이기도 하다.
티모시는 초상화 모델의 눈을 들여다보고 있을 때는 입을 보지 못한다. 그는 그림 그리는 과정을 이렇게 설명했다. “좋은 그림을 그리려면 좋은 결정을 많이 내려야 합니다.”
티모시가 앓고 있는 어셔 증후군은 유전병으로, 그가 매우 어렸을 때 발병했다.
치료방법을 묻는 티모시에게 의사는 방법이 없으니 다른 직업을 구하라고 퉁명스럽게 대답했다.
절망적인 조언을 듣고 나서 티모시는 온몸이 뒤틀리는 두려움과 잦은 악몽에 시달렸다.
그는 자신의 지식을 활용할 수 있는 다른 길을 찾다가 온라인 미술 수업을 하기 시작했다. 수업에 대한 호평과 찬사가 이어졌다.
그와 그의 아내 킴은 수업을 확대해 온라인 학교를 세웠다.
[2] 그러던 어느 날 회복 탄력성에 관한 애덤의 강연을 시청하던 킴은 자기 남편이 그 본보기라고 생각했다.
애덤이 회복탄력성의 원천을 궁금해하자 티모시는 부모님이라고 대답했다. 티모시의 아버지에게는 고통스러운 사건을 리프레이밍하는 재주가 있었다.
티모시는 당황스러운 사건에 유머로 대응하는 법을 배웠다. 그리고 자기 자신이 장애에 반응하는 방식에 따라 다른 사람의 반응이 달라진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러면서 자신에 대한 다른 사람의 인식을 어느 정도 조절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후로 당황스러운 순간을 리프레이밍하는 것은 그의 제 2의 천성이 되었다.
우리는 데이브가 죽는, 그렇게 결코 회복할 수 없는 상실을 겪었지만, 내 아이들은 여전히 운이 좋았다. 아이들이 속한 환경 덕택에 타격을 완화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슴 찢어지는 비통한 사건에 내던져진 많은 아이가 전부 운이 좋은 것은 아니다.
[3] 한국에서 아동의 빈곤율은 약 100명 중 12명이다.
[4] 미국에선 흑인 아동의 3분의 1과 라틴계 아동의 3분의 1이 가난하다.
[5] 편모 아래서 성장하는 아동의 43퍼센트가 가난하다.
[6] 미국에서 부모가 한 명 이상 교도소에 수감중인 아동은 250만 명이 넘는다.
많은 아동이 심각한 질병, 방치, 학대, 노숙에 노출되어 있다.
[7] 이렇듯 극단적 수준의 피해와 박탈은 아동의 지적, 사회적, 감정적, 학문적 발달을 저해할 수 있다.
우리에게는 모든 아이가, 특히 매우 비극적인 환경에서 살아가는 아이들이 안전과 기회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그들이 앞으로 나아갈 길을 찾도록 도와줄 책임이 있다.
[8] 양질의 초등학교 교육은 아동의 인지 발달을 촉진하며, 그보다 좀 더 이른 시기에 지원해도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9] ‘간호사와 가정의 협력 Nurse-Family Partnership’ 프로그램은 미국 전역을 대상으로 엄격한 실험을 실시한 결과, 아동에 대한 투자가 상당히 가치 있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10] 사회적으로 혜택을 받지 못한 가정에 임신 초기부터 아이가 두 살이 될 때까지 가정 방문과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면 이후 약 15년 동안 아동 학대와 아동 방치 발생률이 79퍼센트 감소했다.
이러한 지원을 받고 성장한 아동이 15세가 되었을 때 범죄를 저질러 체포될 확률은 평균적으로 또래의 절반에 불과했고, 어머니들이 현금 지원 혜택을 받는 횟수도 30개월가량 줄어들었다.
‘간호사와 가정의 협럭’ 등의 프로그램은 가정 안에 회복탄력성을 구축한다. 그 같은 투자는 올바른 도덕적 선택인 동시에 경제적으로도 의미가 있다.
[11] 이러한 프로그램은 가정을 지원하는데 1달러를 써서 약 5.70달러에 해당하는 혜택을 거두기 때문이다.
