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현적 글쓰기와 부정적 사건 극복
: 글쓰기를 통한 의미탐색의 효과
제임스 페네베이커(James Pennebaker)는 외상이나 충격적인 체험을 글로 표현하는 것이 사람의 건강과 웰빙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탐구하기 위한 연구에 착수했다(Pennebaker, 1997). 나를 포함한 여러 다른 연구자들은 현재 그가 개발한 방법을 채택하고 있다. 당신이 페네베이커의 전형적인 연구에 참가했다면 실험실에 안내되어 종인 한 장을 받고 비밀이 보장된다는 확인과 함께 당신이 체험했던 가장 고통스럽고 괴로웠던 체험 한 가지에 대해 글을 쓰라는 지시를 들을 것이다.
당신은 그 사건을 자세히 묘사하고 개인적인 반응과 가장 깊은 감정을 충분히 탐색하라는 독려를 받게 된다. 작문은 한 번에 15분에서 30분 정도 지속되며, 도합 3일에서 5일 정도 연속으로 다시 와서 작문을 한다. 통제집단에 속한 참가자들도 같은 양의 작문을 하지만 자신의 일과나 신발 또는 거실의 배치와 같이 중립적인 주제에 대해서 쓴다.
이 분야에서 축적되고 있는 연구 결과들은 과거에 겪었던 외상 체험을 표현하는 작문이 여러 가지 유익한 효과를 준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통제집단과 비교해 볼 때 시련이나 외상에 관한 자신의 가장 깊은 감정과 생각을 일기로 쓰고 탐색하면서 사흘 정도를 지낸 사람들은 작문 실습이 끝난 후 몇 달 동안 의사를 찾아가는 횟수가 줄었으며, 면역 체계가 개선되고, 우울증과 괴로움도 덜 호소했으며, 성적이 좋아지고, 실직 후에 새로운 직장도 더 잘 얻는 것으로 드러났다(Frattaroli, 2006). 이러한 효과는 건강하거나 아프거나 젊거나 늙었거나 가난하거나 부유하거나 유럽에 살거나 동 아시아에 살거나 북미에 살거나 관계없이 다양한 개인들에게서 두루 발견되었다.
처음에 연구자들은 외상에 대해서 표현적인 일기를 쓰면 유익한 이유가 감정적인 카타르시스 때문이라고 믿었다. 쓰는 행위가 우리의 감정을 분출시키고 풀어줌으로써 외상을 둘러싼 억압을 극복하게 해주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가정은 현재 전반적인 도전을 받고 있다. 글 쓰는 과정의 특성 자체가 결정적인 기제로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글을 쓰는 행위는 우리가 외상을 이해하고 수용하고 의미를 찾아낼 수 있도록 도와준다. 또한 글을 씀으로써 외상 속에서 의미를 찾으면 외상과 관련되어 방해가 되는 생각을 하는 빈도나 강도도 줄어드는 것으로 추정된다.
나는 일기를 쓰는 것이 무엇 때문에 그토록 특별하고 효과가 있는지 전부터 상당히 궁금했다. 몹시 괴로운 사건에 대한 우리의 감정, 사고, 이미지를 단어와 문장으로 바꾸는 것이 도대체 어떻게 작용하길래 그 사건에 대해 생각하는 방식을 바꿔놓을까? 실연으로 가슴이 찍어진다거나 끔찍한 신체적인 공격을 당했다거나 건강하고 활동적이던 어머니가 알츠하이머 병이라는 진단을 받았다고 상상해보자.
당신은 다른 일에 집중해야 할 때조차도 불행을 곱씹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것이며 방해가 되는 이미지와 생각 때문에 고통을 받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그 체험을 일기에 쓰려면 생각과 이미지들을 조리있는 이야기로 정리하고 통합하지 않을 수가 없다. 언어는 본질적으로 매우 구조화된 대상이다. 실제로 문장을 쓴다는 행위 자체가 인과적인 사고를 하도록 촉진할 수 있다. 그럼으로써 당신이 의미를 발견하고 더 잘 이해하고 마침내 통제의 느낌을 얻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분석 작용이 일어날 수 있다.
