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_긍정적 관계 형성하기
Chapter 02_직원들에게 최종 소비자를 연결시켜라
애덤 그랜트(Adam M. Grant) 펜실베이니아대 와튼경영대학 교수
직원들에게 리더 자신이 아닌 최종 소비자를 앞세워 영감을 주면 더 많은 것을 이룰 수 있다. 최종 소비자란 조직의 제품과 서비스로 혜택을 보는 사람들이다. 이는 리더가 큰 목소리로 말할 때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는 것과는 다른 방식으로 직원들에게 동기부여를 하며 그들을 일에 적극적으로 참가시킨다.
1. 최종 소비자가 왜 중요하가?
[1] 의미 있는 일은 동기부여의 초석이다.
[2] 오랫동안 연구자들은 업무의 중요성, 즉 자신이 하는 일이 다른 사람들의 웰빙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직원들은 중요한 일을 하지만, 자신의 일에 영향을 받는 사람들을 실제로 만날 기회는 거의 없다.
연구진은 리더가 한 발언의 효과를 추적했지만 결과적으로 아무런 효과가 없었다. 콜센터 직원들은 일의 중요성에 대한 리더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지 않았다.
이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연구진은 콜센터 직원들을 임의의 세 그룹으로 나누었다. 직접 만날 그룹의 경우 연구진은 장학금을 받은 학생 윌을 초대해 콜센터 업무의 중요성에 대해 말하게 했다. 윌은 콜센터 직원들에게 5분 동안 덕분에 장학금을 받게 되었고 그 장학금이 자신의 인생을 바꾸었다고 설명했다. 다른 그룹의 콜센터 직원들은 윌을 직접 만나지 않고 그가 쓴 편지를 읽었다. 나머지 세 번째 그룹은 윌에 전혀 노출되지 않은 대조군이었다.
이 일이 있은 후 한 달 동안 윌을 만난 콜센터 직원들의 평균 주당 전화통화 시간은 142%, 주당 모금액은 171%가 늘어났다. 편지를 읽거나 접촉이 없던 그룹은 전혀 바뀐 게 없었다.
[3] 단 1명의 장학금 수혜자와 만난 5분간의 경험은 동기부여와 효율성을 극적으로 높였다.
윌을 만난 콜센터 직원들은 졸업생들로부터 무시나 거부를 당한다고 느끼는 대신 자신의 일을 매우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으며 더 가치 있고 인정받는다고 느꼈다. 그들은 또한 이 장학금 이야기를 졸업생들과 전화로 공유하면서 지혜롭게 일할 수 있는 정보를 체득했다.
연구진은 다른 콜센터 직원들과 같은 실험을 다섯 번 실행해 똑같은 결과를 얻었다.
[4] 그중 한 번은 장학금 수혜자와의 짧은 만남으로 콜센터 직원의 주당 모금액이 평균 412달러에서 2,083달러로 무려 4배 이상 늘어난 경우도 있었다.
[5] 반대로 리더와 매니저가 똑같은 정보를 전달하거나
[6] 예전에 일하던 콜센터 직원을 초대해 일을 통한 배움 등 개인적 혜택에 대해 이야기할 때, 콜센터 직원들의 행동이나 성과는 크게 변하지 않았다.
동기부여가 되려면 자신의 일이 다른 사람에게 어떤 도움을 주는지 직접 목격하는 게 가장 효과적이다. 이 효과는 다음과 같이 광범위한 분야에 적용된다.
[7] – 간호사: 수술 키트를 조립할 때 이 키트를 사용할 의사를 만난 간호사는 그렇지 않은 간호사보다 시간당 2배 더 많이 조립했고 실수도 15% 적었다.
[8] – 방사선전문의: 파일에 환자의 사진이 포함된 경우,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진료 보고서를 29% 더 많이 썼고 진단의 정확도도 46% 더 높았다.
[9] – 인명구조원: 다른 인명구조원의 업무 성과에 대한 글을 읽은 인명구조원은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월평균 근무 시간이 43% 늘어났고, 상관의 평가가 21% 더 좋아졌다. 이 같은 효과는 인명구조라는 직업이 수영을 즐기는 사람들에게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인지하고 그들로부터 존중받는다고 느낌으로써 발생했다.
[10] – 의사와 간호사: 손 위생이 환자를 질병으로부터 보호한다고 언급하지만 해도 비누와 젤 사용률이 45% 이상 증가했고 손씻기율도 10% 이상 증가했다.
[11] – 제약회사 직원: 환자로부터 질병 치료에 대한 경험을 1시간 동안 듣게 되면 두 달 후 설문조사에서 공감능력이 높아졌다. 이 직원은 조직에 큰 자부심을 느끼고 더 헌신한다. 또 업무에 필요한 것 이상을 하려하고 일상 업무에서 조직의 비전이 있다고 믿는다.
