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나’를 찾는 것이 청소년의 행복에 도움이 되는가?
‘진짜 나는 누구인가?’
‘내가 진짜 나인가?’
‘나는 진정한 나답게 행동하고 있는가?’
청소년 시기에는 이와 같은 질문에 끊임없이 답하며 진정한 자아 탐색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다른 무엇보다 중요한 시기이다. 실제로 이러한 발달 특성에 많은 실존주의 철학자들과 심리학자들은 동의하고 있고, 아래 그림과 같이 인간의 발달시기별로 획득해야 하는 과업을 정리해 놓은 이론도 존재한다(Erikson, 1968). 이 이론에 따르면 청소년시기에 정체성을 올바로 확립하지 못하면 역할혼란을 초래할 수 있고, 이 시기의 자아정체감 형성이 인생 전체 발달과업의 수직적, 수평적 통합을 도모하고 반드시 획득해야만 하는 생애과업이기에 그 중요성이 매우 크다고 한다. 즉, 청소년 시기의 진정한 자신으로서의 경험이 심리적으로 발달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뜻이다.
Erikson의 심리사회적 발달 이론[google 검색]
실제로 진정한 ‘나’를 경험해보는 것이 청소년들의 주관적 웰빙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또 그와 같은 경험을 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사회적 심리학적 요인이 필요한지를 살펴본 연구가 있다(Thomaes, 2017). 12-17세 청소년 총 759명을 대상으로 설문과 일기, 실험을 통해 진정한 ‘나’를 경험하는 것이 웰빙을 증진시키고, 심리적 요인들이 웰빙에 미치는 영향을 매개하는지를 살펴보았다. 심리적 요인으로는 자율성(‘나는 오늘 재미있거나 중요한 일을 스스로 찾아 할 수 있다.’), 유대감(‘오늘 나와 상호작용할 수 있는 사람을 찾을 수 있다.’), 유능함(‘오늘 나는 내가 한 일에 대해 능숙했다.’)에 대한 욕구 만족도를 살펴보았다.
연구모형(Thomaes, 2017)
연구 결과에 따르면, 심리적 욕구에 대한 만족은 웰빙을 증진시키고, 진정한 ‘나’를 경험하게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매일 매일의 진정한 ‘나’로서의 경험(‘나는 오늘 진정한 나였다.’, ‘오늘 나는 진정한 나처럼 행동했다.’, ‘오늘 나는 진짜였다.’)은 이러한 심리적 욕구 만족이 주관적 웰빙(행복, 흥분, 이완, 만족감, 화남, 불안, 우울, 슬픔)에 미치는 영향을 매개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과거의 자율성(당신에게 중요한 결정을 해 본적이 있는가?), 유대감(누군가와 잘 지냈다는 느낌을 가져본 적이 있는가?), 능숙함(무엇을 하는 데 있어 꽤 능숙했다는 인지를 받은 적 있는가?)에 대한 긍정적인 경험 역시 같은 결과를 내는 것으로 밝혀졌다.
그리고 “진정한 자신이 될 수 있었던(없었던) 특정한 사건”, “내면의 자신과 일치하는(일치하지 않는) 경험을 하게했던 특정한 사건”을 떠올리고 그 사건에 대해 당시의 감정 상태와 발생 시기를 포함한 짧은 에세이를 적어보게 한 뒤 “지금 현재”의 긍정적, 부정적 감정과 주관적 활력 정도를 응답하게 한 결과, 오래된 일을 회상할수록 더 긍정적인 감정이 들게 하고 더욱 기운이 넘치는 것으로 느껴진다고 보고하였다. 즉, 진정한 ‘나’로서의 경험이 청소년들의 주관적 웰빙에 원인이 되는 것으로 밝혀진 것이다.
청소년기에는 자신의 가치와 감정, 욕구가 인정받고 실현되기를 바라며, 동시에 자신에게 사회적 상호작용을 방해하고 갈등을 일으킬 수 있는 특성이 존재하지는 않는지 고민한다(Harter, 2002; Ullman, 1987). 그래서 실제로 아이들이 관계에서 거부나 반감을 당하게 되면 자신의 내적 상태를 인식하는데 실패하는 경우가 있다(Harter et al., 1996; Impett et al., 2008). 이는 최근의 학교폭력의 문제에서 피해자들의 주관적 행복감이 매우 낮다는 결과를 뒷받침 할 수 있는 연구 결과 중 하나이다. 사회적 관계가 중요해지는 시기에 학교생활에서의 다양한 경험이 진정한 자신을 인식하고 진정한 자신의 모습대로 행동하는 것을 방해할 수 있다.
본 연구를 통해 청소년들이 진정한 ‘나’로서의 경험을 가능하게 하는 사회화 전략이나 개입 노력을 통해 아이들의 건강한 심리사회적 발달을 도모할 수 있음을 알게 되었다. 진정한 ‘나’의 경험(Authenticity)은 강력한 동기(Motivation)보다도 더 강력하다. 아이들이 진정한 자신의 모습을 찾고, 진정한 ‘나’로서의 경험을 할 수 있는 학교를 만들어야 하겠다.
Reference
Erikson, E. (1968). The Psychosocial stages of development.
Harter, S. (2002). Authenticity. In C. R. Snyder & S. J. Lopez (Eds.), Handbook of positive psychology (pp. 382–394). London, UK: Oxford University Press.
Harter, S., Marold, D. B., Whitesell, N. R., & Cobbs, G. (1996). A model of the effects of perceived parent and peer support on adolescent false self behavior. Child Development, 67, 360–374.
Impett, E. A., Sorsoli, L., Schooler, D., Henson, J. M., & Tolman, D. L. (2008). Relationship authenticity and girls’ self-esteem across adolescence. Developmental Psychology, 44, 722–733.
Thomaes, S., Sedikides, C., Bos, N., Hutteman, R., & Reijntjes, A. (2017). Happy To Be “Me?” Authenticity, Psychological Need Satisfaction, and Subjective Well‐Being in Adolescence. Child Development, 88(4), 1045-1056.
Ullman, C. (1987). From sincerity to authenticity: Adolescents’ views of the “true self”. Journal of Personality, 55, 583–595.
[Authenticity & Happine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