우리는 크고 작은 장애를 극복할 수 있도록 자녀에게 회복탄력성을 심어주고 싶어한다.
[12] 회복탄력성은 삶에서 더욱 큰 행복을 이끌어내고 성공과 건강의 밑거름이 된다.
[13] 내가 애덤에게 배웠고 티모시의 아버지가 본능적으로 알았듯이, 회복탄력성은 타고난 성격 특성이 아니라 평생에 걸쳐 구축해야 하는 자질이다.
회복탄력성을 쌓는 기반은 아동에게 주어지는 기회, 그리고 아동이 부모, 양육자, 교사, 친구와 맺는 관계다. 우선 아동이 다음 네 가지 핵심 신념을 개발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첫째, 자신의 삶에 대해 통제감을 갖는다. 둘째, 실패에서 배울 수 있다. 셋째, 자신은 인간 존재로서 중요하다. 넷째, 자신에게는 의존하고 공유할 수 있는 진정한 강점이 있다.
이 네 가지 신념은 아동에게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 한 연구에서 위기 상태의 아동 수백명을 30년 간 추적했다. 해당 아동들은 심각한 빈곤, 알코올 남용, 정신질환 등이 존재하는 환경에서 성장했고, 이들 중 3분의 2는 청소년기와 성인기에 심각한 문제를 일으켰다.
[14] 하지만 극도의 곤경을 겪으면서도 3분의1에 해당하는 아동이 비행 기록이나 정신건강 문제가 전혀 없는 “유능하고 자신만만하며 남을 보살필 줄 아는 젊은이”로 성숙했다.
이처럼 회복탄력성을 갖춘 아동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이들은 자기 삶에 대해 강한 통제감을 느꼈다. 그들은 자기 운명의 주인은 자신이라 생각해고, 부정적 사건을 위협이 아닌 도전으로, 심지어 기회로 삼았다.
[15] 위기 상황에 처하지 않은 아동도 마찬가지다.
회복탄력성이 있는 아동은 대개 자기 삶을 형성할 힘이 자신에게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아동을 양육하는 사람들은 명쾌하고 일관성 있는 기대를 전달해서 아동의 통제감을 증진시킨다.
케이시 앤더슨은 통제감이 얼마나 강력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설명해주었다.
[16] 케이시는 ‘인생바꾸기 change your shoes’ 프로그램을 만들어 과거에 겪은 정신적 외상이 자신의 미래를 결정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도록 젊은 여성을 돕고 있다.
케이시는 이렇게 말했다. “그들은 자신이 내릴 수 있는 선택이 제한되어 있다고 느낍니다. … 내 목표는 자신을 위축시키는 모든 것에서 벗어나 자기 삶을 바꿀 수 있는 힘이 자신에게 있다는 사실을 일깨워주는 겁니다. .. ”
아이들에게 회복탄력성을 심어주는 두 번째 신념은 실패에서 교훈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17] 심리학자 캐럴 드웩은 아이들이 고착형 사고방식이 아니라 성장형 사고방식을 지닐 때 역경에 더욱 잘 대처한다는 것을 밝혀냈다.
고착형 사고방식에 따르면 개인의 능력은 타고나는 것이다.
성장형 사고방식에 따르면 개인의 능력은 학습하고 개발할 수 있다.
[18] 아이들이 어떤 사고방식을 발달시키느냐를 결정하는 부분적인 요인은 부모와 교사에게 받은 칭찬의 유형이다.
드웩이 이끄는 연구팀은 학생들에게 시험을 치르게 하고, 다른 종류의 긍정적 피드백을 무작위로 주었다. 똑똑하다는 칭찬을 들은 학생들은 자신의 지능이 정해진 속성이라고 생각해서 나중에 치른 시험에서는 좋지 않은 성적을 거뒀다. “똑똑한” 아이들은 시험 문제를 제대로 풀지 못하자 자신에게는 그 문제를 풀 능력이 없다고 생각해서 좀 더 어려운 문제를 풀려는 시도를 하지 않고 포기했다. 하지만 시도하는 노력이 값지다는 칭찬을 들은 아이들은 어려운 시험을 볼 때도 더욱 열심히 문제를 풀어서 시험을 끝마쳤다.