[12] 연구에 따르면 자신의 일이 외부에 미치는 영향을 인지할수록 무미건조한 태도에서 더 노력하고 성과를 내도록 동기부여가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 피드백 주기: 일자리를 찾는 학생을 위해 자기소개서를 개선하려는 지침을 줄 때, 잠깐이라고 그 학생을 본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18% 더 많은 지침을 줬다.
– 편집하기: 외국인 학생의 연구보고서에서 문법을 고칠 때, 과거에 이런 피드백 덕분에 혜택을 입은 학생의 동영상을 본 사람은 같은 정보를 전달하는 리더의 동영상을 본 사람보다 34% 더 많은 오류를 잡아냈고, 아무런 비디오도 보지 못한 사람보다 37% 더 많은 오류를 잡아냈다.
– 마케팅 홍보하기: 새로운 서비스를 위한 마케팅을 발표할 때, 이 서비스로 이익을 본 고객의 편지를 읽은 사람은 똑같은 고객의 경험을 전달하는 리더의 편지를 읽은 사람보다 11% 더 높은 평가를 받았다.
2. 자신의 영향력에 연결시키기
자신이 타인에게 미치는 영향을 어떻게 인지할 수 있을까? 지난 10년의 연구를 통해 발견한 네 가지 방법을 소개한다.
방법 1: 최종 소비자를 정기적으로 방문하라
많은 조직에서 리더가 최종 소비자와 접촉하는 일은 거의 없다. 바쁜 일정 때문에 최종 소비자를 우선적으로 만나기 어려운 것이다. 만일 그들이 최종 소비자와 시간을 보내는 일에 우선순위를 둔다면, 최종 소비자의 욕구와 당신의 기여도에 대한 정보를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13] 예를 들어, IBM의 CEO를 역임한 루 거스너는 고위 경영진 50명에게 세 달마다 IBM의 최대 고객들 중 5명을 만나게 했다.
[14] 당시 IBM 관계자는 “매니저들은 실제 고객과 공감대를 형성함으로써 특정 의사결정이 고객에게 가치가 있는지 혹은 IBM의 가치를 말살시키는지 알 수 있었다”고 말한다.
방법 2: 내부 피드백을 구하라
리더의 영향력은 상당 부분 조직원들에게 미치지만, 정작 리더는 자신의 일이 조직원들의 삶에 얼마나 큰 차이를 만들 수 있는지 인식하지 못한다.
[15]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한 달에 두 번씩 조직원들을 만나는 것이다.
안타깝게도 많은 리더들이 이 같은 만남을 시간 낭비로 생각하지만,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이런 만남은 오히려 시간을 절약한다.
[16] 특히 조직원들은 최대 80%까지 상사와 예정에 없는 미팅을 요청하지 않는다.
각 만남에서 리더가 한 일 중 무엇이 가장 도움이 되었고 되지 않았는지 물어보라. 또한 리더가 지난 만남에 제기했던 조언과 제안을 조직원들이 어떻게 실행했는지 물어보라.
방법 3: 자신의 기여에 대해 일기를 써라
사람들은 자신의 행동이 어떻게 세상에 긍정적인 변화를 일으켰는지 잊어버리기 쉽다. 리더는 이에 대한 중요성을 충분히 생각하지 못한다. 이를 해결할 수 있는 간단한 방법은 자신이 어떻게 변화를 일으켰는지 일기를 쓰는 것이다.
[17] 기금 모금을 하는 전화 안내원들을 상대로 한 실험에서, 필자와 제인 더턴 미시간대 교수는 일주일에 30분미만으로 자신의 기여에 대해 일기를 쓰는 것만으로도 시간당 전화 건수가 29% 이상 늘어나는 것을 확인했다.
일기를 쓰면 자신의 일이 중요하며 스스로를 도움을 주는 사람이라고 인식하게 됨에 따라 업무에 더욱 기여하게 된다. 그러나 타이밍이 두 가지 면에서 중요하다.
[18] 첫째, 이런 고양된 감정은 언제나 즉각적으로 일어나지 않는다. 나중에 되돌아볼 시간이 있어야지만 에너지가 고양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19] 둘째, 연구 결과에 따르면 긍정적인 경험에 대해 일기를 쓰는 것은 하루에 한번보다 일주일에 한 번 쓰는 게 효과적이다. 일주일 단위로 쓸 때 새로운 것을 더 많이 찾게 되고 의미 있게 기여한 바를 생각할 시간을 갖게 되기 때문이다.
방법 4: 최종 소비자가 되어라
일이 고객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이해할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은 실제로 고객이 되어보는 것이다. 파타고니아 창업자인 이본 쉬나드는 임직원들에게 아웃도어 스포츠 제품을 현장에서 실제로 사용하도록 했다.
[20] 포시즌스호텔의 신입사원들은 포시즌스호텔에서 하룻밤을 숙박해야 한다.
조직의 제품에 대한 경험이 많을수록 최종 소비자의 시각을 잘 알게 되고, 자신의 일이 과거에 미쳤던 영향과 앞으로 미칠 영향을 이해하게 된다.
