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고 놀까? 놀고 일할까?
: 일을 남겨두고 여가를 즐기는 것에 대한 예측과 실제
그림 1. 일하고 여행을 갈 것인가? 아니면 여행을 다녀와서 일할 것인가? 삶에서 이러한 고민에 마주했을 때 당신은 주로 어떤 선택을 해왔는가?
당신에게 두 가지 선택지가 있다. 한 가지 선택지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여행을 다녀오는 것이고, 다른 선택지는 여행을 다녀와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이다(그림-1). 시점에 따른 여행의 비용, 여행의 종류, 여행의 질은 동일하다고 가정한다. 당신은 어떤 선택을 하겠는가? 그리고 왜 그러한 선택을 하였는가? 당신의 선택이 첫 번째(프로젝트 마친 후 여행)였고, 그 이유가 ‘일을 남겨두고 여행을 가면 마음이 불편’하기 때문이라면 당신은 이제부터 소개할 연구에 참여한 사람들과 같은 선택을 한 것이다.
O’Brien와 Roney(2017)는 사람들이 여가를 일보다 먼저 즐기는 상황을 상상하는지, 아니면 일하고 여가를 즐기는 상황을 상정하는지에 따라 여가에서 느끼는 재미에 대한 예측이 달라는지 확인하려는 목적으로 연구를 진행하였다. 이를 위해 참가자들을 예측자(predictor)와 경험자(experiencer)로 구분하였는데, 예측자들은 주어진 상황을 상상하면서 해당 상황에서 즐기는 여가가 얼마나 재미있을지 –5점(전혀 재미없다)부터 +5점(매우 재미있다) 사이로 평가하였다. 경험자들은 연구자들이 무선적으로 배정한 상황에 따라 여가를 먼저 즐기고 과제를 하거나, 과제를 한 후 여가를 즐겼고, 각각을 마친 후 여가가 얼마나 재미있었는지 –5점(전혀 재미없다)부터 +5점(매우 재미있다) 사이로 평가하였다.
그림 2. 음악감상(magic-maker)과 과제수행(fixed-labor)의 순서가 음악감상 즐기기에 미치는 효과. 예측자들은 과제를 남겨두고 음악감상을 하면, 음악을 제대로 즐기기 못할 것이라고 예측했지만, 실제 수행한 사람들은 순서에 관계없이 음악을 잘 즐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림-2는 이 연구의 결과를 보여준다. 먼저 (magic-maker 프로그램을 활용한) 5분 동안 좋아하는 음악 감상을 먼저 하고, 언어 및 수학문제(Fixed labor task)를 풀 것으로 상상한(predictors의 흰색 막대) 예측자들(predictors)은 그 반대의 순서를 상상한(predictors의 회색 막대) 참가자들에 비해 음악 감상이 재미없을 것이라고 예측하였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실제 경험자들의 평가는 사뭇 달랐다. 경험자들의 음악감상의 재미 평가는 먼저 음악감상을 하고 과제를 한 사람과 과제를 하고 음악감상을 한 사람들과 차이가 없었고, 둘 다 음악감상은 재미있었다고 응답한 것이다. 즉 예측자들은 과제를 남겨두고 음악감상을 하면, 음악을 제대로 즐기기 못할 것이라고 예측했지만, 실제 수행한 사람들은 순서에 관계없이 음악을 잘 즐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림-3은 이 연구의 다른 실험 결과를 보여준다. 중간고사 기간에 이루어진 이 실험의 참가자들은 어떤 과목의 시험을 앞두고 Spa에 다녀올 것인지, 아니면 해당 과목 시험을 본 후 Spa에 갈지의 상황을 놓고 Spa가 얼마나 즐거울지 –5점에서 +5점 사이로 예측을 하거나, 연구자가 배당한 무선적인 순서에 따라 실제로 이 일을 경험한 후, Spa가 얼마나 즐거웠는지 –5점에서 +5점 사이로 평가하였다.
결과는 앞서 소개한 실험의 결과와 같았다. 예측자들은 시험을 남겨두고 Spa를 하면, Spa를 제대로 즐기기 못할 것이라고 예측했지만, 실제 수행한 사람들은 순서에 관계없이 Spa를 잘 즐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는 과제를 남겨두고 여가를 즐기는 것이 여가의 재미를 감소시킬 것이라고 예측하기 때문에 사람들이 과제를 먼저 수행하고, 여가를 나중에 수행할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실험을 통해 실제 행동에서도 과제를 여가보다 먼저 선택하는지를 확인해야 하며, 과제보다 여가를 먼저 선택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 사이에 어떤 개인차가 있는지에 대해서도 별도의 연구가 필요하다.
*더 알고 싶다면,
O’Brien, E., & Roney, E. (2017). Worth the wait? Leisure can be just as enjoyable with work left undone. Psychological Science, 28(7), 1000-1015.
https://doi.org/10.1177/09567976177017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