드웩과 공동 연구자들은 아이들에게 성장형 사고방식을 상대적으로 빨리 가르치면 현저한 g과를 거둘 수 있다고 밝혔다.
[19] 고등학교를 중퇴할 위기에 놓인 학생들에게 공부 기술을 개발할 수 있다고 가르치는 온라인 훈련을 시키자 학업 성취도가 향상됐다.
[20] 오리엔테이션에 참석한 대학교 신입생들에게 같은 훈련을 받게 하자 흑인과 라틴계 학생의 중퇴율이 46퍼센트 감소했다.
이 같은 프로그램은 양질의 교육과 장기적 지원이 뒷받침되었을 때 지속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21] 아이들이 성장형 사고방식을 키울 수 있게 돕는 것이 중요하다는 인식은 널리 퍼져있지만, 제대로 실행되지는 않고 있다.
아는 것과 실제로 행동하는 것에는 차이가 있다. 이런 개념을 이해하는 부모와 교사가 많기는 하지만 항상 성공적으로 적용하지는 못한다.
<헬리콥터 부모가 자녀를 망친다 How to Raise an Adult>에서 스탠퍼드 대학 전임 학장 줄리 리스콧–제임스는 자녀에게 어려움을 거치며 성장한다는 사실을 가르치라고 부모에게 조언한다.
[22] 그녀는 그 과정을 “정상화 투쟁 normalizing struggle”이라고 표현 했다.
[23] 드웩은 아이가 수학과 씨름할 때 “수학은 네가 잘하는 과목이 아닌가봐”
라고 말하지 말고 “수학이 어렵다고 느끼는 것은 그만큼 네 뇌가 자라고 있다는 증거야”라고 말하라고 조언한다.
[24] 아이들이 회복탄력성에 영향을 미치는 세 번째 신념은 “존재감”으로,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알아보고 염려해주고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것을 안다는 뜻이다.
많은 부모가 대화하면서 자녀의 존재감을 자연스럽게 내보인다. 자녀의 말에 귀 기울이고, 자녀의 아이디어가 가치있다고 생각한다는 모습을 보이고, 자녀가 다른 사람과 강하고 안전한 관계를 형성하도록 돕는다.
[25] 심각한 역경에 직면해 있는 여러 청소년을 포함해 11~18세 청소년 2000명 이상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자신이 중요한 존재라고 생각하는 청소년은 낮은 자존감, 우울증, 자살 충동을 느끼는 사례가 적었다.
사회에서 낙인찍힌 집단에 속한 아동은 존재감을 갖기가 특히 어렵다.
[26] 레즈비언, 게이, 양성애자 젊은이가 자살을 시도하는 사례는 또래보다 4배 많고, 트랜스젠더 젊은이의 4분의 1은 자살을 시도한 경험이 있다.
트레버 트로젝트 덕택에 LGBTQ 젊은이들은 하루 24시간 언제라도 문자와 전화통화를 이용해 무료 상담을 받을 수 있다. 상담 훈련을 받고 트레버 핫라인에서 자원봉사자로 활동한 맷 허먼은 설사 모르는 사람이라도 누군가가 자신을 염려해준다는 사실을 아는 것이 이런 젊은이들에게 구명 밧줄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덴마크에서는 존재감 구축을 학교 교과 과정에 포함시킨다.
[27] 학생들은 매주 열리는 클라센 타임에 문제를 함께 의논하고 해결하려고 서로 돕는다.
덴마크 학생들은 여섯 살 때부터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매주 클라센 타임에 참여한다. 이때 자신의 문제를 이야기하고, 다른 학생들이 자기 말을 들어준다고 느낀다. 반 친구들이 자기 이야기를 털어놓고 도움을 청하면 학생들은 자신이 상황을 바꾸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느낀다.
[28] 학생들은 다른 사람의 의견을 듣고, 자기 행동이 주위 사람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돌아보면서 공감하는 법을 배운다.
회복탄력성을 갖춘 아이들이 품고 있는 네 번째 신념은 스스로에게 기댈 수 있고, 다른 사람과 공유할 수 있는 강점이 자신에게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29] 인도에서도 가장 빈곤한 일부 지역에서 ‘걸스 퍼스트’라는 회복탄력성 구축 프로그램이 실시되어 10대 소녀들의 정신건강과 신체 건강을 향상시켰다.
