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인철 교수, 긍정 정서의 요소와 성격 이해를 통해 일상 속 행복을 실현하기
| 김민철 작가, ‘지금, 여기’에서 행복을 찾는 문학적 여행담
| 김향숙 교수, 임상심리학자의 시선에서 바라본 우울과 불안, 그리고 행복
2024년 10월 12일, 서울대학교 교육정보관에서 제20기 교사행복대학의 2차 행사가 열렸다. 토요일 아침 9시 30분, 이른 시간임에도 초·중·고등학교 선생님들이 삼삼오오 모여들어 강의실이 활기로 차올랐다. 달콤한 주말 아침을 자신과 학생들의 행복을 위해 투자하려는 선생님들의 모습은, 분명 강한 의지와 희망을 반영하는 것이었다.
교사행복대학은 매 회차마다 지난 강연의 내용을 복기하는 시간을 갖는다. 영상 자료를 통해 느낀 점을 다시 한번 생각해보고, 머리와 마음에 남는 ‘행복의 지식’을 가져가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날 강연은 ▲최인철 교수의 ‘굿라이프 심리학’, ▲김민철 작가의 명사초청특강, ▲김향숙 교수의 임상심리학 강의로 구성되었다.
첫 번째로 최인철 교수는 ‘굿라이프 심리학’ 이론 강의를 통해 막연한 ‘행복’이라는 단어를 더 작은 단위로 세분화하여 접근하는 방법을 제시했다. 단순히 긍정 정서와 부정 정서의 총점을 따지는 것이 아니라, 긍정 정서를 구성하는 다양한 감정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설명이었다. 예를 들어, ‘행복’ 대신 ‘호기심’으로 치환하면 더 실천 가능해진다. 또한, 행복에 유리한 성격을 설명하기 위해 Big Five 성격 이론을 소개하며, 타고난 성격적 속성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함을 이해하는 시간을 가졌다. 인식하고 실천할 수 있는 섬세한 개별 감정과 타고나는 경향성에 대한 정보를 바탕으로 더 명확한 행복 플랜을 세울 수 있다는 통찰을 제공했다.
다음 순서로 김민철 작가는 ‘여행하는 사람’이라는 주제로 명사초청특강을 진행했다. <행복의 충격>, <결혼 여름>, <지상의 양식>, <그리스 비극에 대한 편지> 등의 걸출한 문학 작품과 김민철 작가의 고유한 사유를 기반으로 ‘지금 이 순간 행복해지는 방법’에 대해 강의했다. 타인의 행복을 좇지 말고, 자신의 행복이 무엇일지 현재를 음미하며 기민하게 고민할 것을 강조했다.
특강 후 질의응답 시간에는 선생님들의 고민이 담긴 질문들이 이어졌다. 선생님들은 행복을 찾으려 애쓰거나, 부정적인 감정을 덮으려고 애쓸 때 느끼는 여러 어려움에 대한 질문을 던졌고, 이에 대해 작가님은 일기 쓰기를 통해 자신의 바람과 욕구에 솔직해지는 연습을 할 것을 권장했다. 또한, 객관적으로 나쁜 상황에도 긍정적인 태도를 견지하는 것은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동력을 제공하기 때문에 중요한 것이기에 현실 안주와는 다르다고도 설명했다. 김민철 작가와 선생님들의 대화에서, 행복은 그곳에 안주하는 게 아니라 더 나아갈 힘을 주는 것이라는 아름다운 통찰이 피어났다.
마지막으로 김향숙 교수는 임상심리학 강의를 통해, 심리장애 및 우울과 불안에 대한 이해를 도왔다. 심리장애 진단 기준의 다양성에 대해 설명한 뒤, 우울 및 불안 장애의 유형과 특성에 대해 명확한 설명을 제공했다. 특히 아동과 청소년의 우울이 단순히 가라앉는 느낌이 아니라 과민함이나 충동성으로 나타날 수 있음을 강조하며, 교육 현장에 계신 선생님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실질적인 조언을 제공했다.
오후에는 실천 팀티칭 프로젝트가 진행되었다. 은혜정 선생님의 팀에서는 꽃들에게희망을 연구소장 이승헌 선생님이 하와이 훌라의 매력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몸으로 표현하는 행복: Shall we Hula?’라는 테마 아래, 선생님들은 총천연색의 플루메리아 꽃목걸이를 걸고, 하와이의 자연을 표현하는 동작들을 배웠다. 일어나 팔, 허리, 무릎을 서서히 풀고 시동을 건다. 손으로 하와이의 파도를 그리고, 미풍에 흔들리는 나무, 하늘의 새, 땅에서 피어나는 꽃, 바다의 물결, 그 아래 물고기를 표현하자, 어느덧 강의실에는 하와이의 모래가 밟히는 듯하다. “나는 말해, 이 세상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땅에는 꽃이, 하늘에는 새가, 바다에는 물고기가 있어. 내 말을 들어봐, 얼마나 아름답고 좋니?” 단순하지만 유연하고, 애틋하고도 아름다운 메시지를 몸으로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한편, 오란주 선생님의 교실 앞에는 선명한 레드카펫이 깔렸다. 바르고 당당한 자세를 연습하기 위한 것이다. 선생님들은 일렬로 서서 벽에 발뒤꿈치, 종아리, 날개뼈를 붙였다. 벽만 있으면 일상에서 연습할 수 있는 좋은 자세다. 곧이어 레드카펫 워킹 시간이 이어졌다. 다소의 부끄러움도 응원의 환호 속에 모습을 감췄다. 머리카락을 휘날리고 허리를 곧게 세운 선생님들의 힘찬 발걸음이 이어졌다. 건강한 몸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고 하던가. 당당한 자세에서 빛이 차올랐다. 선생님들은 언제든 몸에 장착할 수 있는 당당함의 기술을 몸에 익히게 되었다.
이번 교사행복대학 행사는 행복을 찾는 실천적 여정이었다. 스스로의 성격을 알고, 행복과 맞닿아 있는 세부 감정들을 알고, 그와 연결된 우울과 불안을 이해했다. 나아가 춤과 워킹을 통해 몸으로 느끼는 행복도 담아갔다. 앎으로 실천하는 행복과 몸으로 실천하는 행복, 이 두 가지의 균형이 조화로운 행사였다. 앞으로도 교사행복대학이 일상 속에서 행복을 연습하고 전할 수 있는 지식의 장으로 자리매김할 것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