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관적 행복에 있어서의 성별 차이에 대한 메타분석
: 성 불평등과의 연관성 및 효과크기 추정
여성은 자신의 삶을 덜 행복하다고 느끼고, 남성은 더 행복하다고 느끼는가? 세계적인 성 불평등을 고려할 때, 일견 그렇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실제로 개인이 행복을 인식함에 있어서 성별 차이가 영향을 주는지에 대한 연구는 많이 있어왔다. Haring과 동료들(1984)은 남성이 여성보다 삶의 만족도가 높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그러나 Wood와 동료들(1989)의 연구에서는 반대로 남성이 여성보다 삶의 만족도가 낮았다. 결론적으로, 이 주제에 대한 연구 결과들은 서로 일치하지 않는 면들이 있었다. 이를 해결하고자 Batz-Barbarich와 동료들은 메타분석을 실시하였다.
메타분석에 대해서 아는가? 다소 생소한 용어일 수 있다. 메타분석이란 동일한 주제에 대해 선행된 연구들을 모아, 다시 연구(주로 효과크기 산출)하는 분석을 의미한다. 메타분석을 실시하는 이유에는 몇 가지가 있다. 우선 선행 연구들을 통합하여, 해당 분야에 좀 더 넓고 객관적인 시야를 취할 수 있게 한다. 종합적인 효과크기와 방향도 알 수 있다. 또한 개별 연구들이 같은 주제임에도 불구하고 서로 상반된 결과를 내는 원인에 대해서도 살펴볼 수 있다. Batz-Barbarich와 동료들은 ‘주관적 행복에의 성차’를 주제로 이 메타분석을 연구한 것이다.
이들이 연구 데이터를 수집하는 과정은 다소 복잡하다. 흩어진 개별 연구들을 하나로 모아 적당한 기준으로 걸러내야 하기 때문이다. 이 과정은 그림 1과 그림 2를 보며 간단히 설명해보자.
그림 1. 문헌조사 1을 통해 기사를 수집하는 과정(좌) 그림 2. 문헌조사 2를 통해 기사를 수집하는 과정(우)
N=기사의 개수
그림 1의 상단을 보면, 연구진들이 우선 검색을 통해 주제와 관련된 기사(저널기사, 논문 등)들을 골라낸 것을 알 수 있다. 그중 잠재적으로 관련성이 있는 기사들을 추렸다. 추린 기사들은 다시 4가지 기준에 의해 걸러졌다. 첫 번째 기준은 주관적 행복 또는 직업 만족에 대한 적절한 척도 부족, 두 번째 기준은 여성과 남성의 비교 부족, 세 번째는 효과크기 계산에 필요한 정보 부족, 네 번째는 독립적인 표본 위반이다. 이 기준들을 모두 통과한 기사들에 추가로 47개의 기사가 더해져 총 324개의 기사가 데이터풀에 들어갔다. 그림 2가 나타내는 문헌조사 2도 이와 거의 유사한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중요한 점은, 연구자들이 기사 선정에 있어서 언어, 지리, 문화, 출판 연도를 기준으로 연구를 제외시키지 않았다는 점이다. 즉 다양한 문화권과 시기를 아우르는 연구를 진행했다고 볼 수 있다(106개국, 총 1,001,802명, 341.949명의 참가자).
이 연구에서 중요한 변인은 다음과 같다. 첫째, ‘주관적 행복(삶의 만족)과 직무 만족도’이다. 이때, 주관적 행복은 글로벌 삶의 만족도를 사용하였다. 둘째, ‘GII(gender inequality index, 성불평등지수)’로, 2011년부터 2015년까지 유엔에서 측정한 지표를 사용하였다. 이 외에도 1인당 GDP, 데이터 수집 기간, 연령대, 지역 등이 변인으로 자리하였다.
분석 결과, 전반적으로 성 불평등은 직무 만족도에는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만, 삶의 만족도에서는 그렇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즉 남성들에 비해 여성들의 직업 만족도는 낮다. 그러나 여성이냐 남성이냐가 개인의 삶의 만족, 행복을 측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심지어 1인당 GDP를 통제하면, 직업 만족도의 차이도 사라진다. 다른 변인들, 가령 1인당 GDP와 출판 기간, 연령대는 삶의 만족과 직업 만족에 대한 효과크기를 예측하지 못했다. 지역 또한 어느 곳이든 삶의 만족도와 직업 만족도에 있어서, 성차가 나타나지 않았다. 다만 아프리카의 경우, 여성들의 직업 만족도가 남성들의 직업 만족도보다 높았다.
연구자들은 이 결과에 대해 몇 가지 주의할 점을 덧붙인다. 우선, 데이터에 포함된 연구들 중 상당수가 비교적 양성 평등한 국가들에서 이루어졌다. 여성이 거의 직업을 갖지 못하거나 제한을 받는 국가들은 잘 표현되지 않는 것이다. 또한 여성들이 자신의 삶에 대한 주관적인 평가를 내릴 때, 남성이 아닌 같은 여성과 비교하여 성차를 줄였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여성과 남성이 행복을 매우 다른 기준으로 평가했을 가능성이 있다. 예를 들어 여성은 사랑, 목적 등 공동체적 측면을, 남성은 물질적 재산이나 소득을 중요시한다.
신기한 결과이지 않은가? 세계적으로 성 불평등이 존재하고 여성에게 불이익을 주는 사회적 제도와 구조가 존재함은 분명하다. 따라서 여성이 남성에 비해 주관적으로 덜 행복할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다. 하지만 놀랍게도 개인의 행복은 성별에 의해 차이가 나지 않았다. 내가 여성이어서 남성보다 덜 행복한 것도, 남성이어서 여성보다 더 행복한 것도 아니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내 삶의 만족을, 행복을 결정짓는 요인은 무엇일까?
+ 더 알고 싶다면,
Batz-Barbarich, C., Tay, L., Kuykendall, L., &Cheung, H. K. (2018). A Meta-Analysis of Gender Differences in Subjective Well-Being: Estimating Effect Sizes and Associations With Gender Inequality. Psychological Science, 0956797618774796.
https://doi.org/10.1177/09567976187747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