2009년 시범 프로젝트로 걸스 퍼스트를 출범한 비하르 Bihar 주에는 교육받은 기간이 12년 미만인 여성이 전체의 95퍼센트, 18세 이전에 임신한 여성이 전체의 70퍼센트에 가까웠다. 해당 프로그램은 소녀들에게 용기, 창의력, 정의감, 친절, 겸손, 감사에 이르기까지 자신의 성격상 감정을 식별해서 발휘하는 법을 가르쳤다. 6개월 동안 일주일에 한 시간 출석했을 뿐인데도 감정적 회복탄력성이 증가하는 효과가 나타났다.
8학년인 리투는 용감성이 자신의 강점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30] 얼마 후 리투는 친구를 괴롭히는 소년을 제지했다.
또 아빠가 이제 9학년인 언니를 강제로 결혼시키려 하자 앞장서서 아버지를 설득해 결혼을 보류시키기도 했다.
학생들과 마찬가지로 교사들도 성장형 사고방식을 갖추면 혜택을 얻는다.
[31] 1960년대 이후 연구자들은 실패자로 낙인찍힌 집단의 학생들에게 성공할 잠재력이 있다는 말을 들으면 교사들의 대우가 달라지기 시작한다고 밝혔다.
밀턴 허시 스쿨 교사들은 학생들이 실패를 극복하고 교훈을 얻도록 돕는다. 높은 기대치를 설정하고, 수업시간 외에도 관심을 쏟고, 자신의 강점을 개발하라고 학생들을 적극적으로 격려한다. 그러면 학생들은 자신에 대한 믿음을 쌓고 더욱 열심히 공부해 성적을 높였다.
적절한 뒷받침을 받은 신념은 행동을 부추겨 자아실현의 밑거름이 된다.
[32] 그러므로 실패를 통해 교훈을 얻는 동시에 방어적인 태도를 버림으로써 더욱 개방적인 태도를 취할 수 있다고 믿어야 한다.
[33] 자기 존재가 중요하다고 믿고, 타인을 돕는 데 더욱 많은 시간을 쏟아야 한다.
그러면 자기 존재가 훨씬 중요하게 느껴질 것이다. 자신에게 강점이 있고 강점을 활용할 수 있는 기회를 보기 시작했다고 믿어야 한다. 자신이 시공을 초월할 수 있는 마법사여서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믿어야 한다.
회복탄력성을 쌓는 데 유용한 신념은 정신적 외상에 직면한 아이들에게 훨씬 중요하다.
[34] 미국에서 부모를 한 명 이상 잃은 아동은 180만 명이 넘는데,
전국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이 숫자의 거의 4분의 3에 해당하는 아동이 부모가 살아 있었다면 생활수준이 “훨씬 나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35] 그 아이들에게 만약 자기 수명에서 1년을 떼어내 죽은 어머니나 아버지와 단 하루를 함께 지낼 수 있다면 그렇게 하겠느냐고 묻자 절반 이상이 그러겠다고 답했다.
사람들은 아이들이 보이는 놀라운 회복탄력성에 경이로워한다. 여기에는 신경학적 근거가 있다.
[36] 아이들은 어른보다 신경 가소성 neural plasticity(새로운 경험에 대한 반응으로 뇌신경 구조나 기능, 조직이 바뀌는 성질)이 커서 스트레스에 직면했을 때 뇌를 더욱 쉽게 적응시킬 수 있다.
[37] 아이들은 ‘감정처리 폭’이 좁은 탓에 슬픔이 오래 지속되기보다는 간헐적으로 폭발하듯 터진다.
말보다는 행동 변화나 놀이를 통해 슬픔을 표현하기도 한다.
나는 아이들이 슬픔을 이겨내는 데 수면이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했다.
[38] 피곤하면 몸도 마음도 약해지기 마련이고, 그러다 보면 쉽게 화가 나고 즐거움을 느낄 에너지가 부족해진다.