3. 직원들에게 영향력 인지시키기
리더는 자신의 영향력을 분명히 인식하는 차원을 넘어 조직원들에게 그들이 일을 통해 세상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인지하도록 도울 수 있다. 혁신적인 조직의 리더는 이를 위해 세 가지 전략을 도입한다.
전략 1: 얼굴을 마주보고 만나라
[21] 가장 직접적인 방법은 최종 소비자를 조직에 초대하는 것이다.
미국 트랙터 생산업체 존디어에서 트랙터를 만드는 많은 직원들은 고객과 전혀 교류가 없었다. 존디어의 리더는 생애 첫 트랙터로 존디어 제품을 산 고객들을 가족과 함께 공장으로 초대했다. 직원들은 축하하며 맞이했고 고객들에게 황금 열쇠를 선물했다. 그리고 그 열쇠로 시동을 거는 고객들의 얼굴에 번진 미소를 보았다.
의료장비 업체인 메드트로닉에서 의료장비를 만드는 사람들과 영업자들은 연례행사에서 자신의 영향력을 확인할 수 있다. 환자 6명이 직접 메드트로닉 제품이 어떻게 자신의 삶을 변화시켰는지 들려준다. 많은 직원들은 눈물을 흘리고 자신의 일에 깃들어 있는 목적을 분명히 이해하며 돌아간다.
전략 2: 직원들에게 이야기를 교환하게 하라
얼굴을 맞대는 교류가 어려운 상황에서의 대안은, 직원들에게 세상을 변화시키는 자신만의 이야기를 공유하게끔 하는 것이다.
메릴린치에서는 매주 팀 회의를 시작할 때 직원들이 고객을 도운 이야기를 차례대로 공유하게 한다.
리츠칼튼호텔의 직원들은 매일 15분간 그들이 어떻게 업무상 일을 뛰어넘어 고객을 감동시켰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공유한다. 직원들은 동료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기여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미래에 할 기여에 대한 더 큰 잠재력을 깨닫게 된다.
전략 3: 연결고리가 되어라
[22] 리더는 직원과 최종 소비자 사이의 간격을 메우는 연결고리가 되어야 한다.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23] 간호사와
[24] 기금 모금 전화 안내원들이
최종 소비자를 만나고, 여기에 추가로 영감을 고무시키는 리더의 연설까지 들으면 더욱 강력한 힘을 발휘했다.
리더는 자신의 비전을 밝히면서, 최종 소비자가 그 비전에 생명을 주게끔 할 수 있다. 리더가 직원들을 최종 소비자와 연결시키면, 최종 소비자의 구체적인 이야기와 조직의 비전 사이에 다리가 놓인다.
4. 상식을 넘어서 실천하라
직원들의 동기유발을 위해 리더가 아닌 외부인을 활용하는 것은 상식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이뤄지는 경우는 많지 않다. 조직의 일상적인 업무가 얼마나 큰 의미가 있으며 타인에게 어떤 이익을 주는지 보여주는 리더는 찾기 어렵다. 이 같은 연결고리를 찾으면 업무환경에 의미가 더해지며, 관계가 깊어지고, 생산성이 높아질 수 있다.
CASE STUDY : 외부인을 통한 직원들의 동기부여 – 웰스파고
매니저 벤 사커지는 웰스파고에서 저금리 개인대출 상품을 맡게 됐다. 해당 상품은 5년 동안 성장 없이 정체된 상태였다. 사커지는 심각한 부채를 안고 있는 고객 중 일부가 대출로 구제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은행 직원들은 대출이 고객에게 미치는 영향에 무감각했다.
사커지는 대출을 빚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 구조수단으로 재해석했다. 그의 목표는 대출 상품을 일상에서 고객들의 욕구와 연결시키는 것이었다. 그는 비디오가 직원 교육에 많이 활용된다는 점에 착안해 저금리 대출이 고객들을 빚에서 어떻게 구하는지에 대한 비디오 제작을 제안했다. 처음 일부 직원들은 회의적이었다.
사커지는 반대를 극복하기 위해 이 시도가 고객을 재정적으로 성공하도록 돕는 회사의 비전과 관련이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비디오는 고객의 통상적인 문제부터 은행 직원과 고객의 상호교류, 고객에게 남겨진 결과를 보여주었다. 이 비디오는 은행 직원이 고객에게 터널의 끝에 빛이 있음을 보게끔 도와줄 때 고객이 새로운 감정을 느끼는 내용을 담았다.
그들은 비디오를 보고 자신과 고객을 연결시켰고, 업무의 영향력에 대해 새롭게 깨달았다. 대출이 고객의 삶에 큰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이 강력한 동기부여가 되었다.
[25] 이는 예전엔 결코 사용한 적이 없는 비밀무기를 쓰는 것과 같았다.
대출 상품은 중요한 성장의 원천이 되었고 3년 만에 규모가 2배로 늘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