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2년 4월 2일(토) 행복연구센터 제15기 교사행복대학 2차 교육 열려
| 최종안 교수님, “BIG FIVE에 좋고 나쁜 성격은 없습니다”
| 곽윤정 교수님, “뇌 부위 간 발달 속도 차이가 청소년기 변동적 특성의 원인”
2022년 4월 2일 토요일 9시, 서울대학교 행복연구센터와 사범대학교육연수원이 공동으로 주관하는 제15기 교사행복대학 비대면 교육이 열렸다. 이번 교육은 총 6회차의 행복대학 프로그램 중 두 번째 시간으로, 굿라이프 심리학 강의, 인문학 특강, 실천 팀프로젝트 시간으로 진행됐다. 강원대학교 심리학부 최종안 교수님, 세종사이버대학교 상담심리학과 곽윤정 교수님이 각각 굿라이프 심리학 강의와 인문학 특강을 맡아주셨다. 카이로스 에듀 연구소 은혜정 소장님, 오산중학교 오란주 선생님, 실리콘밸리 로블록스 PM 김혜진 메이커님은 A, B, C조로 진행되는 실천 팀프로젝트를 이끌어주셨다.
비대면 상황이었지만, 2차 교육의 시작을 앞둔 선생님들의 호기심으로 강의실의 분위기가 점차 뜨겁게 달아올랐다. 특히 2차 교육에서 어떤 내용을 새롭게 배울 수 있는지에 대한 물음도 이어졌다. Livability와 Life ability를 중심으로 행복의 개념에 대해 개괄적으로 배운 지난 시간에 이어, 굿라이프 심리학 강의를 통해 알게 될 행복의 새로운 면모는 주된 논의가 되었다. 특히 2차 교육 시 3월 19일 진행된 입학식 이후 처음으로 명사 초청 인문학 특강이 예정된 만큼, 강의를 기다리는 선생님들의 눈빛에서 학문적 열의가 뿜어져 나왔다.
2차 교육의 첫 시간은 강원대학교 심리학부 교수인 최종안 교수님의 ‘굿라이프 심리학 강의’로 이뤄졌다. 이번 시간의 주된 주제는 ‘행복의 조건: 성격과 유전’이었다. “성격이란 무엇일까요? 정말 정의하기 어려운 개념입니다. 하지만 타인의 행동을 예측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알고 싶어하는 개념이기도, ‘나는 누구인가?’라는 평생에 걸친 질문에 대답하기 위해서도 알고 싶어하는 개념이죠. 성격이란 시간과 장소에 무관하게 보이는 행동을 낳는 심리적 기제로, 삶의 양식을 결정하는 요소라 볼 수 있습니다.” 최종안 교수님은 성격의 정의에 있어서 특히 ‘일관성’을 강조하셨다. “성격을 정의하기 위해서는 가정이 필요합니다. 사람들이 시간, 장소, 맥락에 관계없이 일관적으로 보이는 행동, 그 경향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교수님은 감정의 기복에 따라 마음가짐이 바뀔 수도 있지만, 상황과 관계없이 일관적으로 보이는 경향성을 성격이라 설명하셨다.
“요즘 MBTI 많이 하죠? 다들 MBTI가 어떻게 되세요?” 교수님의 재치 있는 질문에 수많은 답들이 채팅창에 올라왔다. 모두의 참여로 채팅창이 잠잠해진 후, 최종안 교수님은 사실 MBTI가 과학적인 성격 유형 검사는 아니라는 반론을 제기하셨다. “널리 통용되는 성격 이론으로는 BIG FIVE(OCEAN’S FIVE) 이론이 있습니다. 연속적인 5개 성격 특성의 조합으로 성격을 파악하는 것이죠. 개방성, 신경성, 성실성, 친화성, 외향성이 그 특성입니다.” 공인된 성격 이론에 대한 교수님의 가르침으로, 선생님들은 학생들과 성격에 관해 논하기 위한 새로운 기준을 알아갈 수 있었다.
BIG FIVE 이론을 통해 강조된 점은, ‘좋은 성격은 없다’는 사실이었다. 최종안 교수님은 만연히 알려져 있는 성격 논리의 오류를 지적했다. “친화성(agreebleness)이 높으면 상대방의 감정을 함께 느낄 수 있는 공감 능력이 높은 것이 사실입니다. 냉소보다는 협조라는 단어가 더 잘 어울리죠. 하지만 우호적인 성격은 좋은 성격이고 그렇지 않은 성격은 나쁜 것이 아닙니다. 우호성이 낮으면 호전적이고 상대의 단점을 지적하는 경향이 있지만, 상대적으로 타인에게 관심이 적은 시크한 성격인 것입니다. 살갑지 않은 것이지, 사회적 관계 능력이 부족한 것은 아닙니다.” 교수님의 명쾌한 설명으로 자칫하면 다른 것이 나쁜 것으로 인식될 수 있는 상황이 극복됐다. 한 선생님은 “다름의 문제인 것이지, 좋고 나쁨의 문제가 아니군요. 시크하고, 감성이 풍부한 것처럼 단점으로 보이는 것들에도 장점이 있는 것 같아요”라며, 학생을 대할 때 하나의 기준으로 그를 대하지 않을 것을 다짐할 수 있었다.