역경에 직면했을 때는 있는 대로 힘을 끌어모아야 하므로 평소보다 수면이 훨씬 중요하다. 그래서 나는 가능한 아이들이 규칙적으로 제때 잠자리에 들 수 있도록 신경 썼다.
우리 가족은 감정이 아직 아물지 않은 탓에 실수를 많이 하기 마련이므로 용서가 중요한 주제로 떠올랐다.
[39] 나는 작년에 딸과 함께 걸스 리더십 워크숍에 참석해 신속하게 서로 사과하는 법에 대해 배웠다.
상대방의 감정에 상처를 입혔을 때 두 사람 모두 신속하게 서로 사과해서 상대방을 용서하고 자신도 용서하는 것이다. 우리는 다른 사람의 강정도 우리에게 중요하다는 사실을 표현하려고 노력했다.
나는 ‘도와달라고 말한다’라는 항목이 네 범주 모두 들어있다는 사실을 최근에야 깨달았다. 도움을 요청하는 것은 회복탄력성을 구축하는 핵심이다. 아이들은 도와달라고 편안하게 말할 수 있을 때, 자신이 중요한 존재라고 느낀다. 그래야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염려하고 곁에 있어주고 싶어 한다는 사실을 깨닫기 때문이다. 그렇게 해서 아이들은 자신이 혼자가 아니며, 도와달라고 손을 뻗음으로써 통제권을 얻을 수 있음을 이해한다. 또한 고통은 영원히 지속되지 않으며, 상황이 나아질 수 있음을 인식한다.
[40] 알아버지와 할머니는 어디에서 자랐고, 부모의 어린 시절은 어떗는지 등 아이들이 가족의 역사를 깊이 이해하면서 성장하면 상황에 대처하는 기술이 늘고 소속감이 강해진다.
긍정적인 기억은 물론, 감당하기 어려운 기억이라도 털어놓고 대화하면 회복탄력성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된다.
[41] 모든 가족 구성원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할 기회를 주면 아이들의 자긍심을 키워줄 수 있는데, 이런 방법은 특히 여자아이들에게 더 효과적이다.
서로 다른 관점을 논리 정연한 이야기로 통합시키는 것은 특히 남자아이들에게 통제감을 심어줄 수 있다.
부모들은 “하는 행동이 아빠를 닮았구나”와 같은 말을 하면 아이들이 슬퍼할 까봐 걱정하지만, 향수에 대한 연구 결과를 찾아보면 전혀 그렇지 않다.
[42] 향수 nostalgia의 단어 의미로는 과거가 다시 돌아오기를 갈망하며 느끼는 고통을 가리키지만, 심리학자들은 이것이 대부분 유쾌한 상태라고 말한다.
사람들은 과거의 어떤 사건을 돌이켜보며 곰곰이 생각할 때 더욱 행복해지고 다른 사람과 유대감이 깊어지는 경향이 있다. 흔히 삶의 의미를 더욱 깊이 깨닫고 더 나은 미래를 설계하고 싶은 마음이 우러난다. 과거의 고통스러운 사건을 무시하기 보다는 그 뜻을 기리고 싶어 한다.
[43] 애덤은 부모를 잃은 아이들을 대상으로 충격을 극복하도록 돕는 애리조나 주립대학교 프로그램을 내게 설명해주었다.
프로그램의 주요 단계 중 하나는 아이들이 남겨진 사람들로 완전한 가족을 형성할 수 있다고 느끼도록 가족 정체성을 새로 구축하는 것이다.
[44] 행복은 단지 경험하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이억해야 하므로 행복한 순간을 사진으로 남기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동영상이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을 데이브를 잃고 나서 절실히 느꼈다.
[45] 그래서 요즈음에는 동영상을 최대한 많이 찍는다.
애니조나 주립대학교 프로그램은 남겨진 가족들이 함께 즐겁게 지낼 수 있는 시간을 가지라고 권한다. 그러면 아이들은 잠시 슬픔에서 벗어나고, 다시 자신들이 가족의 일원이라고 느낀다. 이때 가족이 참여하는 활동은 수동적인 것이 아닌, 함께 보드 게임을 하거나 요리를 하는 것처럼 능동적이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