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인생은 재미있게, 긴 인생은 의미있게
: 시간적 거리감과 의미/재미의 상호작용
그림 1. ‘아직 시간 많다 혹은 여유 있다’라고 생각할 때와 ‘시간 별로 없다 혹은 여유 없다’라고 생각할 때 사람들이 추구하는 활동의 유형이 달라질까?
시간 ․ 공간 ․ 관계 ․ 사건과 ‘나’사이의 심리적 거리가 먼지(distant) 아니면 가까운지(near)는 시간 ․ 공간 ․ 관계 ․ 사건과 연합된 사람 ․ 대상 ․ 행동에 대한 해석의 수준에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어, 기말고사가 일주일 남았다면, 당장 언제, 어떤 과목을, 어떤 방법으로 공부할지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생각할 가능성이 높다(low-level construal). 하지만, 이제 막 학기가 시작하여 기말고사가 16주 후에 기다리고 있다면, 왜 이 과목이 나에게 필요한지, 계속 들을 가치가 있는지, 나의 전공과 커리어에 유익할지 등에 대해 추상적으로 생각할 가능성이 높다(high-level construal).
공간적으로도 집에서 가까운 편의점에 가서 무엇인가를 사야한다면, 편의점에 가서 무엇을 살지, 구매한 물건을 어떻게 들고 올 것인지 등 어떻게 행동을 구현할 것인지에 관해 생각할 것이지만, 편의점이 차로 30분 거리에 있다면, 지금 꼭 물건을 사야할지, 꼭 가야만 하는지, 나에게 꼭 필요한 물건인지 등 이 행동이 나에게 바람직한 행동인지를 생각할 가능성이 높다.
관계적으로도 나와 심리적으로 가까운 친구와 약속을 잡았다면, 그 친구와 언제, 어디서 만나서 무엇을 할지, 무엇을 먹을지 등을 구체적으로 고민할 것이지만, 나와 심리적으로 먼 사람과 오랜만에 만나기로 했다면, 꼭 만나야 할지 다시 생각해보거나, 오랜만에 만나자고 연락한 그 사람의 의도가 무엇인 등의 추상적인 문제로 고민할 가능성이 높다.
사건과 관련해서도 예측 가능한 사건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라면, 그 사건에 대처하기 위한 계획을 구체적으로 세우겠지만, 그 사건이 발생할 가능성이 낮거나, 매우 불규칙해서 패턴을 가늠하기 어렵다면, 그러한 사건이 발생했을 때 마음가짐과 태도를 이야기 하거나, 임기응변을 잘 발휘하자 등 추상적 계획을 세울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이러한 심리적 거리가 보다 고차원적 해석수준이라고 예측되는 의미 있는 일과 상대적으로 저차원적 해석수준이라고 예측되는 재미있는 일을 추구하는 것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그림-1) Kim, Kang과 Choi (2014)는 이러한 질문에 답하기 위해 세 가지 실험을 진행하였다.
먼저 사람들이 의미를 재미보다 고차원적 해석수준으로 여긴다는 것을 확인하기 위해 120명의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의미가 재미에 영향을 미치는지’ 아니면 ‘재미가 의미에 영향을 미치는지’ 확인하였다. 만약 의미가 재미보다 고차원적 해석수준이라면, 어떤 일(인턴십, 도서 구매, 수업 등록)이 가진 의미의 높고 낮음은 그 일이 가진 재미의 높아지고 낮아짐에 영향을 미치지만, 재미의 높고 낮음은 의미의 높아지고 낮아짐에 영향을 미치는 않을 것이다. 연구-1은 높은 의미를 가진 일은 재미도 높이고, 낮은 의미를 가진 일은 재미도 낮추지만, 재미의 높고 낮음은 의미에 영향을 미치지 않음을 확인함으로써 의미가 재미보다 상위수준의 개념임을 확인하였다.
다음으로 의미 있는 삶과 재미있는 삶에 대한 선호도가 시간적 거리감에 따라 달라지는지 확인하기 위한 연구-2를 진행하였다. 시간적 거리감 조작은 “한 시간만 살 수 있다면, 하루 만 살 수 있다면, 일주일만 살 수 있다면, 한 달 만 살 수 있다면, 일년 만 살 수 있다면”으로 조작하였다.
그림 2. Kim과 동료들(2014) 연구-2의 결과
그림-2는 연구-2의 결과를 보여준다. 그림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시간적 거리감이 증가할수록 의미있는 삶(8점)에 대한 선호도가 재미있는 일(1점)에 대한 선호도에 비해 증가함을 확인할 수 있다.
끝으로 의미있는 일을 추구하는 경향과 재미있는 일을 추구하는 경향이 시간적 거리감에 따라 달라지는지 확인하기 위해 연구-3을 진행하였다. 가까운 거리 조건은 ‘내일 있을 의미/재미있지만, 재미/의미없는 초청 강연’이라고 제시하였고, 먼 거리 조건은 ‘내년에 있을 의미/재미있지만, 재미/의미없는 초청 강연’이라고 제시하면서 참석 가능성에 대해 9점 척도로 평정하도록 하였다(1: 전혀 가능성 없다, 9: 매우 가능성 있다).
그림 3. Kim과 동료들(2014) 연구-3의 결과
그림-3은 연구-3의 결과를 보여준다. 그림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먼 시간적 거리감은 의미 있는 강연에 대한 선호를 증가시키지만, 가까운 시간적 거리감은 재미있는 강연에 대한 선호를 증가시켰다.
*더 알고 싶다면,
Kim, J., Kang, P., & Choi, I. (2014). Pleasure now, meaning later: Temporal dynamics between pleasure and meaning. Journal of Experimental Social Psychology, 55, 262-270.
https://doi.org/10.1016/j.jesp.2014.07.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