성격 특성에 관한 내용은 ‘성격과 행복은 전적으로 유전에 의해 결정되는가?’라는 질문을 통해 행복과 유전에 대한 논의로 이어졌다. “마치 키처럼, 성격은 유전에 의해서 상당 부분 영향을 받고, 그 성격이 행복에 영향을 주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가장 최근 메타 분석에 따르면 행복의 유전율은 32-34% 정도이며, 이때의 유전율은 결국 개인 간 상대적인 행복의 순위를 설명하는 개념입니다. 즉, 행복이 유전에 의한 표면적인 현상이 아니고, 한 개체의 절대적 행복의 크기는 환경과 개인의 노력에 따라 언제든지 변할 수 있는 것이죠.” 행복과 유전에 대한 고전적인 오류를 정리하시며, 최종안 교수님은 유전적 결정론에 대한 지나친 신봉을 경계할 필요성에 대해 논하셨다.
반면 행복과 유전의 관계에 대한 한 선생님의 냉철한 질문도 제기됐다. “행복이 환경, 노력, 유전에 의해 결정될 수 있다고 하지만 사람들이 좋고 나쁜 환경을 선택하는 것도 유전에 의해 결정되는 것 아닌가요?” 교수님은 이론의 맹점을 꿰뚫어본 날카로운 질문이라고 칭찬하시며, 곧바로 답을 이어나가셨다. “유전과 환경적 요소가 관련이 있지만, 본인의 의도에 따라 타고난 성향을 깰 가능성도 있습니다. 유전은 사람의 관성을 만들지만, 노력은 그 관성을 바꿀 수 있다고 설명할 수 있겠네요.” 교수님의 답변을 들으며 굳게 쥔 주먹에서는 제15기 교사행복대학을 통해 학생들에게 행복을 발현시키는 개인적 특성을 심어주어야겠다는 선생님들의 의지가 엿보였다.
두 번째 시간에는 세종사이버대학교 상담심리학과 곽윤정 교수님의 인문학 특강, ‘뇌과학을 통한 청소년 심리 이해하기’가 진행됐다. 교수님께서는 뇌발달의 원리와 10대 뇌의 특징, 여성과 남성의 차이, 아이들 뇌 발달의 저해 요인을 중심으로 내용을 설명하셨다. “지금 청소년들의 평균연령은 120살 정도입니다. 그런데 10대 아이들의 뇌 변화는 나머지 110년의 변화의 총합보다 큽니다. 10대 뇌발달의 특성에서 특히 감정에 관련된 행동을 주관하는 피질하 부위의 빠른 성장과 신중히 생각하고 행동하도록 하는 전전두엽의 느린 성장의 극간은 아이들의 충동적, 공격적, 감정적 행동을 유발합니다. 사실 아이들이 자기의 행동에 대해서도 그 원인을 잘 알지 못하는 것이죠.” 10대 아이들의 격동적인 뇌 변화에 대한 설명에서, 선생님들은 예측하기 어려운 학생들의 본마음을 대략적으로나마 짐작할 수 있었다.
“스트레스, 잘못된 식습관들이 올바른 방향의 뇌발달을 저해하니 꼭 고쳐줄 필요가 있습니다. 단기 기억에 문제를 발생시키는 심각한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도록 하고, 정크푸드, 탄산음료, 사탕 위주의 식습관도 피해야 합니다. 패트릭 홀포드(patrick holford) 박사의 실험에서는 현미와 양질의 단백질로 구성된 식단이 아이들의 뇌발달에 큰 도움을 줄 수 있음을 밝혔습니다.” 뇌 발달 저해요인에 관한 강의 이후 “아침에 식빵과 커피를 먹는데, 어떡하죠”라는 유쾌한 질의응답도 진행되었지만, 교사로서 학생들의 스트레스를 줄여주거나, 스트레스에 현명하게 대처할 방안을 알려주고 싶다는 선생님들의 진지한 모습은 강의실의 분위기를 한층 차분하게 바꾸어주었다.
총 6회차로 구성된 제15회 교사행복대학의 3차 교육은 4월 23일 진행된다. 최인철 교수님의 굿 라이프 심리학 강의와 실천 팀프로젝트로 진행되는 다음 교육을 통해 선생님들이 행복에 대한 어떤 새로운 지식을 알아갈 수 있을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