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은 2010년부터 자국과 세계 청소년들의 행복을 측정하고 있다. 조사대상은 만 10세부터 17세까지이며(한국 기준으로 보면 초등 4학년부터 고등 2학년까지), 매년 측정하면서 데이터를 축적한다는 측면에서 종단연구의 성격의 가진다. 조사는 크게 10개 지표(index)에서 이루어지며, 참가자들은 각 지표에 해당하는 질문에 0점부터 10점 사이에서 응답한다. 0점은 ‘전혀 그렇지 않다’를 의미하고, 5점은 ‘그저 그렇다’, 10점은 ‘매우 그렇다’를 의미한다. 10가지 지표를 살펴보면,
1) 가족관계 만족(Family): 나는 부모님, 형제, 자매와 사이가 좋다
2) 시간 활용 자율성(Time use): 나는 내가 시간을 정해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다.
3) 건강에 대한 만족(Health): 나는 나의 건강에 만족한다.
4) 가정에 있는 시간(Home): 나는 집에 있을 때 행복하다.
5) 교우관계 만족(Friends): 나는 친구들과 사이가 좋다.
6) 미래에 대한 기대(Future): 나는 몇 년 후가 기대된다.
7) 선택 자율성(Choice): 내가 스스로 선택할 기회가 보장된다.
8) 외모 만족(Appearance): 나는 나의 외모에 만족한다.
9) 소유 만족(Things): 나는 내가 가지고 싶은 것을 얻었다.
10) 학교생활 만족(School): 나는 학교에 있을 때 행복하다.
와 같다.
그럼 이 10가지 지표에서 세계 청소년들은 얼마나 만족하고 있을까? 이 글을 작성하고 있는 2020년 8월 20일을 기준으로 가장 최근 보고서에 해당하는 2019년 보고서를 살펴보자.
위 그림의 왼쪽(녹색)은 청소년들이 각 지표에 10점 만점으로 응답한 것의 평균값이다. 그림의 오른쪽(남색)은 10점 만점에서 4점 이하의 점수(4, 3, 2, 1, 0)를 선택한 참가자의 비율을 의미한다.
이를 토대로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만 10세에서 17세까지 청소년들은 가족관계, 교우관계, 건강, 집에 있는 시간에서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 지표에서는 4점 이하의 낮은 응답 비율도 비교적 낮게 나타는 것을 알 수 있다.
반면, 내일에 대한 기대의 측면에서 가장 점수가 낮았다. 이는 만 10세에서 17세 청소년들은 몇 년 후에 좋은 일이 있을 것이라고 확신하지 못하며, 미래에 대한 약간의 불안과 걱정, 근심을 가지고 있을 가능성을 높음을 시사하는 결과이다.
또한 청소년들은 선택의 자율성과 소유 만족도 측면에서 4점 이하의 낮은 점수를 선택하는 비율이 높았다. 이는 청소년들이 자신이 원하는 것을 고르거나 가질 수 있는 기회가 적고, 부모와 같은 보호자에 의해 원하지 않는 선택을 하는 경우가 심심치 않게 발생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다른 지표의 평균 점수에 비해 청소년들의 외모 만족도 지표 점수가 평균이 낮다는 것도 주목할 만한 점이다. 또한 외모 지표에서는 4점 이하의 낮은 점수를 선택하는 사람의 비율이 9.7%로 높게 나타났는데, 이는 청소년 10명 중 1명 꼴로 자신의 외모를 불만스럽게 생각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학교 선생님들에겐 다소 충격을 줄 수 있는 데이터도 보인다. 바로 학교 생활 만족도 점수가 다른 지표들의 점수와 비교할 때 별로 좋지 않다는 것이다. 뒤에서 2등이다. 문제는 바로 옆의 4점 이하의 낮은 점수 비율에서는 1등이라는 것이다. 무려 12%의 청소년들이 학교 생활이 불행하다고 응답하였다. 학교 가기 싫어하는 학생들의 문제는 어느 나라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적인 문제인 모양이다.
*출처: The Children’s Society. (2019). The Good Childhood Report 2019. London, UK: The Children’s Societ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