어떤 사건이 의미와 구조를 지니게 되면 생각과 이미지가 무질서하고 고통스럽게 뒤섰인 채 드러날 때보다 훨씬 더 통제할 수 있는 것으로 떠오른다. 예를 들어 페네베이커와 그의 동료들은 사람들이 괴로운 주제를 가지고 작문을 하는 시간에 인과적인 어휘–그러므로, 추론하다, 일으키다, – 때문이다, 따라서–와 통찰의 어휘–이해하다, 깨닫다, 비로소 보이다, 알게 되다–를 많이 사용할수록 건강 면에서 더 큰 개선을 체험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Pennebaker, Mayne, & Francis, 1997).
만약 작문이 외상에서 의미와 해답을 발견하는데 도움이 된다면 사람들이 글을 씀으로써 감정적인 반응에 더 쉽게 대처하게 되고 원치 않는 생각을 반추하면서 방해 받는 일이 줄어들 것이다. 자신의 체험을 이야기로 엮어내고 전달하는 과정은 그 체험을 수용하도록 이끌어준다. 나아가서 글쓰기에는 일기장에든 워드 문서에든 생각을 외부적으로 기록하는 작업이 포함된다. 이러한 과정은 당신의 생각과 감정, 기억을 자신의 외부에 기록함으로써 자신으로부터 부담을 내려놓을 수 있도록 해준다. 그래서 당신은 괴로움을 지나쳐서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대응 전략의 첫 번째 실천으로 컴퓨터나 일기장, 종이를 꺼내놓고 페네베이커가 참가자들에게 주었던 다음과 같은 지시를 따라 하기 바란다. “앞으로 4일 동안 당신이 평생 가장 심하게 체험했던 외상을 주제로 가장 깊은 곳에 있는 생각과 감정을 글로 쓰기 바랍니다. 글을 쓰면서 당신의 아주 깊은 감정과 생각들을 진정으로 풀어놓고 탐색해 보기 바랍니다. 주제를 부모, 애인, 친구, 친척과의 관계, 과거, 현재, 미래 또는 당신이 어떤 사람이었는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지금 어떤 사람인지에 관한 것으로 국한시켜도 좋습니다. 또는 작문 기간 내내 똑같은 주제나 경험에 관해서 써도 좋고 매일 다른 외상에 관해서 써도 좋습니다.”(Pennebaker & Seagal, 1999)
당신은 하루에 최소한 15분 동안 써야 하며 며칠이 되었든 필요한 만큼 연속해서 써야 한다. 블로그를 시작해도 좋다. 인내심과 끈기를 가지고 그 유익함이 나타나는 것을 지켜보기 바란다.
*더 알고 싶다면,
Frattaroli, J. (2006). Experimental disclosure and its moderators: A meta-analysis. Psychological Bulletin, 132(6), 823-865.
http://dx.doi.org/10.1037/0033-2909.132.6.823
Pennebaker, J. W. (1997). Writing about emotional experiences as a therapeutic process. Psychological Science, 8(3), 162-166.
https://doi.org/10.1111/j.1467-9280.1997.tb00403.x
Pennebaker, J. W., Mayne, T. J., & Francis, M. E. (1997). Linguistic predictors of adaptive bereavement. 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72(4), 863-871.
http://dx.doi.org/10.1037/0022-3514.72.4.863
Pennebaker, J. W., & Seagal, J. D. (1999). Forming a story: The health benefits of narrative. Journal of Clinical Psychology, 55(10), 1243-1254.
http://dx.doi.org/10.1002/(SICI)1097-4679(199910)55:10<1243::AID-JCLP6>3.0.CO;2-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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