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이 아이들의 행복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까?
삶에서 누군가로부터 폭력을 당한다는 것은 흔하지 않지만, 단 한 번의 이벤트로 삶을 바꿔놓을 수 있을 만큼 영향력 있는 일이기도 하다. 그것이 의미 있는 타인으로부터의 폭력이라면 그 상처는 더욱 깊을 것이다. 청소년기의 또래는 가족만큼 의미 있는 존재인데, 이러한 존재로부터의 폭력은 개인의 행복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게 될까?
학교폭력 경험이 청소년에게 미치는 영향
(이장현, 우 룡, 2001)
한 연구에서는 총 27개교 910명의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평균 11.9세) 학교폭력과 주관적 행복, 인지된 사회적 지지의 관계를 살펴보았다(Alcantara, et. al., 2017). 학교폭력은 ‘또래 괴롭힘 및 공격성 척도’로, 사회적 지지는 ‘가족 및 친구의 사회적지지 척도’로 측정하였다. 삶의 만족도는 아동·청소년의 발달에 영향을 미치는 이웃, 가정, 학교맥락별로 ‘맥락별 만족 척도’로, 주관적 웰빙은 ‘삶 전반의 만족도’, ‘학생으로서의 웰빙’, ‘학생으로서의 삶의 만족도’ 척도를 사용하여 측정하였다.
연구 결과, 공격성과 괴롭힘 행동은 3가지 웰빙 지표(삶 전반의 만족도, 학생으로서의 웰빙, 학생으로서의 삶의 만족도)들과 부적 관련이 있는 반면, 사회적 지지와 삶의 만족도는 정적 관련이 있었다. 학교폭력에 참여한 유형을 고려해 보면, 가해자와 가-피해자 모두 학교폭력에 상관되지 않은 학생들보다 주관적 웰빙 수준이 낮았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인구통계학적 특징에 따라 아동·청소년을 몇 개의 집단으로 나누어 주관적 웰빙, 삶의 만족도, 사회적 지지를 살펴본 결과 집단에 따라 각 변인의 인식 수준이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그 중 3가지 웰빙 지표와 맥락별 삶의 만족도에서 낮은 점수를 받은 공립학교 학생집단이 스스로를 더욱 취약하게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시 지역의 학생들은 이웃 맥락에 대한 만족감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고, 시골 지역의 삶 전반의 만족도가 도시지역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연구 지역의 특성상 공립학교 학생들이 공적 자원과 사회기반시설의 투자가 적고 폭력의 수위가 높은 빈곤한 이웃을 두었으며, 사회경제적으로 빈곤한 가족을 둔 경우가 많기 때문으로 설명한다. 이런 곳에서는 아동·청소년이 즐겁게 놀고 사회적 관계를 가질 수 있도록 설계된 공공장소가 불건전한 사람들에 의해 지배되고, 두려움, 불안전, 위험을 경험하게 하며, 아이들의 기본적인 권리를 박탈하는 곳으로 자리 잡는 경우가 많아 이웃 환경이 안전하게 느껴지지 않는 것이다.
또, 삶의 만족도는 3개의 발달적 맥락 모두에서 6학년 학생보다 7, 8학년 학생으로 갈수록 더 유의하게 낮음을 확인하였다. 이러한 결과는 인구통계학적으로 더 취약한 집단에 속해있는 아동·청소년일수록 더욱 그 정도가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연령에 따라 삶의 만족도가 감소한다는 선행연구 결과와도 일치한다. 그리고 남학생들이 친구들로부터의 사회적지지 점수가 더 낮고 피해 및 공격(직접, 간접, 관계적) 경험을 더 많이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계적 공격은 여학생들 사이에서 더 잘 나타난다는 선행 연구결과와는 조금 다른 결과이다.
학교폭력에 연루되어 있는 학생들이 그렇지 않은 학생들에 비해 가족으로부터의 지지를 적게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는데, 그 중 학교폭력 피해경험을 한 학생들이 가장 낮은 인식 수준을 보였다. 친구로 부터의 지지에 대해서는 피해자와 가-피해자 학생 간에서만 유의한 차이를 보였고, 학교에 대한 만족감은 피해자, 가해자, 가-피해자, 학교폭력 미 가담자 간 가장 유의한 차이를 보이는 요인이었는데 그 중 피해자가 가장 낮은 점수를 보였다.
즉, 아이들의 학교폭력 연루 유형에 따라 학교에 대한 인식과 자신이 인식하는 가족 및 친구의 지지정도에 차이가 있었다. 또래로부터 거부당했던 경험이 궁극적으로 학교에서의 만족도와 가족 및 친구의 지지에 대한 인식수준을 낮추어 피해자가 학교는 안전하지 못하고 적대심을 느끼는 환경으로 인식하게 되는 것이다. 이는 결국 학교에서의 생활을 포함한 삶 전반의 웰빙 수준을 낮추게 되는 것이다.
학교폭력이 학생들의 삶과 웰빙에 어떠한 관련이 있는지 자세하게 살펴볼 수 있는 연구였다. 이를 통해 가족 및 친구의 사회적 지지와 이웃, 가정, 환경 맥락의 호의적인 태도가 학교폭력 예방 요인으로 작동할 수 있고 아동·청소년의 웰빙을 증진시킬 수 있음을 확인하였다. 이는 학생상담이나 생활지도 시 파악해야 할 내용, 지도해야 할 방향 등을 설정하는 데 참고할 수 있는 자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Reference
이장현, 우 룡. (2001). 학교폭력의 최근 동향과 문제점에 대한 고찰.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연구보고서, 1-113.
Alcantara, S. C., González-Carrasco, M., Montserrat, C., Viñas, F., Casas, F., & Abreu, D. P. (2017). Peer violence in the School Environment and Its Relationship with Subjective Well-Being and Perceived Social Support Among Children and Adolescents in Northeastern Brazil. Journal of Happiness Studies, 1-26.
[Bullying & Happiness]