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파를 뚫고 모인 배움의 열기
행복교육 기초워크숍, 전국 교원 240명 참여
체감온도가 영하 15도까지 떨어진 강력한 한파 속에서도 행복교육 기초워크숍을 향한 교원들의 발걸음은 멈추지 않았다. 병오년 새해 첫 워크숍에는 제주, 전라, 강원도를 비롯한 전국 각지에서 240여 명의 교원이 혹한을 뚫고 서울대학교를 찾았다. 방학 기간임에도 배움에 대한 열정으로 강의실을 채운 교사들의 표정에는 긴장과 기대가 함께 어려 있었다.
서울대학교 행복연구센터는 2010년부터 행복을 주제로 한 연구를 지속하며, 행복심리학에 기반한 교육 확산에 힘써오고 있다. 이번 워크숍 역시 공문을 통해 신청한 교원, 동료의 추천으로 참여한 교원, 동료 교원과 함께 연수를 듣기 위해 동행한 교원 등 다양한 경로의 참여자들이 모였지만, ‘행복을 배우고 이를 학생들에게 어떻게 전할 것인가’라는 공통의 질문을 안고 한자리에 모였다.
이번 행복교육 기초워크숍은 1월 21일과 22일, 양일간 ▲ 최인철 교수의 행복심리학 강연 ▲ 명사 초청 특강(김난도 작가) ▲ 행복교과서 구성 소개 ▲ 초·중·고 행복수업 사례 발표 ▲ 질의응답 세션으로 진행되었다.
“행복을 정확히 이해하는 것에서 교육은 시작된다”
최인철 교수, 교사를 위한 행복심리학
워크숍의 문은 서울대학교 심리학과 교수이자 행복연구센터장인 최인철 교수의 강의로 열렸다. ‘교사를 위한 행복심리학’을 주제로 한 강의는 시작과 동시에 강의실을 깊은 몰입의 공간으로 바꾸어 놓았다.
최 교수는 행복의 ‘조건’과 ‘행복 그 자체’를 구분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객관적 조건만으로 개인의 행복을 판단하려는 시도가 지니는 한계를 설명했다. 최근 화제가 된 캐나다 교수의 강의평가 사례를 통해, 주관적 경험을 배제한 평가가 얼마나 본질을 놓치기 쉬운지를 짚었다.
또한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행복(幸福)’이라는 단어가 오히려 개념 이해를 어렵게 만들 수 있음을 설명하며, 행복을 교과서적 정의가 아닌 ‘나만의 언어’로 정의해보는 과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여러분의 행복은 무엇인가요?”라는 질문은 강의실에 긴 여운을 남겼다.
이어진 강의에서는 행복에 대한 대표적인 오해들을 하나씩 짚으며, 행복이 반드시 고양된 감정 상태만을 의미하지 않으며 고통이 없는 상태와도 동일하지 않다는 점을 설명했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유데모니아적 행복관과 자기결정이론을 바탕으로, 인간이 행복을 경험하기 위해 필요한 유능성, 자율성, 관계성의 중요성도 함께 다루었다. 강의는 ‘강요하는 행복이 아닌, 자연스럽게 자라나는 행복’을 돕는 교사의 역할을 강조하며 마무리되었다.
AI 대전환 시대, 교육은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김난도 작가 명사 초청 특강
오후에는 『아프니까 청춘이다』와 『트렌드코리아』 시리즈로 잘 알려진 김난도 작가의 명사 초청 특강이 이어졌다. 김난도 작가가 등장하자 강의실에는 큰 박수가 쏟아졌고, 수강생들의 기대감도 한층 높아졌다.
김난도 작가는 2026년 트렌드의 핵심 키워드로 ‘홀스 파워(Horse Power)’를 제시하며, AI 대전환 시대에 인간과 인공지능의 관계를 조망했다. 특히 ‘휴먼 인 더 루프(Human in the Loop)’ 개념을 통해, AI 시대에도 최종 판단과 책임은 인간의 몫임을 강조했다. 인공지능이 인간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인공지능을 잘 활용하는 사람이 그렇지 못한 사람을 대체하게 될 것이라는 메시지는 교육 현장에서 교사의 역할을 다시금 생각하게 했다.
이어 ‘기분경제(Feel-conomy)’를 통해 감정이 소비와 사회를 움직이는 시대에 감정 문해력의 중요성을 짚었고, AX(AI Transformation) 시대의 조직 변화와 함께 평생학습자로서의 태도가 교육의 핵심 과제가 되어야 함을 강조했다. 변화의 시대 속에서도 변하지 않는 교육의 본질을 성찰해 보자는 메시지로 강의는 마무리되었다.
교실에서 시작된 행복의 실천
행복교과서 소개와 현장 사례 공유
첫째 날 마지막 순서로는 행복교과서 구성 소개가 진행되었다. 초등과 중등으로 나뉜 세션에서는 교사들이 실제 수업에 바로 적용할 수 있도록 교과서의 구성과 활용 방법을 구체적으로 안내했다.
이어진 초등 행복수업 사례 발표에서는 실제 교실에서 행복수업을 실천해 온 교사들의 경험이 공유되었다. 월곶초등학교 강진희 교사는 행복교과서를 기반으로 동료 교사와 함께 수업을 운영해 온 과정을 소개했고, 같은 학교의 백승한 교사는 ‘뒤센의 미소’ 활동과 행복 미션 등을 통해 교실에 나타난 긍정적 변화를 전했다.
“행복은 사치가 아닌, 삶을 지탱하는 힘”
둘째 날 강의와 심화 사례
워크숍 둘째 날 역시 최인철 교수의 강의로 시작되었다. 행복은 주어진 조건과 그에 대한 개인의 반응의 함수라는 설명과 함께, 정서·자기조절·심리적 풍요로움이라는 삶의 핵심 영역이 소개되었다. 또한 긍정 정서가 사고와 행동의 폭을 넓히고 삶의 자원을 축적하게 한다는 ‘확장-구축 이론’을 통해, 행복이 개인과 교육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을 설명했다.
오후에는 중·고등학교 현장에서 행복교육을 실천해 온 교사들의 사례 발표가 이어졌다. 울릉고 김진아 교사는 ‘행복ON’ 활동을 통해 학생들의 사고와 표현이 성장한 과정을 공유했고, 인천 고잔중학교 이현진 교사는 그림책 만들기 활동을 통해 협력과 감사의 가치를 전한 경험을 소개했다. 방원중학교 이다혜 교사는 교육과정 재구성을 바탕으로 한 체계적인 행복수업 운영 사례를, 흑장미 김은미 교사는 다년간의 실천 경험을 토대로 한 구체적인 수업 노하우를 공유하며 큰 호응을 얻었다.
강의실에서 교실로 이어지는 행복
질의응답 시간에는 감사일기 활동을 자연스럽게 운영하는 방법, 첫 시도를 앞둔 교사의 고민, 상담교사로서의 접근 방식 등 실천 중심의 질문들이 이어졌다. 이틀간의 워크숍은 교사들에게 행복을 새롭게 바라보는 관점을 열어주고, 자신의 삶과 교육을 다시 성찰하는 계기가 되었다.
강의실에서 시작된 고민과 공감은 이제 각자의 교실로 옮겨가 또 다른 실천으로 이어질 것이다. 이번 행복교육 기초워크숍을 통해 나눈 과학적 이해와 현장 경험이 교실의 분위기를 바꾸고, 학생들의 일상에 작은 행복으로 스며들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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